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w.1억
아이돌 생활 4년.. 우리는 어딜가도 무시를 당해야만 했다. 인기도 없고, 일도 없으니까.
당장 대표님이 해체를 권해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없었는데.. 우리 그룹에 애정이 깊게 있는 대표님 덕에 계속해서 활동을 할 수 있게되었었는데.
아무리 발악을 해도 뜰 수가 없었고, 팬들은 소수의 팬들만 유지가 되자 결국에 우리는 해체를 해야만했다.
우리가 해체가 되어도 관심을 주는 사람들은 전혀 없었다. 팬들에게서 디엠이 오면 나는 그 디엠을 하나씩 읽어보고 답장을 해주고 있다.
[언니 당장 1년 뒤에 해체라뇨.. 너무 갑작스러워서 슬퍼요.. 언니 덕분에 너무 행복했는데.. 언니가 제일 슬플 거 생각하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다..]
- 채한아 4년 동안 우리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줘서 너무 고마웠어. 나도 채한이 덕분에 힘낼 수 있었고,행복했어.. 앞으로도 쭉 행복할 거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
우리 그룹은 네명이고 모두 스케줄이 없으니 알바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나는 포기하지않고 계속 도전을 했다.
그러다 나에게서,우리에게서 기회가 왔다.
- 양나로 첫데뷔를 영화로 하네.. 요즘 뜨는 여배우들 많던데 왜 아이돌 쓰는지 이해가 안 간다..
- 웬 듣보람
- 요즘 참 아무나 연기 데뷔를 하니 ㅠ 배우들은 뭐해먹고 살라고..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 나는 계속해서 욕을 먹었다.
대선배님들과 함께 영화로 데뷔를 하니까 사람들에게는 내가 안 좋게 보일 수밖에 없었던 거지. 하지만.. 나는 처음에는 당당했었다.
오디션만 50번 보고 당당하게 붙었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빽으로 캐스팅이 된 게 아니냐부터 스폰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들어야했다.
- 첫데뷔인데도 연기 진짜 자연스럽게 잘한다.. 영화에 제대로 스며들었음..
- ##염정아 딸로 나온 애가 아이돌이구나. 다시 보게됨 ㅠㅠ
- 스타즈라는 그룹.. 잘 알지 ㅠㅠ 3개월 뒤에 해체한다는 기사 본 것 같은데.. 이렇게라도 떠서 다행이다. 다들 얼마나 힘들었을까.
- 팬 다섯명 데리고 팬미팅 하는 짤 봤던 것 같음. 그래도 그룹에서 두명이 따로 개인 활동하니까 뜨네 응원한다!!
- 완전 배우상에다가 연기도 잘하는데 왜 회사에서 연기를 이제서야 시킨 거지
- 너무 예쁘다 ㅠ 염정아랑 지창욱이랑 캐미가 너무 잘 맞음
영화 개봉하고 두달쯤 되었을까 나는 아이돌로서가 아닌 배우로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팔로워는 400만을 찍었고, 몇년 전에 올렸던 옛날 게시물들까지 좋아요와 댓글이 수백만개씩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전에 활동했던 곡들도 짜집기로 영상을 만들어주는 사람도 있었고.. 아, 참! 우리 그룹에 민애라는 친구도 예능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인기가 많아졌다.
"어~ 뭐야~~ 나로야~ 어떻게 온 거야~~"
"선배니이이이임~"
"나로~~~~~~~~~으이구우우웅"
"선배님 근데 오늘 저 저녁 준비하는 거 도와드리고 바로 가야돼요."
"정말? 저녁 먹고 가야지! 도와주고 가는 게 어딨어. 저녁은 먹고 가야지!"
염정아 선배님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염정아 선배님이랑은 영화 촬영하면서 같이 찍는 씬이 너무 많았어서 엄청 친해졌고, 나를 과분할 정도로 많이 좋아해주셨다.
덱스나, 안은진 선배님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네고선 그 옆을 봤다. 근데...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변우석 저 사람이 있다는 말은 내가 처음 듣는데.
최근에 내가 제일 재밌게 봤던 드라마가 또 변우석이 나오는 드라마였어가지고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나도 모르게 어!하고 아는 척을 할 뻔했다가도
침착하게 표정을 감추고서 똑같이 인사를 건넸다. 와 진짜 실제로 보니까 더 잘생겼어.
촬영 내내 나도 모르게 계속 변우석을 보게 됐다. 물론 다른 분들도 신기해서 보기는 봤지만.. 변우석은 다른 느낌이었다. 진짜 잘생겼다...
안은진_ "나로 씨 스물여덟살이면 편하게 불러도 돼요?"
"네! 그럼요."
안은진_ "요즘 나로 진짜 인기 많잖아. 주변에서 다 나로 얘기던데."
덱스_ "그러니까. 가기 전에 저 싸인 한장만 해주시면 안 돼요?"
안은진_ "야 뭔 싸인이야. 부담 주지 마."
덱스_ "우석이 형 부담 됐어요? 우석이 형한테도 싸인 받았는데."
안은진_"언제 받았대"
오자마자 다들 너무 편하게 대해주셔서 나는 편하게 방송을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처음 찍는 예능 방송이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이거 주방에 두면 되나요??"
염정아_"나로야 그거 무거우니까 덱스 시켜. 이리와 이리와."
덱스_ "아잇 나로 씨 좀 이제 그만 놔줘요. 분리불안 생기겠어."
염정아_"너무 소중한데 어떡해. 저녁도 안 먹고 간다잖아. 일만 시키고 보내기 미안해서 그래."
나는 이것저것 힘쓰는 것도 하고싶고 도와주고싶은데 염정아 선배님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한다. 강하게 크라며 나에게 이것저것 시키는 덱스 덕분에 이것저것 하고있긴한데.
염정아_"그러지 말구 덱스랑 마을 구경 다녀와. 눈 와서 마을이 진짜 예뻐."
덱스_"아, 그럴까요? 나로 씨 같이 한바퀴 돌고 와요."
염정아_"우석이도 같이 다녀와."
덱스_"그래요. 가실까요. 형."
네 좋죠-하고 변우석도 나와 덱스를 따라 걷는데. 뭐가 이렇게 어색한지.. 카메라 앞에 서서 셋이서 걷는데 한마디도 없다가 덱스가 뒤돌아 우리를 번갈아보더니 말한다.
덱스_" 두분 처음 뵙는 거예요?"
변우석, 나_"네."
"아, 진짜?? 둘이 드라마 한편 뚝딱인데. 드라마 한편 찍어줘요~"
어유우우 제가 어떻게 또..하고 웃으면 옆에서 변우석이 웃으며 '저는 좋죠'하는데. 괜히 설레버리는 나다.
이렇게 가까이서 변우석을 보다니. 실물이 더 잘생겼잖아.
"음모~~~음뭐어어어어~~"
지나가다 소랑 눈이 마주쳐서 음뭐어어어어~하고 울면 모두가 날 이상하게 보았다.
아니 소가 계속 날 봐.. 소통이 되는 것처럼...신기해.
"……."
"좀 이상하신데? 진짜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소랑 교감해서 놀랬네."
"저 동물이랑 교감 진짜 잘해요."
"아 그래요?? 너무 엉뚱하신데."
"네."
"에??"
"네??"
"이상해 진짜."
나름 긴장해서 그런 것도 있고... 엉뚱할 때도 가끔 있기도한데.. 아몰라! 아무튼 긴장해서 이러는 게 더 크다.
바다도 보고 가만히 서서 다같이 바다를 바라보았다. 우와.. 진짜 바다를 얼마만에 보는 거야.
겨울 바다가 이렇게 예쁘고.. 냄새도 좋다니. 몇개월간 영화 촬영하면서 힐링했던 적이 없었는데... 간만에 힐링을 받는 느낌이었다.
괜히 주변 사람들도 보고싶어서 옆에 서있던 변우석을 보았다가 눈이 마주쳤고, 급히 눈을 피해버렸다.
뭐야 피하는 게 더 이상하잖아.
"선배니이이임!! 이거 다 씻을까요!?"
촬영 6시간 동안 엄청 돌아다닌 것 같다.
"덱스님!!!이거 다 했어요!!!!!!!!!! 가져가세요!!!!!!"
여기저기 다 돌아다니며 말을 많이했더니 목이 다 아팠달까.
"은진 선배님!!! 이거 드셔보세요!!!!!!!!!!!!!!"
다음 촬영이 조금 지연이 되어서 저녁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저녁을 다 차리고선 '잘 먹겠습니다!'하고 두 손을 모아 외치면 모두가 날 보고 웃었다/
안은진_"나로 되게 씩씩해. 귀여워."
염정아_"귀엽지. 하는 짓이 너무 예뻐. 아, 나로는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초면이야?"
나_"네. 초면이에요."
염정아_"아 진짜?? 우석이도?"
"네."
네- 하면서 맞은편에 앉은 변우석은 나를 한 번 보았고, 괜히 또 어색해졌다.
염정아_"우석이랑 은진이랑 동갑이라며."
안은진_"맞아요.. 말 편하게 해."
변우석_"좋지좋지."
대화를 하시고있을 때 나는 밥이 너무 맛있어서 밥을 우걱우걱 먹다가도 다들 나를 바라보자, 내가 뭔 말이라도 해야되나..싶어서 바로 입을 열었다.
"진짜 맛있어요."
염정아_"으응~ 많이 먹어. 예뻐."
그럼 모두가 나 때문에 또 빵터진다. 그러다 콜록콜록-하고 사레가 걸려 기침을 하면, 내 밥그릇 옆으로 물컵을 밀어주었고 나는 감사하다며 물을 마신다.
밥을 먹고선 설거지를 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하겠다고해서 하는 거긴 하다만.. 한명씩 계속 와서 나를 확인하고 가는 게 너무 웃겼다.
내가 계속 신경이 쓰이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설거지가 많아서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엇...?"
"도와드릴게요."
"제가 하면 되는데..."
"아니에요. 같이하면 금방하니까."
"어...그럼 고무장갑 드릴게요. 이거 끼고 하세요."
"나로 씨가 써요. 전 괜찮아요."
"물이 엄청 차가운데.. 그럼.."
"……."
"하나씩 껴요ㅎㅎ."
"아니에요 아니에요. 두개 다 끼세요."
"어.. 그럼 제가 다 하게 해주세요."
"……."
"ㅎㅎ."
결국 변우석은 한쪽 장갑을 가져가 꼈다. 장갑을 하나씩 끼고선 설거지를 하는데 괜히 설레고 그러네..참나..
연예인들은 웬만하면 다 연애한다는 얘기를 듣고나니 별 기대감도 없이 그냥 혼자 설레나하고 있는 나다.. 나...
"아, 저 최근에 드라마 정말 잘 봤어요. 제가 선재한테 못 헤어나와서 엄청 고생했어요.. 그래서 선배님 보면 아직도 선재가 떠오르고.. 지금도 선재랑 설거지 하는 것 같아요."
"아 정말요? 아이고..ㅋㅋㅋㅋㅋ 근데 저도 영화 진짜 재미있게 봤어요."
"영화 보셨어요??"
"그럼요."
"와.. 완전 영광이에요."
"저도 영광이죠~"
"근데 키가.. 진짜 크시다."
"나로 씨도 키가 큰 편이시잖아요?"
"네. 큰 편이긴해요!"
설거지하면서 계속 대화를 한 것 같다. 계속 촬영중에 눈이 마주쳤던 적은 두 세 번 있었어도.. 이렇게 안 끊기고 둘이서 대화한 게 처음이라 긴장도 되고, 기분도 좋았다.
"처음에는 저보다 더 어릴 줄 알았는데. 동안이신 것 같아요."
"나로 씨도 엄청 동안이에요."
"네에에? 어우 저는 아닌데."
"아니에요. 맞는데. 아, 이름은 본명이에요?"
"네. 본명이에요."
"이름 진짜 예쁘다."
"선배님도 이름 예쁘세요."
"예뻐요?"
"어 멋지세요."
"ㅎㅎㅎㅎ."
이쪽에서 칭찬해주면 반대쪽에서 또 칭찬해주고 무한 반복이다. 결국 둘다 빵터져서 웃으면서 설거지를 하고있다.
아쉽게도 시간이 후딱 지났고, 나는 화보 촬영을 하러 서울에 도착했다. 촬영 끝나면 또 숙소가서 짐 정리 해야되는데..
솔직히 마음은 아프다. 다음달이면 해체고.. 다시는 넷이서 무대에 설 수 없으니까.
그리고 나와 민애와 다르게 두명의 멤버는 공부를 하거나 알바를 하고있는데.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화보 촬영을 마치고 숙소 앞에서 내려서 창문을 보았다. 아직 아무도 안 왔나보네.. 나 혼자 가서 짐 정리 하고있어야겠다.
- ♪
문자 알림 소리였다.. 몇시간 전에 온 건데 확인을 안 했더니 계속해서 울리고 있었던 알림이었다.
스팸 문자이려나 하고서 차단하려고 핸드폰을 확인했다.
- 서울에는 잘 도착했어요?
염정아 선배님한테 연락처 받고 문자드려요. 변우석입니다 ㅎㅎ
"잉?????????????????????????"
순간 네에에에?하고 두눈을 마구 비비고선 화면을 다시 보았다.
변우석이라고??????
에피
"선배니이이이임~~ 뜨거우니까 조심하세요. 호 호오오오오!!아뜨뜨뜨예요."
정아에게 군고구마를 직접 먹여주는 나로에 정아는 '고마워~'하며 받아먹었고, 곧 나로가 그 옆에 있던 우석을 힐끔 보더니 곧
"드실래요?"
하고 묻자, 우석이 얼버부리면 정아가 둘을 번갈아보더니 말한다.
"먹여줘~"
결국 나로가 앗, 넵.. 하고선 우석에게도 군고구마를 먹여주려고하니 정아가 웃으며 말한다.
"아뜨뜨라며 호오~ 해줘."
하면 또 나로가 어색하게 웃는다.
"앗.. 선배니이임..."
"왜~ 나한테도 해줬잖아."
"…호....."
나로가 호오- 불어주고선 고구마를 우석에게 먹여주면 '감사합니다'하고 우석이 웃는다.
나로가 집에서 나가서 또 밖에 일을 도와주고 있으면 정아가 웃으며 밖에 있는 나로를 보며 말한다.
"애가 진짜 괜찮아. 내가 진짜 좋아하는 애거든. 진짜 애가.. 성격도 좋고. 예쁘고.. 싹싹하고.. 털털하고."
"…네. 진짜 좋은 것 같아요."
"뭐가."
"네?"
"뭐가 좋아."
"네?"
"얘 왜 이래."
에피2
"그래 우석아 고생했어."
"아닙니다. 즐거웠어요좋은 시간 보내다가 가요."
"참, 우석아."
"네!"
곧 정아가 주변 눈치를 싹 보더니 우석에게 다가가 구석으로 데리고 가더니 '핸드폰 꺼내봐'한다.
그럼 우석이 핸드폰을 켰고, 정아가 바로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화면에 보이는 번호를 우석에 핸드폰에 직접 쳐준다.
"나로 번호."
"…네???"
"연락해봐. 관심 있는 거 아니야?"
"…아니 그.."
"아니야? 얼른 가봐. 어어~ 우석이 고생했어~~"
정아가 아무일도 없는 듯 손을 흔들며 우석의 등을 떠밀자, 우석은 곧 '감사합니다'하며 멋쩍게 웃는다.
덱스_"뭐예요 뭐한 거예요?"
염정아_"뭐가."
덱스_"엥?"
-
-
-
나 한가해졌어.
그래서 갑자기 썼다.
다들 잘 지내시능가.
모두 행복해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