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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 저는 불륜녀입니다_03 | 인스티즈

저는 불륜녀입니다_ 사랑하는 파도에게

w.1억 







청소가 끝나고는 파도가 우석에게 목례를 했고, 우석도 같이 목례를 했다. 교무실에 따라가려고 했는데.. 지금 가면 또 이상하게 보이려나.

막상 가서 놓고 온 거 있다고 하는 것도 웃기고.. 밀대걸레를 든 채로 우석은 바보처럼 나가는 파도의 뒷모습만 바라볼 뿐이다. 저 답답이.. 힘들 거면서 힘든 내색도 안 하고 혼자 이 넓은 체육관 청소를 하려고했단 말이야?

아씨- 안 되겠다 하고 뒤늦게 교무실로 향한 우석에 파도가 놀라서 우석을 보았고, 우석은 파도에게 말한다.


[변우석] 저는 불륜녀입니다_03 | 인스티즈

"뭐 두고 온 게 있어서.."



별 말은 없었다. 저 말에 그저 그렇구나..하는 듯한 표정을 한 파도.. 파도는 우석이 오자마자 짐을 챙겨 나갔고, 우석은 괜히 아무것도 없는 책상 위를 뒤지는 척하다가 한숨을 내쉰다. 괜히 왔어. 여봐.. 이상하잖아.








파도는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마실 것 좀 사러 카페에 들렀다. 메뉴판을 올려다보며 뭘 마실지 고민하고 있었을까.. 어린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빠아.. 아빠아.. 우리 아빠 어디있는지 알아요? 아빠 좀 찾아주세요..!"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사람들에게 묻는 아이는 7살 정도는 되어보였다. 주문을 하다말고 아이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아이의 손을 붙잡고 물었다.



"아빠 잃어버렸어?"


"네 잠깐 아빠가 있으라고 했는데. 너무 안 와서 찾으러 나왔어요.. 아빠가 안 보여요."


"아빠랑 마지막으로 있었던 곳이 어디야? 핸드폰 갖고있니?"


"…아니요."


"혹시 엄마 번호나 아빠 번호 외우고있어?"


"…아니요.엄마는! 엄마는 싫어요.. 아빠한테 데려다주세요."



아이가 내 손을 꼭 잡았다. 손을 잡은 채로 아이가 향하는 곳으로 따라왔다. 레스토랑이었다. 레스토랑에서 아빠랑 밥을 먹고있었다고했다.



"엄마는 집에 안 들어온지 엄청 오래 됐어요."


"응?"


"제가 싫어서 도망간대요. 그래서 아빠도 제가 싫어서 도망갔나봐요."


"무슨 소리야. 그런 거 아니야. 자식을 싫어하는 부모는 없어. 이름이 뭐야?"


"성훈이에요."


"성훈이를 싫어할 이유는 없어. 그 누구도 성훈이를 싫어할 자격도 없고. 들어가자."


"…네."


성훈이와 손을 잡고선 레스토랑 안에 들어서자마자 직원에게 아이를 찾고있는 남자가 있냐고 물었다. 그럼 직원은 안 그래도 찾으러 나갔다며 앉아서 기다리면 연락드린다고했다.

성훈이와 나는 자리에 앉아서 성훈이의 아빠를 기다리고있다. 당황스러웠다. 나도 아빠를 기다리고만 있는 것 같잖아. 자기 앞에는 음식이 별로 없고, 아이 앞에는 음식이 가득했다. 

이런 사람이 너를 미워해서 버리고갈 수는없을 거야 성훈아.



"아빠 금방 오실 거야. 걱정하지 마. 알았지?"


"누나도 같이 먹어요!"


"누나 ㅎㅎ? 아빠 오면 아빠랑 먹어."


"아빠는 잘 안 먹어요!"


"아빠가 잘 안 드셔?"


"네! 근데 저희 아빠 엄청 좋은 사람이에요. 매일 맛있는 거 사주고 장난감도 매일 사줘요."



아빠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에 오니 안정이 좀 된 것 같았다. 내 앞에 앉아서는 아빠 자랑을 하는 성훈이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성훈이가 곧 '아빠!'하고선 내 뒤로 무작정 뛰었다. 아이가 남자에게 뛰어가서 울면 남자도 쭈그리고 앉아서 아이를 끌어안은 채로 말했다. '도대체 어디 갔었어' 남자는 내가 아는 남자였다. 뒤돌아있었지만, 한마디밖에 안 했지만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선생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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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저 누나가 데려다줬어요!"


"…파도야."



같은 동네에서 살아서 이렇게 한 번쯤은 마주칠 거라고 생각은 했었다. 근데 이런 상황으로, 이렇게 빨리 마주치게 될 거라고 생각은 못했다.

성훈이는 순수한 눈을 하고선 선생님의 옆에 서서는 나와 선생님을 번갈아보았고, 나는 또 이 사람을 미워할 수가 없어졌다.

아이와 닮은 구석이라고는 단 한구석도 없었다. 아이가 사라져 불안하고 초조했는지 숨이 거칠어진 선생님은 나를 보자 숨이 멈추기라도한 듯 멈춰서 미동도 하지않았다.



"누나도 같이 먹어요! 네? 같이 먹고싶다아.."



우리의 사이에 정적을 깬 건 성훈이였다. 성훈이의 말에 선생님은 곧 내 눈치를 보다 천천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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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먹고 가라."


"…."


"고마워서 그래."



나는 바보다. 저 말에 싫다고 하지도 못하는 바보. 어쩌면 충격먹어서 대답을 못한 거일 수도 있다. 이 상황이 정말 어이가 없고 충격이어서 아무런 대답을 하지도 못했다. 그리고.. 아이가 아빠의 다리를 꽉 안고선 내게 먹자고 하는데 그걸 거절할 수가 없었다. 뭔가에 머리를 세게 맞은 것만 같았다. 나는 왜 바보처럼 서서 대답도 못하고 있었을까. 



"정말 고마워."



선생님의 목소리에 고갤 들었다. 이어서 '고맙습니다'하고 예의있게 인사를 하는 성훈이에 어색한 웃음이 나왔다. 선생님 앞에서는 안 웃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나온 웃음이었다. 선생님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더 주문했고, 나는 우물쭈물 아무말도 못한 채로 성훈이만 바라보았다.

아빠가 그렇게도 좋을까 아빠 옆에 바짝 붙어 앉아서는 음식을 먹고있다. 이게 현실이었다. 아이가 있는 선생님의 모습.. 근데 이런 기분이 들 거라고 생각은 못 했다. 배신감과 슬픈 감정은 느껴지지않았다.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하나도 닮지않은 자식과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이상했다. 아, 이게 슬프다고 하는 게 맞는 건가. 선생님에게 계속 흔들렸다. 이런 모습을 보니 선생님이 너무 안쓰러웠다.



"누나! 누나는 이거 좋아해요? 저희 아빠가 파스타 제일 좋아해요! 크림 파스타! 아빠는 이게 맛있대요! 요즘에 아빠 때문에 이거 많이 먹었어요!"



크림 파스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 파스타는 별로 안 먹어봤다고 했던, 토마토 파스타를 먹던 선생님에게 크림 파스타 한 번 먹어보라며 강제로 먹였던 게 엊그제같은데.

이제 선생님도 나를 따라 크림 파스타를 좋아하게 됐나보다. 그걸 또 아이에게 먹였다는 게 조금은 씁쓸했다. 



"그래? 성훈이는 크림 파스타 어때? 맛있어?"


"아니요오 완전 별로예요! 저는 피자가 제일 좋아요."


"음.. 아줌마는 크림 파스타 엄청 좋아하는데."


"왜 아줌마예요? 누나죠! 누나도 크림 파스타 좋아해요? 우리 아빠랑 똑같다!"



그렇게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면 나는 급히 눈을 피했다. 아이의 신나서하는 얘기들을 들어주다보면 식사 자리가 끝났다. 레스토랑에 나와서는 성훈이와 눈을 맞춰 무릎을 굽혔다.



"성훈아 아빠 말씀 잘 듣고, 잠깐 아빠가 사라졌다고 해서 밖에 나오고 그러면 안 돼. 알았지?"


"왜요? 아빠를 찾으러 나가야죠!"


"아빠는 잠깐 볼 일이 있어서 자리를 비운 거야. 아빠는 절대로 성훈이를 두고 떠나지않아."


"…네에."


"착하네."



성훈이의 머리를 쓰다듬고선 무릎을 피고선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선생님은 아까부터 한순간도 내 눈치를 안 본 적이 없었다. 자기가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자꾸 저런 표정을 하고있는 거야. 누가보면 정말 죽을 죄라도 지은 줄 알겠어.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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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라도 마시고 가지."


"아니요. 집에 가야죠."


"…아니면 옆에 빵집 있는데 빵이라도 사줄테니까.."


"선생님이 준 것들 다 그대로 있어요. 아마 다 상했을 거예요."


"…."


"학교에서 봬요."



나도 정말 미칠 것 같았다.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정말 고생이 많았다고 달래주고 위로해주고 싶었는데. 그럴 처지가 안 됐다. 그러면 안 될 사이고, 나 또한 선생님과 비슷하게 불쌍한 처지이기에 그럴 수가 없었다. 

뒤돌아 걷는데 계속 걸음이 멈출 것만 같아서 입술을 꽉 물었다. 제발 파도야 멈추지 마. 너 여기서 멈춰서 뒤돌아보면 여태 버텼던 것들도 아무것도 아닌게 되는 거야. 이상하게도 나는 이번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겨우 참다가 멈춰서 한참 고민을 하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혹시라도 선생님이 그대로 있다면, 눈이 마주친다면 나는 여기서 흔들릴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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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은 없었다. 아이와 손을 잡고 다른 곳으로 가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고있자니 눈물이 고였다. 나는 대체 뭘 원하는 걸까. 선생님을 사랑해서 희생해놓고 왜 나는 선생님이 나를 바라봐주기만을 기다렸을까. 나도 참 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뒤를 돌아보면 창피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선생님과 성훈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나는 아주 바보같은 사람이다. 그걸 오늘 기어코 증명을 하고말았다. 그렇게 나는 이로써 또 나를 미워하게 되었다. 











손목이 너무 아파서 손목을 빙빙 돌리고 있으면, 우리반 아이가 다가와서는 '선생님 아프세요?'하고 묻는데 나는 괜찮다고 대답을 했다. 분명 나는 괜찮다고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는 뽀로로 밴드를 갖고오더니 내 손목에 두개를 붙여주었다. 



"고마워."



결국엔 또 웃음이 나왔다. 애들과 있으면 웃음이 안 나올 수가 없다니까. 점심시간 종이 치고 최대한 늦게 교과서를 든 채로 교무실로 향하고 있었을까. 저 멀리 복도 끝에 변우석이 보였다. 별 생각없이 교무실로 향해 걷는데 한 아이와 부딪히면서 교과서를 바닥에 떨궜다. 아이들은 점심을 먹으러 뛰어가느라 난 신경쓰지도 않았고, 그럴 수 있다는 생각과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라는 생각에 작게 웃으면 곧 바닥에 있는 교과서를 줍는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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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희 선생님을 쳤으면 사과를 해야지!"



변우석이었다. 또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은 요즘 계속 내 앞에 나타났다. 나랑은 전혀 연관없는 사람인데..



"참나."



갑자기 시선을 내려 내 손목을 한참 빤히 보더니만 기가찬 듯 웃는데 너무 당황스러워서 벙쪄서 올려다보았다. 나한테 불만이 있는 표정인 거잖아. 왜 저 사람은 나한테 저런 표정과 저런 말투를 보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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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뭐라고 이런 멍청한 짓을 해요?"


"…네?"



나를 답답해하는 것 같았다. 뜬금없이 나타나 나를 답답해한다. 그때랑 똑같다. 학교가 끝나고 내게 다가와 답답하다는 듯 짜증을 냈던 그때와 다를 게 없었다. 

혹여나 남들이 들을까 주변 눈치를 보면서 자기가 화났다는 걸 꼭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렇다고해서 크게 소리를 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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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때문에 힘들다고 이 짓거리하는 사람이 제일 이해 안 가고 한심해. 왜 그러고 살아요?"


"…."


"그렇게 남 위해서 산다고 다짐을 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지던가 이게 뭐하는 짓이야. 생각이라는 건 하고 살아요? 생각이라는 걸 할 줄 알았다면 이런 짓은 안 하겠지."


"…손목을 제가.."


"…."


"왜 그어요?"


"…아니 그쪽 손목에"


"…."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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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목을 그었다면 이런 초라한 밴드를 붙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뒤늦게 남자는 그걸 생각했는지 잠시 멈춰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아마도 저 표정은 민망한 표정이겠지. 



"…미안해요. 오해했네요."



크흠- 하고서 우석은 파도의 품에 교과서를 밀어넣고선 지나쳤다. 얼굴이 새빨개졌다. 아마도 민망한 거겠지.밥을 먹으면서도 왜 그랬냐며 머리를 막 헝클다가도 선생님들과 눈이 마주치면 어색하게 웃는 우석.

생각을 해봐라 우석아 손목을 그었는데 그 작은 밴드를 붙이고있겠냐고! 그리고! 아니면 아니라고 빨리 말을 좀 하던가.. 왜 바보같이 듣고만 있어? 그리고 난 왜 갑자기 혼자 흥분한 거야 진짜.. 그나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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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니.. 다행이네.."







파도는 교무실에 들어와 책상에 교과서를 놓고선 고개를 갸웃해보였다. 또 빵과 쥬스가 책상 위에 놓여있다. 아마도 변우석이라는 사람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그나저나 파도 쌤 계속 이렇게 학교 다니게해도 되는 거야?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어."


"그러니까.. 우리가 착해서 그렇지 다른 학교였으면 파도 쌤 이미 잘렸다니까?'


"내 아이가 불륜녀한테 수업 받는다 생각하면 으으.. 소름돋아."


"확 위에다 찔러버릴까? 솔직히 말해서 여기 학교 남자 선생님들 다 한 번씩 찔러볼지 아무도 모르잖아. 거의 다 유부남인데. 아니면 잠자리가 좋은가?"



우석은 수업 갈 준비를 하다가도 옆에서 하는 소리에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마지막 말에 한마디 하려고 입을 열었을까.. 다른 사람으로 인해 우석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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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너무 심하시네요."


"…어? 주쌤.. 뭐야아.. 왜 파도 쌤 편을 들고 그래. 주쌤도 억울하잖아. 솔직히 주쌤 가정 있는 거 아는데 파도 쌤이.."


"그건 파도 쌤이 잘못한 게 아니ㄹ.."


"수업 안 가세요?"


마지막 말은 우석이었다. 그걸 그렇게 쉽게 말하면 안 되지 이 아저씨야. 고파도가 그렇게 죽겠다고 난리를 치고 막아섰는데. 그걸 그렇게 그냥 말하려고했어?

우석의 말 한마디로 상황이 종료되었고, 지훈은 침착한 듯 보였지만 우석이 힐끔 보았을 때는 화를 참는 듯해보였다. 주먹을 꽉 쥔 채로 바들 떠는 모습에 우석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 진짜. 

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안 되는 거야? 왜 굳이 한명이 희생을 하고있는 거냐고 이 멍청한 사람들아. 그러니까 서로 눈이 맞지. 왜 둘이 만났는지 한 번에 알 수 있겠어. 멍청한 게 닮아서 그게 또 좋아서 사랑에 빠진 거겠지.

이 둘에 대해서 잘 아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때 교무실에 남아서 했던 둘의 대화들이 그게 너무 그들같아서 그 모습들이 너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않았다. 그 모습이 전부가 아닐 텐데도 우석은 그렇게 꼭 생각을 하고있다. 그냥 바보같은 사람들. 그것뿐이다.






학교가 끝나고 우석은 또 시선이 파도에게 향했다. 매일 저렇게 늦게 퇴근하는구나. 사람들이랑 마주치고싶지 않은 거겠지. 같이 퇴근하는 것도 싫은 거야. 

아까 점심에 했던 행동에 대해서 사과라도 좀 해볼까.. 둘이 있을 때 사과하지 또 언제 하겠어.. 미안한 건 미안한 거니까.. 우석이 파도에게 천천히 다가갔고, 파도는 이번엔 똑바로 고갤 들고 우석을 올려다보았다.

우석은 당황했다. 한 번도 이렇게 똑바로 바라본 적이 없던 사람인데.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파도에 우석은 괜히 우물쭈물 말도 못하고 서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까.. 점심 일은 죄송해요. 제가 오해했어요."


"…."


"기분 나쁘셨죠.. 전.. 그냥.. 나쁜 생각하신 줄 알고... 정말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이상하신 것 같아요."


"…에?"

"잘해줬다가 화냈다가.. 오늘은 좀 심하게 화내시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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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선생님한테 잘못한 거라도 있어요? 있으면 말해줄래요?"



벙쪘다. 저런 말은 파도에게서 들을 줄 누가 상상이라도 했을까. 우석은 머리를 누군가에게 맞기라도 한 듯 아무말도 못하고 바보처럼 서있었다. 파도와 지훈에게 바보같다고 그렇게 화를 내놓고 지금은 그들보다 더 바보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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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 없는데. 그냥.."


"…그냥이요?"


"그쪽이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게 답답해서 그랬어요."


"…."


"그러니까. 죽을 생각하지 마요. 누구 좋으라고 죽어요."


"…제가 왜 죽어요?"



파도는 정말 궁금하다는 듯 우석을 올려다보았고, 우석은 아차 싶은지 곧 '아, 아니요'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그냥.. 갑자기 힘들어서 안 좋은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안 죽어요. 걱정 마요."



이 사람한테서 걱정 말라는 소리나 듣고있다 내가. 우석은 파도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눈이 꼭 웃고있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다. 순수한 눈을 하고서 우석을 올려다보는 파도에 우석은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고선 무심하게 책상 위에 그대로 있는 빵을 보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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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또 안 먹었어요? 이렇게 안 먹으면 다들 그쪽 욕하기 바쁘다니까요. 누구좋으라고 자꾸 굶어요?"


"저.. 그게..죄송해요. 제가 팥을 못 먹어서.."


"…아."


"…일부러 안 먹은 건 아니었어요."


"…그렇구나."


"…."


"나 방금 또 화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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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기..직전..이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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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랬..나.."



결국 둘은 처음으로 마주보고 웃음이 터졌다. 파도도 처음이었다. 교무실에서 이렇게 웃어본 건.

둘이 같이 교무실에서 나왔고, 복도를 걷는 둘의 뒷모습은 이상하게 행복해보였다. 



"아니 진영이는 태권도 배워도 되겠더라구요. 재능있던데요?"


"…아, 정말요?"


"네. 가끔 교무실 찾아오는 거 아세요? 더 알려달라고 그래요."


"진영이가 수업중에도 팔 뻗으면서 연습하기도 해요."


"그래요? 진영이를 센터로 세워야하나. 욕심이 있기는 하던데."



우석과 파도는 살짝 미소를 띈 채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학교 복도에서는 그렇게 시끄럽지않은 둘의 대화소리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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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어울리게 웬 책이야. 징그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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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사러간다."


"그래? 그런 거면 인정하지."


"같이 안 가냐? 나가서 밥이라도 먹고 오자."


"됐어. 난 게임이나 더 하고있을래. 갔다와."


"그래."



우석은 서점에 가는 길에 아까 파도와 했던 대화들이 떠올라 잠깐 미소를 지었다. 아니 잠깐만 왜 웃어? 나 참! 하며 괜히 퉁퉁 거리면서 서점으로 향했을까..

서점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우석은 말도 안 되는 상황에 헛웃음이 나왔다. 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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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 마침 저 사람을 떠올리고 있었는데. 내 앞에 말도 안 되게 나타나는 건 너무 말도 안 되는 거잖아.

근데 또 이상하게 저 사람을 보자마자 온 세상이 나와 저 사람만 빼고 다 멈춘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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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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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마주쳤을 때는 더 이상했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마치 운동장을 몇바퀴 돈 것만 같은 느낌에 우석은 멍하니 서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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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티가 아프자나!! 자꾸 파일이 안 들어가져서 애쓰다 이제서야 올려유 이이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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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뎅
3개월 전
독자2
ㅠㅠㅠㅠ 맴찢... 우석아 그걸 사랑이라고 해 ㅋㅋㅋㅋ
3개월 전
독자3
우석아 너 파도 좋아하는구나 !!

작가님 너무 보고 싶었어요ㅠㅠㅠㅜ 늘 건강만 하세요

3개월 전
독자4
자자 본격적으로 썸을 타보자!
3개월 전
독자5
델리만쥬
이제 사랑하자
우서기 사랑하네!!!!

3개월 전
독자6
우서기 완전 반해버렸어~~~
3개월 전
비회원.61
완전 반했네요ㅎㅎ
3개월 전
비회원105
너무 재밌어요 ㅠㅠ
다음화가 필요해요 ㅠㅠ

2개월 전
독자7
자까님..아니 1억님, 저 진짜 부탁이 있는데욥..
호랑이 부장님 계속 써주시면 안되나요?
너무 재밌던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개월 전
1억
연중했던 글들 하나씩 생각날 때 낼게요! 부장님 글도 제가 꽤 좋아했어서🥹 영광이에옹 …!!
2개월 전
독자8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개월 전
독자11
저도 기다리고 있어요 주녁씨글도 변우석 지금 글도 쭈욱♡♡♡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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