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스케이팅 국대대표 너봉 X 쇼트트랙 국가대표 이석민 01
포카리 스웨트
w.하월X하일
'그럼 금메달 따와요.'
'뭐?'
'시니어는 워낙 많이 땄으니까... 세계 선수권 대회 금메달. 아,평창에서 따면 더 좋고.'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집에서 석민은 아까 너봉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그럼 금메달 따와요. 라니 그 오목조목한 입술에서 나온 말은 감히 이석민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몇번 더 대화를 되짚어 회상하듯 골똘히 생각하던 석민은 이내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여간, 이뻐가지고."
***
오늘도 너봉이는 자기 캐리어에 들어있는 포카리 스웨트를 익숙하게 들어보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항상 훈련복으로 갈아입으러 탈의실에 갔다오면, 자신의 캐리어안에는 포카리 스웨트가 한 병씩 들어있었다. 처음에는 팬분이 힘내라고 주시는 줄 알고 있었지만 차차 생각해보니 팬분들은 이곳에 들어올 수가 없고, 그렇다면 코치님들 아님 선수들이란 건데 코치님이 캐리어에 이렇게 몰래 넣을 만큼 소심한 성격은 아니시고, 선수들도 이 딱딱한 성격덕에 예전부터 봐온 친한 선수들 외에는 너봉이한테 먼저 선뜻 다가오지 않았다. 먹을게 생기면 자기들이 먹었지 누가 이렇게 혼자 먹으라는듯이 남의 캐리어에다가 놓고 가냔말이다.
"뭐..먹을거 주는 사람은 착한사람이랬어"
오늘도 역시나 들어있겠지. 하고 캐리어를 보았더니 무슨일인지 항상 있던 포카리 스웨트는 보이지 않았다. 너봉이는 혹시나 하고 캐리어 안쪽까지 뒤졌지만 포카리 스웨트에 파란색 하나도 볼 수 없었다. 아, 이제 지친건가 하면서 그동안 잘마셨습니다. 라며 속으로 감사인사를 하던 그 때.
"저기, 혹시 이거찾아?"
뒤에서 처음듣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너봉이 놀라 뒤를 돌아보니 한 남자가 연습복 차림으로 한 손에는 포카리스웨트를 들고 있었다. 너봉이 처음보는 사람에 살짝 긴장한 눈빛을 하고는, 아무 말도 없이 포카리 스웨트만 응시하자 당황하는 표정을 짓는 남자였다.
"나 몰라요?"
뜬금 없이 나 몰라요? 라니 너봉이는 뭐지? 라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진짜?"
"네. 누구신데요?"
너봉이 누구냐고 묻자 남자는 남자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뭐.. 이제부터라도 알면 되지. 이석민이라고 하고, 쇼트트랙하고있고, 널 응원하고 있고."
"네?"
"오늘도 수고 많이했어. 이거 찾고있었지?"
이석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는 한 손에는 포카리 스웨트를 흔들며 말했다. 그리고는 너봉에 손에 항상 캐리어에서 나오던 포카리스웨트를 올려주고 나가는 석민이였다.그 때부터 였을까? 더이상 음료수는 너봉이의 캐리어 안 대신, 늘 훈련이 끝난 다음 직접 이석민의 손위로 마중나온게.
석민이 나간 후, 연습실을 빠져 나오려는데 너봉이의 눈에 한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너봉이의 이름이 쓰여있는 현수막 밑에는 석민의 현수막이 걸려져 있었다.
[경 2016년 4월 쇼트트렉 국제대회 500m 1000m 금메달 이석민 축]
아, 그 분이시구나. 국내에서 드디어 나왔다는 단거리 선수였나?
***
오늘도 역시나 훈련이 끝난 뒤 포카리스웨트를 들고 너봉을 기다리는 석민이였다. 너봉이는 매번 훈련이 끝날 때 마다 음료수와 함께 찾아오는 석민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이쁜아, 훈련 끝났어? 힘들지? 자, 이거 마셔"
"아, 네. 감사합니다. 어, 이.."
"이석민!"
"네, 이석."
"오빠!"
"아, 예. 이석민 오빠."
***
그 날은 몸이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았다. 너봉이 한참 완성도를 높여가던 스핀도, 거의 매번 완벽한 착지를 구사하던 점프도, 어느 하나 마음대로 되어 지지가 않았다. 스핀을 끝내고 빙판 위를 보면, 제자리에서 돌지 못하고는 마치 스텝마냥 움직여저 버린 스케이트 자국들과 점프는 뭐 예상하다 싶이 불안하고 불안하다 결국 넘어지고 말았다. 코치님도 너봉이의 컨디션이 좋지않았단 걸 눈치 채 셨는지 컨디션 조절도 실력이라며 한 마디 하시곤 빙판 위를 나가셨다. 답지않게 한 소리까지 더 들어버린 너봉이는, 음료수를 들고 자신을 기다리던 석민에게 모진 말을 했다.
"이쁜아, 오늘도 수고했어. 자 이거.."
"저 신경쓰지 말고 오빠 연습이나 하세요. 소문 들어보니까 국제대회 금메달 딴 뒤로는 몇달 전 기록 아직도 못깨고 있다던데, 이러고 있을 시간이 있으신가봐요?"
"아, 그게 아니라면 이미 포기 하신 건가?"
=
안녕하세요 하일입니다!
이지훈 작업실 조각글 이후에 하월님과 함께 합작으로 인사드리게되었어요ㅎㅎ
하월님에 필력에 비해 훨씬 떨어지지만ㅠㅜㅜ 열심히 연재해보겠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우리의 유망주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성너봉
롸겸/쿱/밍구리밍구리/콧구멍/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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