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쏟아지는 빛과 뜨거움.
이어지는 고통에 눈을 채 뜨지도 못하고 폭발적인 굉음과 불빛들을 온 몸으로 받아냈다.
들려오는 비명, 붉음과 흰, 온갖 어둠을 몰고 온 눈부신 빛은 내가 가졌던 모든 것들을 앗아가고,
어두웠지만 행복했던 순간을, 슬픔을 몰고 온 밝음이 밀어냈다.
삐빅-
식은 땀에 흠뻑 젖은 채, 탄소는 아침을 알리는 알람에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7시, 디지털 화면 가득 시간을 나타내고 있는 핸드폰 화면을 눌러 알람을 끄는 탄소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또 같은 꿈이네, 한동안 안 꾼다 했더니.
탄소는 마른 세수를 하며 한숨을 내뱉고, 몸을 이끌어 욕실로 향했다. 샤워를 마친 탄소는 머리를 말린 후 하나로 올려 묶고, 활동하기 편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검은색 옷들을 꺼내 침대위에 올려 두었다. 맞은편 거울에 비친, 옷을 입기 위해 샤워 가운을 벗어둔 탄소의 모습에서 허리춤에 남겨진 반점이 오늘따라 눈에 띄었다.
옷을 입어 몸단장을 마친 탄소는 마지막으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시계를 확인했다. 7시 30분을 향하고 있었다. 꿈 속 감정이 아직까지도 이어지는듯, 탄소는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아침부터 이게 뭐람,
나갈 채비를 마친 정국은 문 앞에서 신발을 신으며, 불현듯 어제의 탄소가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났다. 윤기 형 방 속에 있던 인형을 보고 조금 화가 났지만, 사실 화가 났다기 보단 탄소에게 섭섭했던 감정에 가까웠다. 그냥 자고 잊어버려야지, 하고 잠에 들려던 찰나, 갑작스런 호출이 내 신경을 거스르는데 큰 몫을 하기는 했지만.
평소 같으면 옆 방에 있는 탄소를 기다렸다가 같이 회의실로 갔겠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터라 괜시리 불똥이 탄소에게 튈까봐 서둘러 회의실로 향했다. 하지만 내 의도가 무색하게도 탄소는 어느새 내 옆으로 와 같이 걷고 있었다. 얼굴에 내 기분이 잔뜩 실려있었는지, 탄소는 힐끗 힐끗, 자꾸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잔뜩 신경이 예민해져 있던 나는 나도 모르게, 내 눈치를 보는 탄소에게 신경쓰지 말라며, 감정이 실린 투의 말을 내뱉어 버렸다. 순간 아차, 싶었던 나는 탄소를 살폈다. 잔뜩 풀이 죽은 모습에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괜시리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방을 나서 탄소의 방 앞에 섰다.
"김탄소!! 밥 먹으러 가자!"
정국의 부름에 한참동안이나 대꾸가 이어지지 않아, 의아한 정국은 다시 한 번, 크게 부르려 입을 벌리는 순간 문이 열렸다. 현장을 제외한 탄소의 모습은 늘 밝고, 명랑했는데, 아침부터 탄소에게서 강한 저기압의 기운이 느껴져 저도 모르게 움찔한 정국이었다.
"탄소! 기분이 왜 그래,"
몸을 기울여 탄소의 얼굴을 살피던 정국은 일부러 탄소의 눈을 마주쳐 웃어보았다. 활짝 웃는 정국의 얼굴에, 잔뜩 먹구름이 껴 있던 탄소의 얼굴에도 미소가 그려졌다.
"잠 못 잤어?"
"아니, 그냥 꿈 좀 꿔서."
"아, 맨날 꾼다던?"
정국의 말에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탄소였다. 그래도 정국의 덕분인지, 탄소의 얼굴은 아까보다는 훨씬 밝아져 있었다.
"밥 먹고 잊어버려! 오늘 하루종일 현장 나가려면 힘 내야지,"
그치? 밝은 기운을 잔뜩 품은 정국의 말에 탄소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듯,
"그렇지! 오늘은 놀이공원인데!!"
평소처럼 밝은 모습으로 돌아온 탄소였다.
구내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와서 밥을 먹고 있는 김태형과 박지민이 보였다. 여기야 여기! 입 안에 가득 음식을 씹던 태형이 들어오는 탄소와 정국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탄소와 정국도 서둘러 자기 몫의 식사를 챙겨 태형과 지민의 옆에 앉았다.
"일찍 일어났네요! 오늘 밥 맛있어요?"
"어, 진짜 맛있어. 오늘 희망랜드 가는데 당연히 일찍 일어나야지!"
무척이나 신나 보이는 태형이 후식으로 나온 딸기를 집으며 말했다. 그런 태형을 못말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바라보던 지민이 말을 이었다.
"저 새끼 저거 오늘 일어나자마자 신나서 진짜, 아니 아침에 씻는데 화장실에서 노래소리가 다 들려! 방을 옮기던가 해야지, 하.."
탄소와 정국처럼, 태형의 바로 옆 방을 쓰고 있는 지민은 고통스러웠다며 불평을 토로했다.
"왜 좋자나~ 나 노래 잘해! ^0^"
아침을 재현하려는 듯 큼큼, 금방이라도 노래를 부를 마냥 목을 추스리는 태형에 입 속에 웃으며 딸기를 넣는 지민이었다.
"많이 먹어 태형아 ㅎㅎ"
눈을 휘어접으며 딸기를 우겨 넣는 지민을 보고 탄소는 왠지 소름이 돋았다. 저 오빠도 진짜 무서운 사람이야..
내내 투닥거리는 둘을 보고 있자니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통 없었다. 상을 확 엎어버려야 하나, 하고 속으로 고민하던 탄소는 툭,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비어있던 옆 자리로 고개를 돌렸다.
"조용히하고 밥 좀 먹어라, 괜히 들떠가지고. 우리 일하러 가는거야, 놀 생각 말아라, 특히 김태형."
시끄럽게 떠들며 놀이기구를 한껏 나열하던, 태형의 뒷통수를 가볍게 치며 자리에 앉는 김남준이었다. 그 옆에 웃으며 남준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정호석, 그리고 탄소의 옆 자리를 채운 사람은 민윤기였다.
"탄소 잘 잤냐."
"네! 오빠도 컨디션 어때요, 오랜만에 현장인데."
나야 뭐, 괜찮지. 웃으며 탄소의 말에 대답하는 윤기의 앞에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아메리카노와 샌드위치가 놓여져 있었다.
"어, 근데 웬 빵? 밥 안 먹어도 돼요? 이따가 배고플텐데."
"아침에는 밥 안 먹혀, 이거 저번에 너가 사준거 맞지? 맛있더라."
얼른 먹던 밥 먹어, 나도 먹어야지. 윤기는 포장을 벗겨 입 안 가득 샌드위치를 물었다. 윤기에게서 익숙한 나른함이 느껴졌다.
늦게 온 세 사람을 뒤로 하고, 태형과 지민, 탄소와 정국은 먼저 차에 가 있으라는 남준의 말에 길을 나섰다.
"설마.. 저번처럼 또 좁아 터지는 옛날 차는 아니겠지?"
태형은 남준에게 건네 받은 차키를 들고 설마, 아닐거야. 긴장된 모습으로 차키의 언록버튼을 눌러 차 위치를 확인했다. 삐빅, 소리가 난 곳을 확인하려 주위를 둘러보던 우리 넷은 차를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도 오늘은 승합차였다. 그것도 꽤 좋아 보이는.
먼저 차에 타 들뜬 마음에 음악을 틀고 태형을 선두로 신나게 놀던 우리 넷에, 식사를 마친 나머지 세 명이 차에 타 모든 팀원이 모이고 희망랜드를 향해 출발했다. 운전은 늘 그랬듯 김남준, 조수석에는 정호석, 그 뒤에는 전정국, 김탄소, 민윤기가 차례로 앉았고 맨 뒤에는 김태형과 박지민이 앉아 채 가시지 않은 흥을 온 몸으로 표출해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희망랜드로, 칙칙한 무채색 옷들을 차려입은 채 향하고 있었다.
+사담 |
늦어도 1시 전에는 꼭 올리려 했으나... 열두시에 뜬 컨포가 너무 예뻤던 관계로 광광 울고 왔습니다 ㅠㅠㅠㅠㅠ넘 이뻐유.. 그런 의미로 한 번 더 보고 가요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 넘 예쁩니다ㅠㅠㅠㅠㅠ 이러다 사담이 컨포 후기로 가득 찰 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앓고... 나머지는 저 혼자 앓겠어요..o<-< 전개를 좀 쉭쉭 나가보려고 했는데 앞에 감정선을 좀 드러내다 보니 분량조절이.. 약간 실패했지만 봐주세유 후후(뻔뻔 이제 현생때문에ㅠ 전 편처럼 자주 오지는 못 할 것 같지만 못해도 일주일에 두 번은 오도록 노력하겠슴다 천천히 온다고 도망가지 마시구여.. 사실 글 쓰는 속도도 느려서 저도 답답해요. 후.. 머릿속으로는 내용이 떠다니고 대사가 마구 돌아다니지만 정리해서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구요 흑 그래도 글자 하나 하나 다 숨겨진 뜻이 있고 의미가 있어요 사실 오늘편은 떡밥 폭탄일정도로!!! 천~천히 눈에 하나 하나 새기면서 읽어주시면 참.. 감사하겠지만 제 글을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사실 매우 감사한 일이니 거기까진 바라지 않아요 ㅎㅎ 그냥 즐겨주세유 마지막으로 감사한 암호닉 분들입니다 !! ♡ [땅위] [청포도] [moonlight] [왼쪽][열꽃] [슈비] [토토로] [#ㅊㅃ#] [뚝아] [베네핏] [굥기롭게도] ♡ 매 화마다 찾아와 주시는 분들 그리고 암호닉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감사하고ㅠ 매 편마다 늘어가는 암호닉분들께도 매우 감사하고... 댓글도 여러번씩 읽고 ㅎㅎ감솸돠~! 암호닉 신청 언제나 받고 있구요 댓글도 매우 매우 환영이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