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씨.”
“예, 대위님.”
“혹시, 별빛 씨 일가친척 중에, 내가 알 만한 분이 계실까요?”
“…….”
“그러니까, 뭐, 저랑 같은 소속이신 분이라든지…….”
“계십니다.”
“계세요?!”
“예.”
“혹시 윤이일 대령님……?”
“아버지십니다.”
그는 박수를 쳤다.
“와, 맞네, 맞아! 멋진 아버님을 두셨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아버님을 많이 닮으셨어요.”
처음 듣는 말인지라 의아함을 띄우고 그를 바라봤다. 그는 나에게 조잘조잘 내 아버지가 하신 일들을 알아듣기 쉽게 설명했다. 아버지의 그 대단하신 업적을 누구도 알아들을 수 있으리만큼 쉽게 풀어 말했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와 내가 닮았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멋진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 그런지 나 또한 멋있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그는 사람을 구슬릴 줄 아는 사람이구나. 그는 사람에게, 심지어는 그 대상이 멍청한 대중일지라도 친화력이 좋은 사람이다.
나는 그를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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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형집행인의 일지
f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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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는 폭동의 선두에 선 놈들을 단박에 알아챘고 그들을 제 사람으로 만드는 데 단 세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폭동에 참여했던 놈들은 저들의 우두머리가 그에게 꿇는 것을 보며 그의 위력을 체감한 듯 했다. 화염은 잡혔고 불길은 사그라졌다. 그리고 곧 그를 따르는 자들이 생겼다. 추종자들이 그를 지켰다. 그는 그들에게 그러지 말라 했지만 그들은 그런 그를 따랐다. 그는 그들과 운동도 하는 듯 했다. 한 번은 팔꿈치가 까져서 왔기에 무슨 일이냐 물었더니 그의 추종자 중 하나가 대신 답하며 그에게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그런 추종자에게 친밀하게 다가갔다. 그저 농구 한 판인데 뭘 그러냐며 추종자의 어깨를 한 번 쳤다.
꽤 며칠간 그를 보지 않았지만 그는 건강했다. 그리고 난 그것이 의아하다. ‘그분’께서 챙겨주시지 않으셔도 될 정도인가. 그렇다면 나의 아버지는 왜 나에게 약을 건네시며 그가 위험하단 이야기를 하셨을까. 내가 보기에 그는 약이 필요할 만큼 유약하지 않으며 정신 또한 건강하다. 건강이 그를 해치지 않았다. 건강이 그를 해치기엔 그는 너무 건강한 사람이었다.
다만 이 약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궁금해진 것이 위험할 것이란 걸 느꼈다. 이건 감출 수 없는 촉이었다. ‘그분’과 관련된 일, 촉망받던 대위가 교도소로 들어오게 된 것, 그리고 그런 그에게 직접 ‘그분’께서 내린 이유.
머릿속이 박하가 든 양 차가워졌다. 그러나 사고思考는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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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 없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