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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작가작가작 전체글ll조회 1819l 1

 

 

 

우린 아마

기억하지 않아도

늘 기억나는 사람들이 될거야

그 때마다

난 니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가

이렇게 웃고 있었으면 좋겠어

 

사랑해 처음부터 그랬었고

지금도 그래

 

 

 

 

 세훈이가 사고로 내 곁을 떠난지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흐르지 않을것만 같았던 시간들은 째깍째깍 잘도 흘러 여기까지 와 있다.

 대학교 입학 후 같은 꿈을 위해 달려왔던 세훈이의 자리는 비었고, 나만이 남아있다. 내 나이 열아홉 열병같은 사랑은 떠났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인 덕에 제 시간에 맞춰 학교에 도착했다. 첫 교생실습이라 떨리는 마음에 버스 안에서도 거울을 몇번이나 꺼내어 봤는지,

 어제 저녁 괜스레 떠오르는 세훈이 생각에 펑펑 울어 붓기가  덜 빠진 눈이 거슬린다. 마지막으로 거울을 한번 더 살펴보곤 교무실 문을 열었다.

 제일 먼저 눈이 마주친 선생님께 고개를 숙여 꾸벅 인사하자, 교생이냐 물어온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니 교무실 중앙에 놓여진 회의 테이블로 자리를 안내한다.

 

 

 

 "이번에 저희 학교는 교생선생님이 한명 배정됐더라구요, 워낙 말이 많은 학교니 만큼 4주간 잘해주시기 바랍니다."

 

 "네, 잘부탁드립니다"

 

 

 

 

 부담임을 맡게 된 반의 담임 선생님을 따라 교실을 올라가는 길, 꽤나 안타까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데 괜스레 걱정이 앞선다.

 워낙 사고를 많이 치는 녀석들이라 졸업도 무사히 하기가 힘들다며 알아서 잘 챙기란다. 무책임한 담임선생님의 말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시끄러운 복도를 지나 제일 끝반인 3학년 8반 앞에 서니 이제서야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남고로 배정됐다고 말했을 때 너 이제 죽었다며

 놀려대는 선배들의 말과 얼마전 실습을 끝내고 온 동기는 남자 아이들의 짖궃은 장난에 매일 울음을 터뜨렸다며 나를 걱정했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부딫혀 봐야지, 문을 열고 들어가는 담임선생님을 뒤따라 들어가자 환호성이 쏟아진다.

 박수와 휘파람 소리도 모자라 끈적한 농담도 해대는 통에 벌써부터 눈앞이 캄캄해졌다. 교탁을 회초리로 두들기며 조용하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잠잠해진 틈을 타 내 소개를 했다.

 

 

 

"안녕, 오늘부터 한달간 교생실습을 하게 될 000이야. 자리는 교무실 제일 끝쪽이고, 교과과목은 국사, 잘 부탁 해."

 

 

 

 손을 살살 흔들며 인사하자, 시키지도 않은 질문이 있다며 다들 손을 번쩍번쩍 들어댄다.

 또 다시 시끄러워지는 교실에 담임선생님이 교탁을 두어번 치자 다시 잠잠해진다. 간단한 전달 사항을 마친 담임 선생님이 자리를 비켜주겠다며 나가자

 기다렸다는 듯 질문들을 뱉어낸다. 질문들은 정말 생각한 그대로였다. 남자친구는 있나, 몇살이냐, 이상형은 어떻게되느냐 그저 귀여운 질문에 웃어보이자

 숨 넘어간다는 듯이 액션을 취해보인다. 교실을 주욱 훑어보는데 창가 제일 끝 자리가 비어있다.

 

 

"반장- 저기 빈 자리는 학생 없어?"

 

"쟤 원래- 지 멋대로 학교 와요"

 

 

 아까부터 반에서 제일 시끄럽던 학생이 반장을 대신해 대답한다. 고개를 끄덕이곤 5교시 국사 수업 때 보자며 교실을 빠져나왔다.

 

 

 

 

 

 

 

-

 오전 조례 후 담임 선생님께 아직 안 온 학생이 있다 보고하니 원래 그런 학생이라며 신경쓰지 않아도 된단다. 절로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무책임함에

 나라도 챙겨야겠다 싶어 학생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아내었다. 건네받은 포스트잇에는 꽤나 익숙한 이름이 적혀있다.

 

[오세훈  010-5678-1234]

 

 죽은 세훈이와 이름이 같다. 애써 마음을 가다듬고 번호를 꾹꾹 눌렀다. 열통이 넘는 전화를 했지만 녀석은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담임선생님을 대신해 점심시간 지도를 맡기 위해 급실실로 향했다. 입구에 서서 아이들 줄을 세우고 있는데 아침에 보았던 얼굴들이 보인다.

 한줄로 제대로 서자고 하니 선생님 점심은 드셨냐며 같이 식사하시겠냐고 너스레를 떤다. 웃으며 사양하자 또 나를 놀리기 바쁘다.

 

 

"와- 쌤 웃으니까 진짜 영화배우 같아요"

 

"그니까 와 존나 예뻐"

 

"여신이다 여신, 어-! 오세훈 저새끼 밥 먹으러 왔나? 야 임마 여기야 여기!"

 

 

 

 귀에 들리는 반가운 이름에 손을 흔드는 쪽을 바라보곤 그대로 주르륵 눈물이 흘렀다. 말도 안되, 오세훈 네가 왜 여기에.

 저벅저벅, 가까이 다가온 모습에 결국 정신을 놓아버렸다.

 

 

"ㅅ...쌤!!!!!!!!!!!!!!!!!!!!!!!!!!!!!"

 

 

 

 

 

 

 

 

 

-

 눈을 뜨니 양호실 침대 위, 눈을 비비며 상체를 일으키는데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날라든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죽은 자신의 남자친구와 똑닮은 세훈이 주머니에 손을 꼽은 채 비딱하니 바라본다.

 또 의지와 상관없이 흐르는 눈물에 흑하고 고개를 숙이자 세훈이 마른 세수를 하며 한숨을 내쉰다.

 

 

 

 끅끅거리며 한참을 울다 잔뜩 젖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실은, 3년 전에 죽은 내 남자친구랑 너무 똑같아서 다시는 못볼꺼라 생각했던 사람이 그렇게 내 앞에 있으니 믿기지 않아 그랬어.

 

 

 "남자친구 뭐 때문에 죽었는데요"

 

 "살인사건이었어, 칼로 얼마나 찌른건지 시체 확인 조차도 못하게 했어. 따라 죽으려고 몇번이나 손목을 긋고, 약을 먹어도

  눈을 뜨면 그 사람 옆이 아닌 병원에서 깨어났어. 겨우 마음 추스리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와 있는거야"

 

 

 

 떠오르는 옛 기억에 멈췄던 눈물이 다시 흘렀다. 서툴지만 어깨를 토닥이는 품에 기대어 펑펑 울었다.

 

 

 

 

 

 

 

 

 

 

 

 

 

 

 

 

*세훈

 

 

 

 내 안에 그런 괴물이 숨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손에 잔뜩 묻은 형의 피를 침착하게 손으로 씻어내곤 피 묻은 옷과 칼은 모조리 불태워 버렸다. 그리고 알리바이를 위해 PC방으로 향했다.

 

 

 몇일 뒤 뉴스에는 토막난 형의 시체를 찾았다는 기사들이 줄을 이었고, 장례식이 끝난 후 형사들은 집에 찾아와 평소 형의 원한관계를 조사했다.

 나에게 날라오는 질문들에 그저 형이 보고싶다며 펑펑 울자 어머니는 형사에게 무례하다며 소리를 지르셨다. 결국 형의 사건은 미제로 남았고

 어머니의 극심한 우울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도망치듯 한국을 떠났다.

 

 

 한날 한시에 같이 태어난 쌍둥이지만 우리 둘의 성격은 달랐다. 괴팍하고 심술맞은 나에 비해 형은 섬세하고 착했다. 

 훗날 내가 죽어 형을 만나게 되면 왜 자신을 죽였냐는 물음에 답은 하나다. 형의 여자친구를 갖고 싶었으니까.

 형이 자랑하듯 보여준 여자친구의 사진을 보곤 내가 가져야겠단 생각 밖에 하지 않았다. 학교 앞에 숨어 멀리서 바라보기도 했고,

 질투심에 눈이 멀어 몰래 형의 데이트를 쫓아간 적도 있다. 걷잡을 수 없이 차오르는 감정에 00의 사진을 보며 자위를 하기도 했다.

 형을 죽이기 이틀 전, 00의 집 앞에서 입맞춤을 하는 모습을 보곤 마침내 참던 것이 뻥하고 터져버렸다.

 형을 죽여야 한다. 그래야 000을 가질 수 있다.

  

 

 외국에 가서도 00을 감시했다. SNS에 올라온 모든 글들을 외울만큼 보고 또 보고, 사진들을 인화해 앨범을 만들고, 00의 주위 친구들 또한 늘 경계하며 감시했다.

 형이 죽고나서 정신적 후유증인지 남자를 기피하는 모습에 꽤나 흐뭇했다. 잘했어 000.

 

 

 끝내 우울증을 이기지 못한 어머니는 형이 죽은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자살했다. 마지막 남은 가족이였지만 내 마음은 덤덤했다.

 내 옆엔 000만 있으면 되니까. 어머니의 장례식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와 제일 먼저한 일은 00을 보러가는 것. 

 한국에 돌아와 1여년간을 00을 감시하며 살았다. 시간표를 파악해 등교시간 집 앞에 숨어 기다리고, 학교에서 다른 새끼들과 붙어 먹을까 감시하고, 또 감시했다.

 

 

 그리고 오늘 00과 마주하기 위해 내가 짠 이 상황, 멋진 만남을 위해 꽤 오랫동안 공을 들였었다.

 00의 교생실습에 맞춰 학교를 복학하고 마지막에 어긋날뻔 했지만 간단하게 서류를 조작해 우리 고등학교로 배정을 바꿨다.

 

 전날 기쁨에 너무 과음을 한 탓인지, 점심시간이 되서야 눈을 떠 허겁지겁 준비를 끝내고 학교로 향했다.

 날 보자마자 쓰러지는 00의 몸을 안아들어 양호실 침대에 뉘였다. 늘 훔쳐보기만 했지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새삼 기분이 남달랐다.

 단정한 이마, 가지런한 속눈썹, 오똑한 코, 예쁜 입술. 내 이름만 불러야 하는 예쁜 입술.

 

 

 

 기다리다지쳐 옆쪽 침대에 누워 찬찬히 살피고 있는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나의 물음들에 조곤조곤 대답을 하더니 결국 울음을 터뜨린다. 침대에서 내려와 앞으로 걸어갔다.

 품에 안아 토닥이자 기대오는 고개가 꽤나 흐뭇하다.

 

 

 

 

 

환영해 000- 내 품에 들어온걸,

 

 

 

 

 

 

 

 

 

 

[저 위에 시는 원태연 님의 안녕 입니다. 반응 좋으면 번외도 한번 써볼께여]

롱이 텐더 철컹철컹 이수만 늑대와민용 알사우칩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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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알사우칩이에요 작가님 신작 나왔네요ㅠㅠ 집착물은 무서워서 관심 없었는데 요건 찰지게 재밌네요!!!
10년 전
독자3
헐,,,,,,,,,,,,,,,,,,,반전,,,,,,,,,,하,,,,,,,,,,,
10년 전
독자4
소오름....무섭다진짜..ㅠㅠ제대로된집착이다...
10년 전
독자5
헐ㅠㅠㅠㅠㅠ'ㅅ' 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헐세훈아....오세훈...ㅠㅠㅠㅠ와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신작진짜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7
흐얼........ㄷㄷㄷㄷ 무섭 ㄷㄷ
10년 전
독자8
헐 무섭다 오세훈...치밀해..
10년 전
독자9
롱이에요!!!ㅠㅠㅠ뭐죠?너무좋댜ㅠㅠ무섭긴한데.,
참. .ㅋㅋㄲㅋ취향저격ㅠ!!작가님자꾸이러시면
흐어 딴일을할수가없잖아요.엉엉

10년 전
독자10
헐 ,,,, 오세훈,,,,,,, 대박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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