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남자친구 짝사랑하기
w.1억
"베리야~ 아직 멀었어?"
"으응! 잠깐만!! 잠깐!!!"
나에게는 8살 차이가 나는 남자친구가 있다. 흐음.. 만난지는 개월 정도 됐다!
남자친구는 나와 아~~~주 정반대다. 우선 너무 쓸데없이 방방 뛰고 해맑은 나와는 달리 남자친구는 순하고 밝게 생겨서는 무뚝뚝하다.
어쩌면 나를 엄청 좋아하지는 않나? 싶을 정도일 때도 있다. 남들이 봐도 내가 더 좋아한다고 느낄 정도!?
그리고 8살 차이가 나는지라.. 내가 막! 엄청 엄청 편하게 대하지않는 것도 있긴하다! 조심스럽달까.
"진짜 잠깐만요!"
남자친구는 약속이 있으면 항상 미리 준비를 하고, 나는 대부분 늦게 준비한다. 그런 나를 몇분이고 몇십분이고 기다리는 게 남자친구의 일이다.
"얼른 가야되는데. 멀었어?"
거실에서 나를 부르던 남자친구는 결국 문을 열고 들어와 나를 보았다.
"히히히....고데기만 하면 끝나욥!.."
머쓱하게 헤헷-하고 웃으면 남자친구는 어지럽혀진 내 방을 보고 감탄하는 듯 보다가도 날 바라보며 말한다.
"이제 고데기 하는 거야?"
"금방해! 5분만! 5분 안에 다 해!"
"5분 안에 할 수 있겠어?"
"옙! 안 돼도 되게 하겠습니다!!기다려줘서 고마워욥!!!!!>_ㅇ"
"나..참.."
나참- 하며 내게 다가와 내 머리를 헝클고선 바닥에 어지럽혀진 것들을 치우는 남자친구에 '고마워요!!!!!!"하고 소리치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거의 100중에 80은 이렇다. 내가 헤헤- 하고 웃어버리면 남자친구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어넘긴다.
"걔가 나한테 갑자기 짜증내는 거야. 근데 내 입장에서는 걔가 평소에 행실이 그렇게 좋지가 않은데 그런 막말을 하니까 기분이 너무 나빴어요. 화내려다가 꾹 참았다니까 진짜..."
"근데 베리는 그 친구랑 왜 계속 친하게 지내는 거야?"
"웅?"
"성격도 안 맞고 베리가 그 친구 마음에 안 들어하잖아."
"아니.. 뭐.. 어렸을 때 친하기도 했고... 그렇게 못된 친구는 아니란 걸 아니까.. 그냥..."
"아무리 친했어도 친구한테 막말하는 친구는 굳이 옆에 둘 필요 없지않나. 평소에 하는 거 보면 베리를 친구로 생각 안 하는 것 같은데.."
"…그렇긴..하지...."
다정할 때는 다정하나.. 내가 고민을 말하면 공감을 잘 안 해줄 때가 많아서 남자친구에 가끔 기분 상할 때도 있다.
그냥 내 말에 들어주고 내 편들어주길 바랬던 건데 남자친구는 내 예상과 다르다.
"그래도 잘 했네. 똑같이 화 안 내고 잘 참았어."
"…ㅎ..치.. "
"진짜 잘했어."
"ㅡ3ㅡ..뭘 잘해요.. 괜히.. 그러네.."
"진심인데."
"아 진짜~..하지 마요.."
"ㅋㅋㅋ."
"뭐어어어어어어어어어!!"
지금은 내가 완전 와아아아아안전 조련 당하고있다.
내가 조금 기분 상하거나 삐진 것 같으면 눈치채고 저렇게 우쭈쭈 해준다니까. 저거에 또 풀리는 내가 진짜 대박이라니까.
"워!!!!!!!"〈- 나
"어 깜짝이야. 뭐야 왜 여기있어?"
"으핳하!!!우리 오늘 만나기로 한 날이잖아요!>3〈"
"…아, 혹시 카톡 못 봤어? 오늘 갑자기 일 생겨서 못 만날 것 같다고 보냈는데."
"…어?"
"전화도 여러번 했는데.. 못 봤구나..미안해. 영화는 내일 봐야될 것 같아."
"…헤에에에에에에에에!!??!?!!"
"미안.. 택시 타고 왔어?"
"…네."
"우선 집에 데려다줄게. 미안해."
"…핳..핳..."
이럴 땐 조금 속상하기도 하다... 나만 엄청 만나고싶은가...? 역시.. 내가 더 남자친구를 사랑하는가...하며 주르륵..하다가도.. 현실을 깨닫는다...그래.. 일 중요하지..
"……"
"미안해.. 갑자기 일이 생긴 거라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
"…아냐! 미안하긴요!!!핸드폰 확인 못한 내 잘못이지!"
"아냐.. 그래도 일찍 일어나서 준비했을 건데. 미안해 내일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응!!!!!!!!!!!알겠어요!! 미안해하지말구!!!!!!!!! 얼른 가요!!!!나는 택시 탈게욥! 신경쓰지 말구!!!!!!!!!!!!!!!!!!!괜찮어!!!!!!"
"…괜찮은 거 맞..지..? 이걸 어쩌지.."
"그럼욥ㅎㅎ!!!!!!!!!!!!!!!!!!!!!!!!!!!!!! 나 진짜 괜찮아요!!!어쩔 수 없잖아요!!"
"…데려다줄ㄱ.."
"아니!?!?!? 괜찮아요!!!!!!!!!!!!저는 택시 타도 되니까! 얼른 가요! 얼르으으은!!!"
얼른 가라며 등을 떠미는데 내 손목을 잡고선 아련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본다. 아니.. 갑자기 그 강아지 표정은 반칙이야..
"왜... 얼른 가! 늦으면 안 되잖아요."
"데려다줄게."
"……."
"네가 집에 들어가는 거 보고 가야, 내 마음이 편해."
"……."
"데려다 주게 해줘. 응?"
"…그래도.. 바쁠 텐데.."
"데려다줄 시간은 있거든."
그렇게 또 차에 타면 내 눈치 살살 살피는 남자친구를 보고있자니 유치하게 입술 삐죽 내밀고싶어도.. 기분이 또 풀려버린다.
"예쁘게하고 나왔는데 어떡해."
"에이 뭘 어떡해!예쁘게하고 다이소랑 올영 좀 털어야겠다! 아, 책도 사러가야지! 오히려 좋아! 음ㅎ하핳ㅎ!!!!!!!!"
"책? 뭐 사려구."
"생각 안 해봤는데...? ㅎㅎㅎㅎ원래 책은 가서 끌리는 거 사는 거지롱."
이렇게 나와 다르고 서운한 게 있다고해서 싫은 건 아니다. 처음에는 너무 잘생겨서 내가 좋다고 엄청 따라다녔는데..
차갑고 단단한 모습에 매력을 더 크게 느꼈달까.... 이 무뚝뚝한 모습을 잘생김이 커버해줌. 진짜임(매력도 매력인데 사실 울면서 짝사랑했음)
"야 김베리 남자친구 좀 데리고오지~~ 우리 다 커플인데 혼자 뻘쭘하게.."〈-친구
"아, 좀.. 바쁘기도 하구.. 다음에 같이 올게!"
"엄청 잘생기셨던데?"
남자친구가 바쁜 것도 있지만서도.. 나와는 다르게 사람이 많은 술자리를 좋아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굳이 내가 부르지않는 편이다!
솔직히 내 남자친구 엄청 자랑하고싶고 그렇다!
"맞아! 잘생겼지.. 매일 봐도 안 질릴 것 같아 진짜.."
"야 근데 진짜 동안이셔 어떻게 서른일곱살 얼굴이 그래?????난 해봤자 서른 초반인줄."〈- 친구1
"그치. 완전 동안이야."
"일은 뭐하시는데?"〈-친구2
"은행원."〈-나
"와.. 근데 왜 남자친구분은 김베리를..."〈- 친구1 남자친구
"죽고싶은 거 아니잖아 ㅎㅎ~~?"〈- 나
친구들 남자친구들은 따로 담배를 피우러 갔고, 여자들만 남아서는 남자친구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얘기나 들으면서 하하호호 웃던 나는 곧 친구의 말에 잠깐 멈췄다.
"야 너는 남자친구랑 엄청 잘 지내는 것 같던데. 싸우거나 그런 적은 없어?"〈- 친구2
"김베리 얘는 아직도 남자친구한테 존댓말 쓰잖아. 싸울 일도 없을 듯 애가 하도 바보같아가지고."〈- 친구1
맞아. 5개월 정도 만나는데 거의 존댓말 반말 섞기는 하는데 존댓말을 쓴다! 그게 편하기도하고.. 반말이 잘 안 나온다고 해야하나.
"뭐 싸울 일이 없긴해."〈- 나
"하긴.. 아직 5개월 정도 사귄 거면 싸울 일도 없겠다. 애기잖아 애기."〈- 친구2
"구치 구치~ 애기지~~"
"그래도 뭐 없어? 재밌는 얘기!!"
"재밌는 얘기라.."
"어!"
"남자친구가 엄청 무뚝뚝해."
"에?"
"가끔은 나만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 들 정도로. 아니다.. 진짜로 나만 좋아하나? 하긴 뭐.. 내가 엄청 좋다고 따라다녔으니! 사귀어주는 건가? 헤헤헤헤"
"……."
"얘들아..? 농..담이야...왜 이렇게 진지해."
"…진짜 농담이지?"
"야아아 뭐야 갑분싸야!!!! 아니 그냥 내 생각은 그렇다! 이거야! 남자친구 성격이 원래 좀 조용조용하고 무뚝뚝해서 그래 ㅎ핳ㅎ하!!"
"……."
"……."
"야야 김베리 취했다 취했다. 야야 그만 마셔.."
"저기 미안한데.. 네잔밖에 안 마셨어."
"너 세잔이 주량이잖아."
"마시고 죽을 거야!!!!!!!!!!!!!!!!!!"
:야야야야 말려!!!"
농담 맞긴한데.. 가끔은 이런 생각할 때도 있다. 내가 남자친구를 한달 정도 따라다니면서 만나달라고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 거의 못이기는 척 받아줬었다.
그래서 억지로 사귀는 건 아닐까? 하는 그런 마음이 들 정도로 무뚝뚝할 때도 있으니까.
엊그제 같이 술마신 친구1이 자기가 일하는 레스토랑에 오라고했고, 마침 남자친구와 약속이 있던 나는 친구가 일하는 곳으로 왔다.
헤헤 안뇽- 하고 인사를 하면 친구가 멀리서 헤헤 하고 따라 웃으며 눈빛 교환을 했고, 곧 친구가 내 남자친구에게 목례를 했다.
아, 친구1은 내 친한 친구다. 흐음.. 친구 이름은 박나나다. 별명은 바나나. 푸핳ㅎ핳하ㅎㅎ
자리에 앉아서 음식이 나와서 사진을 왕창 찍고 먹으면서 친구가 지나가길래 친구를 한 번 보고선 말했다.
"저 친구가 내가 매일 말하던 친구 나나. 대학교 친구인데 지금은 제일 친해요! 별명이 바나나야ㅋㅋㅋㅋㅋㅋ 진짜 웃기지않아요?"
"다 흘리고 먹네."
"켛.. 턱에 구멍 뚫렸나.. 아, 그리고 나나 남자친구가 김태풍이라는 애인데. 나랑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 거의 내가 사랑의 큐피트였지 ㅋ.. 둘이 눈이 맞아가지고 차암.."
"…자."
"고마워요. 아아! 그리고 둘이 2년 연애했는데 내년에 결혼할 거래요. 결혼해서 애 낳으면 진짜 징그러우면서도 예쁠 것 같아. 김태풍의 아이라니..으으.."
베리의 친구 나나는 서빙을 하면서 지나가면서 둘을 보았다. 무심하게 휴지를 챙겨주고, 참새처럼 짹짹 떠드는 베리를 말 없이 바라보다가
살풋 웃는 해인을 보며 나나도 따라 흐뭇하게 웃어보인다. 진짜 둘이 정반대이긴 하네. 김베리 쟤는 왜 저렇게 말이 많은 거야? 어우 시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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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남아서 갑자기 쓰고싶어서 쓰는 글.
원래는 연예인 정해인 글 20분 정도 쓰다가 급 겁나해피여주랑 무뚝뚝 정해인 글도 쓰고싶어가꼬.
30분만에 델꼬왔쟈냐. 그래서 흠이 많을 수도 있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