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일곱, 여자 하나
─ 30 (完)
189. 마지막 인터뷰의 시작
에디터_ 마지막 질문이네요.
제이홉_ 벌써요? 이렇게 빨리?
랩몬_ 아냐, 빠르진 않아. 딱 적당한 정도?
지민_ 랩몬 형은 인터뷰를 빨리 끝내고 싶다는 거네요?
정국_ 일단 질문부터 받아요.
에디터_ 하고 싶은 얘기 같은 거 있어요? 마지막으로요. 요즘 근황을 얘기해도 좋고, 팬분들한테나, 아니면 멤버 서로에게나 해도 좋고.
슈가_ 어제는 작업실에 10시간 정도 앉아 있었는데… 사실 작업은 한 시간 반 정도밖에 안 했어요. 그냥 생각 정리 같은 거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아, 친형 집에도 갔다 왔습니다. 딱히 얼굴 보고 앉아서 할 말은 없었지만요.
지민_ 요즘은 보컬 레슨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어요. 원래 없었던 건 아니지만 노래에 갑자기 욕심이 확 나서요. 아, 나 이거 로그 찍으면서 말했다. 아마 올라갈 거예요, 곧. 아무튼 요즘에는 연습도 하고, 스케줄도 하고….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제이홉_ 뭐야, 다 근황 말하는 거야? 나 애교 부리려고 했는데. 어, 저는, 뭐. 다 똑같죠. 저도 연습하고, 스케줄하고. 저도 친누나네 집을 갔다 왔어요. 가서 밥도 얻어먹도 오랜만에 미키(강아지)도 봤습니다.
랩몬_ 저도 별거 없네요. 계속 작업과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김데일리도 열심히 찍고 있고요. 맞다, 이번에 저 예능 하나 나갔어요.
뷔_ 저도 똑같아요. 촬영하고, 연습하고. 참, 살이 빠져서 전에 입던 바지가 조금 헐렁했어요. 조금 충격입니다.
00_ 좀만 더 고생해, 태형이(뷔). (뷔_ 네에.) 랩몬 예능 나간 건 비밀인데, 말해 버렸네요. (랩몬_ 아, 그래요?) 아무튼 저는 작곡에 익숙해져 버려서 곡들도 완성시키고 있고, 슈가와 전쟁을 치루고 있는 중이에요. 프로듀싱은 싫은데.
진_ 근황이랄 게 뭐 있나요. 전 부모님을 뵈러 갔었는데요, 뵈러 간 김에 식사도 같이 하고 저희 짱구(강아지)도 봤습니다. 육포 먹는 도중에 건드렸더니 물릴 뻔했어요. 역시 개들이 먹을 땐 안 건드리는 게 좋아.
정국_ 이미 형들이랑 누나가 다 말해 버려서 할 말이 없네요. 똑같아요. 앨범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고, 여러분들께 드릴 선물도 준비하고 있으니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190. BTS 꿀 FM 06.13
"사회로부터 오는 억압과 편견에 대해 노래하던 조무래기들이 사랑에 아파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 갑니다. 참, 많이 자란 것 같지 않나요?"
윽. 오글거려. 카메라 밖에서 대기하던 멤버들이 윤기를 보던 와중에 주먹을 꽉 쥐었다. 왜 오글거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그래. 그냥 오글거려. 마스크를 정리하던 태형이 00에게 물었다. 저 대사 누나가 썼어요? 00은 초코라떼를 마시던 빨대를 으득, 물고선 고개를 끄덕였다. 뭐. 불만 있냐.
윤기는 멤버들의 반응을 알면서도 의식하지 않은 채 꿋꿋이 대사를 이어나갔다.
변하지 않은 건 우리들의 이야기에 대해서 들려 주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거죠. 그동안 참 많이도 받은 사랑에 저희는 음악을 더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답하려 하고 있습니다. 랩, 댄스, 노래로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저희들의 노래를 들어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점, 참 뿌듯합니다. 우리 아미 여러분과 함께 하는 꿀 FM의 첫 번째 곡입니다!
<Save me>가 틀어지면서 멤버들이 각자 자리에 앉았다. 지민은 자신의 옆에 앉은 00에게 담요를 건넸다.
"000 너 꿀 FM 작가로 전향해. 기존 작가님들보다 더 잘 쓰는데?"
"지금 방탄 탈퇴하라는 거야?"
"아니죠. 투잡이지, 투잡."
이번 꿀 FM의 대사는 00이 쓰게 되었다. 기껏 해야 오프닝 멘트와 클로징 멘트 정도지만. 대사들을 쭉 읽던 남준이 말했다. 나도 이거 해 볼까? 뭔가 좀 탐이 나는데?
"하지 마. 이거 페이 없어."
"아, 그래요? 이거 열정 페이도 아니고 노동력 착취야?"
"어. 내가 이러려고 멘트를 썼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서 밤에 잠도 안 와."
진짜 돈 안 주면 회사 고소할 거야. 노래가 끝나는 걸 듣고, 00은 다시 빨대를 앙 물었다.
191. 특별데이
"여러분, 오늘이 무슨 날이죠?"
"오늘요?"
"무슨 날은 아니죠, 오늘이."
"네, 조용히 하시고요. 오늘은 우리 방탄소년단의 초심을 다시 되찾고, 단합을 다지려는 의미로 이렇게 꿀 FM을 촬영하게 되었는데요. 어떠신가요, 여러분. 특별한 날이 아니지만 우리끼리 만드는 특별한 날 같지 않나요?"
"네. 아닌데요."
"딱히 특별한 날은 아니고 그냥 꿀 FM 찍는 날 정도."
"야, 니네 대본 안 읽고 왔지? 아니 뭘 따라 주는 애들이 없어. 퇴근 안 할래? 내일 아침까지 영상 찍어 봐? 어? 그럴까?"
윤기가 역성을 냈다. 옆에서 지민이 고개를 숙여 음소거로 웃었다. 아니 그렇잖아. 영상의 흐름이란 게 있는데. 호석은 웃다가 재빨리 대본을 스캔하고 읽었다. 이렇게 방탄만의 특별한 날이 하나 더 늘다니, 이렇게 우리 방탄, 그리고 이 영상을 보는 아미들과의 추억이 하나 더 생기는 것 같아 기분이 좋고 뿌듯하네요. 호석의 가식된 목소리에 윤기가 헛웃음을 지었다. 그런 멤버들 옆에서 00은 꾸물대며 바닥에 있던 케익을 집어들었다. 딸기 생크림 케익. 맛있겠다. 태형이 딸기 하나를 집어먹었다.
"우리 뭔 노래 불러요, 근데? 오늘은 우리 생일도 아니고 크리스마스도 아니잖아여."
정국도 따라 딸기를 우물대면서 물었다. 윤기는 대본에 고개를 박고 잠시 말이 없더니 남준의 저 형 당황했다 하는 한 마디에 손을 설레설레 내젓곤 노래는 생략하자 제안했다.
"근데 윤기야."
"왜."
"이거 불 좀 붙여 봐. 나 이거 무서워."
케익의 촛불을 건네는 00에 윤기는 다시금 할 말을 잃었다.
"미안합니다. 다음번에는 내가 불 붙이는 법도 가르칠게."
"불 못 붙이는 것도 죄예요?"
"다 큰 어른이 불 못 붙이면 죄야."
석진의 단호함에 00이 입을 꾹꾹 누르고 옆에 있는 지민에게 촛불을 넘겼다.
192. 익명의 말
"이제 각자 멤버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읽어 볼 텐데… 네, 대본에 적혀져 있네요."
"누나 거부터 들으면 안 돼요? 궁금해."
"옐로카드. 디제이가 하는 진행이 아직 덜 끝났잖아요, 뷔 씨. 집중 안 할 겁니까?"
"아니, 대본에 없길래."
"너 몇 쪽 펴고 있냐. 여기잖아, 바보야."
아. 그러넹. 태형이 천연덕스레 대답하고 버블티에 있는 버블을 씹었다. 말이 끊겼던 윤기가 다시 매끄럽게 진행해 나갔다. 네, 그럼 00이한테 온 말부터 보죠.
"…진짜 우리가 오래 같이 살긴 했나 보다, 야."
"왜?"
"6명이 보냈는데 다 똑같아. 읽어드리겠습니다. 「쓸데없는 생각 좀 제발 그만해」라는데요."
00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머리 위로 물음표가 뜨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이거 정말이야? 나한테 할 말이 그렇게 없었어?
"욕해도 되나요? 편집해 주시죠?"
"진정하세요, 누님."
호석이 00의 팔 한쪽을 붙들고 아양 아닌 아양을 떨었다. 그래. 호석이를 보고 참자. 호석이는 예쁘니까. 오늘 내 머리도 말려 줬으니까. 00의 주먹이 바르르 떨리는 것을 보고 남준은 다급히 입을 열었다.
"이게 왜냐면 스스로도 알잖아요. 되게 쓸데없는 생각 많이 하는 거. 솔직히 나랑 비슷하긴 한데, 누나는 가끔씩 너무 객관적인 게 있어서 걱정이 된다고 해야 하나."
"내가 김남준한테까지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한단 소리를 들을 줄이야."
"아니, 00이는 그게 좀 있어. 생각이 너무 많아서 자꾸 어디론가 날아가요. 그러니까 어떠한 주제로 생각을 하다 보면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논점이 흐려져 버린다는 소린데. 사실 문제라기보다는 안 그랬으면 좋겠다는 거지."
"어, 공감."
"옆에 있는 제가 봐도 머릿속에 담고 있는 게 너무 많아서 펑 터져 버릴 것 같거든요. 그냥 계ㅡ속 흘러가는 거예요. 누가 멈춰 주지 않으면 생각이 계속 흘러가. 그냥 한 마디로 걱정된다는 거죠."
"아, 근데 난 누나가 흘러 가는 거 좋아요. 누나가 생각할 때의 그 표정이 있는데 난 그게 너무 좋아."
지민이 살짝 고개를 젖혀 웃고는 말했다. 00은 건조한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변탠가?
"아니이, 그게 아니라!"
"약간, 약간 좀 그런 것 같아요."
"참 가지가지하시네요, 지민 씨."
"아무튼 충고와 조언 새겨듣겠습니다. 모두 다 똑같은 의견을 보내 주신 우리 멤버들의 단합을 잘 볼 수 있었네요."
"…누나 지금 좀 눈으로 욕하는데?"
"네에, 그럼 다음 코너로 넘어갈까요."
윤기는 00의 이글거리는 눈을 살포시 피하면서, 대본 한 장을 뒤로 넘겼다.
193. 익명의 사연
"다음은 익명으로 보내 주신 사연들을 읽어 보는 시간입니다. 각자 돌아가면서 사연을 읽어 볼 텐데요. …랩몬 씨?"
"예?"
"00 씨 손 좀 가만 내려 두시고 사연 읽으시죠."
탁상에 손을 놓아 둔 00의 손을 만지작대던 남준이 00의 손을 부드럽게 놓아 주곤 대본을 집어들었다. 남준은 대충 사연을 흝다 입맛을 다셨다. 이거 익명 맞나요? 뭐 이래.
"그냥 하는 소리로, 작성자가 누구인지 정말로 모르겠는 사연입니다. 데뷔 전부터 혼성그룹이라고 많은 주목을 받아왔던 우리 방탄소년단! 그 중 유일한 여성 멤버인 00은 나머지 남성 멤버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반말이네요. 00이라니."
"아직은 연하인지 동갑인지 연상인지 모르니까요."
"계속 읽겠습니다. 00은 특유의 다정함으로 멤버들을 보살펴 주었는데, 그 중 막내 라인인 지민과 정국을 특히 더 신경 써 주고는 했습니다. 특히 데뷔 초 사춘기였던 정국에게는 방송국 대기실 밖으로 나갈 때면 항상 동행해 주고, 차로 이동 중일 때 정국이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몇 시간 동안 토닥여 주기도 하면서 그야말로 지극정성이었습니다."
"음, 맞아. 정국이한테 내가 특히 그랬었던 것 같다."
"맞아요, 맞아요. 얘가 그때 한창 사춘기였어 가지고. 진짜 난리도 아니었지."
00의 수긍과 호석의 거드는 말에 정국이 부끄럽다는 듯 베시시 웃었다.
"정국뿐만이 아닙니다. 자기가 먼저 연습이 끝나더라도 지민이 끝나지 않았다면 기다려 주고, 안무 연습에도 도움을 주는 등 언제나 꼭 같이, 같은 시간에 귀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잠깐만, 읽지 말아 봐요. 이거 김태형이죠?"
"아닌, 아닌데요?"
가만 있던 태형이 00의 물음에 숨을 헛들이키며 대답했다. 길게 찢어진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아, 근데 이건 너무 티가 났어. 김태형 옛날에 누나한테 지민이랑 정국이만 챙긴다고 울었었잖아."
"아니거든요? 안 울었거든요? 그건 누나가 나 싫어하는 줄 알고 그랬던 거거든요?"
"김태형 뻥치지 마. 너 그때 울 때 내 멱살 잡고 울었거든?"
"야, 야, 내가 언제."
태형의 동공에 지진이 일어났다. 세기 8.0 정도. 지민의 폭로에 태형의 귀가 달아올랐다. 아, 그만, 그만! 그리고 형들 지짜, 진짜 너무한다. 태형이 큰소리를 냈다.
"이 사연을 제가 제일 많이 썼기는 한데 이거 형들이랑 다같이 모여서 쓴 거잖아요. 완전, 와, 나 하나만 죽이려고, 지금!"
"…일단 저는 빠졌었어요."
"뻥치네. 누나, 윤기 형이 씻고 나오자마자 '뭐냐? 00이한테 서운한 거 쓰는 거야? 야, 줘 봐. 나도 좀 쓰게.' 이랬어요."
00은 조용히 미소를 짓고 그 사연이 적힌 대본 종이 한 장을 뜯어 내고 단숨에 구겨 버렸다. 서운한 게 있으면, 따로 말을 하지 그랬어. 왜 여기다 쓰고 그래, 우리 멤버들아.
당황스러움도 잠시, 코웃음이 나왔다. 어이가 없어서 콧물 나. 지금 나 제외 여섯 명이 이 사연에다가 제 서러움을 토해 내려고 용을 썼다는 거지, 지금. 어쩐지 나에 대한 사연만 유독 길다 했어. 아, 어이 없어라.
"지민이랑 정국이도 썼어요?"
"아뇨? 저는 이런 거 쓰고 그런 사람 아닙니다."
"저도요. 진짜 어른이나 되어서는 뭐 하는 짓이에요?"
그래. 지민 정국까지 제외하고 네 명. 00은 나긋하게 말했다. 얼른 다음으로 넘어가. 책상 엎어 버리기 전에.
윤기가 그 말에 다급히 대본을 쥐었다.
194. 책상이 엎어지지 않으려면
"그럼 저희는 광고 듣고 오겠습니다!"
195. 광고입니다만! (카피페) 上 |
133. 남준: 요즘 책 읽을 시간이 없네요. 134. 석진: 00아, 오빠 밥 안 먹는다. 난 밥도 먹지 말아야 할 쓰레기야. 135. 지민: 누나, 치킨 사 주세요. 136. 00: 케이크 먹고 싶어. 137. 태형: 누나, 고민이 있어요. 138. 정국: ……어디 가요……. 139. 윤기: 팬들이 너랑 내가 닮았대. 140. 00: 사랑을 하기 전에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해? 141. 00: 태태. 142. 00: 오빠, 학교 다니는 느낌은 어때요? 143. 호석: 언제까지 팬들은 우리를 사랑해 줄까요? 144. 남준: 누나, 물어볼 거 있는데. 145. 00: 정국이 왜 기분이 안 좋아? 146. 00: 야. 147. 태형: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이래요. 저녁에 먹는 사과는 독이고. 148. 지민: 누나, 형이 저 괴롭혀요! 149. 정국: 윤기 형 자요? 150. 00: 내가 퀴즈 낼 테니까 맞혀 봐. 들어갈 땐 딱딱하고, 나올 땐 부드러운 게 뭐게? |
196. 광고가 좀
"광고가 도중 끊겼는데요?"
"예? 아, 길어서 그래요, 길어서."
"언제 다시 재생됩니까?"
"3초 정도 쉬었으니까 지금? 다시 광고 듣고 오겠습니다!"
197. 광고입니다만! (카피페) 下 |
151. 방탄은 나에게 X다. 00: 가장 큰 모험. 아마 내 인생 중 가장 무모한 도전은 방탄이 아닐까 싶어요. 152. 지민: 누굴 좋아한다는 건 뭘까요.
지민: 나 어른이 된 것 같아요. 154. 정국: 강아지 키우고 싶어요. 대형견으로. 155. 00: 새로운 것이 갖고 싶어. 156. 00: 과거와 현재, 미래는 결국 똑같은 말이다. 한 마디로 통합하자면 영원한 현재라는 거다. 157. 호석: 누나, 어떤 게 더 나아요? 158. 정국: 누나, 언제 와요. 159. 석진: 00아. 160. 태형: 누나, 난 맨날 누나한테 애교 부리는데! 161. 지민: 누나, 요즘 가사를 안 쓰네요? 162. 윤기: 칼 가지고 놀지 마. 손 다쳐. 163. 00: 비 온다. 164. 00: 각자 떨어져 있었던 하루는 어땠어? 165. 남준: 그대, 오늘 볼 때마다 새롭고 |
198. 둘! 셋!
"마지막으로 우리 돌아가면서 바라는 거 한 마디씩 하고 끝낼까요. 우리 정국이부터."
"누나부터 해요. 누나가 말을 잘하니까."
"아니지. 00이는 마지막으로 슈가랑 마무리를 해야지."
"센스가 없네. 정국 씨 하세요."
"아, 저여? 이렇게 처음을 끊게 되네. 각자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 모두 다 즐겁게 하셨으면 좋겠고, 저는 하던 운동을 열심히 하고 또 새로운 운동을 배워 보고 싶어요. 그래서 알아 보는 중이고… 아무튼 언제나 건강하고 즐거우시면 좋겠습니다."
"어떤 운동 배울 거예요?"
"네? 아, 뭐. 주짓수나 아님 무에타이나 그런 거요."
"네, 멤버들 모두 맞지 않도록 몸 조심하시구요, 홉이는요."
"저는 어, 좀 복잡해요. 그냥 멤버들이 힘 있고 예전과 같았으면 좋겠는데 예전과 같지 않고 싶은 마음이 공존하는 것 같아요. 좀 더 발전하고, 좀 더 파이팅 넘쳤으면 합니다, 앞으로. 상에 대한 욕심도 부려 보고 싶고요. 어, 대상…을 또 한 번 수여하고 싶습니다."
"한 번이요?"
"……설마 제 욕심이 한 번뿐이겠습니까. 아무튼, 저는 다 필요 없습니다. 우리 아미 여러분들과 같이 동행한다면, 또 뭐가 필요하겠어요."
"랩몬 씨."
"네. 저는 이렇게 우리 아미 여러분들과 멤버들이 큰 탈 없이, 솔직히 아무 일이 없었다고는 못하겠어요. 그러니 큰 탈 없이라고 표현할 건데, 네, 이렇게 같이 온 것만으로도 참 운이 좋았고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별거 없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 무대를 하면서 이렇게 즐겁게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오. 좀 멋있다."
지민의 감탄에 남준이 광대를 끌어올려 웃었다.
"진 형은요."
"저도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멤버들 항상 친하게, 존중하면서 잘 지내고 잘 웃고. 잇진도 계속하고."
"형, 진짜 형이 다른 멤버들 존중하는 것 같아요?"
"전정국 너는 아니어도 00이랑 형 라인은 존중하니까 걱정 마."
"와, 차별."
"뷔는요?"
"저도 이제… 그냥 누구 하나 다치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이 최고니까요. 제가 옛날에 말 실수했던 것처럼 건강 맨날 하구…."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지민이는요."
"말씀하신 것처럼 건강. 건강 잘 챙기고,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고요. 각자 우리 멤버들이 세운 목표가 있는데 그거 다 꼭 이뤘으면 좋겠어요. 돌이켜 보면 항상 즐거운 일이 많았던 것 같은데 앞으로도 더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네. 마지막으로 00이."
"요즘 생각이 드는 건 우리가 되게 사소한 행복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행복과 불행이 똑같은 크기여도 행복하단 생각보단 불행하단 생각이 들게 되더라고요. 물론 사람 심리가 어쩔 수는 없다지만, 저는 우리 멤버들과 아미 여러분, 또 저를 알고 계시는 모든 분들이 하루에 딱 몇 번씩만 행복하다고 느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
"크. 멋있다, 멋있어."
"맞아요. 저도 돌이켜 보면 우리는 매순간 중요한 삶을 살았고, 그로 인해 작은 행복을 놓쳤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매순간 행복을 놓치지 않고, 감사하단 생각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정국부터 윤기까지 소감을 끝내고, 윤기는 대본을 집어들었다. 슬슬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199. 끝 인사
"흐름을 따르는 자가 되지 말고 흐름이 되어라, 하는 말이 있거든요. 우리 방탄소년도 언젠가 흐름이 되길 바라면서, 이번 꿀 FM은 여기서 마치도록 할까요?"
오. 호석이 약하게 박수를 치며 00의 말을 따라했다. 흐름을 따르는 자가 되지 말고 흐름이 되어라.
"사실 마지막에 와서 말하는 거지만, 이 꿀 FM의 다음이 있을진 잘은 모르겠습니다."
"지금 마음대로 종영시켜 버리는 거예요?"
"꿀 FM이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다음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계속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여기서 마치도록 합시다. 지금까지 슈가슈가 슙디, 그리고 방탄소년단이었습니다. 안녕!"
"아미 안녕!"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young forever="">가 나옴과 동시에 00과 윤기가 책상에 고개를 파묻었다. 윤기가 입을 오물거렸다. 진행이 힘들었다는 투덜이었다. 태형과 정국은 카메라에 얼굴을 갖다대며 장난을 쳤다.〈/young>
Forever, ever, ever, ever…. 노랫소리가 흩어지고, 카메라는…….
암전.
200. 안녕, 마지막이야
에디터_ 마지막인데, 어때요.
랩몬_ 사실 이렇게 지속적이게 함께 해 왔던 인터뷰는 처음이에요. 질문도 많았고, 저희에 대해 세세히 밝혔던 인터뷰는 처음이라 조금 아쉽네요.
슈가_ 기분이 이상하네요. 퇴근이라 좋기도 하고, 더 하고 싶단 생각도 들고.
지민_ 괜히 마음이 좀 허전해요. 마지막이니까. 마지막은 다 그런 것 같아요. 괜히 마지막, 하면 싱숭생숭해지고.
제이홉_ 저는 슈가 형의 믹스테잎이죠. 트랙 7번의 마지막이 떠올라요. 이유는 딱히 없고 그냥요.
에디터_ 인터뷰가 끝나면 뭘 할 거예요?
진_ 서점을 들를 생각이에요. 일본어 교재가 필요하거든요. 이 긴 인터뷰가 끝남으로써 허전하긴 하겠지만 시간을 흐를 테고, 일상을 살 거예요. 일상을 살게 된다는 말이 맞겠네요. 이 스튜디오를 올 일이 없어질 뿐이지, 저희의 시간은 계속되니까요. 이건 혹시나 에디터님이 서운해 하실까 봐 덧붙이는 소리예요. 하하.
정국_ 저는 불러 보고 싶은 노래가 있어서 작업을 하려고요. 제 골든 클로젯에서요.
00_ 글쎄요. 연습을 하고, 씻고, 자고, 다음 스케줄 가고. 정말 일상이네요.
뷔_ 저도 누나랑 다를 게 없을 것 같아요.
에디터_ 앞으로도 방탄소년단을 응원할게요. 그동안 고마웠고, 이만 인터뷰 마칠까요?
전체_ 그럼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6. 05. 09 ~ 17. 02. 11
남자 일곱, 여자 하나 fin
안녕하세요. 니케입니다.
<남자 일곱, 여자 하나>가 이렇게 막을 내렸네요.약 10개월 동안 저와 함께 달려 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글잡담에 이 글을 올린 건 5월달이지만, 사실 이 글을 처음 쓴 건 작년 2월 13일이었어요.
아이들의 음반이 공개될 내일이 이 글을 처음 쓴 지 일 년째 되는 날인데, 제가 일 년이나 잡고 있었던 글을 놓게 된다니 기분이 이상해요
. 글의 장르가 리얼물이다 보니 더욱 애착이 많이 간 글이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남자 일곱, 여자 하나>는 오로지 "방탄소년단"만을 그려 낸 이야기예요. 물론 가상의 인물 00이가 들어간 방탄소년단이요.
그래서 아이들 주변에 있는 환경에 대해 아예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이루어 낸 업적 같은 것만 간간이 언급했을 뿐, 빅히트나 방PD님 등 언급이나 등장시키지 않았고, 심지어 아이들의 나이도 제대로 나타 내지 않고 아이들이 태어난 년도만 언급했어요.
시간이 지나서 이 글을 읽을 때 지장없이, 아이들이 주인공인 만큼 오로지 방탄소년단에게만 집중시키기 위한 설정이었지요. 글을 읽을 때 대부분 눈치채지 못하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ㅎㅁ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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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을 자꾸 까먹으시는 분들과 아예 보이지 않는 분들이 많아 아예 암호닉을 받지도 않을 뿐더러 삭제 처리해 버렸어요.
그 점에서는 매우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ㅠㅁㅠ (댓글에서 암호닉을 달고 꾸준히 저와 소통하셨던 분들은 다 기억합니다!)
삭제 처리가 되었다 보니 메일링은 하지 않겠습니다. 제 글은 언제나 존재할 테니, 원하실 때마다 제 글을 즐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ㅁ^
혹여 저에게 묻고 싶은 것이나 궁금하신 게 있다면 댓글로 달아 주세요! 답글로 답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말씀을 드리기 부적절할 수 있는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글잡담에서 계속 연재를 할지 아니면 제 개인 공간에서 있을지 고민의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고민을 끝마치고 나면, 추후 공지나 가벼운 글을 들고 웃으며 오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남자 일곱, 여자 하나>를 사랑해 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하며,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