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후배 너심 X 대학 선배 재현
들어왔다.
나를 본다.
그 눈을 피한다.
"야 저기 너가 좋아하는 재현선배 왔다."
"아 뭘 또 좋아하는이야."
"얘 말 바꾸는 거 봐라.
술 마시고 너 말하는 거 들은 사람이 몇인데!"
"뭘 얼마나 들었다고. 그래봤자 너랑 민형이 둘이잖아!"
"들은 건 들은거지!
말 바꾸지 마라~"
"아 진짜 선배한테는 절대 말하면 안 된다..
진짜로!!"
"알았다고 몇 번이나 말해!"
-
친한 동기들끼리 종강기념 술을 마시던 그 날,
너심이 재현선배를 좋아한다고 말했던 그 날,
그나마 너심이의 말을 기억하는 동기애는 두 명뿐이라는 것에 안도했던 그 날,
그 날이 화근이었어.
-
"아 맞아 오늘 태용선배 군대 가는 겸 태일선배 복학하는 겸해서
선배들이랑 동기애들 보기로했는데 너심이 너도 올 거지?"
"오늘? 시간이 될 지 모르겠는데."
"재현선배도 온다는 것 같던데?"
"아 진짜! 알았어 가면 되잖아."
-
부어라 마셔라 아쉬움과 반가움의 마음때문인지
다들 술마시는 것에 여념이 없어.
술잔과 술병만 오고가던 테이블 위로
쑥 올라온 손의 주인공은 너심이야.
"사랑하는 선배 동기 여러분~
저 김너심이 하고싶은 말이 있습니다!!"
안그래도 술을 한껏 마셔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휘청거리는 너심이의 말로 인해서 더 달아올라.
"아 쟤 또 무슨 허튼 소리하는 거 아니야?"
"쟤는 뭐 공개고백이 술버릇이야?
말려봐 좀!"
"너심이가 많이 취.."
"아니,, 저희 언제까지 여기있을 거에요!?
2차 가요 2차!!"
"아 진짜 김너심.."
민형은 십년감수했다는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아.
너심이는 뭐가 그리 신났는지 비틀거리며 말을 이어가.
"자~ 나는 치킨이 먹고싶다 손!!
아니다 나는 제육볶음이 먹고싶다 손!!"
그런 너심을 자리에 앉힌건 다름아닌 재현이야.
"너심이는 이제 술 그만줘야겠다."
하며 너심이의 술잔을 자신이 가져가.
너심과 재현을 번갈아 가며 보던 동기 선배들이 씨익 웃어.
"우리 너심이 많이 취했구나?"
"그래 많이 취했네!"
"안되겠다. 너심아 우리 이제 집 갈까?"
"그래 우리 너심이 집에 가야겠다!"
"아니 저는 더 있고싶.."
"뭐라고? 너심이 집에 가고싶다고?"
"아니 저는.."
"아 근데 우리는 너심이랑 집 방향이 달라서~"
"그러게 여기는 너심이랑 집 방향이 같은 사람이 없네~?"
"내가 알기론 재현이가 너심이랑 집 방향이 같지 않나~?"
"아~ 그럼 재현이가 데려다주면 되겠네~!"
동기들의 말에 피식 웃는 재현이야.
"알았어. 내가 데려다주면 되잖아.
같이 가자 너심아"
-
"야! 너네 다 취했냐?
아니~ 내가 지~인짜 할 말이 있는데"
"..."
"아 왜 다 자고 난리야!"
"..."
"있잖아~ 나 사실 재현선배 좋아해."
"..."
"아니 이렇게 대박인 걸 말해줘도 안 듣냐!!"
"..."
친한 동기들끼리 종강기념 술을 마시던 그 날,
너심이 재현선배를 좋아한다고 말했던 그 날,
그나마 너심이의 고백을 기억하는 동기애는 두 명뿐이라는 것에 안도했던 그 날,
바로 네 뒷 자리에 앉아있던 재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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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개강을 앞둔 학생의 암담한 심정을 다룬 현실감 제로의 글입니다,,, 저런 선배,,,, 없습니다 없어요,, 저런 꼬장,,, 어유,,, 제가 그랬다고 바로 휴학해야죠,, 개강 진짜 싫다 싫어ㅜㅜㅜㅜㅜ
맠맠님! 재리님! 우주님! 사랑합니당 제 마음을 담은 분홍색이에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