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을 사러갔다 오던 길에 사라진 그.황급히 무대는 잠시 중지되었다. 회사는 급하게 엔이 부상을 당해 올라가지 못한다는 공고를 뛰우고 5명을 올려 보냈다. 그 무대를 마치고, 급히 숙소로 돌아갔던 멤버들은 3일째 되어서야 엔의 실종을 자각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었기에 경찰에 신고했고 팬들에게 알리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수사에 들어갔다. 정말 말 그대로 사라졌다. 홍빈을 마지막으로 그를 봤다는 사람도 없었고, 감시 카메라 어디에도 엔은 찍혀 있지 않았다. 경찰은 특별한 신고도 없었고, 협박 전화도 없었기에 단순한 가출로 선언했다. 그렇게 잠시 나갔다 올것처럼 나갔던 리더는 돌아오지 않았고, 빅스의 활동은 급하게 중지 되었다.
"우리 아이를 탈퇴 시켜주세요."
그렇게 엔이 사라진지 10일 정도가 지났을까? 엔의 가족이 회사에 찾아와 말했다. 회사는 당황했다. 하지만 그들은 확고했다. 찾아도 우리가 찾을 것이고, 찾는다면 다시 이곳에 돌아오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애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혼자 나갈 생각까지 했겠습니까? 그때 마지막으로 모두 같이 있었다고 했는데,솔직히 저는 한명이라도 잡아줬으면 이런 일까지 일어나지 않았을거란 생각을 지울 수 없어요."
귀한 막내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원망은 끝나지 않았다. 탈퇴 시켜주지 않으면 회사가 학연의 실종을 숨긴 것을 밝히겠다고 협박했고, 2~3주가 넘어가도 학연의 흔적을 찾을 수 없자, 회사는 엔의 탈퇴를 결정지었다. 회사는 택운에게 리더 자리를 내주었다. 당황하고 한마디 하려는 멤버들에게 회사 사람은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
"그러게 한사람이라도 잡지 그랬어! 이게 무슨 난리냐고!"
그들 중 어느 하나, 원망하지도, 울지도 못했다. 그냥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여러 루머가 터졌다. 몰이라고 치부했던 것이, 정말 왕따의 일종이 아니었냐고? 모든 왕따의 시작이 단순한 장난에서 시작된게 아니었냐고, 남을 놀리는 것에 재미를 붙이던 것이 가해자의 시작이 아니냐고. 가해자로 몰린 아이들은 변명할 자격을 잃은다. 아니라고 부정할 엔이 사라졌다. 그들은 아니라는 확신을 잃었다. 그렇게 두어달의 잔인한 시간이 흐르고, 시간이 흘렀다. 연예계에서도, 팬들에게도, 기억나지 않는 얼굴이 되어갔다.
엔은 여전히 사라졌다.
택운은 뮤지컬 배우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저번에 상을 받기도 하고, 제법 입지를 다져가고 있었다. 라비는 랩퍼로 수입은 꽤 만족스럽게 벌고 있다고 한다. 켄 역시 보컬리스트로 나름 나쁘지 않은 위치에 있었고, 홍빈은 일일드라마 주연을 맏으며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고 있었다. 혁이는 간간히 활동을 하지만 일단 학업을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택운은 무대를 마치고 대기실로 내려왔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에 있는 소포를 보았다.
-2년 뒤, 평생지기라 생각했던 사람에게. 과거의 차학연이-
홍빈은 드라마를 마치고 쉬는 시간, 자신의 차에 들어왔고 자신의 자리에 있는 소포를 보았다.
-2년 뒤, 잘생긴 콩에게 조금 많이 미안한, 과거의 차학연이-
라비는 작업실에서 소포를 받았다. 한손에 들어오는 작은 소포였다.
-2년뒤, 잠자는 덕에 인사를 못한 동생에게 과거의 차학연이-
켄은 엘법 녹음을 마치고 소포를 받았다.
-2년 뒤, 나 때문에 혹시 퐁퐁을 싫어하게 되었을지 모르는 아이에게, 과거의 차학연이-
혁은 자취방에서 소포를 받았다.
-2년 뒤, 이제 나 좀 좋아하는 티를 내줬으면 하는, 과거의 차학연이-
"너희가 나쁜 아이들이 아니라는 건 알아. 그래서 더 아픈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