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_배틀_첫번째.txt |
"야 이러고 있으면 좋냐?" "내려와,병신아" 왜?왜? 얄밉게 고개까지 갸웃거리며 유권이 민혁을 쳐다보았다. 닥치고 좋은 말로 할 때 내려오시지, 친절한 미소를 짓는 민혁에게 혀를 삐죽내밀며 메롱을 선사하는 유권이다. 덕분에 민혁은 더욱 약만 올랐다. 사귄지는 거의 1년이 다 됐고 나름 볼 거 다 보고 할 거 다 한 그런 사이였다. 둘은. 심지어 둘 다 성인이니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라이 기질이 있는 한 학생이였어도 사고는 여러 번 쳤을거다. 첫 섹스는 끔찍했다. 뭣도 모르는 민혁의 막무가내식의 섹스로 유권이 아예 정줄을 놔버렸었다. 유권이 정신차리고 민혁이 죽어라 빌며 사과했지만 허리를 붙잡고 뒤뚱뒤뚱 걸으며 일주일을 개 무시한 유권이였다. 그 이후 민혁이 깨달은 게 있는지 혼자 야밤에 방에서 노트북으로 게이야동을 보며 테크닉을 쌓았다. 한마디로 '섹스를 동영상으로 배웠어요.' 다. 그리고 두번째 섹스도.. "아!!아,아퍼!허윽!시발,아!" 김유권의 비명으로 끝이 났다. 또 한 번 정신을 놓을 뻔한 유권이 그 후로 민혁에게 섹스금지령을 내렸고 민혁은 갖가지 방법을 다 써봤지만 유권의 맘을 돌리지못했다. 그리고 물론 지금도 섹스금지령은 내려져있는 상태. 정리하자면 넌 테크닉이 좇도 없으니 내가 아무리 여우같이 굴어도 넌 나랑 섹스 못 해. 김유권의 입장이다. "얼굴 빨개진 것 봐라" "그래서? 불만?" "아니 물도있는데?" 어디서 그딴 드립을, 민혁의 손이 김유권의 머리 위로 확 올라가자 김유권이 뻔뻔한 표정으로 지호한테 배웠는데- 어깨를 으쓱인다. 민혁이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투닥거리고만 있어야하는지. 이러다가 평생 섹스 못 하는건 아닌지. 어디 누구랑 연습이라도 해와야하나.. 는 절대 안될 짓이고. 민혁의 맘이 착잡하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유권은 해맑았다. 오히려 섹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없는 듯 혼자 좋다고 킬킬 웃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럴수록 민혁은 더 고민의 고민에 빠져들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래서 민혁은 몇 날 며칠의 고민과 고민 끝에 몇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첫번째, 술을 마셔서 김유권을 취하게 한 후 섹스한다. 유권은 술을 잘 마시지않는다. 사실 이 방법이 위험한 점이 유권이 술을 마시는 걸 딱 한 번 밖에 못 봐서 유권의 주량을 가늠 할 수 가 없다는 것이다. 그 딱 한 번의 술자리에선 유권이 몇 잔 마시지않고 바쁜 일이 생겨 집으로 가버렸기 때문에 민혁은 운에 모든 것을 걸었다. 제발 김유권이 술에 완전 약하게 해주세요.. 믿지않던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께 달달 빌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유권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왔다. 알바가 생각외로 많이 버거운 모양이다. 하는 것도 없으면서 매일 저녁 늦게 오면 쇼파에 드러누워 아이고-허리야- 할아버지 소릴 낸다. 그럼 민혁은 아무 말 없이 곁으로 슬금히 다가와 유권의 허릴 두드리거나 주물러주고.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오늘은 첫번째 작전을 수행하는 중요한 날이니까. "아-피곤해-" "많이 피곤해?" "어,딱 봐도 지쳐 쓰러질 것 같이 안보이냐?" "스트레스에는!!" 술이지! 두 팔을 쫙 벌리며 유권을 향해 외치니 유권이 어벙한 표정으로 쳐다보다 술? 다시 되물어왔다. 어,술술술. 연기에 어색한 민혁이라 오늘따라 방정맞고 들뜬듯이 말하는데도 눈치가 그렇게도 없는지 유권은 그래 술술술. 맞장구 쳐 주며 사와- 심부름을 시킨다. "미리 사뒀지" "..너 계획했냐?" "...절대." 뜨끔한 민혁이였지만 최대한 표정관리를 하며 고갤 도리질쳤다. 유권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쳐다보더니 그게 중요한게 아냐, 술을 대령하라. 어디서 배워 온 근엄한 투인지 자세를 고쳐 바로 앉았다. 부어라 마셔라 세월아 네월아 미리 사뒀던 큰 맥주 3병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고 알따리하게 알콜이 올라오는데 유권만은 멀쩡하다. 오히려 더 쌩쌩한 얼굴로 너 남자맞냐? 민혁을 무시한다. 민혁의 정신은 이미 몽롱해져가고 있는데 유권은 기지개까지 켜가며 민혁의 상태를 체크한다. 오히려 민혁이 당한 꼴이다. "야 니가 마시자해놓고.." "뭠마?" "....자..잘래?" 자자,자자! 갑자기 흥분한 듯 벌떡 일어서는 민혁이다. 어어? 갑작스런 민혁의 상태변화에 당황한 유권이 꿈뻑꿈뻑 쳐다본다. "어디서 잘까? 여기? 쇼파? 식탁? 욕조? 침대?" "...미친새끼가" 머릿속에 든게 그거 뿐이냐고!!! 빈 플라스틱 맥주병을 민혁에게 집어던졌다. 텅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민혁이 악! 소리를 질렀다. 어쩐지 술 타령을 하더라 개 같은 새끼 그러고도 형이냐? 형이냐고!! 바락바락 소리치며 얼굴을 붉히는 유권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민혁이였다. 술에 쩔어있어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을 뿐더러 맞는 말이니까. 99% 정도? 민혁이 풀이 죽은 채 어깨가 쳐졌다. 그럼에도 유권은 화를 삭히지않는다. "나 이제 너랑 같은 방에서 안자" 벌떡 일어선 유권이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방으로 들어가선 문을 잠궜다. 그럼 난 어디서 자... 문에다 대고 웅얼이니 알아서해!! 날카로운 목소리가 민혁의 귀를 콱 찔렀다. 마치 처음 싸운 신혼부부같다. 살벌한 분위기 뒤 정적이 찾아왔다. 아씨.. 쇼파에 길게 드러누우며 눈을 감는 민혁이다. 첫번째 작전은 민혁의 섣부른 선택으로 생각외로 술이 쎈 유권에게 제대로 루저인증을 당한 채 욕만 먹고 각방을 얻게 된 좋은 작전으로 끝이 났다. 그리하여 민혁은 두번째 작전에 돌입하기로 계획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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