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하는 남자는 섹시하다 w. 남대문 (유도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쪽이 아니기에 간혹 사실과는 다른 전개로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픽션이니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부제: 영화, 로맨틱, 성공적. 어울리지 않게 쑥스러움을 타는 정국이가 웃긴 나머지 풉 하고 웃음이 터졌는데 꼭꼭 씹고 있던 밥풀이 정국이의 얼굴에 살포시 안착했다. 그와 동시에 내 얼굴도 얼어붙어 어어, 하고 말만 더듬으며 휴지를 찾았다. 아 어떡해, 미안해 괜찮아? 하고 물으며 정국이의 눈치를 살피는데 눈을 꼭 감고 휴우, 하며 한숨을 내쉰다. 아마 화를 내지 않으려고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거겠지. 올라가지 않은 입꼬리로 근츦으. 하면서 말 하는데 누가 봐도 괜찮지 않은 얼굴이라 발만 동동 굴렀다. 주위를 둘러보며 수습할 만한 방법을 찾고 있는데 정국이가 갈 곳 잃은 내 손과 멘탈을 잡아주며 말했다. "야. 사과는 됐고 밥 한번 사줘." 유도하는 남자는 섹시하다. 오전 10시. 오늘은 토요일. 하지만 내 고막을 강타하는 큰 알람에 벌떡 일어났다. 지각으로 벌점을 하도 받아서 선도부 학생들도, 선생님들도 혀를 내두른 내가 그 작고 조용한 (다른 사람들에겐 정말 큰 소리지만 꿀잠 중인 나에겐 아주 작다.) 알람 소리 한 번에 일어났단 말이다! 이런 기특한 내가 대견하고 자랑스러워서 눈곱도 떼지 않고 일어나서 특급 털기 웨이브로 몸을 마저 깨웠다. 이런 기쁜 날엔 댄스로 달궈줘야 해. 그렇게 몸을 흔들어재끼는데 방문이 열리면서 오빠가 들어왔다. 야 밥 먹ㅇ... 라는 오빠의 말은 끝을 맺지 못하고 경악으로 물들어갔다. 째려보면 어쩔 건데, 네가~~ 간단한 댄스를 마친 나는 개운한 몸으로 샤워 후에 입을 속옷을 침대 위에 살포시 올려놓고 거실로 나가려는데 내 손목을 잡아오는 김남준 때문에 다시 침대로 질질 끌려왔다. 아니 이게 뭐 하자는 거냐. "돌았냐? 네가 원래 미친 건 알았지만 오늘은 심하잖아." "남 이사? 신경 끄셔." "너랑 내가 남이냐? 여자애가 말하는 꼬라지 하곤.." "여자면 입 험하면 안 되냐? 남녀 성차별 발언하지 마라." 결국 아침부터 오빠와 한 판하고 씩씩거리며 일어섰다. 정국이가 일대일로 해준 유도 강습이 효과가 있긴 있는 건지 18년 처음으로 오빠와의 싸움에서 1389전에서 1승을 이뤄냈다. 하, 이 새끼 아무것도 아니네. 그냥 업어치기 한 다음에 그~냥 눌러버리기. 마지막으로 발가락으로 뱃살을 한번 꼬집어주고 거실로 나왔다. 엄마는 내가 일찍 일어났는데 왜 해가 서쪽에서 뜨질 않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 했다. 저도 여자라 데이트가 있는 날엔 일찍 일어날 줄 알거든요. 기분 좋게 계란찜을 흡입하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11시가 다 되어갔다. 늦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해서 스피드하게 남은 밥을 입안으로 집어넣고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최대한 빠르고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혹시 몰라서 양치는 두 번 했다. 변태 아니니까 오해 하지 마시길.) 샤워를 마치고 대충 수건으로 머리를 감싼 채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이건 신발이랑 색이 안 맞고, 이거는 너무 뚱뚱해 보이고...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고. 고르고 고르다 보니 어느새 30분이 훌쩍 지났다. 결국 추려서 침대에 옷가지를 펼친 다음 겨우 선택을 끝냈다. 오늘 좀 춥긴 춥다고 했는데 그래도 예뻐 보이려면 어쩔 수 없지. 한 겨울은 아니지만 평소에도 꽤 추위를 타는 편인 나는 가끔 바람이 세게 부는 여름날에 긴 팔을 입고 나타나기도 해서 주변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곤 했다. 하지만 오늘 내가 택한 건 하늘하늘한 블라우스에 스커트 그리고 얇은 코트였다. 요 하늘하늘한 블라우스는 정말 예쁜 만큼 정말 추워서 밖에 잠시라도 나갔다 오면 감기를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얇지만 코트라고 걸쳐주는 것이고. 설마 춥다고 나한테 잔소리까지 하겠어? 내가 뭐라고. 혼자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마치고 본격적인 화장에 들어갔다. 눈에 너무 진한 포인트를 주지 않으면서도 데이트에 어울리게 분위기 있고 상큼해야 하며, 입술은 부담스럽지 않은 컬러... 네 일단 저는 기본 준비물인 얼굴이 준비성 부족이므로 최대한 커버해보겠습니다. 평소 홍조가 살짝 있는 나라 볼 터치를 극혐하는 나였지만 오늘은 살짝 볼 터치도 해줬다. 예뻐 보이고 싶다고, 끙... 작년에 엄마를 조르고 졸라 겨우 산 향수를 칙칙 뿌리고 신발장 앞에 서서 또다시 고민을 시작했다. 구두는 좀 오버겠지? 그렇다면 단화를 신고 나가야겠다. 마지막으로 신발까지 신고 착착 털어준 후에 현관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 거울을 보고 또 보면서 쿵쿵 뛰는 심장을 겨우 진정시켰다. 1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이 12시 30분이니까 괜찮겠지? 정 늦을 것 같으니까 택시 타면 되지, 뭐.라고 생각하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는데 폭풍처럼 불어오는 바람이 나의 안면을 강타했다. 덜덜 떨리는 몸으로 전광판을 봤는데 버스가 13분 전.... 이런 쒯. 요즘은 시내버스가 더 느린 것 같더라 하. 결국 택시를 잡고 주소를 부른 뒤 따뜻한 히터 바람에 몸을 녹였다. 콧물도 나고, 이건 분명히 감기 바이러스가 내 몸을 침투했다는 증거야. 훌쩍이며 콧물을 닦아내니 어느새 도착을 했다. 기사 아저씨께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계를 다시 보니 약 15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뭐... 건물 안에서 기다리면 되지. 내가 아무나 만나는 것도 아니고 좀 기다리면 어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영화관이 위치한 층에 도착해서 두리번거리는데 역시 정국이는 찾을 수 없었다. 핸드폰을 켜서 어제 급하게 교환한 전화번호를 찾는데 아무리 검색을 해도 정국이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뭐지? 내가 꿈을 꿨나? 나 당황했음 티를 내며 연락처를 쭉쭉 내리는데 우리 졍구기라고 저장되어있는 연락처를 발견했다. 순간 헛웃음이 나오며 혼자 핸드폰을 부여잡고 크게 웃고 말랐다. 아, 이 멍청이. 그걸 까먹냐, 이 씨... 괜히 고생했네. 애써 침착한 척을 하며 전화를 거는데 얼마 가지 않아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정국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쩜 너는 목소리도 스윗하냐. 물론 나한테 하는 행동은 그다지 스윗하진 않았지만. 쩝. "어디야? 나 지금 다 왔는데!" "벌써? 일찍 왔네." "아니... 그냥 눈이 일찍 떠져서... 너는 어디야?" "네 뒤에." 목소리만 들어도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오는 걸 감추느아 혼났다. 어디냐고 묻자 네 뒤라는 대답에 엥? 하며 다시 주위를 둘러보자 누군가 내 어깨를 휙 돌렸다. 정국이?!?? 숨을 고르고 왜 이렇게 일찍 왔냐며 살짝 미간을 찌푸리는 게 그렇게 섹시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정국이의 손에 팝콘이 들려있는 걸 보니 정국이는 나보다 한발 더 빨리 도착한 것 같았다. 너야말로 왜 벌써 왔어! 큰 목소리로 물었더니 씩 웃으며 귓속말로 내게 끼를 부렸다. "명색이 데이튼데 이런 건 남자가 해야지."
왔 더...
뒤늦게 정국이가 영화까지 예매했다는 사실을 알고 찡찡댔다. 아니 이걸 왜 네가 사냐고~ 이런 건 그냥 내가 사게 냅버려 두라구~ 쉬지 않고 쫑알거리니 정국이가 내 입을 막으며 내가 영화, 네가 밥. 쎔쎔이지. 하는데 결국 입을 다물었다. 그 모, 뭔 영환데? 하고 영화표를 확인하자 라이트 아웃이라는 글자가 쓰여있었고 나는 꽥 하며 소리를 질렀다. 나 진짜 공포 영화 젬병인걸? 공포 영화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겠다며 큰 소리 떵떵 치며 다운 받았지만, 거의 반 이상은 가리고 봤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한 나는 이 상황에 하하 실 없는 웃음만 흘렸다. 내 표정이 많이 일그러졌는지 많이 무서워해..? 하고 정국이가 물었지만 한 번 일그러진 표정은 펴질 줄 몰랐다. 아니. 안 무서워해. 내가 바로 공포영화 조지기의 달인 김여주이다. 김여주/알파고 빙의/공포영화 매우 안 무서워함. 도살장에 끌려가는 느낌으로 질질 끌려갔다. 애써 침착하게 자리에 앉아서 침착하게 팝콘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침착하게 다리를 떨기 시작하니 정국이가 내 무릎을 잡으며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다. 그래서 침착하게 손톱을 뜯기 시작하니 내가 무척이나 거슬렸는지 손을 홱 낚아채 제 손으로 꽉 쥐었다. 공포 영화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과 두근거림이 합쳐져서 온 세상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을 만큼 큰 소리로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가만히 있어. 또 그러면 확 뽀뽀한다." 아니... 얘가 이렇게 능글스러운 스타일이었나? 싫다는 소리는 절대 아닌데 심장에 무리가 오잖아, 이 자식아. 너 때문에 심장이 쿵쾅거려버렸으니까 책임져. 참 나, 큼. 원치 않은 스킨십을 하게 생겼네? (흐뭇 결국 손을 잡은 채 영화는 시작되었다.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손을 빼려는데 내 손을 더욱 세게 잡아오며 "너 시끄럽게 할거잖아. 그냥 잡고 있어."라는 바람에 손을 잡은 채 영화를 보게 되었다. 나름 조용하게 영화를 관람하는데 귀신이 튀어나오자마자 내 눈알도 튀어나올 듯 확장되었고 으윽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푹 숙였다. 영화에 집중하던 정국이가 고개를 돌려 나를 확인하고는 내 턱을 쥐어잡고 고개를 들게 하려 애썼다. 아니, 이 새끼가...! 내가 너 좋아한다고 만만하냐. 요즘 간지가 공포 영화 볼 때 무서워 하기라고, 하핳. 눈빛으로 이러지 말라고 애원하는데 큰 손이 내 시야를 가려 금세 어두컴컴해졌다. 가려줄 테니 마음 놓으라는 대사는 꽤나 로맨틱했으나 한 손은 내 손에, 한 손은 내 눈에 올려져있는 모양새가 코믹스러워 분명 공포 영화를 시청중이던 내가 풉 웃고 말았다. 제 폼이 웃긴지 정국이도 킥킥거렸고 우리는 공포 영화를 보며 웃음을 감출 줄 몰랐다. 아마 공포 영화 보면서 웃음보 터진 애들 정국이랑 나밖에 없을걸. 겨우 웃음을 멈추고 다시 고개를 숙이는데 꽉 맞잡은 내 손과 정국이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프로 김칫국들이키기러지만 이건 솔직히 오해할 만 하지 않나...? 아무리 오해가 풀렸다곤 하지만 안 지 일주일 안된 여자애한테 밥 먹자고 하고, 이렇게 먼저 손도 잡고. 가려주기까지 하는데 어느 누가 오해를 안 해. 게다가 좀 까칠한 애인가? 물론 친해지면 안 그럴진 몰라도 여자애들한텐 꽤 까칠하던 애인데 나한테 이러면 내가 오해할 수 밖에 없잖아. 갑작스레 의식이 되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데 정국이가 귓속말로 훅 들어오며 물었다. "왜. 또 무서워?" "아니... 그게 아니라. 손 잡고 있는 게 조금..." "잡지 말라고?" "그건 아닌데에... 네가 자꾸 이러니까 내가 김칫국 마시게 되잖아..." 헉! 미쳤나 봐. 나 뭐라 그랬냐? 주둥이 너 오랜만에 혼나 볼래? 개 미친거 아니야? 아... 주체할 수 없는 본심은 결국 필터링을 거치지 못한 채 입 밖으로 나와버렸다. 그 말에 정국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거 봐. 얘는 그냥 새로 사귄 친구랑 친해지려고 같이 밥 좀 먹자고 한 건데 괜히 나 혼자 오해해서는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었잖아. 아, 이럴 계획은 아니었는데... 왜 나한테 잘해주는 거야.. ㅠㅠ 말 없이 나를 바라보던 정국이가 다시 한번 훅 들어오며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잘 하고 있어. 더 마셔." "웅? ...뭐를..." "김칫국 맘껏 들이키라고. 눈치는 있나 보네." ?? 방금 뭐라고 그랬지? 김칫국 맘껏 들이마시라고 그런 거 맞냐?? 이거 내 마음대로 해석 가능? 그냥 나 불도저 스타일로 밀고 가도 된다는 뜻이지? 헉하며 정국이를 쳐다보는데 순간 눈이 마주치고 알 수 없는 묘한 공기가 나와 정국이를 감쌌다. 영화관 안이 따뜻하다지만 이건 따뜻한 분위기가 아니라 드라마에서나 보던 이상야릇한 분위기였다. 괜히 침을 꿀꺽 삼키게 되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게 되는 그런 이상한 분위기였다. 내 볼을 쿡 누르며 웃음을 짓는 정국이의 멱살을 잡고 입술로 돌진할 뻔했다. 휴, 나 자신 잘 참았어. 아직 이 주둥이를 먹을 때 빼고 사용한 적 없었지만 키스하고 싶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느꼈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가 끝나고 영화에 빠진 나는 영화관을 빠져나오면서도 귀신이 있나 없나 주위를 휙 둘러보게 되고 손을 놓지 않고 걸었다. 정국이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의자에 앉아있으라고 내게 신신당부했다. 어린애 취급하지 말라고 째려보자 급하게 화장실로 도망쳤다. 왜 어린애 취급이야. 조금 기분이 좋긴 한데, 난 애가 아니라고. 뭘 먹으면 좋을까, 메뉴를 고민하는데 누군가의 발걸음이 내 앞에 멈췄다. 당연히 정국이겠지. 라는 생각에 고개를 들자 웬 훈훈한 남정네가 내 앞에 서 있었다."저..." "녜...? ㅠ.." "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아뇨... ㅠ.." "아, 저.. 번호 좀 알 수 있을까요..?" 이런 누추한 인간세계에 내려오신 요정님... 이 내게 번호를 물었다. (김여주/18세)의 머리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내가 정국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얘도 날 좋아하는진 모르잖아. 우리 엄마가 나는 사랑받아 마땅하댔어. 물론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나름 내가 예쁘단 소리인가? ㅎ? 그럼 안될 이유는 없지 않나...? 속으로 흐뭇해하며 아ㅎ 핸드폰 이리 주세요.. ㅎ..ㅎㅎㅎ.. 하고 손을 내미는데 내 손을 탁 치며 나타난 다른 손이 멋대로 전화번호를 꾹꾹 입력했다. 그리고는 정국이가 "죄송한데 얘 좋아하는 애 있어요."라고 말하며 내 손목을 잡고 유유히 걸어갔다. 뒤를 돌아보니 존잘남은 이 상황이 당황스러운지 물음표를 띄운 얼굴로 나와 정국이의 뒷모습을 쳐다봤고 나는 정확히 존잘남의 세배로 물음표를 띈 채 다시 질질 끌려갔다. 질질 끌려가면서 이 상황이 납득이 가질 않아 끽 하고 멈춰 서 정국이의 등을 툭툭 쳤다. 아니 뭐 나를 좋아하기라도 하냐~~? "이 상황을 납득이 가게 설명해 봐. (파워 당당)" "뭔 설명을 해." "저 존잘님이랑 잘 될 수도 있었는데 그걸 네가 끊어놨잖아..." "그게 왜. 뭐가 잘못됐어? 너 나 좋아하잖아" "어이가 없네 ㅎㅎ; 사실이긴 한데 내가 존잘남이랑 썸이라도 타면 어쩌려고 그래;" "난 이제 막 네가 좋아졌는데 그러면 안되지." "...? ?!??!!?" 김여주/18세/방금 고백받음. 정국이의 말에 귀를 의심하고 내 학습능력을 의심했다. 내가 여태껏 좋아한다라는 단어의 뜻을 잘못 알고 살았나...? 내가 좋아졌다고? 이게 말이 돼? 저렇게 덤덤하게 내가 좋아졌다고 말을 하는데 그걸 믿으라고? 내가 좋다고? 묻자 고개를 끄덕인다. 황당한 얼굴로 내가 좋다고? 다시 묻자 정국이가 대답을 했다. "뭐 절절하게 사랑하는 건 아닌데 네가 좋아졌어. 이제 좀 대답이 되겠어?" 너무나도 침착하고 덤덤한 정국이의 말에 나 역시도 그래야 할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좀 애매한데...? 그니까 내가 단순히 여자로 보이는 거야 아니면 내가 좋다는 거야? 그럼 왜 사귀자고는 안 해? 그냥 내가 친구로서 좋다는 건가? 이 새끼 선수 아니야? 혼자 머릿속으로 급하게 써내린 소설은 이미 절정으로 치닫았다. 쒸익쒸익 거리는데 다시 따뜻한 손으로 내 손을 감싸오며 밥 먹으러 가자는 한 마디에 헤헤 웃으며 졸졸 따라갔다. "표정이 왜 그래?" "오늘 내가 사기로 했잖아. 근데 또 네가 계산했잖아! 쒸익쒸익..." "그럼 다음에 사면 되잖아." "어..? 또 만나자고...?" "응. 나 전국 체전에서 금메달 따올 테니까 그때 밥 사줘." "진짜? 그럼 나 막 기대한다? 기다린다?!" 다음을 약속하는 정국이에게 손을 내밀어 도장까지 찍고 기분 좋게 밥 한술을 떴다. 오늘따라 질리도록 먹던 쌀밥이 왜 이렇게 맛있는지 입으로 술술 들어갔다. 여러 가지 밑반찬을 골고루 먹으면서도 시금치엔 젓가락을 가져가지 않았다. 그런 나를 언제 본 건지 또 편식한다며 시금치를 제 입으로 가져갔다. 자꾸만 시금치를 먹어주는 정국이가 좋으면서도 왜 나한테 잘해주는지 의문이 생겼다. 하루 아침에 내가 좋아질 리 있나..? 더군다나 정국이는 나를 본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어떻게 내가 좋아지지? 우울한 표정으로 밥을 깨작거리자 정국이가 밥을 먹다 말고 내게 물었다. "왜 또. 맛없어?" "아니... 자꾸 너가 이러니까 내가 진짜..." "진짜 뭐?" "나는 오해한다고..." "무슨 오해야. 너한테 관심 있는 거 맞아." "진짜..? 내가 좋다고?" "어. 그러니까 밥 좀 먹자." x 하하하하핳 너무 오랜만이죠.... 면목 없습니다... 무릎 꿇음 털썩... 드디어 유도 정국이 데리고 왔습니다... 이제 열심히 글 올리겠슴다... 갑작스러운 불도저 정국이가 당황스러우실 수도 있겠지만 정국이는 약간 철벽남일 뿐 친해지거나 좋아지면 과감해지는 그런 불같은 남정네입니다 ㅎㅎㅎ 여주보다 더 쎈 파워불도저랍니다! 아 참 http://www.instiz.net/writing?no=2551916&page=1&k=%EC%9C%A0%EB%8F%84&stype=1 요기서 전 편 다시 보고 오시는 걸 추천드려요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