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w.1억
이재욱과 촬영이 있었을 때는 이준혁은 나에게 별말 없었다.
연예인들끼리 연애하면 좋은 점이 일할 때 이해해주고 터치하는 게 없어서 좋다고 그러던데 나는 그것에 대해서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준혁이 다른 사람과 촬영을 하면서 스킨쉽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마음이 좀 그렇지만, 그건 어쩔 수가 없는 거니까.
이준혁은 진짜 찐인 게.. 내가 아무말도 안 해도 촬영이 있는 날, 나와 만나면 늘
"주효 진짜.. 제일 예쁜 것 같아."
"……."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어.. 이렇게 예쁜 사람."
저런 소리로 날 웃게 했고, 안심을 시켰다. 근데 저런 말들을 또 주접 떨듯이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항상 저렇게 차분하고 다정해서 말이야.. 진지하게 들리니까 더 믿음이 간단 말이야.
저런 말도 심지어 이재욱이랑 같이 찍은 뮤비 메이킹 본을 매니저 언니에게서 받고 같이 보고있는데 저런 소리를 하는 것.
같이 맥주 한캔씩 하면서 화면을 보고있는데 나보다 더 집중해서 화면에 있는 나를 흐뭇하게 보고있는 이준혁에 웃으며 말을 건넸다.
"진짜 하나도 안 예뻐요. 저보다 예쁜 사람 널리고 널렸거든요? 보면 신기한게.. 연예인 10년 넘게 하다보면 눈 엄청 높아졌을 텐데.. 훨씬 예쁜 분들이랑 연애 안 하고 왜 나랑 연애해요?"
"연예인 10년 넘게 하다보니까 눈만 높아져서 주효한테 빠진 거잖아."
"참나.. 아주 아주 요 입 입!"
"주효 때문에 눈 높아졌으니까.. 책임 져야지."
"어떻게 책임 져요 증말~"
"평생 나랑 만나줘야지~..."
"증말 입 입~~"
입 입~ 하며 이준혁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면, 이준혁이 내 손가락이 짧게 입을 맞추고 떨어지는데
으아아악!-하면 이준혁이랑 나는 똑같이 바보처럼 웃고만있다ㅋㅋㅋㅋㅋ
오랜만에 고향 친구와 한참을 전화로 떠들었다.
- 아니 갑자기 나 혼자 산책하고 싶어서 그런다고 했더니 얼마나 난리인 줄 알아?.. 왜 자기가 있는데 혼자 가냐~나는 같이 가고싶다~부터 해서 삐지고 화내고.. 완전 싸웠어.
"싸웠어? 헤에.. 어떡해..크게 싸운 거 아니지?"
- 몰라.. 저렇게 싸우다가 사소한 걸로 또 물고 늘어지고.. 화나서 집 갔어.
나와 이준혁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친구가 남친이랑 싸웠던 얘기를 막 해주는데 너무 놀래서 입을 벌리고 있으면...
옆에서 넷플을 보고있던 이준혁이 내 입 안에 손가락을 넣었다 빼길래 괜히 친구에게 들릴까 작게 웃는다.
- 또 주변에서 하는 얘기 들어보면.. 나이 차이 좀 나는 연상 만나면 그렇게 편하다고 신세계라고 하던데. 이참에 그냥 확 헤어질까봐.
그때는 내가 장난으로 첫사랑 얘기하고 장난이라했더니 삐져서 아주 하루종일 말도 안 하고..
나는 사실.. 제대로 된 연애가 이준혁이 처음이어서.. 확실히 그게 맞다 아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지금 연애에 너무 만족한다는 것까지는 말해줄 수가 있었다.
"나는 지금 엄청 만족해."
- 진짜? 완전 잘해주시지.
"응.그치..뭔가.. 뭘 해도 듬직하고, 믿음직스럽고 그런 게 큰 것 같아. 의지도 되고."
전화를 끝내고나서 힐끔 이준혁을 보면, 이준혁이 넷플을 보다말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다 했어?"
"뉍."
"누가 그렇게 듬직하고 믿음직스럽고 의지가 됐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흐으으음.. 그런 사람이 있어요. 제 첫사랑.."
"첫사랑....?"
티 안 내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호기심 가득한 표정이 나오는 것 같았다.
이준혁 반응이 너무 궁금하잖아! 저러고 흐음..하고 나를 보던 이준혁이 나긋한 목소리로 말한다.
"내가 의지가 돼?"
예상도 못했다. 누군데? 라고 물어볼 수도 있는 건데 ㅋㅋㅋㅋㅋㅋㅋ
장난치는 것 같은데 ㅋㅋㅋㅋ
"오빠 말고 다른 사람이거든요? 어이없어~ 자기인 줄 알아~"
"나였으면 좋겠는데~..ㅎㅎ"
장난인 거 아니까 저렇게 받아치는 것도 웃기고 그냥ㅋㅋㅋㅋㅋ 반응이 예상했던대로라 계속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첫사랑 얘기를 끝내고 누워서 이준혁이랑 그 작은 핸드폰으로 넷플을 같이 보다가 또 문득 떠올랐다.
"저 산책 다녀올게요. 먹을 거 사러 편의점 갈 겸."
"응? 같이가자."
"아니요. 저 혼자 갈게요."
"왜?"
"그냥 혼자 가고싶어서요!"
"밤이라 위험해."
"혼자 갈 거예요."
"내가 사올게."
"혼자 가고싶다니까요..!"
"흠.."
"……."
"그럼 전화라도 하면서 갈래?"
"……."
"걱정돼서.."
이준혁은 찐이었다. 진짜로 걱정돼서 저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왜왜.."
"장난이에요. 이 시간에 어딜 가요....그리고 저 아직도 배불러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 내 눈치 봤죠."
"…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눈치봐욬ㅋㅋㅋㅋ."
"…혼자 산책하고 싶을 수도 있는데. 내가 같이 가자고하면 귀찮을 수도 있잖아."
"이준혁이 같이 가자는데 어느 여자가 귀찮게하려나..진짜 자기를 이렇게 몰라...."
"……."
나는 웃겨서 계속 웃고, 이준혁은 당황스럽지만 내가 계속 웃으니까 웃는다.
요즘엔 이준혁이랑 서로 눈이 마주치면 내가 빵터지고, 이준혁은 왜왜-하고 같이 웃는다. 그냥 모르겠다.. 눈 마주쳤는데 왜 이렇게 웃음이 나오던지.
아, 참.. 가끔은 나한테 이렇게 물을 때가 있다.
'내가 웃기게 생겼어?'
진지한 얼굴로 저렇게 물으면 나는 또 빵터질 수밖에 없다.
왠지 모르게 잔잔하면서도.. 좀 귀여운..
"바보같애."
"응?"
"바보같아 이준혁."
"바보같아?"
완전 차갑게 생겨서는 '진짜 내가 바보같나..?'하는 표정으로 고민하는 이준혁의 표정 때문에 더 웃음이 나왔다.
사람이 왜 저렇게 순해 빠졌어 진짜.
요즘 광고 촬영도 있고, 예능 촬영도 있기에 이준혁과 더 자주 만날 수 없었고..
sns에서는 왜 요즘 나와 이준혁 목격담이 없냐며 난리였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이준혁과 나는 요즘 집에서 나가지를 않았다. 집순이와 집돌이가 뭉치니 집에 있는 게 이렇게 행복할 일인가 싶다 증말.
"주효는 다음주에 바빠?"
"으음.. 아니요!? 왜요?"
"다음주에 일주일 정도 쉴 수 있을 것 같아서."
"오오?? 저 다음주에 월요일 말고는 일정 없어요!"
"그래? 어디라도 놀러갈까 싶은데."
"오!!!!!!!!!!!!!어디요!? 어디요!?!?!?!?!?!?!??!?!?!?"
"음.. 주효는 가보고싶은 곳 있어?"
"하.. 가보고싶은 곳이요!? 흐음... 그렇게 막 길지는 않으니까! 가까운데 가고싶은데..."
"응응."
"일본 어때요...?"
"일본?"
"저 한 번도 안 가봤는데... 너무 가보고싶었거든요.. 가볍게 다녀오기 좋다고 들었어서.."
"그럴까 그럼?"
"좋아요!! 진짜 가는 거죠??"
"응. 가자."
"저 해외여행 처음이에요!!!!!!!!!!!!!!!!!!!!심지어 오빠랑 간다니!!!!!!!!!!!!! 아, 저 일본어 나쁘지않게 하거든요? 저만 믿어요 ㅋ 헹."
곧 있을 예능 촬영이고 뭐고 여행 생각에 들떠서 콧노래를 흠흠- 부르면 매니저 언니가 왜 이렇게 신났냐며 웃었다.
"그렇게도 좋아? 어제까지만 해도 오늘 긴장된다고 난리난리더니~"
"남자친구랑 여행 너무 설레잖아요!!!!"
신나는 건 잠시였다. 내려서 마이크차고 이것저것 하면서 저 멀리 선배님들을 보는데 또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시골 식당을 잠시 운영하는 프로그램인데 나는 알바다.. 오늘 하루만 촬영을 하기는 하는데.. 갑자기 또 엄청 긴장이 되는 바람에 귀가 다 빨개지기 시작했다.
"…어서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김우빈은 내가 손님인 줄 알고 다가왔고, 내 앞에 선 김우빈이 우뚝 서서는 '뭐야'하고 나를 벙쪄서 내려다보았다.
"안녕하세요..."
"어..그.. 여주효 씨 아니에요?"
"어..네!"
"…어떻게 오셨어요?"
"…네? 저 오늘 알바..하러.. 왔습니다..!"
"알바요???"
김우빈의 목소리에 주방에 있던 임주환도 나와서는 뭐야? 하며 벙찐 표정으로 날 보았다. 뭐야 나 오는 거 몰랐어?????????????
주방에서는 요리하시는 분이 또 따로 있으셨고, 나는 서빙 위주로 일을 도왔다. 한참 손님이 많이 올 때라 선배님들과 대화를 나누기는 커녕
'주효 씨 이거요~'하면 나는 넵!!!하고 움직이기 바빴다.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나서 드디어 선배님들과 멸치 똥을 따며...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주효 씨는 멸치 똥 안 따봤죠."
"네? 아니요오? 저 멸치 똥 진짜 잘 땁니다."
"아, 진짜요?"
"네."
"아닌 것 같은데..."
"그럴리가..!"
멸치 똥을 따다니..
"아, 그리고.. 말 편하게 해주셔도 됩니다..!"
"…어. 알겠어."
"핳ㅎ ㅎㅎ^^!! 감사합니다."
"말 놓는 게 뭐가 감사해 ㅋㅋㅋㅋ 주효가 은근 허당인 것 같아."
"그러니까."〈- 김우빈
"내가.. 여주효 멸치 똥 따는 걸 눈앞에서 보다니."〈- 임주환
"네에???!"
"완전 첫인상이 전혀 이런 거 못할 것 같아. 이슬만 먹고 살 것 같고."
"저 화장실도 잘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말에 둘이서 아주 대놓고 푸하하하하하핳ㅎ하 웃기 시작했고, 나는 머쓱해할 뿐이다 ㅋㅋㅋㅋㅋㅋ
주방에 계신 이모분께서 갑자기 나와서 우리를 한참 보시더니 임주환에게 말했다.
"색시여?"
"네? 아이.. 아닙니다."
아니여~? 하고 머쓱한 듯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시는 이모분에 나는 엇! 하고 입을 틀어막고 말했다.
"선배님.. 결혼.. 아니.. 연애 하세요.....?"
"나? 아니? 이모가 괜히 그러시는 거야ㅋㅋㅋㅋㅋ."
"아!.. 저는 또..핳.."
"…얘가 있지."
"앗!! 엇.. 맞아요.........너무 잘 알고있어요ㅠㅠ너무..예쁜..커플이시잖아요 ㅠㅠㅠ..."
"주효 너도 연애 예쁘게 하고있더만.."
"네? 아, 핳ㅎ..넵..."
"sns들어가면 주효 얘기 엄청 뜨더라고."
"ㅠ..ㅠㅠㅠ..."
나와 김우빈의 얘기를 듣던 임주환이 곧 이제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아, 맞네. 주효가 준혁이랑 만나지?"
"네 ㅎㅎㅎ..."
"준혁이 애가 착해. 잘해주지?"
"네.. 엄청.. 잘해주시죠."
"진짜 착해. 사람이 좋고.“
"맞아요.. 정말 착하세요.."
"나이 차이가 좀 나지않아? 세대 차이 안 느껴져?"
"아, 네.. !세대 차이 그런 게 진짜 정말정말 없어요!"
"잘생겨서 그렇게 느껴지는 거 아냐?ㅋㅋㅋㅋ 날 텐데~"
"ㅋㅋㅋㅋㅋㅋ."
"잘 어울린다. 준혁이도 같이 와서 알바하지 그랬어."〈- 임주환
"아이고... 또.. 촬영 때문에 바쁘셔가지구.. 다음에 꼭 같이 오겠습니다."
내 말에 둘이 동시네 날 보더니 푸흐흐- 웃었고, 나는 왜 웃는지 이유를 몰라 당황스러워서 동공지진을 일으킨다............
불편하고 힘들 줄 알았던 하루 알바 촬영은 만족 만족이었고, 선배님들이 친오빠처럼 대해줘서 편했다.
"앗!"
덤벙거려서 그냥 걸어가다가 테이블에 허벅지 부딪히고선 앗! 하면 두분이서 똑같이 빼꼼히 내밀어 날 보고 걱정을 해주지를 않나.
"……."
식당에 온 우는 애기를 놀아주는데 자기가 눈을 잘 뒤집는다며 보여주며
"누나도 해조!!!!!!!!!!!!"
하는데
"누나는 잘 못해..."
카메라가 있어서 저렇게 말했지만..
"ㅠㅠㅠㅠㅠㅠ뿌에에에엥ㅇㅇ."
저렇게 난리치며 우는 바람에 결국 눈을 뒤집어 보여주면 옆에서 지켜보던 김우빈이 아주 빵터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유독...
"여섭옹레ㅇ.."
"뭐라는 거야?〈- 임주환
"……."〈- 김우빈
"어서오세요...! 말이 꼬였어요..헣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우빈
노잼인간인 나를 보고 계속 하염없이 빵터지는
"우빈 선배님.. 사실 저 중학생 때 별명이 춘천 신민아였습니다."
"춘천 신민아?"
"네."
"닮아서?"
"네????아니요. 신민아 선배님을 감히 제가 닮을 수가 없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그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 빠져서 대사를 외우고 다녔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배님 저 아직 끝까지 말 다 안 했는데..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우빈 덕분에 당황스러웠달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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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갑자기 쓰고싶었던 장면을 써보았서요...................
갑분 김우빈 임주환 존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