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은 문자를 받았다. 보통 카톡으로 오는게 평범한 일상에서 발신자 제안으로 온 문자. 학연은 대기실에 앉아서 그 문자를 가만히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때 대기실 문이 열리고, 다른 팀 아이돌과 인사를 하고 온 택운과 눈이 마주쳤다. 먼저 싱긋 웃으며 인사를 한것은 학연이었다.
"어, 레오레오."
"어 그래."
"아 좀. 받아줘라."
"받아줬잖아."
택운은 학연의 치댐에 익숙한듯 한마디 받아치고 자리에 앉았다. 라비는 쇼파에 누워서 자고 있고, 재환은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다. 택운은 학연에게 오늘은 왠일로 너가 얌전히 있냐 물었다. 학연은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그냥 오늘은 너희들이랑 있고 싶네."
"나참."
학연은 고개를 돌려 대상을 잠을 자고 있는 라비로 삼았다.
"식아식아!"
"으아!"
원식은 잠을 자다 갑자기 자신에게 몸을 던진 학연에게 놀란듯 했지만, 잠에서 깨진 않았다.
"아, 혀엉으엉 나주에..."
"어어, 다시 잔다."
"깨우지마. 어제 밤새도록 작업했잖아."
좀 있으면 방송이라 커피라도 사줄려고 했는데, 커피보다 더 자는게 나을라나... 학연은 그렇게 중얼거리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커피 사오는 김에 나가 있는 애들 데리러 갔다올께. 학연의 말에 택운은 고개를 끄덕이고 스마트폰 게임 등수 올리기에 열중했다.
"아 형! 저는 퐁퐁!"
"알아, 잊지 않고 사올테니까 걱정마. 내가 언제 다른거 사오더니?"
학연은 대기실을 나서서 바로 옆에 있는 비투비 대기실에 갔다. 민혁이 먼저 인사를 했다. 학연 역시 밝게 웃으며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눈으로 홍빈과 혁이를 찾았다. 평소 같으면 둘다 비투비 대기실에 있어야 되는데, 오늘은 혁이만 대기실에 있었다.
"우리 효기!"
"으아아악!"
학연은 불쑥 그를 껴안았고, 혁이는 깜짝놀라 벌덕 일어났다. 덕분에 그를 안고 있던 학연은 엉덩방아를 찍어야 했다.
"아야야야..."
"학연아 괜찮아?!"
민혁과 은광은, 비투비 멤버들은 순간 깜짝 놀랐다. 하지만 혁이와 엔에게는 익숙한 일은듯 태연했다. 혁이는 약간 투덜거렸고, 엔은 나사가 풀린듯 웃었다.
"형 뭐하는 거예요?"
"에헤헤...이제 준비해야 한데. 먼저 가있어. 난 홍빈이 찾아서 갈게."
홍빈이형, 공찬이형 만나러 갔을 거예요. 혁이의 말에 엔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대기실로 갔다. 아니 갈라던 차에, 자판기에 기대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홍빈을 발견했기에 굳이 찾지 않아도 되었다.
"우리 잘생긴 콩이!"
"어, 엔형이다."
이제 준비해야 된데. 그렇게 말하곤 자판기에 천원짜리 지페 3장을 넣었다. 우리들 줄려고요. 응, 원식이가 잠을 못깨는 것 같길래. 그렇게 말하며 각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료수를 뽑았다. 택운이는 커피, 라비는 오랜지 주스, 혁이는 식혜고, 재환이는 퐁퐁이었나... 홍빈아 너도 마실래? 엔의 질문에 홍빈은 고개를 저었다.
"형 돈도 많은데 좀 크게 사줘요. 멘날 캔이야."
"ㅎㅎ."
학연은 적당히 웃음으로 넘기면서 4개의 켄을 양손에 쥐었다. 홍빈은 공찬이랑 얘기를 조금만 더 하겠다라고 말했다. 엔은 알았다고 하며 몸을 돌렸다. 몇걸음 걸어 홍빈에게 멀어지고, 대시길까지 거리가 좀 있는 위치에 엔은 멈춰섰다. 그리고 잠시 생각했다.
"역시 얘기 안하는게 낫겠지..."
그렇게 중얼거린 학연은 문자의 내용을 곱씹고, 자신의 멤버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작게 웃었다.
"가끔은 조금 너희들에게 서운 했을지도 몰라."
차학연, 빅스의 리더 엔은 그날 실종되었다.
숨겨진 이야기.
1.혁이는 엔에게 괜찮냐고 물어보지 않았다.
2.홍빈은 4개의 캔을 양손으로 들고가는 엔을 도와주지 않았다.
3.라비와 켄, 택운 역시 엔과 같이 따라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5.무시가 당연해 지면, 언어는 가치를 잃게 된다. 언어의 가치를 잃어버린 사람은 존재가 희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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