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를 안 보시는 분들은 http://instiz.net/writing/2822832 에서 보고 오시면 이해가 잘 되실 겁니다!
너의 색을 보여줘!
BGM_오마이걸 내 얘기를 들어봐
2. 작전명 전원우의 행복을 찾아서!
"에엑ㅡ! 이지훈?"
"어디? 어디 지훈이가 있는데?"
A 구역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한 인영에 순영이가 놀랐다. 그 때문에 나 역시 같이 놀라버렸다. 금세 지훈이가 있다며 저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데 왜 난 아닌 거 같냐…. 딱 그 사람이 뒤를 돌아보자 뚜벅뚜벅 우릴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너봉, 권순영. 너네 나 잘 만났다. 오늘 결판 지어. 지훈이가 맞았다. 자그만한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도도한 아우라가 나와 순영이의 기를 푹 죽였다. 결판은 무슨, 우리가 뭔 잘못을 했다고. 나와 순영이는 웃으며 입을 모았다. 그러자 지훈이는 자신의 봉을 소환하더니 우리 둘 입에 툭툭 쳐왔다. 이래도 안 불꺼야? 둘이 동시에 식은땀이 또 났다. 왜 우리가 지훈이를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지훈이는 서처들이 이상세계에서 잘못한 일이 있으면 그걸 벌을 내리는 역할이기 때문에….
그리고 결정타로 우린 저번에 이상세계에 갔다가 이상한 색을 자신의 색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주어서 그 사람이 결국 연인과 헤어지게 되었다. 이건 전부 순영이가 요상한 색을 주어서 그렇게 된거라고!
"우, 우리 바빠서 말이야…."
"맞아, 너봉이랑 나랑 어디 좀 급하게 가봐야 해서."
"너희 둘 내가 없는 동안 사고치고 다니지 말라고 했지."
"이런 너희 때문에 내가 더 고생,"
따르릉ㅡ, 지훈이 휴대전화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지금이야, 너봉아. 튀자! 순영이가 내 손목을 잡고 무작정 달렸다. 그걸 본 지훈이는 자신의 봉을 우리 쪽으로 하고 휘둘렀지만 통화에 집중하느라 마법엔 집중을 못했나보다 금세 빗나가고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이지, 훈 무서, 워…."
"왜이리 운동부족이냐? 얼마나 뛰었다고."
"아니, 네가 너, 무 빨리…"
골목길에서 숨을 고르고 있자 옆 큰 길에서 하얀 비닐봉지를 들고 가는 전원우를 보았다. 순영아. 찾았다. 의미심장한 말을 건내자 순영이는 뭐가 찾았다는 거냐며 투덜거리며 큰 길로 향하는 나를 따라왔다. 봉을 소환해 전원우의 현재 상태를 보았다. 별 우울함은 느끼지 않는 거 같은데…. 색이 없는 상태로 대략 3시간을 버틴거야? 주머니에서 영롱한 빛을 빛내고 있는 남색을 들었다. 전원우를 자신의 집으로 텔레포트 시키고 순영이와 함께 전원우 집으로 텔레포트를 하였다.
"뭐야… 너 왜 또 왔어?"
"네 색을 찾아주려고 왔어."
"난 색 따윈 필요 없어."
"하찮은 색은 별 필요가 없거든."
뭐, 뭐어? 하, 하찮은 색? 어이가 없었다.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색이 필요없다니 이게 무슨…. 순영이 표정을 보니 엄청 굳어있다. 한 대 칠 거 같아서 괜히 내가 더 쫄아있자 정색을 한 표정 그대로 말을 꺼내왔다.
"이너봉 뒤돌아서 귀 막고 있어."
네, 하라면 해야죠…. 순순히 순영이의 말을 따르며 그렇게 하고 있자 귓구멍을 막은 손가락 사이에 퍽하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그에 뒤를 돌아보자 순영이가 친 건지 쓰러져있는 전원우와 주먹을 꽉 쥐고 있는 순영이가 보였다. 야, 야! 권순영! 이러면 승철이 오빠한테…. 순영이의 손목을 잡자 순영이는 내 손을 쳐냈다. 상관 없어. 주먹 쥔 손을 더 꽉 쥐더니 금세 또 전원우한테 달려들었다. 이러면 진짜 전원우 죽겠다 싶어서 순영이 뒤에서 허리를 껴안았다.
"야, 진정해. 응?"
"씨발 새끼야, 누군 찾아 주고 싶어서 찾아주는 줄 알아? 네 목숨이 위험하다고."
"순영아, 정신차려. 제발…."
전원우는 그런 순영이를 쳐다보면서 피식 웃었다. 이래서, 난 서처들이 마음에 안 들어. 제 감정 하나도 제대로 컨트롤 못하는게 어째서 색을 찾아준다고 그러는거야? 이 말을 하곤 일어섰다. 키가, 크다. 저번에 제대로 안 봐서 그런가. 그런 전원우가 순영이를 내려다보면서 비웃었다. 내가 색을 안 찾는 이유가, 너네 때문이야. 좆같은 서처들 때문이라고. 순영이는 그 말을 듣자마자 허리에 두르고 있던 내 손을 내려놓더니 한숨을 픽 쉬어왔다. 전원우는 그런 우리 둘을 보면서 한 마디 툭 던졌다.
"이제 가 보지? 내가 색을 안 찾겠다하는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어렵게 입을 떼어내었다. 내 감정을 실은 말이 나왔다.
"야, 전원우. 정도껏 해. 내가 네 색 찾아준게 지금 몇 번째인줄 알…"
"그래서 필요 없다고. 색 그정도 찾아줬으면 됐잖아."
"너도 정도를 몰라?"
전원우는 나를 쳐다보면서 똑바로 말을 건네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전원우는 그런 우리 둘을 집 밖으로 밀어내었다.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벌어진 입술 틈새로 얇은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이런 고생을 마다하면서 내가 사람들의 행복을 찾아줘야 할까? 내 행복조차도 내가 찾지 못하는데…. 순영이는 낮게 욕을 읊조리며 내 손목을 잡고 큰 길로 나섰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너봉아, 울지마, 응? 내 양 볼을 잡고 서툴게 눈물을 닦아주었다. 이럴 때마다 순영이는 어른스러운 거 같다. 지훈이가 텔레포트로 나타나더니 날 보고선 당황한 듯 하였다.
"야, 이너봉…."
"지, 지훈아…. 끅, 나 어떡, 해…."
"뭔 일이야? 응? 진정하고 얘기해 봐."
그, 그게…. 계속 눈물이 흘렀다. 지훈이에게 순영이가 얘기해주자 급속도로 지훈이의 얼굴이 굳어갔다. 평소 욕을 잘 쓰지 않던 지훈이의 입에서 나지막히 욕이 나왔다. 지훈이는 전원우의 집으로 가려는 듯 봉을 굳게 잡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야, 이지훈! 순영이가 지훈이의 손목을 잡고 멈추게 했다. 지훈이는 그런 순영이의 손을 뿌리치고 순영이를 차갑게 쳐다봤다. 너, 이상세계로 영영 안 오고 싶으면 다시 나 잡아. 순영이는 그런 지훈이의 말을 듣고 손목을 잡으려고 허공에 있는 손을 내려놨다. 이렇게 가게 냅두면 분명 큰 싸움이 날 것이다. 꾹 다물고 있던 입을 마음을 굳게 다지고 지훈이를 향해 걸어갔다.
"지훈아, 너 지금 가면…"
"야 이너봉, 씨발 넌 사람 아니야?"
"넌 왜 항상!"
지훈이의 말이 물기를 머금었다. 그 때 전원우가 우리 곁을 지나갔다. 우리를 보고 피식 웃었다. 순영이는 그런 전원우를 노려보았다. 아아, 그 동안 세웠던 내 노력은 이렇게 무너지고 마는 걸까…. 지훈이는 전원우를 본 건지 주먹을 꽉 쥐었다. 미친놈. 전원우를 보고 말했다. 다 제 감정 하나 컨트롤 못 하네. 전원우가 툭하고 말을 뱉었다. 갑자기 둔탁한 소리가 났다. 뒤이어 빠르게 둔탁한 소리가 여러번 들려왔다. 개, 새끼야. 넌 사, 람만도, 못 해. 정, 신 차려. 씨발. 순영이가 쓰러진 전원우 위에 있었다. 전원우의 얼굴은 순영이로 인해 피범벅이 되어가고 있었다. 가만히 맞고만 있던 전원우는 갑자기 순영이의 두 손목을 한 손으로 잡더니 순영이를 밀쳤다. 괜찮아? 넘어질뻔한 순영이를 부축해주었다.
"내가 왜 서처들을 싫어하는 지 알아?"
"우리 아버지가! 우리 부모님이…. 니네 때문에 돌아가셨다고. 너희들한텐 별 상관 없겠지만 나에겐 큰 상처가 되었다고! 씨발…."
전원우는 피딱지가 든 아랫입술을 쓰윽 한 번 쓸었다. 우리를 증오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쳐다봤다. 갑자기 순영이의 휴대전화에서 전화가 왔다. 승철이 오빠였다. 순영이는 머리를 탈탈 털더니 그대로 전화를 받았다.
"네, 형. 왜요?"
"전원우 쟤 부모님을 보시니깐 저번에 사고 크게 친 서처 걔가 담당했더라고. 딱 맞는 색을 쟤네 부모님한테 주고선 나중에 전원우가 17살이 되었을 때 색을 뺏었어. 행복하게 사는게 보기 싫었나보지. 그래서 부모님이 자살하셨지."
"형 근데 다 보고 계셨…"
전화로 들은 전원우의 사정을 딱하디 딱하였다. 너무 딱한 탓일까 눈가에 눈물이 살짝씩 맺히는 듯 하였다. 언제 텔레포트로 온 건지 어느순간 내 앞에 승철이 오빠가 서있었다. 통화를 끊고 시간을 멈춘건지 우리를 제외한 사람들 모두가 멈춰있었다. 승철이 오빤 파일을 뒤적거리더니 금방 어느 순간에서 멈췄다. 그리곤 옅은 웃음을 지었다.
"세븐틴. 오랜만에 모이자."
"작전명은 전원우의 행복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