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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 저는 불륜녀입니다_02 | 인스티즈

저는 불륜녀입니다_ 사랑하는 파도에게

w.1억 










아이들과 떡볶이를 먼저 다 먹은 파도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면서 우석에게 목례를 했고, 우석은 팔짱을 낀 채로 먹지도 않고 앞에 앉은 아이들을 보다가 급히 팔짱을 풀고선 똑같이 목례를 했다. 



"쌤! 쌤은 안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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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너희 많이 먹어."


"오예!"


"먹고싶은 거 있음 더 시키고."


"저희 핫도그 하나씩 먹어도 돼요?"


"어. 당연하지."



안 먹고싶다더니.. 엄청 잘 먹네.



"쌤도 파도 쌤 좋아해요?"


"응? 참.. 무슨 소리야 그게? 내가 왜 파도 선생님을 좋아해?"


"우리 학교 애들중에 파도 쌤 싫어하는 애들 없거든요."


"아.. 그래?"


"네!"


"…파도 쌤이.. 왜 좋은데?"


"우선 예쁘시구요! 착하시구요! 저희랑 잘 놀아주시구요! 가끔씩 맛있는 것도 사주세요!"


"…그래?"


"파도 쌤 예쁘시지않아요?"



아이의 말에 우석은 잠시 아무말도 못한 채로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그렇지'하며 물을 마셨다.







집에 와서는 몇시간 동안 죽은 듯이 불도 안 키고 누워만 있었다. 집에만 오면 왜 이렇게 모든게 귀찮아지고 움직이지도 싫은지.

집에 반찬이 없던지는 꽤 오래 되었다. 해먹기도 귀찮아서 컵라면만 쌓아놓고 살았는데..



"없네.."



컵라면이 떨어져야지만 나는 집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문을 열면 문이 열리면서 무언가 쓸리는 소리에 문 앞을 보자 디저트가 가득 담긴 종이가방이 있었다.


[밥 먹는 게 귀찮으면 간식이라도 먹어]


포스트잇에는 선생님의 글씨가 적혀있었다. 선생님도 이제 날 외면하는 게  한계인 걸까. 여태 날 보고 잘 참더니만 왜 조금 더 버티지를 못해.

내 마음은 또 이상했다. 아직도 선생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종이가방을 들고선 집 안에 둔 채로 나왔다. 

선생님이 주신 빵도 아직 한 번도 열어보지않았는데.. 그럴 걸 알면서도 또 챙겨주는 것만 같아서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꾹 참았다. 나도 어른이니까 눈물 정도는 참을 수 있는 어른이니까. 



'편의점 음식으로 배 채우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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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음식도 맛있는 게 꽤 많아서 나쁘지않던데.'


'밖에 나가면 맛있는 음식들이 더 많으니까 편의점 음식은 굳이 안 먹게되는 것 같아요.'


'밖에 음식들이 질릴 때 편의점 음식 먹어주면 또 맛있어.'


'흐음.. 그래요? 근데 선생님이 편의점 음식 먹는다니까 왠지 안 어울린다.'


'그래? 요즘 자주 먹어.'


'자주~?'


'응.'




익숙한 듯 나는 매일 먹는 컵라면을 집었고, 오늘은 이상하게 편의점에서 먹고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선생님이 떠올랐다.

내 맞은편에 앉아서 어색하게 삼각김밥을 잘 못 뜯던 선생님이 떠올라서 작게 웃음이 났다.  

많이 먹어본 것 같았는데 아닌가봐요- 장난치면 선생님은 '요령이 없어서..'하며 머쓱한 듯 웃곤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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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선생님은 평소에 왜 편의점 음식 먹어요? 어머님이랑 같이 사신다면서요. 그럼 보통 같이 식사하지 않아요?'


'…아.'


'….'


'혼자 드시는 걸 좋아하셔서. 웬만하면 따로 먹어.'


'응? 왜? 아들이랑 같이 먹으면 좋잖아요.'


'글쎄..'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믿은 내가 등신이었다. 아들이랑 밥 먹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냐고. 

아내가 바람나서 집에 들어가기 무서워 밖에서 끼니를 때운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어서 마음이 아팠다. 선생님이 미안하다며 심란한 표정을 아니 표현하기도 힘든 표정을 하고 있던 것도 계속 떠올라서 미칠 것 같았다.

불만을 가진 건 아니었다. 선생님은 나에게 선물을 많이 주고싶어했고, 맛있는 걸 매일 먹였다. 그러다 밤에 컵라면이 먹고싶단 말에 연애하면서 딱 한 번 편의점에 온 거였는데. 이것저것 먹고나서 배부르다고하자 



'편의점에서 배부르게 먹여서 미안해… 내일 저녁에는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멋쩍은 듯 웃으며 말하던 선생님이 또 떠올라 날 미치게했다. 












다음 날 우석은 출근하자마자 파도의 자리를 확인했다. 아직 안 왔네.. 평소처럼 늦게 들어오려나? 시계를 늦게 확인한 우석은 이제 들어오겠다며 교무실 문을 보았다.

마치 교무실에 최대한 조금 있겠다는 듯이 늦게 들어왔다가 일찍 나가는 파도에 우석은 또 그게 신경이 쓰였다. 



"점심 맛있게 먹어요~"



우석에게 선생님들이 점심 맛있게 먹으라며 웃으며 말을 건넸고 우석은 '네 선생님도요'하며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니 이제서야 보였다. 고파도 저 선생은 점심을 먹지 않는다. 다들 모여서 점심을 먹으러가면, 고파도는 혼자 교무실에 남아있다.

파도를 지나쳐 교무실에 나온 우석의 표정을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학교가 끝났고, 우석은 빼꼼히 고갤 내밀어 파도를 확인했다. 오늘은 퇴근 안 하네.. 또 종이학 접나? 가려져서 보이지도않네..

조심스레 일어서 퇴근하는 척 지나가면서 볼까하며 파도에게 향하던 우석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한 듯 했다.

오늘도 종이학을 접고있는 파도에 우석은 저도 모르게 멈춰서서 파도를 내려다보았다. 파도는 흠칫 놀라서는 우석을 올려다보았다.

딱히 할말이 있어서 멈춰선 건 아니었는데.. 뻘쭘한 듯 지나치려고하면 파도가 우석에게 말을 건넸다. 



"…죄송해요."


"……."


"저 때문에.."




우석은 사과하는 파도가 이해가 가질않았다. 여기서 도대체 뭐가 죄송한데. 그리고 죄인이야? 왜 고개는 푹 숙이고 말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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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죄송한데요."


"괜히 저 때문에 이상한 소문만 돌고.. 난감하게 만든 것 같아서.. 사과드리고싶었어요. 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


"그쪽이 왜 조심해요. 내가 왜 난감해. 내가 화난 이유는 그게 아닌데.. 다들 진짜.. 바보인가."


"…네?"



바보인가- 이 말에 화들짝 놀라 이제서야 우석을 올려다보는 파도에 우석은 그와중에 진짜 작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본인이 말도 안 되게 큰 것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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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확인해보지도 않고 무작정 소문을 진짜라고 믿는 그 사람들이 꼴보기 싫었을 뿐인데. 왜 그쪽이 미안하냐구요."


"…어찌됐건 저랑 같이 있었다는 이유로.."


"그쪽이랑 같이 있었다는 이유로 내가 무슨 이미지가 됐던 말던 나는 신경 안 써요. 그러니까 사과하지 마요."


"……."


"그리고 바보예요? 남들이 그렇게 욕해대는데 왜 가만히 있어요? 적어도 대놓고 그쪽 욕할 때는 화도 좀 내고, 하지 말라고 말이라도 좀 해야되는 거 아닌가?"


"…제가 큰 잘못을 해서.. 그래서.. 저랑 같이 있어봤자 좋은 소리 못 들으니까. 앞으로는.. 이런 대화도 안 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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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저지를 깡은 있으면서 자기 욕하는 사람들한테 욕할 깡은 없나."


"……."


"진짜 이해가 안 가서 그래요. 제발 사람들한테 뭐라고 좀 해요. 답답해 죽겠네. 그렇게 당당하게 계속 다닐 거면 화라도 좀 내라구요."


"…왜 이렇게 화를 내세요."


"…아니 저는 답답해서..!"


"……."


"그렇죠.."


"……."



파도는 또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착한 표정으로 우석을 올려다보았고, 눈을 마주치다가도 우석이 급하게 입을 열었다.



"먼저 가볼게요."


"……."



아, 네가 뭐냐 아,네 가.. 저 바보 진짜. 나이를 거꾸로 먹은 거야? 왜 저렇게 바보같은 거냐고. 내가 이렇게 지한테 뭐라하는데 또 아무말도 못하고 '나 착해요'하고 쳐다보고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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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멍청하네."











다음 날 파도는 또 밥을 먹지않았다. 남들 다 밥 먹으러 나갈 때 교무실에 앉아서 하지않아도 되는 일들을 하는 파도를 보고있던 우석은 소리없이 일어나 교무실에서 나왔다.

파도는 안 그런 척했지만 우석의 눈치를 보고있었다. 갑자기 어제 자신에게 화낸 우석의 눈치를 안 볼 리가 없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않아서 우석이 교무실에 들어왔고, 학종이를 접는 파도의 책상 위로는 빵과 우유가 놓여진다. 파도가 흠칫 놀라 고갤 들면 우석이 자신을 내려다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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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왜 굶어요. 그쪽들이 나 싫어해서 눈치보느라 밥 안 먹어요하고 시위라도해요?"


"…."


"…"


"…감사한데.. 이렇게 챙겨주지않으셔도 돼요."


"감사하면 먹어요."



그렇게 교무실은 정적이 흘렀고, 파도는 빵과 우유를 먹을 생각조차 없어보였다. 

학교가 끝나서 먼저 퇴근하던 우석은 파도의 자리를 지나면서 책상 위를 보았다. 먹지도 않았네. 내가 주는 거라 안 먹겠다 이건가.. 또 사람들 눈치나 보고있나보지.






다음 날 우석은 아이들을 데리러 1반으로 향했다. 교실 앞에서 멈춰선 우석은 들어가지도 않고서 교실 안을 조심히 살펴보았다.



"선생님 저도 종이학 갖고싶어요!!!"


"선생님 선생님! 어제 엄마가 친구들이랑 같이 끼우라고 반지 사줬어요! 선생님도 줄게요!"



한 아이가 반지가 여러개 들어있는 1000원짜리 반지를 샀다며 파도에게 보여주더니 곧 엄청 작은 새끼손가락에나 들어갈 법한 반지를 파도의 손에 끼워주었다.

'고마워'하며 보기 좋게 웃어보이는 파도에 우석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러다 옆에 선 아이가 '선생님 뭐하세요오?'하고 순수한 얼굴을 하고 물으면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허리를 숙여 아이와 눈을 맞춘 우석은 아이에게 빵 두개와 쥬스 두개를 건네며 말했다.


"저기 은서야."


"…."


"이거 파도 쌤 드시라고 해. 이건 은서 먹구 알았지?"


"네! 감사합니다!"



은서와 같이 문을 열고 앞문으로 들어선 우석은 파도와 눈이 마주쳤고.. 곧 은서가 파도에게 다가가 빵을 건네주며 말한다.



"이거 체육 선생님이 드리래요! 이건 저 주셨어요!"



파도는 물음표를 띈 얼굴로 우석을 올려다보았고, 우석은 무심히 파도를 바라보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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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주는 건데 좀 먹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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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에 파도는 빵을 손에 쥔 채로 벙쪄서는 우석을 올려다보았고, 우석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목례를 하고선 아이들에게 체육관에 가자고 말한다.

꾸벅- 고개짓으로 인사를 건네고선 나간 파도가 복도를 걷자 창문으로 보였고, 우석은 힐끔 파도를 볼 뿐이다.






학교가 끝나고 갑작스레 비가 내렸다. 소나기였다. 체육관을 정리하다보니 늦게 퇴근을 하게 됐다. 교무실에 왔을 때는 파도도 없었고.. 오늘은 학 안 접나?

괜히 혼잣말을 하며 교무실을 둘러보던 우석은 우산을 챙겨 교무실에서 나왔다. 학교 건물에서 나오려고 했을까.. 보려고하지 않아도 파도는 항상 우석에게 눈에 띄었다.

우산이 없는지 나가지도 못하고 손을 뻗어 손바닥에 비를 맞아보이는 파도에 우석은 파도 뒤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다 옆에 섰다.

파도가 흠칫 놀라 우석을 바라보았고, 우석은 그런 파도를 내려다보다 말한다. 파도는 우석이 자신을 갑작스레 쳐다봐 놀란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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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없어요?"


"…네?"


"이거 쓰고 가요. 저는 차 타고 가면 돼요."


"감사하지만.. 괜찮아요."


"쓰고 가지던가 버리던가 해요. 집에 우산이 많아서."



우석은 파도의 품에 아무렇게나 우산을 밀어넣고선 손으로 머리 위를 가린 채로 뛰다가도 갑자기 뒤돌아 파도를 바라보았고, 파도는 벙찐 표정으로 우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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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면 좀 먹고, 써요. 거절할 거면서 왜 자꾸 감사하대."



저 말을 끝으로 바로 뒤돌아 가버리는 우석에 파도는 우석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좀 이상한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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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파도는 우산을 펼쳐보였고, 생각보다 너무 큰 우산에 엇..하고 당황한 듯 멈춰서 움직이질 않는다.






또 다음 날이 되었다. 비는 아침에 막 그쳐서 오지않았지만 날은 아직도 우중충했다. 출근하자마자 우석은 선생님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오늘도 어김없이 옆에 앉은 방 선생은 다른 선생과 파도의 욕을 한다.

파도가 교무실에 들어오면서 욕은 멈추기는 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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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에 어제 빌려준 우산을 들고있는 파도를 본 우석은 기분이 이상해졌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눈이 마주칠까 급하게 우석이 눈을 돌렸다.

점심이 되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파도는 밥을 먹으러 갈 생각을 하지 않았고, 우석은 또 빵을 사다 줄 생각으로 매점으로 향했다.

빵을 챙겨 교무실 문을 열려고했을까. 교무실 창문 안으로 보이는 파도의 모습에 우석은 문을 열 수가 없었다. 뒤돌아 있어서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정확하게 빵을 먹고있었다.

빵을 한입 가득 넣어 먹었는지 볼이 빵빵해져서는.. 천천히 씹고있는데.. 콜록콜록- 걸렸는지 기침까지 하는 파도에 우석이 조용히 '쥬스'하고 보이지도 않는 사람에게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우석의 말을 들어주기라도한 듯 바로 쥬스를 마시는 파도에 우석은 안도하는 듯한 표정을 하다가도 들어가지도 못하고 서있다가 뒤를 돌았다. 혼자 있게 두자.





학교가 끝나기 전에 일이 있어서 먼저 퇴근한 우석은 학교에 두고온 게 있어서 잠깐 학교에 들렀다. 퇴근 시간은 한참 지나서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교무실에 불이 켜져있자 당황한 듯 우석은 문을 열지도 않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도 없네..하며 문을 열려고했을까..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멈춰섰다.



"다음부턴 안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파도의 목소리였다. 파도 앞에 서있는 사람은 지훈이였다. 지훈의 손에 들린 건 샌드위치와 우유가 든 종이가방이었고, 파도는 그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로 있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둘.. 끝난 거 아니었어? 의심하며 몰래 안을 보던 우석은 둘의 목소리에 집중을 했다.



"선생님이 주신 빵도.. 간식들도 아직도 그대로 있어요. 건들 생각도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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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주기만 해줘. 다른 거 안 바래."


"선생님이 주신 건 먹을 수 없어요.."


"내가 준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먹기만 해."


"어떻게 그래요."


"…."


"저 좀 그냥 두면 안 돼요?"


"…."


"제가 정말 죽어야지 그만두실 거예요?"


"…아직도 너를 좋아하는데 어떻게 그만 둬. 죽는다는 소리도 그만해. 내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 제발 그만해.. 언제까지 불륜한 사람으로 살아갈래."


"…불륜한 사람 맞잖아요. 선생님이 가정이 있던 걸 몰랐어도. 그래도.. 남들이 보기엔 제가 불륜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런 건 신경쓰지 마.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는 상관없어. 진실이 중요한 거야."


"진실.."


"…."


"진실이 밝혀지면요? 선생님은 어떻게 되는데요."



파도의 말에 지훈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우석은 이 상황이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당황한 듯 인상을 쓴 채로 그 둘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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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은 흥분한 것 같았지만 톤은 꽤나 일정했다. 그렇게 보이지만.. 둘은 꾹 참고있는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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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는 선생님 붙잡고 들이댄 사람으로 마무리 돼서, 나만 욕 먹고 학교 잘 다니면.. 그냥 그러면 되는 거잖아요. 이것 말고는 없어요.."

"…."


"선생님이 가정 있는 거 감추고 나랑 만난 거 알게되면 바로 학교 잘려요. 그럼 아이는요? 그 아이는 선생님이 진짜 아빠라고 생각한다면서요. 그럼 그 아이가 받을 상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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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네가 그 아이까지 신경쓰는데. 당장 네 인생부터 신경 쓸 생각을 해야지."


"어떻게 그래요. 나도 아이들 가르치는 선생인데."


"…."


"사람들은 선생님이 바람난 와이프가 이혼을 몇년 동안 해주지 않았고, 피 한방울 안 섞인 아이를 몇년간 키워줬던 것 따위 신경쓰지않아요. 그저 어린 여자랑 바람 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지."


"파도야."



파도를 설득하려는 듯 다가오는 지훈에 파도는 책상 위에 있던 커터칼을 들고선 자신의 손목 위를 그을 것처럼 행동했고, 지훈은 놀란 듯 눈이 커져서는 멈춰섰다.

놀란 건 지훈뿐이 아니었다. 우석이 문을 열 것처럼 문고리를 잡았다가도 곧 행동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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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냥 내가 못된 년 하게 해줘요."


"…."


"난.. 선생님이 이러는 게 제일 힘들어."



파도가 커터칼을 내려놓고선 교무실에서 나오려고하자, 우석은 급히 벽 뒤로 몸을 숨겼다. 심장이 쿵쾅 쿵쾅 뛰었다. 파도가 가고 교무실 안에서는 지훈의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물을 참는 듯 억누르지만 자꾸만 나오는 눈물에 지훈은 그렇게 한참을 교무실에서 나오지도 못한 채 있었고, 우석 또한 벽뒤에 여전히 서서는 이 모든 상황을 다 보고나서야 움직일 수가 있었다.













[감사합니다]



책상 위에 우산과 작은 포스트잇에 써진 작은 글씨. 우석은 참.. 파도같은 행동이란 생각이 든다. 이걸 그냥 얼굴 보고 주는 것도 못해?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이유도 설마 이거 주려고? 자신보다 먼저 출근한 파도에 무슨 일이지 싶었는데.. 이런 이유인가 싶어서 조금은 웃음이 나온 우석이다.

어제 교무실에서 그 심각한 대화를 듣고나니 우석은 괜히 파도를 힐끔 보기도 무안해졌다. 엿들으려고 엿들은 건 아닌데.. 괜히 좀 그랬다.

파도는 우석에게 관심도 없어서 보지도않는데 괜히 우석은 파도가 움직일 때마다 시선을 돌리곤한다.


오늘은 학교에 행사가 있어서 퇴근이 평소보다 빨랐고, 우석은 행사 덕분에 오늘 하루 쉴 수 있었다.

학교가 끝나자 방 선생이 크흠- 목을 가다듬더니 곧 크게 말했다.



"오늘 체육관 정리 남은 거 파도 쌤이 해줬으면 좋겠는데. 우리 오늘 회식 있거든~ 파도 쌤은 회식 안 가잖아."



방 선생의 말에 모두가 파도의 눈치를 보았고, 지훈은 인상을 쓴 채로 방 선생을 보았다.

모두의 시선이 파도에게 향하자, 파도는 당황한 듯 작게 말했다.



"…제가 할게요."



선생들은 모두 너무 고맙다며 파도에게 웃어보였고, 파도는 가식적인 웃음에 딱히 반응을 해주지않았다. 





일찍 회식하니까 너무 좋다며 고깃집에 들어선 선생들이 좋아했고, 제일 늦게 착석한 우석은 자리에 앉자마자 파도가 어디있는지 확인부터했다. 왜 안 보이지? 안 온 건가..

방 선생이 우석이 젊으니 옆에 앉겠다며 다가왔고, 우석은 방 선생에게 무관심한 듯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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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파도 선생님은요?"


"체육관 청소. 자기가 한다길래 그러라고했지."


"…네?"


"어차피 파도 쌤은 회식 참석 안 해. 할 거 없으니까 한다는 거겠지. 신경쓰지 마 우석 씨~"


"할 거 없어서 학교 청소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응?"


"참석 안 해도 되는 줄 알았으면 저도 안 왔죠. 가볼게요."


"왜! 그래도 같이 먹지!.."

"재미없어요. 다 저보다 나이도 한참 많으신데 제가 여기 있어서 뭐해요."



우석이 저 말을 끝으로 나가버리자 분위기가 싸해졌고 방 선생은 괜히 차인 것 같은 기분이 울상이 된다. 그럼 옆에 다른 선생이 말하길..



"요즘 mz가 다 저렇지 뭐. 아니면.. 우석 씨가 파도 쌤한테 마음 있는 거 아니야?"


"에헤이!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불륜녀를 좋아하겠어! 수영 쌤 말이 너무 심하다아! 우석 씨가 싹수가 없긴해도 그렇게 생각이 없지는 않을 걸?"










"여기서 뭐하세요?"



파도가 체육관에 없자, 우석은 멋대로 물건들을 옮기고 있었다. 파도의 손에 빗자루가 들려있는 걸 보니 미리 갖고온 것 같았다.

갑자기 나타난 우석에 파도는 당황한 듯 멀찍이 떨어져 우석에게 뭐하냐 물었고, 우석은 의자를 든 채로 서있다가도 내려놓으며 어색하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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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청소하려구요."


"…아."



이미 우석이 짐들은 빼놓았고, 파도와 우석이 큰 체육관을 쓸고있다. 둘은 말 없이 자기 할일만 하기 바빴고, 정적 속에 청소하는 소리만 들린다.

그러다.. 파도는 우석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다. 왜 굳이 와서 청소를 하고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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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렇게 열심히할 거 까지 있나..? 뜬금없이 와서는 너무 열심히 청소하는 우석을 몰래 쳐다보고있던 파도는 곧 우석과 눈이 마주쳤고, 눈을 피할 타이밍도 찾지 못한 채로 계속 보고있으면 우석은 그..하고 어색하게 파도를 바라보며 말한다.


"밀대 걸레는 어디있어요?"

"…밖에 있는데 가져다드릴게요."

"제가 갖고올게요. 밖에 어디요?"

"…뒷문으로 나가면 바로 있어요. 근데.."

"……."

"되게 열심히 청소하시네요."

"제가 여기서 아이들을 가르치니까요?"


"…아."


"그러는 그쪽은 왜 혼자서 청소하고있어요?"


"아이들이 여기서 수업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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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유네요."




우석이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어버렸다. 처음으로 보는 우석의 웃음에 파도도 조금은 머쓱한 듯 작게 웃었다. 같은 이유를 대는 게 이렇게 웃음이 나올 일인가.

그렇게 둘은 또 말 없이 청소를 했다. 우석이 힐끔 파도를 보았는데. 새끼 손가락에 여전히 끼워져있던 학생이 준 유치한 반지를 보니 헛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다.

우석이 작게 웃자 그 소리를 듣고 파도는 힐끔 우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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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열심히하네 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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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조심해오!! 열어분!!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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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일억씨도 더위 조심해요 진짜!!!!!! 긍데 주지훈 넘 불쌍혀요 ㅠㅠㅠㅠㅠㅠㅠㅠ맴찢
1개월 전
독자2
ㅠㅠㅠㅠ 진짜 다들 마음아프네....
1개월 전
독자3
델리만쥬!!
작가님도 더위 조심하세여!!
냉방병도ㅠㅠㅠㅠ

1개월 전
독자4
진짜 이러면 반칙이잖아요ㅜㅜㅜ다 짠하게만들면 어떡해
1개월 전
독자5
항상 작가님 글은 너무 재미있어요.
오늘은 주인공들이 짠해서 맴이 너무 아파요ㅠㅜ

1개월 전
독자6
주쥰,,,ㅠㅠ 이거 끝나면
주쥰과 행복사 얘기도 써주새오,,,

1개월 전
비회원.61
너무 마음이 속상하네요ㅠㅠ
1억님도 더위 감기 냉방병 다 조심하세요~

1개월 전
독자7
이건 주쥰이랑도 잘돼야한다..진짜 안쓰러워서 미치겟어오ㅜㅜ
1개월 전
독자8
연어초밥

아 진짜 마음 아픈 서사ㅠㅠㅠㅠㅜ 담글 기다릴게여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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