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너봉 X 쇼트트랙 국가대표 이석민
연습
w.하월X하일
"저 신경쓰지 말고 오빠 연습이나 하세요. 소문 들어보니까 국제대회 금메달 딴 뒤로는 몇달 전 기록 아직도 못 깨고 있다던데, 이러고 있을 시간이 있으신가 봐요? 아, 그게 아니라면 이미 포기 하신 건가?"
"어?"
석민은 너봉이의 말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너봉이는 그런 석민을 보면서도 계속 말을 뱉었다.
"저기 보이죠?"
석민은 너봉이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곳에는 여러 개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석민의 첫 금메달을 축하하는 현수막. 그리고 그 위에는 너봉이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빙상연맹 국제대회 2연패. 이미 알고 있던 얘기였지만, 자신의 현수막과 같이 보게 되니 매우 비교가 되는 석민이였다.
"오빠도 이번에 금메달 따고 선 유망주 되셨으니까 잘 아시겠죠. 저 현수막 하나가 얼마나 큰 부담인지."
너봉이는 스케이트 날에 보호대를 끼우곤 석민을 지나쳐가려다 다시 뒤를 돌았다.
"그리고 이쁜이라고 하는 거 싫습니다."
너봉이는 석민에게 이런 모진 말을 한게 마음이 편치는 않았지만, 이런 말을 해서라도 관심을 끊어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석민은 더 이상 너봉을 쫓아다니지 않았다. 대신 예전처럼 포카리 스웨트는 다시 너봉이의 캐리어에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이쁜아'라는 말 대신 '너봉아'라는 말이 빙판위를 울리게 되었다.
그 날도 그랬다. 친구들 보다 먼저 연습을 나온 너봉이는 쇼트트랙 연습이 막 끝났음에 아뿔싸!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석민이 따라붙어 무시를 하니 갑자기 고백을 해버렸다. 너봉이는 그런 석민에게 확 질러 버렸던 것이다. 금메달을 따오라고 사실 그렇게 말하면 석민이 포기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게 웬일. 석민은 해맑게 웃어보이며 꼭 따오겠다고 말 한 뒤 빙판위를 나갔다. 너봉이는 그런 석민을 보며 괜히 입방정을 떨었다고 생각했다.
그 후, 너봉이는 석민의 연습기록에 매우 관심이 많아졌다.
"이석민 오빠 오늘 기록 몇이예요?"
"오늘 최고기록 찍었지, 아마?"
쇼트트랙 연습이 끝나고 나오는 승철에게 거의 매일을 물어봤다. 물어볼 수록 나날이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석민의 너봉이는 좌절했다. 그런 울상을 짓는 너봉을 보며 승철은 말했다.
"그러니까 왜 쇼트트랙 천재한테 금메달을 따오라고 해서."
"난 이렇게 잘할 줄 몰랐죠."
승철은 너봉이의 어깨를 몇번 두드린 후 말했다.
"넌 석민이가 싫냐?"
"싫은 건 아니구..."
"그럼 좀 받아 줘라. 쟤 요즘 진짜 열심인데."
"열심히면 다 받아주나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고마워요. 오빠!"
너봉이 돌아 간 후, 승철은 남자 탈의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탈의실 앞에는 석민이 팔짱을 끼고 승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형, 뭡니까?"
"뭐가?"
"우리 너봉이랑 친해요? 무슨 얘기 했어요? 나 다 봤어요. 형 그래서 맨날 늦게 오는 거였어요?"
"아! 하나씩 물어봐라!"
승철의 말에 석민은 팔짱을 푼 후 다시 하나 씩 물었다. 너봉이랑 친해요?
"너 너봉이 페어했던 건 알고 있지?"
"당연하죠."
"너봉이 페어 파트너랑 나랑 친했거든 그래서 아는 사이."
"아..! 그, 그럼 무슨 얘기 했는데요?"
"석민아, 형은 너의 사랑을 응원하는 사람이야. 난 매일 너봉이한테 니 칭찬만 한다. 그러니까 들어가서 옷이나 갈아입어. 임마."
승철은 석민의 등을 살짝 때렸다. 석민은 아프다고 징징대며 승철을 따라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성너봉, 너 또 석민오빠 기록 확인하고 오냐?"
"어떻대? 어떻대?"
"어떻겠니? 또 기록갱신이 겠지."
너봉이 휴게실로 들어서자 마자 친구들의 관심사는 온통 석민의 기록에만 가있었다. 너봉이는 궁금해하는 친구들을 보며 기록갱신. 이라 말하곤 소파의 쓰러지 듯 몸을 뉘였다. 얘들아, 나 어떡하니? 너봉이의 말에 친구들을 뭘 묻냐며 당연히 사귀는 거지 하고 꺄르르 웃었다.
"아, 이러다가 진짜 금메달 따는 거 아니야?"
"말해 뭐해. 딱 봐도 따지."
"응응. 백퍼따지 뭐."
너봉이는 생각이 많아졌다. 진짜 따면 어떡하지? 따면... 사귀..
"아, 몰라! 금메달 따오라고만 했지. 누가 사겨준다고 했나?"
"너봉아!"
오늘도 어김없이 석민은 너봉이의 이름을 부르며 너봉이에게 달려왔다.
"2주뒤에.. 보러올꺼지?"
"네, 당연하죠."
"정말?"
"저도 출전해야 되니까요."
"아.."
너봉이는 그럼 가보겠다며 고개를 꾸벅 숙이고 가다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았다. 석민은 다시 돌아오는 너봉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왜? 너봉이는 석민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니 손을 들었다. 석민은 눈을 꼭 감은 채, 몸을 움츠렸다. 순간 따뜻한 느낌이 석민의 눈 주위를 오갔다. 살며시 눈을 떠보니, 너봉이 석민의 눈 옆에 난 상처를 만지고 있었다. 다쳤어요?
"어? 어, 연습하다가.."
"연습? 스케이트 날에 베인거예요?"
"응?"
너봉이는 팔짝 뛰며 소리를 높였다. 스케이트 날이 얼마나 날카로운데! 조심했어야죠! 석민은 자신은 상처를 보고 열을 내는 너봉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왜 웃어요? 뭘 잘했다고? 조금만 옆이였어도 눈 다치는 거였어요!
"괜찮아, 그런거아냐."
"네?"
"연습복입다가 지퍼에.."
"아.."
그러고보니 오늘 석민이 입고 온 연습복은 매번 보던 연습복과 다른 옷이였다. 너봉은 괜히 뻘쭘해져서 웃으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석민의 시선을 애써 피했다. 석민은 그런 너봉이 귀여워 너봉이의 머리의 손을 올리고는 쓰다듬었다.
"나 걱정해주는 거야?"
"아, 아니거든요!"
너봉이는 고개를 저으면서 석민의 손길을 피했다. 그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빠져나왔다. 석민은 너봉이 나가는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다가 킥킥 웃으면서 대기실로 뛰어갔다.
"승철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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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서 죄송합니다. 디오니독자님!
하월입니다
2화가 엄청 늦어졌어요
사실 써 놓은지는 20일도 더 지났는데
시간이 없어서 올리지를 못했어요..
기다리신 만큼 독자님들께서 만족할 글일지는 모르겠네요ㅜ
그래도 재밌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우리의 유망주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성너봉
롸겸/쿱/밍구리밍구리/콧구멍/투기/스틴/밍니언/8월의겨울/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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