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바이블 02 예고
by. 워커홀릭
[오빠 오늘 늦게 끝나?]
[촬영 8시쯤 끝나서 집에 가면 9시 조금 안 될듯. 왜? 자기 무슨 일 있어?]
[웅. 그럼 나 오빠 집에 가 있어도 돼?]
무슨 일 있냐는 말에 웅.이라고 답장하자마자 오빠한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무슨 일인데?
"⋯오빠 안 바빠? 촬영 중이라면서."
-잠깐 시간 있어. 왜, 무슨 일이야.
"별 거 아닌데..."
-별 거 아니어도 말해주면 안 돼? 어디 아파?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오빠 그게 아니라..."
-응.
"그냥⋯ 오랜만에 오빠랑 하고 싶어서.. 우리 안 한지 너무 오래 됐잖아.“
-⋯
"아!! 내가 별 거 아니라고 했잖아!!!!!"
둘 다 연말연초라 스케줄로 바빠서 안 한지 오래 되기도 했고⋯
진짜 그냥 하고 싶어서... 그런 건데 계속 캐물을 땐 언제고
눈 딱 감고 말했더니 아무 말도 없는 오빠 때문에 괜히 민망해져서 소리를 빽 지르면
'그게 왜 별 거 아니야.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빨리 끝내고 갈테니까.' 라며 왠지 모르게 들떠보이는 목소리가 들린다.
⋯기다리긴 뭘 또 기다려. 그 정도로 하고 싶은 건 아니었는데!
촬영이 끝나고 저녁에 집에 들어오자마자 조금만 기다리라며 곧장 씻으러 화장실로 들어가는 오빠를 졸졸 쫓아가 본다.
"오빠 뭐가 그렇게 급해?"
"자기 같으면 안 급하겠어? 나는 오늘 하루가 1년 같았어."
"ㅋㅋㅋㅋ 이제 무서워서 농담도 함부로 못하겠네~"
"그런 식으로 무르기 없다. 말 바꿀 생각 하지마."
왠지 모르게 단호한 오빠의 말에 괜히 침을 꼴깍 삼키고는 조용히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엎어진다.
엎드려서 핸드폰을 조금 보고 있었을까, 금새 다 씻은 오빠가 나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쳐다보면
옷을 입을 시간도 없었는지 상의는 어디가고 바지만 대충 입고 나온 오빠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