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올려드렸어요! 암호닉 당분간 안 받아요..소금소금..몇몇 독자분들 계속 빠지신다고 하셔서 정리 되면 다시 받을게요!!
암호닉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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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2 |
수현은 별장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 세 명이 별장 주위에서 은주를 찾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현은 불안해졌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을 것 같았다. 경찰은 은주의 이름을 불러대며 찾기 시작했고 순찰차를 타고 별장 앞의 밭 주변을 빙 둘러보았지만 은주의 털 끝하나 보이지 않았다.
은주와 철수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그저 손을 잡고 있었던 것 뿐이다. 까맣던 하늘은 점점 푸른색이 되었다. 동이 터오고 있었다.
"오빠는 아직 별장에 있어요?"
"수현, 계속 은주 찾았습니다. 밖에 나가서 은주만 찾았습니다. 은주 못 찾아서 울었습니다."
은주는 수현에게 제대로 사과도 못한 것 같았다. 그냥 감정에 받혀서 홧김에 헤어지자고 한 게 아닐까 했지만 자신이 잡고 있는 손을 놓기는 싫었다. 은주는 자기가 너무 이기적인 게 아닐까 싶었다. 할머니에게도 미안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철수를 자신이 이렇게 사랑해도 되는걸까하며 생각에 잠겼다. 은주가 꽤 심각한 표정으로 입술을 다물고 있는 것을 보니 철수는 걱정이 되었다. 표정에 다 드러났다. 철수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철수는 문득 순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자신이 은주를 좋아하는 것도 그저 순이를 닮아서일까 싶었다.
"혹시 산으로 간 게 아닐까요?"
순경 하나가 여경에게 말했다. 여경은 설마하는 표정이었지만 수현이 산으로 한 번 가보자며 경찰들을 설득했다. 결국 순찰차를 타고 산으로 갔다. 동이 터오고 있었지만 지금은 새벽이었다. 산길은 험했다. 손전등으로 땅을 비추며 급하게 올랐다. 급하게 올라온 탓에 다리가 아팠다. 수현은 이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은주가 간절히 보고 싶었다.
"찾았습니다!"
순경이 멀지 않은 곳에서 외쳤다. 수현이 급히 뛰어갔다. 순경이 서 있는 곳엔 빛을 받고 있는 철수와 순이가 있었다. 수현은 은주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수현은 보게 되었다. 철수와 은주의 손이 꽉 맞닿고 있는 것을.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몇 시간동안 찾아해맸는데 철수와 은주가 계속 같이 붙어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화도 났다. 은주를 찾았다는 안도, 실망감, 분노. 복잡했다. 수현은 은주의 왼팔을 끌어당겼다. 철수와 은주의 손이 떨어졌다.
"은주야, 괜찮아?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
수현이 은주의 볼을 쓰다듬었다. 은주는 수현의 손을 살짝 쳐냈다.
"나 괜찮아."
은주는 수현의 시선을 피하고 철수를 바라봤다. 철수가 은주에게 다가와 코트를 어깨에 얹어주었다. 철수는 수현을 힐끔보았다. 수현은 넋이 나가 있었다.
*
"찾아서 다행입니다. 다치신 곳 없죠?"
산에서 내려온 경찰이 은주에게 따뜻한 음료수를 건넸다. 은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날씨가 너무 춥네요.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함부로 집 나가지 마시구요."
여경이 떽떽거리며 말했다. 순찰차가 떠나고 은주는 순찰차의 뒷꽁무니를 쳐다보았다.
수현은 짐을 싸고 있었다. 철수는 낡은 소파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은주가 별장 조용히 열고 들어왔다. 은주의 발자국 소리에 수현이 고개를 들었다. 은주가 수현을 내려다 보았다.
"미안해, 걱정 시켜서."
수현의 코 끝이 찡해졌다. 수현이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하고 말하는 수현의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마냥 떨렸다.
"은주야, 내가...정말 잘못했어. 나 정말 너 의심도 안 하고, 못 해준 것도 다 해줄게. 니가 좋아하는 고기도 맨날 사주고. 햄버거도 안 먹을게...그니까..."
수현이 애처롭게 말했다. 은주는 수현의 옆에 앉아 수현의 손을 잡았다. 수현은 은주가 돌아오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오빠, 나는 오빠를 좋아하면서도 철수 씨를 좋아했어. 그리고 앞으로도 쭉 좋아할 거야. 난 오빠랑 있으면서도 철수 씨 생각을 했어. 난 오빠한테 잘못한 거야. 나보다 착하고 오빠 더 좋아하는 여자 만나...진짜로...미안해..."
은주는 철수의 온실로 가 철수의 침대에 누웠다. 이 곳 지리를 잘 모르는 수현을 버스터미널까지 철수가 바래다주고 있었다.
"은주가 산으로 간 건 어떻게 알았어요?"
수현이 물기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철수는 땅만 쳐다보고 있었다.
"어쩌다 보니 산으로 가 있었어요."
철수가 조그맣게 답했다. 수현은 버스표를 끊고 철수에게 다가왔다.
"은주, 서울로 다시 오는거죠?"
철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현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짧게 인사를 건네고 뒤를 돌았다. 몇 걸음 가지 않아 수현이 다시 뒤를 돌아 철수에게 다가왔다.
"은주한테 미안하다고 전해줘요. 많이 사랑한다고도 전해주고. 서울오면 같이 밥 먹자고, 그냥 친한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자고. 그렇게 전해줘요."
"알았습니다."
수현이 탄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철수는 버스 앞에 서 있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철수를 빤히 쳐다봤다. 수현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거라고 서울로 돌아가면 다 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인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철수가 온실로 들어왔다. 찬 공기가 돌았다. 은주가 몸을 일으켰다.
"일찍 왔네요."
"수현이 은주한테 해 줄 말 있다고 합니다."
은주가 눈에 물음표를 띄우고 철수를 쳐다봤다.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아직 사랑한다고, 서울오면 같이 밥 먹자고, 친한 오빠동생 사이로 남자고."
"그런 말은 안 전해줘도 되요."
철수가 의자를 끌어와 침대 옆에 앉았다. 그리곤 손을 올려 은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은주는 눈을 살짝 감았다. 따뜻한 철수의 손에 몸이 녹는 것 같았다. 몇 시간 후면 은주도 서울로 출발해야 했다. 서울로 가면 수현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 지 고민이었다.
"또 오는 겁니까?"
"당연하죠."
"저 이제 일자리 생겼습니다."
은주가 가방을 챙기다 철수를 돌아봤다. 일자리? 하고 은주가 되묻자 철수가 머리를 긁적였다.
"네, 이제 은주 없을 때는 일합니다. 돈 벌면 은주한테 호떡 사 줄 겁니다."
은주가 소리내어 웃었다. 자신에게 호떡을 사주겠다는 철수가 뭔가 기특했다. 마치 아들을 둔 기분이었다. 은주는 가방을 메고 철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철수가 입꼬리를 올려 살짝 웃었다. 둘은 손을 맞잡고 별장을 나왔다. 은주가 차키를 들어 차에 시동을 걸었다. 철수는 자동차 옆에 서서 은주를 쳐다보았다.
"추우니까 들어가요."
은주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철수는 옷깃을 여미고는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는 별로 안 춥습니다. 은주 얼른 가세요."
"알았어요. 밥 꼭 제 때 제 때 챙겨먹고, 이불 꼭 덮고 자고..."
*
축 늘어진 손가락을 들어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수현은 물에 젖은 솜 마냥 몸이 무거웠다. 대충 신발을 벗고 가방을 내려놓았다. 옷도 다 벗지 못하고 바로 베개에 얼굴을 묻고 누웠다.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혹시 은주일까 싶어 황급히 휴대폰을 꺼냈다. 발신인은 은주의 어머니였다. 전화를 받아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에 빠졌다.
"여보세요."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수현이니?
"아, 예. 잘 지내셨어요?"
-어 그래. 은주랑 같이 있니? 같이 강원도 갔다며.
"저...어머니..."
수현이 목이 잠긴 채 머뭇거렸다. 은주의 어머니가 무슨 일이냐며 물었다. 이별소식을 전해야 할 지 고민이었다.
"저, 은주랑 헤어졌어요. 강원도에서...은주 지금쯤 서울로 오고 있을 겁니다."
-아니, 어쩌다가...
"그냥 좀 싸웠어요..."
-우리 은주 변덕이 하루이틀이니? 수현이 니가 좀 잘 달래줘.
수현도 그러고 싶었지만 은주의 옆에 있는 철수라는 존재 때문에 은주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수현은 머리를 쓸어올렸다.
-피곤할 텐데 편히 쉬고, 은주랑 잘 해결해.
"네, 들어가세요."
수현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피곤함에 얼른 잠을 청하고 싶었다.
자취방에 도착한 은주가 짐을 정리하곤 옷을 갈아입었다. 밀린 드라마를 보려고 TV의 전원버튼을 눌렀다. 그 때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너 수현이랑 헤어졌다며!
대뜸 소리치는 엄마의 목소리에 귀가 따가웠다.
"어, 좀 그렇게 됐어."
-허이구, 수현이는 완전 목소리가 착 갈아앉았더만 너는 완전 멀쩡하시네?
비꼬는 듯 말하는 엄마의 말투에 좀 짜증이 났다.
"그럴 일이 좀 있었어. 엄마는 신경 쓰지마."
-신경을 왜 안 써! 수현이 아니면 시집 갈 곳도 없는 게..
"아, 나 피곤해. 이따 다시 통화해."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고는 소파에 휴대폰을 휙 던졌다. TV에 시선을 고정했지만 집중이 되지 않았다. 수현과 은주는 그렇게 멍하니 있었다.
*
"왠일이냐, 니가 우리랑 점심을 먹고?"
친구놈의 퉁명스런 말투에 수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은주와 헤어졌다고 말했다.
"헐, 어쩌다가? 죽고 못 살던 것들이..."
친구가 햄버거를 입에 가득담고선 말했다. 수현은 얘기하자면 길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매일 점심은 은주와 함께였는데 이렇게 친구들이랑 먹으려니 어색하기도 했다.
"야, 너 헤어진 기념으로 클럽이나 갈래?"
"됐어, 다 삼키고나 말해라."
창 밖을 보니 거리에 커플들이 즐비했다. 은주와 자신도 저 틈에 늘 있었는데 이렇게 혼자가 되니 너무 힘들었다.
*
벌써 10편이라니!!! 댓글 달아주는 독자들 사랑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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