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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ie Orrico - Stuck
괴물들과의 기막힌 동거 07
가끔 난 후회를 기반으로 한 반성을 한다.
그때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때 그의 눈빛을 외면했다면,
그때 그에게 반하지 않았다면,
이따위 미친 동거 시작도 하지 않았을 텐데. 시발.
#31 인어네 집
긴장이 풀리다 보니 졸음이 쏟아져 깜빡 잠이 들었었나 보다. 깨어나 보니까 처음 보는 천장이 눈에 들어오는 거였다. 우리 집은 단독 주택이라 천장이 매우 높은 편인데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일반 가정집의 천장 높이인 그런 아주 낯선 모습이었다. 정신 차리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일어날 때 짚었던 오른 손이 뒤질 정도로 아픈 것으로 보아 꿈은 아니구나 싶었다. 꿈이 아니라면, 날 여기까지 엎고 왔을 김늑대는 어디 있는 거지? 이 새끼 나 팔아먹은 거 아냐?!
"...민규님..?"
나의 애처로워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목소리에 낯선 듯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 호칭 봐. 민규님이란다."
에?? 인어다. 여전한 의사 가운과 '윤정한'이라는 명찰, 예쁘게 생긴 미모가 자기주장을 아주 강력하게 했다. 그런 그도 날 기억하는지 내 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안녕, 친구. 또 보게 돼도 몇 개월은 걸릴 줄 알았더니 꽤 빨리보게 됐네. 그치?"
"아.. 뭐.. 예.."
"내가 탐탁치 않나봐? 적어도 널 그렇게 만들고서 편안하게 잠 쳐 자고 있는 저 늑대새끼보단 내가 나은 것 같은데."
"...아. 감사합니다."
나의 미적지근한 인사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한 그가 바닥에 누워있던 김늑대의 배를 힘껏 밟았다. 컥,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눈을 뜬 김늑대가 벌떡 일어나 자연스럽게 의사의 멱살을 잡았지만 제 앞에서 어깨를 으쓱이는 사람.. 아니, 괴물이 의사인 것을 확인하곤 누구보다 빠르게 놓았다. 그래, 저렇게 김늑대를 확인하고 나니 그래도 좀 익숙한 괴물이라고 마음이 또 놓이는 거였다. 그제야 난 마음껏 집을 탐방할 계획을 세웠다. 믿고 설칠 괴물이 있으니 또 궁금한 것 못 참는 내 성격이 도진 거였다. 막 일어나려는데 손바닥이 너무 아려왔다. 거슬릴 정도로. 아린 오른 손을 내려다보니 예쁘게도 감겨 있던 하얀 붕대가 붉게 물들고 있었다. 아까 짚으면서 일어날 때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 음..
"의사시죠..?"
"그럼. 설마 내가 너 무면허로 꿰매줬겠... 금세 터뜨리셨네요? 너도 참 손 많이 가는 애구나?"
자연스럽게 내 앞으로 온 그가 마스크를 내 귀에 걸어주더니 되도록이면 숨 크게 쉬지 말라고 했다.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곤 그가 하는 것을 보았다. 우선 들고 있던 휴지를 내려놓았고 그 다음엔 내 오른 손에 감긴 붕대를 풀어냈다. 그 손길이 말투와는 매우 다르게 느껴졌다. 말투만 보면 세상 남 같은데, 붕대 푸는 손을 보면 세상 다정하고.. 어떤 게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쁜 괴물인 것 같지는 않았다. 붕대를 다 풀어낸 그 덕분에 꿰맨 자국이 보였다. 그 사이로 새어나오는 피에 오기 전 보았던 눈이 빨개지던 최뱀파 생각이 났다. 그러고 나니 또 그날 밤 아무 일도 없었던 게 생각이나 눈을 꾹 감아버렸다. 짜증나.
#32 인어의 능력
"흠, 최승철이 너무 했네."
"에?"
"아무 일도 없었다며."
"예?!!!!"
"어휴 귀청 떨어지겠다, 야. 우리 집에 공시생 있어. 주의해줘."
"아.. 네.. 뭐.. 예.. 그렇죠.. 예.. 아, 조용.. 네.."
그렇지.. 조용해야지.. 공시생이 얼마나 예민한데.. 아니 근데 저건 어떻게 안 거지? 최뱀파가 막 와서 일렀나? 아무 일도 없었다, 어쩌느냐, 막 이렇게 이 의사한테 이른 건가?! 그 시간에 나랑 맞짱이나 뜨지 그 새끼는 진짜!!!!! 허공에 마구 주먹이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의사를 때릴 순 없잖아. 근데 또 그 꼴이 퍽이나 웃겨 보였나보다. 의사가 김늑대를 돌아보며 물었다.
"..너 성격에 이 정신없는 애를 어떻게 버텼니?"
"집에선 덜 그래."
"그래? 아무튼 숨 크게 쉬지 말라고 말을 해도 듣지를 않네."
"아.. 맞다."
"친구야, 내가 인어라는 거 들었지? 인어는 몸에서 향이 나. 이 향을 인간이 맡으면 홀리거든."
"오, 숨 쉬지 말아야겠다."
"...민규야, 집에 가면 얘 필터링 좀 장착해줘. 듣는 인어 상처받고 그런다, 야."
"해 봄."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곁에 놓았던 휴지를 들어 그대로 김늑대의 머리를 후려쳤다. 와, 거침이 없으신데..? 김늑대랑 최뱀파는 말로 분위기 있게 싸운다면 의사랑은 육탄전으로 싸운.. 다기 보단 김늑대가 그냥 쳐 맞네. 헐, 그렇다는 것은, 김늑대의 적이 이 인어의사라는 것 아닐까? 그럼.. 김늑대가 나 괴롭히면 이 인어의사님께 말씀을 드리면..! 그럼 나 못 괴롭히는 거 아냐?!
"미안한테 친구야. 내가 이렇게 친구랑 접촉을 하고 있으면 내가 친구 생각을 다 읽을 수 있어서.."
"......"
"인어의사라는 호칭은 좀 불쾌해. 나름 윤정한이라는 이름이 있거든."
"...아, 예.. 근데, 그쪽께서 제 마음을 읽는 것이 전 더 불쾌하다고 생각합니다.."
"꼬박꼬박 말 잘하는 거 보면 진짜 걔랑 다르다.."
"그렇다니까."
"그리고 제 앞에서 그 여자 말하는 것은 심히 많이 혐오스럽습니다."
나의 말에 빵 터진 인어의사였다. 아, 아니.. 윤정한님이었다. 아니 그러게 왜 내 마음을 읽고 난리, 음.. 읽고 그러신데.. 아 이러면 내 생각 하나하나 제한받잖아. 엿 같군.
"금방 끝나니까 욕은 좀 참아줘. 나도 이게 조절이 안 되는 거라."
"아, 노력해볼게요."
"얘 욕해???"
"응. 꽤."
"너 속으로 내 욕도 하고 그러냐?!"
"내 욕을 주로 하고 승철이 욕을 꽤 하는 것 같아. 적어도 너 욕한 적은 없으니까 좀 가만히 있어. 우리 집에 공시생있다고."
비를 쫄딱 맞은 강아지마냥 축 쳐지는 김늑대가 못 볼꼴이라 고개를 돌리는데 웬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내 손목을 놓은 인어의사가 김늑대 눈을 가렸다. 손 내칠 때 느껴졌던 그 고통에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르며 방금 인어의사가 나에게 한 취급에 대해 합리화를 시작했다. 아마 내 생각을 읽고 여자를 발견한 것 같았다. 근데, 필사적으로 김늑대가 여자를 못 보게 하는 것으로 보아 의사로써 환자보다 김늑대에게서 저 여자를 지키는 것이 더... 시발. 어떡하든 합리화가 안 되네 망할 인어의사새끼야? 인어의사는 다급하지만 다정한 목소리로 여자에게 말했다.
"미안, 시끄러웠지? 들어가서 공부해."
"......"
"왜? 배고파서? 간식 가져다줄게."
그녀가 고통에 속으로 몸부림치는 나를 가리켰다. 그제야 인어의사가 나에게 사과하는 거였다.
"아, 미안미안. 너무 급해서."
"아, 아니에요.. 참을 만 하진 않았지만.."
그녀의 작은 행동마다 쩔쩔매는 그 모습이 꽤나 다르게 다가왔다. 오, 그러니까 저 여자랑 친해지면 인어의사를 굴릴 수 있는 거고 그렇게 되면 김늑대가 날 괴롭히지 않게 되는 거겠네? 나의 친분의 끝이 김늑대라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만, 꽤나 괜찮은 발상인 것 같아 만족했다. 물론 지금 고통스러운 내 손은 불만족 중에 불만족이므로 저 여자와 친해지는 날 인어의사를 죽일 거다. 아 죽이면 안 되는 구나 씨발.
#33 집 보내줘
내 손바닥의 상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못하게 했다. 우선 볼일 보고 편안하게 닦는 것(내가 오른손잡이라 오른손으로 닦는 게 익숙하다), 밥 먹을 때 편안하게 먹는 거, 문 여닫을 때 편안하게 여닫는 거, 집으로 돌아갈 때 신속히 돌아가는 것 등등. 집에 가고 싶은데, 내 상처가 다 아물 때까지는 최뱀파가 나에게 너무 위험해서 절대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는 윤인어 덕에 그렇구나.. 라며 인정하고 열심히 살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짜증나게도 최뱀파가 보고 싶다는 것.. 나레기.. 어쩔 수 없는 최뱀파 얼빠인가 봐..
"야, 전화 왔어."
"무슨 전화가 저 따위에게 올까요.."
"뱀형."
"여보세요?! 으아.. 아.. 끄아..."
'뭐야? 왜이래??'
김늑대 손에 있던 핸드폰을 오른손으로 잡아채다가 뒤질 뻔했다. 아, 오른손이 다쳐서 핸드폰 편안하게 채 가는 것도 못하게 된 것 같다.
'괜찮아? 무사해?'
"일찍도 전화하시네요. 나 따위는 잊고 잘 살고 계신가요?"
'그대는 아직도 날 몰라?'
"......"
'보고 싶어.. 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아. 그대 없이 가고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아깝고, 그대가 없는 난 지금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저도요.."
'...언제 다 나아? 데리러갈게.'
"정한님이 적어도 2주는 더 있어야 한대요.."
'...내가 뱀파이어인 게, 이토록 후회스러웠던 적이 없어.'
역시나 최뱀파는 내 마음을 후려친다. 말 하나하나에 애정이 담겨있다는 게 잘 느껴지니까. 그에 따른 보답을 해야겠지.
"2주 후에 만나면, 나 안아줄래요?"
'그대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안아줄 거였어. 그러니까 빨리 나아. 알았지?'
"네.."
아쉬운 통화가 끝나고 김늑대에게 폰을 건네줬다. 그러나 우리의 김늑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예의 없이 채가는 것은 무슨 버릇일까?"
"죄송."
"너 여기서 죽고 싶냐?"
"아이고오 누구 때문에 내가 여기서 요양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아.."
"야. 너, 이..!"
"괴롭히지 마.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야. 난 그 아이를 우리 집에 더 오래 있게 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이왕 부를 거면 원우 불러. 넌 가고. 사실 네가 제일 불편해, 우리 집에서."
"와, 말 너무 심한 거 아냐? 나도 상처 받아."
"그만큼 내가 얼마나 스트레스인 줄 알아? 우리 공주님이 늑대인간을 무서워해서 너가 여기 있는 후론 단 한 발자국도 방 밖으로 나오질 못했어."
"...어쩐지..!"
"깨닫지 말고 나가라고."
"간다, 가! 얘나 잘 돌봐주든가 말든가! 다 나으면 연락해! 나 간다! 잘 있어라!"
"안녕히 가세요. 2주 후에 봬요."
"오냐. 빨리 낫길 바란다."
씨발. 말을 해도 꼭 기분 나쁘게 쳐 하고 지랄이야.
#34 구체적인 개소리
민규가 가니 거의 처음으로 셋이 남았다(같이 살고 있는 다른 동거남들은 일 감). 물론 공주님이(공시생이라 한 번만 더 부르면 가슴 아플 거라고 말해서 공주님이라 부르기로 합의 봄) 돌아다니시는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맨날 방 안에만 있다가 이렇게 걸어 다니는 것을 보니 뒷모습을 처음 보게 되었... 꼬리?! 너무 놀라 할 말을 잃었다. 인간 아니었어..?! 급히 신문을 보고 있던 인어를 톡톡 치며 물었다.
"공주님은.. 꼬리가.. 왜..?"
"늑대인간이거든. 우리 공주님."
"근데 왜 민규님을 무서워하죠..?"
"늑대인간이라서. 나름 동족에게 상처가 많은 아이야."
"아.."
그렇구나.. 공주님 앞에선 늑대인간이나 김늑대 이야기 꺼내지 말아야지. 아니, 근데.. 계속 공주님 거리다 보니까 굉장히 에뛰드 같네.. 어서 오세요 공주님~ 다녀오세요, 공주님~ 에휴.. 정신 피폐해지는 느낌이야. 솔직히 말해 집안일을 안 하니까 너무 심심했다. 가만히 앉아서 벽지 구경하거나 가만히 앉아서 천장 구경하다가 재밌는 드라마나 예능 할 시간이면 재깍재깍 틀어서 보는 생활이 벌써 4일 째였으니까. 지금은 딱히 재밌는 것을 하지 않아 무료함에 발장난을 치고 있는데 그런 내가 느껴졌는지 윤인어가 관심 없다는 듯 신문만 보며 말을 걸어왔다.
"오랜만이네. 이렇게 인간이랑 우리들 이야기하는 거."
우리들이라 칭하는 그 호칭이 조금 걸렸다. 그러고 보면 괴물이란 말 김늑대도 거슬린다고 하긴 했었는데, 왜 그런지 궁금해졌다.
"죄송한데, 혹시 괴물이라 부르면 기분 나쁘신가요?"
"인간 입장에선 충분히 이해가 간다만, 기분이 안 나쁠 수는 없지."
"전 인간이라 불리는 거 아무렇지 않은데요.."
"괴물은 달라. 인어라고 불려야 아무렇지 않은 거지."
"오오..! 유레카네요."
혀를 차며 고개를 저은 그가 보던 신문을 고이 접더니 나를 보았다. 마스크를 더 단단히 하며 그를 보자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픽 웃는 거였다. 그 픽 웃는 웃음에 또 최뱀파 생각이 났다. 하.. 중증이야.. 이러다 우울증 오겠어.. 아냐. 딴 생각 하자. 딴 생각 할 것이 없지만 딴 생각 할 게 없다는 생각인 딴 생각을 해보자. 내 강제적 딴생각이 밖으로 많이 표출이 됐는지 윤인어가 물었다.
"무료하지?"
"네! 제발 딴 생각 하게 해주세요."
"재밌는 이야기 해줄까?"
"네네!! 딴 생각 하기 딱 좋네요."
"넌, 정말, 너무 밝아. 그래, 뭐.. 나쁘지 않아. 지금부터 내가 들려줄 이야긴 사실이니까 판타지라고 생각하지 말아줘."
"이미 내 앞에서 인어. 아니, 윤정한님이 말하는 것만 봐도 판타지 아닌 거 알아요."
"그래. 역시 말이 잘 통해서 좋아. 아무튼 태초에 신이 있었어."
"그렇다고 종교적일 줄은.."
"사실이라니까. 이 신은 말이야 어디에든 존재해. 흔히들 기적이라 불리는 것을 달리말해 신이라 할 수 있지."
"참신한 접근이네요."
윤인어는 내 맞장구에 슬쩍 웃더니 소파에 편안하게 기대듯 앉았다. 어느새 내 앞에 코코아를 내려놓으며 살며시 앉는 공주님을 확인하곤 눈을 감으며 이어 말했다.
"신은 첫 창조물인 자연 중 인간이라는 동물을 가장 아꼈어. 가장 아끼는 인간들에게 망각이라는 축복을 내려줬을 정도로."
"망각이 왜 축복인데요..?"
"적어도 몇 달만 이불킥 하면 되잖아."
"아..! 정말 축복이네요."
"그렇지? 그리고 또.. 환생이란 행운도 줬어."
"환생은 왜 좋은데요?"
"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죽을 수 있다는 것 자체도 행운이라고 우리는 생각해."
"그럼, 정한님은 절대 안 죽어요? 불사에요?"
"우리는, 음, 뭐라 설명을 해야 할까.. 잠드는 거? 그게 가장 가까워. 짧으면 몇 십 년, 길면 몇 백 년을 죽어있어."
'죽어있다'라는 말에 확 소름이 돋았다. 죽는다는 말이 진행형이 될 줄이야. 나의 소름 돋는 이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윤인어는 처음엔 재밌다고 말했지만 들을 수록 소름돋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런 축복과 행운을 받은 인간은 만들기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해. 그만큼 신이 공에 공을 들인다지만 자칫 잘못하면 괴물이 탄생하게 되거든. 그것들에겐 망각이란 축복도 사치라 망각을 주지 않아. 들었다시피 환생이란 행운도 없지."
"......"
"맞아. 우리들. 우리들은 망각이 없어서 몇 백 년 전의 일도 엊그제 같아. 환생도 없어서 매번 똑같지."
그렇다는 건 설마 죽었다 깨어나도 계속 기억이 난다는 건가? 잠들기 전의 기뻤던 혹은 아팠던 추억들이?
"그렇다는 건..!"
"응. 승철이에게 그 여자들은 어제 만난 여자 같다는 거야."
"아 진짜!!!! 왜 그딴 이야기를 태초부터 시작해요?!!! 이 인어 거의 김늑대급이야!!!!"
한마디로 개새끼라는 거야!!!!!! 이 인어 새끼야!!!!!!!! 나의 빡침에 코코아를 건네는 공주님께 잠시 예의를 갖추곤 조심스럽게 들이켰다. 다행히 알맞게 따뜻해서 원샷 때리곤 윤인어를 노려봤다. 아주 해맑은 그 모습에 참아왔던 죽빵을 꽂을 뻔 했지만 참아냈다. 의사 치면 안 돼.. 환자인 내가 손해야.. 참자, 참아..
#35 집으로
윤인어와의 생활이 끝난다는 신호가 떨어졌다. 바로 나의 반창고를 떼는 것! 아주 역사적인 순간이라 이 집에 살고 있던 동거남녀들이 전부 모여 있었다. 그간 정이 많이 든 용가리 승관님이나 천사 지수님, 큰 낫 사랑 지훈님, 아기도깨비 석민님, 늑대소녀 공주님까지. 사실 나 혼자만 정이 들어서 되게 나 혼자만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다들.. 보고 싶을 거예요.."
"빨리 가버려."
"그래요, 지훈님.."
"다신 안 와요..?"
"걱정 마요 공주님. 보고 싶으면 또 찾아올 거니까."
"누가 바란다고?"
"윤정한님 보러 오는 거 아니니까 꺼지시죠."
"와, 새파랗게 어린 친구가 이젠 말을 막 하네."
"그래서 너무 예쁘지."
헐. 최뱀파 목소리다. 헐헐. 미친. 뒤를 돌자마자 보이는 최뱀파의 모습에 존나 울 뻔했다. 아니 우나..? 좀 눈물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 솔직히 이런 곳에 나 혼자 떨어져나가 있고, 막 김늑대도 가니까 눈치 보이고(솔직히 눈치 보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최뱀파처럼 나 막 위해 주는 괴물이 1도 없어서 외로움은 더해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최뱀파를 딱 보고 목소리를 딱 들으니까 눈물이 안날 수가 없는 거였다. 나의 때 아닌 눈물에 다들 당황한 눈치였다. 물론 가장 당황한 것은 최뱀파였다. 맨날맨날 홍천사님 폰 빌려서 통화도 했는데 막상 보니까 그 벅차오르는 느낌이 장난이 아닌 거였다.
"왜, 왜, 왜 울어..? 누가 괴롭혔어..? 누가, 누가 그랬어?"
"우와.. 승철이 저러는 거 처음 봐."
최뱀파의 물음에 홍천사님이 감탄할 때까지 차마 대답도 못하고 차오르는 울음만 삼키고 있는데 최뱀파가 다가와 나를 안아주는 거였다. 조용하게 다독이는 그 큰 손과 낮게 울리는 다정한 목소리, 넓은 품, 오랜만에 맡아보는 익숙한 향까지 내 감수성을 안 자극 하는 게 없었다. 결국 터져버린 울음에 최뱀파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다정하게, 아니 승철스럽게 날 다독였다. 그래, 난 최뱀파 아니면 안 되는 운명인 거지.. 어쩔 수 없는 얼빠라니까..
***
오늘 편은 시즌 2의 예고편이자 세계관 정리편 같네요!
주인공이 승철이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흐뭇합니다^0^/
결말 나왔습니다!
2개 중에 고민하다가 결국 그렇게 하기로 했죠.
스토리 및 캐릭터 구상은 전부 끝났습니다!
이제 잘 전개만 하면 될 텐데..(먼산
+
정유년의 새해가 밝았네요!
그대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이 우선인 거 아시죠? 건강하셔야 해요!!!
♡암호닉입니다!♡
(다음 편까지 신청해주시는 분은 5차입니다!)
(5차까지 있을 예정입니다.)
<1차>
쿠조, 전주댁, 1코트7, 햄찡이, 권햄찌, 빙구밍구, 열일곱, 큐울, 소보루, 낭낭,
보라찐빵, 마그마, 어화동동, 606호, 운정한, 수면바지, 제주도민, 이종, 순수녕, 상상,
명호엔젤, 오솔, 다콩, 홍당무, 숭영잉, 자몽소다, 급식체, 귀여워더, 꽃화, 콜드브루,
희망찬, 에블데이붐붐, 프리지아, 봄봄, 사랑둥이, 문홀리, 수녕텅이, 으헤헿, 마릴린, 민뀨:,
세맘, 뿌랑둥이, 밍키, 예에에, 돌하르방, 치자꽃길, 지하, 꼬솜, 바이오리듬, 자몽몽몽,
워더, 쭈꾸미, 겸디, 뱃살공주, 1122, 세병, 헕, 전늘보, 쎕쎕, 연이, 코코몽,
저기여, 우양, 렌지, 어흥, 노랑, 쏘요, 스타터스, 메뚝, 늘부, 일게수니
<2차>
김민규, 채이, 더쿠, 착한공, 최좀비아내, 르래, 쁌쁌, 찬아찬거먹지마, 한드루,
쑤뇨, 뿌뿌, 애정, 흥부, 여우야, 호찡, 순영맘, 쿱뜨, 마들렌먹자, 1978
<3차>
녹zzㅏ, 사우똥, 7월17일, 세븐틴틴틴, 소보루, 란파, 분필, 한울제, 홀리, 하금
<4차>
환타, 뿌잇뿌잇츄, 캐아, 꽁냥꽁냥, 샤샤솔, 이지지, 논쿱스, 볼살, 망구, 규글,
젤리망고, 붐바스틱, 고말, 다람쥐, 660621, 괴밤빵, 꽃신, 고양이보은
<5차>
워누몽, 우지소리, 뿌쾅, 0희, 김까닥, 쿨링, 아장아장, 쿱스야, 에인젤, 연잎,
양양, 귤뿌뿌, 제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