종대는 아직도 엎드려서 자고있는 종인을 바라보다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종인아… 점심시간인데 밥 안먹어? 종인은 아무 반응도 없이 계속 엎어져있었다. 뒷문에서 종대를 기다리고 있던 백현이 버럭 화를 냈다. 김종대 빨리와! 늦게가면 자리없다고! 종대는 우물쭈물하다가 다시 말을걸었다. 종인아 너 누구랑 밥 먹어? 종인은 그제서야 고개를 살짝들고 실눈을 뜬채 종대를 향해 말했다. 너. 종인의 말에 종대가 화들짝 놀라며 되물었다. 나라고? 나랑 약속했었어? 종인은 종대를 보고 피식 바람새어 웃더니 가자. 라고 손목을 잡고 화를 내고있는 백현에게로 다가갔다. 오늘 이렇게 셋이 먹는거 괜찮지? 종인의 확신의 찬 말에 백현은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94
반에 유일히 끼지못하고 뱅뱅 도는 학생이있다. 그게 종인이였다. 애들이 일부로 따돌림 시키는것도 아니였다. 그저 종인은 친구가 생기는게 귀찮아 쉬는시간에는 졸리니까 자고 수업시간에도 졸리니까 자고. 그런 생활만 반복 될 뿐이였다. 고3이라는 타이틀이 얼마나 학생들에게 심하게 와닿는지는 모르겠지만 토요일 학교에 나와 자습을 하길 원하는 학교의 권유에 아이들은 꼬박꼬박 잘 나왔고 또 점심이 제공되지않아 나가서 아이들과 사먹는 재미도 꽤 있었는지 토요일에 학교는 고3 아이들이 북적거렸다.
94년생. 어리기도하면서도 성인이 될 년생.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거나 실습을 하거나 둘중에 하나는 꼭 열심히 하였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자신의 길을 찾지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종인이였고 종인은 자신이 하고싶은일도 없자 매사 의욕이 부족한 아이였다. 그런데도 굳이 토요일날 자습에 나와 잠만 자면서 꼬박꼬박 출석하는 이유는 바로 종대때문이였다. 반에서 외톨이된 아이들을 눈뜨고는 못보는 바보같이 착한 종대가 자꾸만 종인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우물쭈물거리며 하루에 한번씩은 말을 걸자 종인은 처음에 호기심으로 종대를 바라보다 이제는 조금 다른 감정으로 종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특히 요즘에는 질투가 폭팔할것만 같았는데 그 이유도 종대때문이였다. 같은반에 정신없고 뭐가 웃긴지 매일 크게 웃고다니는 백현이가 종대와 친한척하며 최근에 붙어다니기 시작했다. 토요일날 밥도 백현이랑 먹고 도서관갈때도 백현이랑가고 점점 둘이 친해지는 모습에 종인은 열이 받았다. 하지만 오늘 종대가 종인에게 누구랑 밥을 먹냐며 걱정하는 질문에 덥석 받아들여 종대와 같이 먹으려고 대답했다. 백현이의 표정도 안 좋았고 종인의 표정도 안 좋았다.
" 뭐 먹을거야 "
" 아, 우리 햄버거 먹기로했어 "
" 헐 사람 많은것봐‥ 거봐! 내가 일찍와야된다고했잖아 뭐하러 김종인을 데리고와서는… "
백현이 말끝을 흐리며 종인이 따라온것에대한 불만을 조금 들어냈다. 하지만 종인은 그런것에 전혀 개의치 않다는듯이 종대의 손목을 이끌어 줄을 섰고 백현이 그런 종인의 모습을 보며 눈을 흘기고는 그 뒤에 따라섰다. 종대는 종인이 아이들에게 조금 마음을 열게 된걸까 하고 궁금증이 들었다. 그리고 왜 아이들과 어울리지않는지도 궁금했다. 하지만 백현은 왜 김종인이 종대에게 수작을 거는지에대해 궁금해했다. 그러다 기다림이 끝나고 주문을 한 뒤 겨우 자리를 찾아 셋은 앉으려고했다. 하지만 동시에 종대 옆에 앉으려고 했던 백현과 종인은 겹치는 발에 신경질이 났는지 발로 투닥투닥거리며 서로를 밀어내려고 애썼다.
" 야 너 저기 앉아라? "
" 싫은데 여기 앉을건데? "
" 씨발 너가 언제부터 종대랑 밥 먹었다고 종대 옆에 앉으려고해 저리 꺼져 "
" 야 닥쳐라? 내가 먼저 앉으려고 했으니까 비켜 "
" 미안한데 나는 오늘 아침부터 이자리에 앉으려고 생각했거든요? "
" 아 그러세요? 미안한데 나는 어제부터 생각하고있었는데? "
둘의 유치한 싸움에 종대는 풋하고 웃음이 터졌다. 백현과 종인은 민망해져 뒷목만 만지는데 종대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둘이 친해졌네? 종대의 말에 둘을 펄쩍뛰며 징그럽고 역겨운 소리 하지말라며 화를 냈다. 그모습에도 종대는 화기애애해보였는지 계속 웃기만했다. 그리고는 일어서서 종인을 자신의 옆에 앉혔다. 종인이 승리의 미소를 짓고 백현이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종대를 바라보다 종인을 째려보기도 잠시. 종대는 백현을 끌어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는 자신이 맞은편에 혼자 앉았다. 종대는 만족스러웠는지 그 둘을 보며 흐뭇하게 웃으며 내가 비켜주면되는걸 둘이 싸우고있어 바보같이ㅡ 라고 말했다.
종인과 백현은 거의 의자에서 떨어질듯이 최대한 멀리 거리를두고 앉았다. 우적우적 아무말없이 햄버거만 먹던 종인과 백현은 각자생각했다. 종인은 내가 종대하나 꼬셔보자고 나왔는데 변백현하고 앉고 기분더러운날 이라고 생각했고 백현은 이새끼를 어떻게 종대에게서 떨쳐낼까 하고 고민했다. 그러다 종대를 바라보니 햄버거만 열심히 먹는 모습에 답답함을 느꼈다. 이보세요 지금 댁때문에 신경전 쩌는데 왜 상관도 안하세요? 종인과 백현은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종대가 답답하기만 할 뿐이였다.
나는 누굴까요? |
비~~~~~밀
그리고 짧음주의^^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