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STEM] 당신의 잠든 연애세포를 깨워드립니다.
오늘 밤도 잠은 다 잤나봐요,
그대라는 달이 너무 밝아요.
- 소유&유승우, 잠은 다 잤나봐요 -
아아아-.
선풍기를 끌어안고서는 입을 벌려 의미없는 소리를 내며 시간을 보내고있었다.
띵-.
경쾌하게 울리는 알림소리에 급히 핸드폰을 들어 확인해보면 '권순영'이라는 세 글자가 나를 반기고 있었다.
밀당, 그게 중요한거다-.
친구의 말을 명심 또 명심하며 뭐해? 라고 보내온 그의 메세지를 읽고서는 한참을 기다렸다. 3분.
[아무것도 안해]
[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경박스러우려나.
대답 뒤에 붙인 ㅋ들을 싹 지워버렸다.
아무것도 안해. 만 남은 메세지 입력창을 보니 너무 딱딱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술을 깨물고는 고민했다.
너는? 이라고 보내볼까. 아니야 너무 관심있는게 티나잖아.
그냥 이대로 보낼까? 그러면 내가 철벽치는 줄 알고 더이상 연락 안오면?
띵-.
망했다.
채팅창을 열어놓은채로 고민을 하다보니 그가 보낸 메세지를 기다렸다는 듯이 읽은 꼴이 되었다.
보란듯이
[바로 읽었네?]
라고 보내온 네 메세지에 머리를 싸쥐었다.
망했어, 내 밀당은.
***
" 체육하고 오는데 조회대에 니 남친있더라. "
" 남친 걔가 여기를 왜와? "
" 그거야 모르지, 그래도 나가봐봐 한 번. '
친구의 말에 거울을 들어 얼굴을 대충 확인하고서는 밋밋해보이는 눈에 섀도우를 들어 벅벅 발랐다.
화장도 하냐-.
놀리듯이 말을 건네는 친구를 잔뜩 흘겨보고서는 복도를 뛰쳐나와 운동장 쪽으로 향했다.
조회대에 기대어 앉아있는 네가 보이자마자 걸음을 늦췄다. 나는 너를 보러감에도 뛰지 않는다.하는 느낌으로.
" 여기서 뭐해? "
" 너 보러왔지. "
" 뭐래, 야 너 학교는? "
외출했지.
하며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너를보고 고개를 저었다. 이거 아주 양아치구만!
시곗바늘처럼 올라간 네 눈이 나를 보며 예쁘게 휘어졌다.
" 근데 너 울었어? "
" 어? 아니? "
" 눈 빨개, 막 방금 운 사람처럼. "
내 화장인데.. 잘 보일려고 한 화장인데.. (긁적)
입술을 앙 물고는 눈을 내리깔고있자 너는 깨달았다는 듯이 아, 하는 탄식을 내뱉으며 내 고개를 들어보였다.
" 묘하게 예쁜 것 같기도 하고. "
" 이미 차는 떠났습니다-. 말을 이미 뱉으셨어요. "
자꾸 빈정거린다?
네 볼을 한손으로 싸쥐고는 양쪽으로 흔들었다. 으에에-. 하는 요상한 소리를 내뱉으며 눈을 꾹 감자 네가 손을 떼고서는 이번엔 내 손을 잡아왔다.
이제 교실 들어가야지, 가자.
너무나도 당당하게 제 학교마냥 우리 학교 현관에 발을 디디는 너를 졸졸 쫓아가자 학교 여자아이들이 네 주변에서 말을 건넸다.
인기스타 권순영씨입니다, 여러분.
" 순영아-. 옆에 누구야? 응? "
" 오빠, 다음에 저희 학교 또 언제와요? "
사방에서 들려오는 순영아-. 소리에 너는 자리에서 멈춰섰다.
너는 뒤돌아서 그 여자아이들을 보더니 입꼬리를 올려 장난스럽게 웃었다.
" 여자친구 데려다 주고 올게, 좀 바빠서. "
뭐라는거야 얘가, 욕 대신 먹어주실건지?
벙쪄있는 그들을 두고 너는 내 손을 잡은채로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 내 반을 내게 물어서 우리반 앞까지 데려다 주고는 손까지 흔들어보였다.
야, 잠깐만.
내 목소리에 너는 멈춰서서 내 쪽으로 돌아봤다.
이따 학교끝나고 집 같이가자.
내 말을 예상치 못했던건지 너는 한동안 그 표정으로 서있다가 헤벌쭉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웃는게 예쁘다.
다시 제 길을 가는 네 뒷모습을 보고있는데 보기와는 다르게 꽤나 넓은 등하며 연예인 뺨치는 그 비율에 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역시 춤추는 사람은 다른건가.
***
야자가 끝남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퍼지고 기다렸다는 듯 아이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너와 같이 집을 가자고 내 입으로 말해놓고도 까맣게 잊은 나는 친구와 함께 문단속까지 하고서는 천천히 학교를 빠져나왔다.
" 아, 그랬다니까. 그래서 걔가, "
" 헐, 아 맞다. 나 약속있어. "
" 응? "
" 진짜 미안, 집에 나중에 같이가자, 진짜진짜 미안! "
교문앞의 너를 닮은 실루엣이 보이자마자 아까 내가 네게 던진 말이 떠올라 친구를 꼭 안고는 너를 향해 뛰었다.
너는 제 손목에 감긴 시계를 확인하고는 고개를 돌려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늦어서 미안-.
눈꼬리를 축 늘어뜨리며 너를 조심스레 올려다보자 너는 내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는 으이구. 하며 나보다 앞서 걸었다.
같이가! 빠른 내 걸음을 내가 뛰어서 따라가자 너는 걸음을 늦춰 내게 걸음을 맞췄다.
' 607번 버스가 잠시 후 도착합니다. '
안내음이 들리고 너는 저 멀리서 다가오는 버스를 기다리려 버스정류장 앞에 서있었다.
제 앞에선 멈춰선 버스가 문이 열리자 너는 내가 먼저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듯 자리를 비켜 나를 보고있었다.
먼저 버스에 타서 뒷자리에 앉아 네게 오라고 손짓했다.
" ... "
" ... "
왜인지 모르게 어색한 분위기에 창 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다가 하늘을 올려다보자 유난히 밝은 달이 떠있었다.
진짜 밝다.
그러고 멍때리기를 또 한참. 심심하네. 게임해야지.
핸드폰을 가방에서 꺼내 홀드버튼을 누르자 세븐틴의 사진이 액정 속에 크게 떴다.
존잘 전원우 만세.
새삼 느껴지는 사진 속 남자의 잘생김에 감탄을 하며 흐뭇한 표정으로 잠금을 풀어냈다.
" 방금 그거 누구야? "
" 너는 모른다-. "
" 몰라도 알려줘. "
툴툴대는 듯한 너의 목소리에 너를 돌아보자 너는 입술을 잔뜩 내밀고서는 핸드폰 속 남자를 빤히 들여다보고있었다.
왜 내 사진으로 안해놔?
어이가없네? 사진을 주시던가요.
네 말에 속으로 빈정거리며 다시 너를 보자 네가 되물어왔다.
내 사진 보내주면 해놓을거야?
" 야, 내가 너를 왜 내 잠금화면ㅇ, "
" 나는 해놓을 수 있는데, "
자기 여자친구가 남자 연예인 좋아해도 괜찮다던 권순영씨는 어디 간거죠. (코쓱)
툴툴대는 그를 달래주며 시간을 보내자 어느새 잠이 오기 시작했다. 집까지 왜이리 멀ㅇ..
잠에서 깨어나 눈을 천천히 뜨고는 앞을 보자 시선은 기울어져있었고 내 고개는 네 어깨에 기대어져있었다.
일어나기 민망한걸? 난 분명 창문쪽으로 기대서 잔 것 같은데.
억지로 눈을 감고 자는 척 하고있는데 내 어깨에 둘러오는 네 팔이 느껴졌다.
어딘가 모르게 떨리는 듯한 네 손이 느껴져서 실눈을 뜨고 창문에 비친 너를 살피자 너는 고개는 정면을 향한 채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고있었다.
쿵쿵, 들리는 심장소리에 내 소리인줄 알고 급히 일어났다.
" 일어났어? "
민망한 듯 손을 내리고서는 제 머리를 긁적이며 물어오는 너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가슴언저리에 얹고있자 방금 그 소리는 내 소리가 아니었다.
너를 홱 돌아보자 어느새 붉어져있는 네 귀가 네 감정들을 그대로 드러내고있었다.
' 이번 역은 세봉아파트입니다. '
하는 소리에 버스 벨을 누르고 너와 함께 버스에서 내렸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밤공기를 한껏 들이키고는 기지개를 폈다. 아, 시원해.
핸드폰을 꺼내 시계를 확인하는데 너는 내 핸드폰을 뺏어가서 액정 속 남자를 내 얼굴앞에 들이밀고 이리저리 흔들어댔다.
이거, 어? 이사람이 그렇게 잘생겼냐!
이 친구 이거 질투하는구만?
그렇다면 네 얼굴을 보여주마 내가 홀드버튼을 눌러 액정을 까맣게 만든 후 핸드폰을 돌려 네 얼굴을 비추자 너는 놀라며 둠칫, 했다.
" ..그래 잘생겼네. "
" 이제 알았? "
" 그래도 성격은 내가 더 좋아. 그리고 춤도 내가 더 잘 출걸? 그리고 내가 너 더 좋아해. "
네 말들에 속으로 뭐래, 만 내뱉고있다가 네 마지막말에 힐끔 너를 보자 너는 나를 빤히 들여다봤다.
맞지? 하고 물어오는 듯한 네 표정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인정.
내 말에 만족하는 표정을 짓더니 너는 내 볼을 잡아 쭈욱 늘렸다.
나 이렇게 하면 진짜 못생겼다, 내가 안다.
급한 마음에 아등바등하며 하디마-. 하는 뭉게진 발음을 연신 내뱉자 너는 내 말투를 따라하며 나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 너 이렇게 하니까 진짜 못생겼어. "
" 지가 붙잡아놓고, 너는 뭐 잘생겼냐? "
" 어. "
이야, 자신감 넘치는데?
오. 하는 표정으로 너를 쳐다보자 너는 내 눈을 가려왔다.
못생겼어, 쳐다보지마.
하는 네 말에 지는. 이라고 내뱉고는 쿵쿵 내 집을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 너는 아까보다 빠른 걸음으로 총총 뛰어와 내 손목을 당겨서는 나를 제 옆에 꼭 붙혀놓았다.
너를 올려다보며 눈에 힘을주고 너를 째려보자 너는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으로 내 눈두덩이를 꾸욱 눌렀다.
그리고서는 너는 무릎을 굽혀 나와 눈을 맞춰서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만 들여다보다가 다시 나보다 높은 시선으로 내려다보며 웃었다.
" 너무 예뻐서 감탄했냐, 나도 안다. "
" 맞아, 예뻐서 좀 놀랐다. "
훅, 들어오는 네 말에 심장소리가 네 귓가로 전해져 들어왔다.
가만히있어, 쪽팔리잖니.
네 옆구리를 팔꿈치로 찌르고는 내 갈길을 가자 너는 뒤에서 어린아이를 놀리는 것 같은 말투로 내게 계속 말을 걸어왔다.
" 설레냐, 부끄러워? "
걸음을 멈춰서서는 너를 보며 그래, 임마. 하고는 고개를 홱 돌려 다시 앞을 보고 걷자 네가 나를 뒤에서 와락 껴안아왔다. 심쿵.
나도.
내 귀 바로 옆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하는 네 목소리까지.
:) 사담
네, 1도 안설레는 연애세포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또륵)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시는데 왜! 저는! 이렇게 밖에 못쓸까요.. 공부나 하라는 신의 계시인가봅니다. 엉어어엉
:) 암호닉
[유유] [세상마상] [스틴] [더쿠] [열일곱]
[쑤운뇨오] [해리포터] [17뿡뿡] [토깽이] [기복]
[서쿠] [밍니언] [독짜] [세송] [명호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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