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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음날, 내 남자친구는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여섯번째 이야기: 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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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가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고 바로 크리스에게 전화해봤지만, 없는번호라는 말만 떴다. 누가그런건지, 왜 그런건지 알고있지만, 다른사람에게는 말을 할수는 없었다.
사실 남자친구가 오래된연인은 아니라 보고싶어 미치겠고 이러기보다는 그냥 죄책감만 들었다. 아무 잘못없는 그를, 나 때문인거 같았다. 아니 나 때문이다.
이주쯤 지나자 다시 나타난 남자친구는, 그냥 아무말없이 여행 갔다 온거라고 모두 걱정하게해서 미안하다며 잠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주위 사람들이 그런 말을 믿었을리 없었지만은 일단 그가 돌아왔다는 사실에 감사해했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생활했다.
단 하나, 더이상 내게 연락 하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다는것이였다. 그가 원망스럽다기보단, 차라리 아무말없이 넘어가준게 고마울 뿐이였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여보세요"
[그동안 잘 지냈어? ]
"너 같으면 잘 지냈겠어? 니가 한짓이지?"
아무렇지 않다는듯 수화기 넘어의 크리스는 너무나도 평온했다.
[그 정도 쯤이야. 우리를 위해서라면 다 할수있어 난]
"..우리? 왜 우린데, 너를 위해서겠지!"
[화내지마 자기야. 그냥 원래대로 돌리려는것뿐이야.
지금 내가 보러갈까?]
"오지마"
[그럼 내일 가?]
"아니 나 오빠 안만나 죽을때까지 그냥 모르는 사람으로 지내자 이제"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수가 있지. 차라리 내가 미쳤었나보다고 사과라도하면 이렇게 까진 말 안했었다. 그러나 뭐가 잘못된건지 조차 모르는 그에 태도에 정이 떨어질 정도였다.
수화기 넘어로 침묵이 흘렀다. 이내 한숨소리도 들렸다.
[이정도로는 안돼는거야?]
"뭐..?"
[이정도 보여줘선 안돼는거냐 묻는거야. 음, 그니까 .
처음부터 너한테는 선택권이 없었어. ]
"너 미쳤니?"
[신고는 해도돼. 뭐, 내말을 믿을지 니말을 믿을지는 니가 잘 생각해보면 알겠지?
그래서 만날꺼야 안만날꺼야?]
"만약 안만나면?"
[저번정도로 끝날꺼라 생각하지는 마]
"..언제 올껀데"
[결정 빨라서 좋네. 주소보내줄께 거기로 7시까지만 와.]
"알았으니까 끊어"
솔직히,
무서운건 사실이였다. 집에 들어갔는데, 부모님의 모습에 눈물이 났지만 울수는 없었다.
부모님께 일단 오늘부터 여행갈꺼라고, 미리 말씀 못드린거 죄송하다고 그냥 그렇게 아시는게 편하실꺼같아, 거짓말을 했다.
혹시 몰라 한 소리였지만, 분명 가게되면 돌아올수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주위사람들이 피해보는게 싫었고, 언젠간 마주쳐야할 꺼라 생각한건지, 아님 그 와중에도 난 괜찮을꺼라고 근거없는 안심이였는지 몰라도 크리스를 만나러 가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름 대책을 세웠다. 가장친한 친구에게 혹시라도 내가 연락이 안돼거든 주위에 잘 말해달라는 말을하고, 크리스가 보내준 주소를 친구에게 남겨놓고, 그 친구가 내 위치추적을 할수있게 허용해놨다.
그리고 약속시간 10분을 남겨놓고 약속장소로 도착했다.
띵동- 벨소리와함께 집안에서 크리스가 나왔다.
"왔어?"
아까 통화했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않을정도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반겨주었다. 오히려 긴장하고있던내가 이상할정도로 다른 분위기 였다.
"잠깐만 앉아있어. 거의 다 됐어"
식탁위에는 한가득 요리가 차려져있었고, 크리스는 부엌에서 스파게티 두접시를 가지고 왔다.
"이래뵈도 요리 잘해 나, 맛있게 먹어"
"오빠가 다 만든거야?"
그렇다면서 웃는 크리스의 모습에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진짜 오늘은 저녁먹자고 부른걸지도 모른다는 안도감이였을것이다.
그렇지만 서로 말은 거의 하지않았다. 정적이 흐를 만큼은 아니였지만, 간단한 안부정도의 대화 수준이였다.
"왜이렇게 말이없어 원래 안그랬잖아?"
아이스크림을 꺼내 건네주며 크리스는 대화를 시도했다.
분위기가 풀렸다고 해도, 크리스에게까지 마음이 풀린거까진 아니였지만, 그래도 요근래 들었던 크리스에 대한 생각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웃음끼 넘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그는 한참 동안 날 바라보더니
"우리 같이 살면 어떨까?" 라며 자신의 아이스크림만을 베어물었다.
아 맞다. 내앞에 앉은 사람은 정상이 아닌사람이였다.
크리스는 내 대답을 기다리기보다는 그저 미소만 지으며 날 바라볼뿐이였다. 마치 내가 오래된 연인이였단 듯이 당연스러운 대답을 들을사람처럼..
"내가 왜 그래야는데?
말했잖아 우린 이미 끝...................헉"
갑자기 고개를 들수 없을정도로 머리가 핑돌았다. 머릿속이 하얘지다가, 미친듯이 졸음이 쏟아졌다.
"이제야 약효가 생기네. 왜 그래야 하냐고?
내가 말했잖아 어차피 넌 처음부터 선택권이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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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왔나요?ㅠㅠ
어제 너무 짧았던거 같아서요 ㅠㅠ스토리 끊는부분을 조금 바꿔봤어요 너무짧길래!
+댓글은 작가에게 많은 도움이 돼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