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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 | 인스티즈







푸르지 않은 청춘도 청춘일까요?

싱그럽지 않은 봄에 벚꽃이 피고 지긴 했는지,

서로의 상처만 껴안아주느라 바빴던 그 순간들도

모여서 청춘이 되긴 할까요?








푸르지 않은 청춘 EP01















너 가만보면 참 특이해?


”또 뭐가.“

“남들 다 좋아하는 효진선배를 혼자 안좋아하잖아.”

“…누가 그래? 내가 김효진 선배 안좋아한다고?”

“너가 그래. 온 몸으로 티를 내잖아.”




효진선배 있는 술자리는 안가고. 엉? 과방에서 마주쳐도 인사도 잘 안하고. 우리끼리 그 선배 얘기 나오면 쏙 빠지고 나가버리고. 




카페에서 공부를 하던 와중 한주가 여주를 향해 말했다. 그러자 여주가 듣기 싫다는 듯 미간을 구겼다가 제 노트북에 시선을 고정했다. 한주는 턱을 괴곤 제 종이를 흔들거리며 말을 이었다. 




“봐. 효진 선배가 준 족보라니까 또 혼자 이악물고 안본다고 하고. 엉?”

“너 보라고 준 거를 내가 왜 보는데.”

“존나 세상 그렇게 너 혼자 정정당당하게 살면 너만 피해자라니까? 야. 내가 다른 동기들 보여준 것도 아니고, 너랑 나랑만 볼라고 효진선배한테 받은 거 너한테만 말하는데. 어떻게 이걸 거절해?”

“너 혼자봐.”

“그니까. 왜 싫은 건데?”

“누가 싫대?”

“그럼 왜 그러는데? 오죽하면 그 선배가 나한테 이거 주면서…!”

“…주면서 뭐.”

“…주면서..”




여주랑 같이 볼거지? 하고 묻더라. 




한주의 말에 한숨을 내쉰 여주는 고개를 저어보였고, 곧 헤드폰을 낀 여주가 노이즈캔슬링을 시전했다. 동시에 한주는 카페에 들어온 효진을 보곤 놀라 몸을 일으켰다. 여주를 툭툭 치기도 전에 효진이 한주 앞에 섰다. 모자를 푹 눌러쓴 탓에 노트북 밖에 보이지 않는 여주의 시야. 그리고 미친 노이즈캔슬링의 맥스. 여주가 효진이 왔음을 눈치채지 못하기엔 너무나도 충분했다. 





“안녕-. 시험공부해?“

”아 네. 선배가 주신 족보로요!“

”…여주도 같이 보고 있어?“

”아, …그게, 필요 없대요! 잘 볼 것 같나봐요.“

”…그래?“




여주야. 여주야. 




톡톡-. 한주의 말에 여주에게로 시선을 옮긴 효진이 결국 여주의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화들짝 놀란 여주가 고개를 들고, 달갑지 않은 듯한 여주가 헤드폰을 슬며시 한 쪽만 비스듬이 하더니 효진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어 안녕-. 여주는 족보 안필요해?“

”…네, 뭐..“

”그래도 한주랑 같이 보지. 족보 꽤 타는데.“

”…나중에 필요하면 볼게요.“

”…그래 그럼.“



나중에 또 보자.



효진이 싱그럽게 웃으며 둘을 향해 손을 흔들고 금새 멀어졌다. 그러자 여주가 한숨을 내쉬며 헤드폰을 빼더니 고개를 돌리곤 노트북을 탁- 덮었다. 그러자 한주가 여주를 보곤 물었다. 




”가게?“

”어.“

”미친 효진선배 와서?“

”…………“

”야. 내가 진짜 효진선배한테 말할 사람도 아니고. 응?“





저 선배가 왜 싫은 건데!


















”…………“




기숙사로 돌아온 여주가 침대에 누워 인스타를 켰다. 한주의 스토리를 누른 여주가 금새 인스타를 나왔다. 스토리 속 태그되어있는 효진, 그리고 효진의 얼굴을 봤기 때문이었다. 제 베개 옆에 휴대폰을 놓은 여주가 한숨을 내쉬곤 천장을 바라봤다.




“……짜증나네.“




효진이 싫으냐고 묻는다면 딱히 그 물음에 맞다고 답할 감정은 아니었다. 그러니 오히려 더 짜증이 날 뿐이었다. 불편한 건 확실한데, 그렇다고 싫은 건…



”…………“



어쩌면 싫은 걸까. 길어지는 감정에 여주는 이제서야 제 감정을 뒤돌아봤다. 같이 있으면 불편하고, 말 걸면 벗어나고 싶고. 그런 제 모습에 여주는 자세를 고쳐누웠다. 눈을 꿈뻑 꿈뻑거리던 여주는 결국 금새 잠에 들었다. 








눈을 떴을 땐 새벽 두시. 일찍 잠든 탓이었다. 아직 룸메가 들어오지 않은 걸 보아하니 시험기간이 맞긴 맞는가보다- 하고 실감한 여주가 머리를 쓸어올리며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휴대폰이 울렸다. 한주였다. 



-여주야아…

”…뭐야. 술마셨어?“

-엉…. 나랑 더 마시자ㅏ아….

“뭔… 됐어. 빨리 들어가서 잠이나 자.”

-야 여주야! 나 너 올 동안 여기서 기다린다아? 앙~?

”나 진짜 안 가. 알아서 잘 들어가. 끊는다?“

-야! 떼끼 김여주! 내가 공수만 족보를 얻었을 것 같냐?!

”…뭔,“

-나 컴수도 족보있다?




마지막 말을 속삭인 한주. 여주가 헛웃음을 치더니 다시 휴대폰을 귀에 가져다대며 물었다. 



”또 그 선배한테?“

-아니? 이번엔 다른 선배. 야아! 그니까아…지금 나한테 있으니까아 너 가져가라구우…



나는 복사본 있으니까아….




한주의 말에 여주가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그래, 시간도 모자른데 컴수라도 족보로 해결하자. 여주는 가볍게 후드티를 입곤 볼캡을 눌러쓰며 말했다. 너 어딘데?



우리 후문 치킨집! 한주의 대답에 전화를 끊은 여주가 터덜터덜 치킨집으로 향했다. 시험기간이라 새벽에도 학생들이 꽤 많았으며 그 이질감에 여주는 볼캡을 더 눌러썼다. 




딸랑-. 여주가 가게로 들어섰고 한주가 헤실헤실 거리며 여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그 테이블에 앉아있던 인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여주를 향했다. 효진도 마찬가지였다. 아 씨. 저 선배 같이 있는 거 물어본다는 거를. 한주 스토리도 봤으면서 자고일어난 탓에 너무 무방비했다. 




”…안녕하세요.“

”어 여주야. 안녕-.“




저 선배는 술을 마신거야 만 거야. 여주가 짧게 생각하며 한주의 팔을 잡아당겼다. 




”일어나, 가자.“

”어응 여주야, 좀만 먹구 가. 응?“

”나 다시 가서 잘 거야. 일어나 가자-.“

”아으으 여주야아-..“



”누나! 그래도 좀 먹구 가요! 아직 두신데에~”

“그래 여주야. 좀 먹고가.”

“방금 자고 일어나서 속이 별로 안좋아요. …그리고 얘 내일 일교시라…”




먼저 가볼게요.




이악물고 한주를 일으킨 여주가 한 쪽엔 한주의 가방을, 한 쪽엔 한주를 부축하며 치킨집을 빠져나갔다. 그 뒤를 따른 효진이 여주에게서 가방을 앗아들며 말했다.




“같이가자.”

“…혼자 가도 괜찮,”

“에이, 가방 이렇게 무거운데. 가자.”

“…………”




여주가 떨떠름하게 한주를 붙잡으며 효진과 걸었고, 평소 걸음이 느린 여주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달랐다. 걸음을 재촉하는 여주 옆에 여유로운 효진이 여주를 향해 물었다.




“…여주야, 그,”

“…………”

“…혹시 내가 많이 불..편한가?”

“…………”

“…나 그렇-게, 사람 불편하게 하는 그런 편은..아니지 않나?”





효진의 물음에 여주는 답이 없었다. 한주를 고쳐 잡으면서도 아무말 없는 여주에 효진은 슬며시 여주를 바라봤다. 어두운 가로등 불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여주의 표정이 좋지 않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효진이 가라앉은 분위기에 뭐라도 말을 하려 입을 떼려던 순간 여주의 목소리가 효진을 향했다.



“봤어요, 저.”

“…뭐를?”

“선배 어디 사는지요.”

“…………”




여주의 말에 효진의 걸음이 느려졌다. 그러자 여주가 걸음을 멈추곤 뒤돌아 우뚝 서있는 효진의 앞에 서서는 효진에게서 가방을 빼앗곤 마저 말을 이었다. 





“싫은 건 아닌데,”

“…………”

“…그냥, 딱히 제가 선배한테 살갑게 대하고 싶지가 않아요.“

”…………“

”이게 제 알량한 질투심이겠지만요, 그래도 친하게 지내고 싶다 아니다, 이건 제가 정하는 일인거잖아요.“




전 그냥 후자를 고른 것 뿐이고요. 































‘진짜 고마워 진짜 진짜 고마워 ㅠ’



“…………”



별다른 감정없이 한주의 톡을 본 여주가 홀드를 누르곤 다시 펜을 집었다. 한주는 수업을 가고 여주는 후문 카페를 온 시각.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점심시간이 될 수록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한창 집중하던 순간, 기차 좌석처럼 나눠져있는 칸 좌석에 앉아있던 여주의 앞에 효진이 앉았다. 그러자 여주의 시선이 자연스레 효진을 향했다. 




“안녕- 여주야.”

“…안녕하세요.”

“자리가 없어서, 여기서 공부해도 될까?”

“…아.”




어제 일은 기억 안나나 싶었던 여주는 같이 쓰기가 무척 불편했지만 제 짐을 치웠다. 효진이 고맙다고 말하며 노트북을 꺼냈고 금새 음료를 받아왔다. 그 사이에 이어폰을 낀 여주에 효진이 아쉽다는 듯 흘낏 보더니 제 일을 시작했다. 





“…………”

“…………”





둘 사이 정적이 꽤 오래간다 싶을 때, 잠을 잘 자지못한 여주가 졸음이 밀려오는 듯 책을 척, 척, 척, 쌓더니 그 위로 볼을 겹쳤다. 벽 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눈을 감은 여주는 금새 잠에 빠져들었다. 노트북을 두드리던 효진은 엎드린 여주를 보곤 손을 멈췄다.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턱을 괸 효진.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목소리가 효진을 불렀다. 시험공부를 하러 온 승준이었다. 



“야, 너 뭐야? 누구랑 공부하,”

“야야 조용히해. 자잖아.”

“지금 여기 자체가 시끄럽거든?”

“가, 그냥;“




그래서 누군데? 신경질 내는 효진이 익숙한 듯 승준은 가지 않고 여주를 기웃기웃 바라봤다. 그런 승준에 한 번 더 짜증을 내려던 효진은 고개를 돌리며 몸을 들썩거리는 여주에 멈췄다. 승준은 기어코 여주의 얼굴을 확인하고선 놀란 듯 눈을 크게 떠보이며 소근거렸다. 




“뭐야..? 너가 뭔데 여주랑 같이 있어?”

“뭐?”

“여주 너 싫어하잖아.”

“싫어하는 거 아니랬….! …으느릈그든..?”

“허. 불편한 거나 싫어하는 거나. 그게 그거지.”




야. 여주랑 같이하는 거면 나도 앉아도 돼? 자리 없어.




효진이 무어라 화내기도 전에 승준이 여주의 옆, 효진의 앞에 앉았고, 효진이 승준의 다리를 발로 찼다. 



“아. 아 왜-.”

“안 가? 엉? 안 가? 안 가? 안 가?”


툭 툭 툭 툭! 점차 강도가 세지고, 승준이 다리를 피하며 헤실헤실 웃곤 노트북을 펼쳤다. 갈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어폰까지 꽂아버리는 승준에 효진이 한숨을 내쉬며 여주를 바라봤다.




“…………”

“…………”



시간이 꽤 흘렀을까, 승준의 인기척을 느낀 듯 여주가 부시시하게 눈을 떴다. 고개 그대로 들어올린 여주가 흐릿한 시야로 승준을 바라봤다. 그러자 승준이 고개를 돌리며 이어폰을 뺐다. 



“어 여주야. 깼어?”

“에, 에..? 오빠가 왜 여깄어요..?”

“아~ 카페 왔는데 자리가 없길래. 불편하면, 갈까? 응? 나 가?”

“아 아니요. 그건 아니고…”




장난스레 갈까? 하는 승준에 여주가 웃으며 손사레를 쳤다. 머리를 정리한 여주가 효진을 흘끗 바라봤다가 눈이 마주쳤다. 싱긋 웃는 효진에 여주는 아무 말 없이 책을 펼쳤다. 



사인용 테이블이었지만 인원이 셋씩이나 되어서는 자리가 꽤 벅찼다. 여주가 슬슬 불편함을 느낄 때쯤 승준이 밥먹고 수업을 간다며 몸을 일으켰다. 너 밥 안먹어? 승준의 물음에 효진은 무척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지만 여주의 눈치를 보며 난 됐어. 하고 말했다. 



밥을 거절하는 효진에 또 한 번 놀리려던 승준은 물어뜯을 것 같은 효진의 표정에 허허 웃으며 멀어졌다. 물론 여주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넨 뒤. 다시금 둘 사이 적막이 자리하고, 진짜 배고파진 효진이 여주의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 여주가 효진을 바라봤다. 




“밥, 안 먹어?”

“…나중에 먹으려고요.”

“배 안고파? 어떻게 안 고프지?”

“…………”

“…배가 안고파? 진짜?”

“…뭐, 그럴 수도..”

“…나랑 먹기 불편해서,”

“아니고. 원래 하루에 한끼 많으면 두끼 먹어요.”

”하루에 한끼?? 왜? 왜그러지?“

”…요즘 누가 삼시세끼 챙겨먹어요. 다들 바빠서 한끼 두끼 먹지..“

”그래도 기본이 두끼지 누가 기본이 한끼야.. 그렇게 먹어서 공부가 돼? 안돼!“

”…이상한데에 꽂히셨네.“




효진의 입장에선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식습관에 다시 되묻고 여주는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효진은 노트북을 반쯤 덮곤 여주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한 번 더 말했다. 




”그러지말고 나랑 밥 먹고 다시 공부하자.“

”…됐어요. 배고프면 밥 먹고 ㅇ,“

”나 싫은 거 아니라며.“

”…………”

“싫은 거 아님 밥 같이 먹자. 너가 같이 안 먹으면,”




자꾸 내가 확신이 생겨서 그래.


























“그래서. 둘이 같이 먹은 거라고?”

“…뭐. 그렇게 됐다고.”






효진과 점심을 거하게 먹어버린 여주는 한주의 저녁 제안을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편의점에서 밥 먹는거 보기만 해줄 수 없냐는 말에 여주는 한주의 앞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누구와 먹었냐는 한주의 물음에 여주는 담담하게 김효진. 하고 이름을 툭 뱉었다. 




”…야. 내가 합리적의심이 들어서 그러는데,”

“아 또 뭔 소리를 할라고.”

“아니 이젠 너가 싫어하는 건 잘 모르겠고,”



그 선배가 너한테 관심있는 건가?




푸흡, 켁, 한주의 말에 여주가 사레가 들린듯 켁켁거리고, 한주는 컵라면을 호로록 오물오물거리며 능청스레 말을 이었다. 




“아니 그렇잖아. 누가 나 싫다고 하면 걍 개무시하면 될 일이지. 뭘 그렇게까지 막, 응? 싫어하는 거 맞냐. 막 그런 걸 물어?”

“…누가 나 싫다고 하면 개무시가 돼? 난 안될 것 같은데. …더군다나 온 우주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뭔 소리야?”

“됐고. 그런 거 아닐 거라는 뜻이야. 그냥, 다 자기를 좋아하는데 아닌 사람이 있었고, 그게 조금 거슬리니까 그런거지.”

“아니야. 그래도 뭔 속 뜻이, …어 뭐야. 이승준선배네?”

“이 시간에?”




한주가 오물거리며 여주의 뒤로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그러자 여주가 뒤돌았고, 승준의 옆으로 방금 가게에서 막 나온 효진이 섰다. 여주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짐과 동시에 승준과 눈이 딱 마주쳤다. 해맑게 웃으며 손을 붕붕 흔드는 승준. 그러자 효진의 시선도 여주를 향했다. 




“아이씨, 야. 다 안 먹었어? 나 먼저 일어날,”




“여주! 여주 여기서 뭐해? 어 한주도 하이-.”

“안녕 여주야.”




”…에, 뭐… 이제 막 가려던 ㅊ,“

”밥 먹고 있었어요. 이제 후식 먹을라구요! 선배들도 같이…! 아! 아 왜 차는데!”

“…내가 뭐? …그럼 너 이제 혼밥 안해도 되니까 나 가도 되지?”

“에? 야 섭하게 그럴 일이야?”

“나 피곤해. 간다.”



“뭐야- 여주 가는 거야?”

“오빠도 일찍 들어가요~ 회로 다 못 외웠다고 또 내일 난리칠라고?”

“에이~ 잠깐 얘기하다가 이따 들어가서 또 외우면 되지! 너도 얘기하다가 같이 들어가자!”

“아 됐어요- 선배가 후배 꼬드기는 것좀 봐. 저 갈게요~”



장난스레 붙잡는 승준의 말에도 기어코 테이블에서 일어난 여주가 멀어져갔다. 승준이 여주가 앉았던 자리에 앉으며 효진을 불렀다.



“야 너 뭐 아이스크림? 먹을 거야?”

“…나 먼저 갈게.“

”아 또 여주 쫓아가? 너 진짜-!“



승준의 외침을 뒤로한 채 여주를 따라가는 효진. 한주는 그 뒷모습을 보더니 승준을 향해 말했다.



“둘이 뭐 있죠.”

“글쎄. 그나저나 여주는 진짜 효진이 싫대?”

“제가 보기엔… 싫어하는 것 같긴 하거든요?”

“왜?”

“몰라요. 근데 자기 말론 싫은 건 아니라고, 불편만 하다고..”

“왜 불편하대?”

“그걸 말 안해줘요. 어쩌면 지도 모르는 걸지도…”

“여주가 의미없이 사람을 싫어하고 그럴 애가 아닌데…”

“그니까요. 선배도 그렇게 생각하죠?”





“아니 근데. 그렇다고 효진이랑 여주가 접점이 있었어? 올해 처음 본 거 아니야? 효진이 복학하고.”

“그쵸.”

“근데 효진이도 원래 저런 애가 아니었는데…”

“그쵸. 효진 선배 성격에 그렇게 자기 싫어하는 애를 신경쓸 선배가 아니지않아요?”

“그니까. 그냥 무시하고 말 앤데…”





왜 갑자기 여주한테 꽂혔지?






















“여주야!”

”…………“

”같이 가자.“

”…같이 안 먹어요?“

”나도 그냥 피곤해서 가려고.“

”그럼 후문에서 버스타는 게 더 낫지 않아요?“

”그냥 너 데려다주고 택시,“

”…………“

”…타려고.“




자연스레 나온 ‘택시’라는 단어에 효진이 잠시 멈칫했다가 말을 이었다. 여주는 그런 효진의 모습에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효진은 여주를 나지막이 부르며 말했다.




“있잖아 여주야,“

”…………“

”너가 본 그 집은 아마 우리 본가일 거고… 난 그냥 자취방에 살아.“

”…………“

”난 뭐 경영에 관심도 없고, 경영학과인 우리 누나가 받을거고..“

”그런 얘기를 왜 저한테 하세요?“

”..너가 나를 불편해하는게, 그 이유인 것 같아서.”

“그렇게 해명 안 해도 돼요. 뭐.. 계속 볼 사이도 아니고, 그렇게 변명하는 것도 이상해요. 그냥 선배는 그런 집에서 태어난건데, 그걸 왜-,“





“너랑 친해지고싶어서.”

“…………”

“난 너랑 계속 보고싶어서 그래.”

“…왜요?”




여주가 우뚝 걸음을 멈춰섰다. 그러자 효진도 여주의 옆에 멈춰서고, 효진은 슬며시 여주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뭐, 승준이랑도 친하고, 한주랑도 친한데 너가 날 불편해하잖아.“

”…………“

”나 있는 술자리는 나오지도 않고, …방금처럼 나 있으면 이렇게.. 먼저 가 버리고.“




”…제가 선배라면 그냥 저를 무시하겠어요.“

”…………“

”수많은 사람들이 날 좋아하고, 부족한 거 하나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선배가 뭐하러 자기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애한테 꽂혀서는. 뭐하러 마음 상하는 짓을 자처해요?“

”…………“

“관둬요. 저도 왜 선배가 불편한지 명확한 이유를 모르는데-,”

“그럼 그거 알기 전에 좋아지면 되잖아.”

“…예?”

”앞으로 나 피하지마.“

”…선배가 그래도,“

”내가 계속 만나자고 할테니까,“





그냥 거절만 하지 말아봐. 





















“으 씨. 문제 존-나 지엽적으로 냄. 인정? 곽교수 진짜 내가 다음에 곽교수 수업 들으면 내가 병신이지 내가.”

“됐어. 몰랐던 것도 아니고.”





마지막 시험이 끝났다. 옆에서 한숨을 푹푹 내쉬는 한주와 달리 이미 체념한듯 한 여주는 사물함을 닫으며 복도를 빠져나왔다. 그 옆에 선 한주가 물었다. 



“어디가게? 시험도 끝났는데,“

”시험 끝나면 뭐해. 발표의 연속인데. 카페가서-,“

”아이씹, 장난해? 야. 언니 화나게 하지말고 당장 따라와.“

”아 미친! 어디가는데!“



여주를 질질 끌고가는 한주에 여주가 소리쳤다. 그 사이에 한주가 저 먼발치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는 승준을 불렀다. 




”어 선배!“

”어 한주 하이~ 여주도 하이~“

”선배 어디가요?“

”나 애들이랑 술마시러. 너희도?“

”하 딱이다 딱. 따악 여주랑 둘이 지금 술 까러 가려그랬거든요~”

“같이가면 되겠네! 어차피 너희 다 아는 애들이야.”

“좋아요!”





“이그 은느? 느 은근드그…”

“안가긴 어딜 안가. 너 스트레스성 두통도 오지면서 시험 끝나고 바로 발표준비를 하려고 해?”

“하아 진짜…”




“어 효진아. 글로 바로 갈 거야?”


아아. 재영이 차타고 간다고? 어어. 어. 어 알았어. 먼저 시켜놔 그럼. 어~





기어코 여주를 끌고가는 둘 덕에 여주는 그 날 이후 처음으로 효진을 만나게 됐다. 술집에 들어서자 술은 무슨 식사를 하고있는 효진을 마주한 여주가 효진의 앞에 앉았다. 효진이 오물거리며 살풋 웃고, 여주가 물 잔을 채우며 살며시 목례를 했다.




“아 이제야 중간고사가 끝난거라니. 진짜 믿기지가 않아 믿기지가.”

“아니 형. 벌써 곧 체육대회예요 이거 맞아?”



서로의 잔이 채워지고, 가벼운 대화가 오가기 시작했다. 조별과제는 어떻게 됐냐는 둥, 누구와 누가 깨졌다는 둥, 후문 자취방은 값이 너무 비싸다는 둥. 효진은 보통 말없이 먹으며 한 두마디 얹을 뿐이었고 여주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그 틈에 평소 술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효진의 잔을 채우고 또 채운 아이들. 슬슬 효진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고, 여주는 이미 어지러움을 느끼는 수준이었다. 술이 센 한주의 작품이었다.



효진이 취기가 슬슬 올라올 무렵 한 번 더 잔을 채우려하던 승준에 효진은 제 잔을 막았다. 



“에이- 오늘 같은 날 왜 빼~”

“아 나 그만. 안돼 이제.”

“에이~ 그래그래 봐줬다. 자 그럼 여주~”

“안돼.”



텁. 여주의 잔을 자신의 손으로 막은 효진. 여주가 떨떠름하게 효진을 바라보고, 승준은 효진의 팔을 잡았지만 효진의 팔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 얘가 왜이래~ 여주 마신다는데~!”

“너나 많이 마셔. 어?”

“아니 너 말고 여주 준다니까 여주?”

“그니까 됐다고. 너나 마시라고.”




아예 여주의 잔을 제 앞으로 옮기고 꼬옥 잔 입구를 손바닥으로 막고있는 효진. 그 모습을 본 승준이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치며 소주병을 내려놓으려던 찰나, 여주가 승준이 들고있던 병을 앗아들곤 병나발을 불었다. 사방에서 여주를 불렀지만 여주는 눈을 질끈 감곤 꿀꺽 꿀꺽 꾸울 꺽. 크게 세 번을 삼켰다. 탁-!! 소리나게 잔을 내려놓은 여주가 제 입가에 묻은 물기를 닦으며 효진을 바라봤다. 눈빛이 꽤나 공허했다. 




“이렇게, 마셔버리면, 되지. 허!”

“…………”




여주가 효진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크게 헛웃음을 치곤 옆에 앉아있는 한주에게 기대 눈을 감은 여주. 승준을 소주병을 들어 여주가 마신 양을 확인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어우 많이도 마셨네~ 야야 한주야 여주 데리고..!”

“누가아~! 누가 마니마셔. 앙? 오빠. 저 아직이거등요?”



“선배. 여주 한 번 뒤틀리면 답 없어요~ 냅둬. 얘 집에는 잘가요.”




자자 일단 마저 마셔~!




한주가 승준에게 말하곤 잔을 들었다. 구석 벽에 기대선 눈을 감고있는 여주를 보던 효진이 자신이 막고있던 잔에서 손을 스르르 내려놨다.


















내가 데려다줄게.



흐물거리는 한주와 여주에 가장 멀쩡한 효진이 말했다. 효진이 앞에 타고 뒷자석에 탄 한주와 여주. 기숙사에 도착하자 한주가 차에서 내렸고, 여주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문을 닫아버렸다. 놀란 효진이 뒤돌아 여주를 바라봤다. 




“여주야 너도 내ㄹ,”

“아즈씨 출바알-!“

”아니 기사님 잠시만요. 여주야 기숙사 다왔어. 응?“




그러자 여주는 몸을 일으켜 효진의 얼굴에 바짝 제 얼굴을 들이밀더니 풀린 눈으로 효진의 눈을 맞추며 말했다. 





“오늘 내 룸메 업거든요.”

“…어?”

“혼자 자기 시르니까, 그냥 가요. 츨발.”



아즈씨 출바알~!




풀썩. 여주가 다시 등받이에 제 몸을 맡겼다. 한숨을 푹 내쉰 효진이 제대로 앉더니 …일단 그럼 출발해주세요. 하고 말했다. 



기어코 효진의 오피스텔 앞에 내린 여주. 효진이 안절부절 못할 때 여주는 고개를 쭈욱 들어올려 오피스텔을 바라봤다. 그러다 뒤로 넘어가 놀란 효진이 여주를 부축했고, 기어코 여주는 풀썩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어, 여주야. 조심해야지.”

“…역시.”



역시 자취방도… 으리으리하네여. 




여주가 헛웃음을 치며 효진에게 말했다. 효진이 여주의 말에 아무 대답도 못하자 여주가 물었다. 




”몇층이에요?”

“…17층.”

“우아 높디 높네에… 못 세겠는데요?”



일 이 삼 사… 사 오…육…



실눈을 뜬 채 하나씩 세던 여주의 옆에 쪼그려 앉은 효진이 손을 쭉 뻗더니 말했다. 




“위에서부터 세면 쉬워. 이십층 건물이니까,”

“…아,”

“저기서부터.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여기. 불 꺼진 창문.”

“……아아 보인다.”

“…춥다. 일어나자 여주야.”




효진이 먼저 몸을 일으키더니 여주를 향해 손을 뻗었고, 여주가 그 손을 잡곤 몸을 일으켰다. 휘청거린 여주가 효진의 가슴팍에 제 머리를 부딪히고, 놀란 효진이 여주의 어깨를 감싸잡기도 전에 여주는 제 이마를 부여잡으며 효진에게서 멀어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차도라 위험해.”

“…………”

“들어가자.”




효진이 여주의 손을 잡았다. 















이불이 하나 뿐이었지만 효진은 고민도 하지 않은 채 여주에게 제 침대를 내어줬다. 자신은 소파에 누울 생각인지, 방 불을 끄고 나가려는 효진. 여주는 고개를 비스듬이 하곤 눈을 꿈뻑였고, 나지막이 효진을 불렀다. 문고리를 잡고있던 효진이 문을 닫다 말곤 여주를 바라봤다. 거실 불에 역광이 되어 효진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는 여주가 잠시 미간을 구겼다. 





“…나 보고있능겅가..?”

“뭐 필요한 거 있어?”

“…일루. 일루와봐요.”

“…………”



여주의 손짓에 효진이 문고리에 손을 스르륵 놓으며 여주에게 다가섰다. 그러자 여주가 대뜸 효진에게 손을 뻗었고, 영문도 모른 채 손을 내민 효진은 순간 눈이 동그래졌다. 제 쪽으로 휙 자신을 당기는 여주 덕이었다. 순간 여주의 옆에 풀썩 눕게된 효진. 놀라 일어나려했지만 여주의 물음에 효진의 행동이 그대로 멈췄다. 




“기부니 어때여.”

“…무 무슨 기분..?”

“온 우주한테 사랑받는 거요.“

“…………”

“그거 기분 막 어때요. 난리나죠?”

“…………”

“나 쫌만,”

“…………”

“쫌만 나눠주면 안되나.”

“…………”

“사랑이 뭔지만 좀 알게요.”



그게 얼마나 달콤한 건지, 조금이라도 알게.





자조적인 웃음에 더이상 효진은 왜 자꾸 자신이 온 세상에게서 사랑받는 것처럼 말하느냐고 여주를 나무랄 수 없었다. 여주도 어쩔 수 없이 새어나오는 말이라는 걸 지금 제 두 눈으로 확인했으니. 




“…온 우주가 날 사랑하진 않던데.”

“…………”




그렁그렁. 눈에 맺힌 눈물이 밖에서 새어들어오는 빛에 비춰졌다. 효진은 그 두 눈을 맞추곤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주의 눈이 파르르 떨리더니 졸음이 밀려오는 듯 결국 완전히 감겼다. 툭, 여주의 눈물이 떨어졌다. 여주의 머리칼을 정리한 효진이 한마디를 더 얹었다. 




“아직 너가 날 좋아하지도 않잖아.”

“…………”

“근데,“





내가 받은 건 너 줄게, 여주야. 




























“…아으, 머리.”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여주가 중얼거렸다. 주변을 둘러본 여주는 흠칫거리고, 곧 어제 자신의 추태를 떠올렸다. 한숨을 내쉬며 제 머리를 쓸어올린 여주가 침대에서 빠져나와 화장대 거울 속 제 모습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니? 응?”



여주가 제 앞머리를 정리하곤 숨을 푹 내쉬곤 문고리를 잡아돌렸다. 그러나 집에 아무도 없다는 걸 알리듯 고요했으며 주변을 둘러보던 여주는 식탁 위에 자리한 포스트잇을 톡 뗐다. 




‘나 1교시가 있어서 먼저 갈게! 이따 나오면 연락 줘. -효진‘




“…………”





민균이 집도 아니고, 승준오빠네도 아니고. 진짜 김효진… 한숨을 깊게 내쉰 여주가 포스트잇을 곱게 접어 제 바지주머니에 넣더니 금새 집을 빠져나왔다. 익숙하지 않은 거리에 배터리가 반토막이 난 휴대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거리를 거닐고 버스를 탄 여주가 한시간 채 안 돼 기숙사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씻은 여주가 다시 준비를 하고는 가방을 챙겨들곤 방을 나왔다. 동시에 휴대폰을 귀에

가져다댔다. 민균이었다. 




-네 누나!

“점심 먹었어?”

-아뇨~ 안그래도 연락할라했는데. 회관에서 국밥먹을까요?

“그럼 회관에서 보자. 나 지금 기숙사에서 출발해~”

-네~




짧은 통화를 끝낸 여주가 돌돌 뭉쳐있는 이어폰을 꺼냈고, 느릿하게 풀더니 휴대폰에 연결했다. 툭, 동시에 화면이 켜지고 반의 반토막이 난 배터리를 본 여주가 한숨을 내쉬었다. 과사에 충전기가 있던가. 





기숙사 건물을 빠져나온 여주. 슬슬 여름이 다가오는 듯한 날씨에 걸맞지않은 여주의 맨투맨. 자신도 그걸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딱히 덥진 않은 듯 터벅터벅 발걸음을 이어나갔다. 그 뒤에 걸음 하나가 붙은 줄도 모른 채. 





“…………”

“…………”




예쁜 미소를 걸치고 있는 효진이 걸음을 재촉하더니 여주의 어깨를 톡톡, 쳤다. 여주가 놀라 이어폰을 빼며 뒤를 돌았다. 짧은 단발이 살짝, 휘날렸다. 




“…어,”

“안녕-. 언제 나왔어? 연락 달라고 쪽지 남겼는데. 못 봤어?”

“…밥 먹고 하려고 그랬어요.”

“..어제 일이 기억 안 나는 건 아니지..?”

“…네, 뭐. 다 나요. 다 나서 좀 곤란한 중이요.”

“뭘 곤란해- 그런 날도 있는 거지.”

“추태 부려서 죄송해요. 다음부턴 이럴 일-,”

“왜? 난 좋았는데.”

“…………”

“가자. 해장은 해야지.”

“…저 민균이랑-,”

“나도 같이 먹기로 했는데?”




효진이 웃으며 능청스레 답하고 먼저 앞장서자 여주가 미간을 구겼다가 표정을 풀곤 효진을 따랐다. 



먼저 도착해 주문까지 해놓은 민균이 둘을 향해 손을 흔들고, 여주가 민균의 앞에 앉으며 말했다. 



“밥 사주려 그랬는데. 커피는 내가 살게.”

“에이- 됐어요~”

“이것 저것 너한테 고마운게 워낙 많아야지.”

“나도 그만큼 많아요~ 그리고 누나 평소에도 종종 많이 사잖아요~”



456, 457, 458번- 나왔어요~ 식당 아주머니의 말씀에 셋이 일어나 음식을 받아오고, 여주는 몇 숟가락 뜨자 그제서야 속이 편해진듯 표정이 유해졌다. 그러자 민균이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누나. 누나 은근 효진이 형 닮았다니까요?”

“…내가 뭘?”

“효진이형 공복이면 완전 예민해지는데-,”



“야 내가 뭘 예민해져-.”

“아잌 근데 누나도 음식 들어가면 표정 싸악 좋아져요! 효진이형이랑 똑같아 완저언!”




“야야. 밥 안먹으면 당연히 예민해지지~ 밥이나 먹어.”

“누나 진짜 은근 닮았다니까요? 성격면에서도?”

“알았으니까-,”




“좀 닮았어? 우리?”

“형. 진짜 볼 수록 비슷해요.”

“잘 어울려?”

“에? 그런 의미,”

“여주랑 잘해보려고.”



”에?“

”컥,”




”우리 어제 약속했잖아.“

”아니-,“

”내가 알려주기로 했는데.“






사랑.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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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왕작가님최고ㅠ효진글....
6개월 전
독자2
전 솔직히 여주가 싫어하는 이유가 모호해서
좋았어요 캐릭터 빌딩도 되게 잘된거 같고
잘봤어요

6개월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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