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강아지,좋은 강아지 01
w.동글
(프롤로그가 있으니 그거 먼저 보고 오세요!딱히 안보셔도 되지만 그래도..★..)
"밥 먹으러 나갈래?"
아까의 그 화난표정을 지우고 싱글벙글 웃고있는 종인이가 내 무릎을 톡톡 치며 물었다.
배가 고팠던 나는 당연히 고개를 초고속으로 끄덕끄덕 거렸고 종인이는
"좋아 우리 경수?"
"응 좋아"
그러고 보니 매~일 빠짐없이 우리경수 우리도경수 등 '우리'를 꼭 붙이는
그 닭살돋는 종인이의 말투에 적응을 해버리고 말았다. 이럴수가
내 대답에 만족한듯 픽 웃던 종인이는 어깨동무를 한 손으로 내 볼을 부비적대다 기지개를 펴며 일어났다.
"우리 경수 준비해야지"
준비하라는 말에 귀찮아진 나는 흐느적흐느적 화장실로 걸어갔다.
그러자 뒤에서 내 흐느적거리는 모양을 보곤 웃기다는듯이 하하하 크게 웃는 종인이었고
곧 웃음을 그치고 하는 말에 나는 도망치다시피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5초안에 안가면 옷벗기고 내가 씻겨준다~"
잘씻고 있는데도 굳이 씻겨주겠다며 옷을 벗고 들어오려고 하는 종인이 때문에
밖으로 쫓아낸다고 아주 애를 먹었다.
무튼 우역곡절 끝에 집 밖으로 나왔지만 어디로 갈 지 정하지도 않은 덕에
집앞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추위에 덜덜 떨고 있었다
"어디가지.."
내가 금세 우울해져서 중얼거렸더니 종인이가 내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아..뭐 갈 데 없으면 거기로 가야지"
"이거만 빨랑 쳐먹고 나가라"
변백현표 김치찌개를 종인,경수앞에 놔주며 이를 꽉 물고 찬열이 말했다.
"야 그럴거면 니가 밥이나 해주고 말해 새꺄"
종인이가 경수의 숟가락을 챙겨주며 덤덤하게 말했다.
와 어이가없다 하며 옷을 들썩거리며 열을 식히는 찬열을 보고 종인이
"야 옷 가만히 놔둬라 우리 경수 밥먹으러 왔다가 니 말랑한 배때기나 봐야되냐"
찬열이 이 말에 뒷목을 잡고 쓰러질 지경에 이르자 백현이 세모눈을 치켜뜨고 말했다.
"우리 찬열이 배가 뭐 어때서!!!"
씩씩.백현이의 작은 머리위에서 연기가 치솟는듯한 착시현상이 일어났다.
"말랑말랑해 종인이 배는 안그런데"
종인이 얹어주는 반찬을 우걱우걱 잘만 먹고 있던 경수가 멍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에 종인이가 푸하하 웃더니 경수 뒷통수를 쓰담쓰담 해주고는
"그래 우리 경수 많이먹어 "
"너흰 씨발..존나 행쇼해라.."
생각지도 못한 경수의 한방에 찬열이 경수 앞자리의 의자를 빼고 앉으며 말했다.
백현이도 찬열이 빼주는 의자에 앉으면서 못이기겠다 는 듯 '그래 행쇼' 하고 말했다.
그렇게 민폐덩어리 종인과 경수는 대충 밥을 다 먹고 배를 통통 두드리며 찬열과 백현의 보금자리에 몸을 뉘였다.
"야 씨빨!!!!거기가 어디라고 드러누워 새끼들아!!!!!!"
종인이 그럴줄 알았다는 듯 경수의 귀를 손으로 막아주고 웃으면서 말했다.
"어허 경수 앞에서 소리지르면 쓰나"
저 경수보이 시발..진짜... 우리 백현이는 설거지 시키는 주제에 존나..
우리만 조옷나 갈구고..진짜..내가 진짜..억울하고 열받아서 진짜..우리 백현이..
백현아..
.
결국 종인이와 찬열의 싸움에 죽어나는건 경수였고 경수는 설거지중인 백현이의 팔을 잡고
나가자 하며 무작정 끌고 나왔고 도착한 곳은 집 앞 카페였다.
평소에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데다 커피만 주구장창 마시는 경수한테는 더할것없이 좋은 장소다.
여기 올 줄 알았다는 듯이,한 두번이 아니라는 듯이 백현이는 당연하게 구석 자리에 앉았다
곧 경수의 사랑스러운 커피가 나왔고 자기 앞에서 커다란 눈을 굴리면서 먹는 경수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김종인이랑 사니까 공주대접을 받네 천하의 도경수가"
큭큭 하며 웃는 백현이의 얼굴을 보며 같이 슬그머니 웃으면서 경수가 그러게 하고 말했다.
"넌 괜찮아?"
경수가 손에서 놓지 않던 커피를 내려놓으며 백현이에게 물었고 백현이는 뭐가?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술먹고 오세훈이랑 잤.."
자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듯이 얌전히 앉아있던 백현이 곧 경수가 하는말에 필사적으로 몸을 날려 입을 막아버렸다.
"야!쉿!"
백현이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검지손가락을 자기 입에 대는걸 본 경수는 고개를 끄덕끄덕 해보였고
백현이 입 막은 손을 떼주었다.
.
.
"야 넌 그렇다고 그걸 막 말하고 그러냐아.."
나는 못말리겠다는듯이 경수에게 원망섞인 눈으로 째려봤다.
경수는 그 큰눈을 끔뻑끔뻑 거리기만 할뿐 반응이 없었다. 넌.. 생각이라는 걸 하고 사냐..?
"찬열이가 알면 난리날텐데.."
경수는 자기가 더 걱정된다는 듯이 울상을 짓고 테이블밑에서 손을 꼼지락 대면서 말했다.
내말이 그말이야 새꺄
4일 전,
최근들어 연락이 뜸해진 오세훈이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걸었던게 화근이었다.
연결음이 오래 이어졌고 끊으려고 하는 순간 오세훈의 푹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백현은 휴대폰에 다시 귀를 갖다대며 오세훈.하고 불렀고 그에 오세훈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오세훈 무슨 일..있어?"
무슨일.있구나 하고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하루에 5번은 귀찮게 굴던 오세훈이
이렇게 풀이 죽은 모습은 정말 2년에 한번일까 말까였다.
"형이 술사줄게 나와"
짠돌이 변백현이 술 사주는거 흔치 않은데..많이 컸다 변백현.
혼자 칭찬해주며 택시를 타고 항상 가던 세훈의 집 앞 호프집으로 갔고 역시 오세훈은 거기에 있었다.
"오세훈이,왔으면 술을 시켜야지 뭐하냐잉 안어울리게"
일부러 들뜬목소리로 말했고 세훈은 고개를 숙인채 픽 하고 웃을뿐이었다.
술이 나오자 마자 술병을 든 건 내가 먼저였다
술을 많이 마시진 못하지만 노력하겠어.하고 세훈에게 따라 준 다음 죽을기세로 들이부었다
평소라면 당연히 말릴 세훈일테지만 순식간에 둘다 멍멍이가 되어 버려 손을 써 줄 사람이 없다.
그렇게 쭉쭉 들이붓던 세훈이 눈이 풀린 채 백현의 턱을 잡으며 야..내가 말이야..하고 운을 뗐다
백현은 턱이 잡힌 채로 가만히 세훈을 쳐다봤고 계속 말하라는듯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난..니가 남자 좋아하는거 알고 있었거든..?"
안그래도 발음이 안좋은 세훈인데 술을 먹으니 혀가 소멸 돼 버린 듯 했다.
나는 대충 알아서 해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어쩌라고?
"친구따라..부산간다더니..나도..시팔..게인가봐"
부산아니야 강남이야..하고 말을 정정해주던 나는 뒷말에 술이 깬듯한 느낌을 느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
내 반응에 웃기다는 듯 히 하고 웃더니 난..게이다! 하고 내 소주잔과 자기의 소주잔을 양쪽 눈에 갖다대었다.
무슨 병신같은 짓이야 이건..
소주잔을 눈에 매단채 웃긴 모양새를 하고 있는 세훈의 머리를 한대 꽁 때려주고 소주잔을 뺏었다
잔 가지고 장난치는 건 용서못행
애써 담담한듯이 세훈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그래서,누가 좋은데?"
오세훈은 힘도 못가누는 자기 팔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힘들게 턱을 괴고 말했다.
"박찬열"
?
이 미친새끼가 무슨 말을 한거죠?예?
"진심?"
못믿겠다는듯이 얼굴을 가까이 대고 되묻자 오세훈이 얄밉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아 시바새끼..
속았단 기분에 열도 받았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어 가슴팍에 손을 대고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오세훈이 그럼 그렇지' 하고 다시 술을 퍼마셨고 안주고 뭐고 뒷전으로 한채 술만 몇시간째 마셨다.
그리고 2차~하며 바로 앞인 오세훈의 집으로 쳐들어갔고 거실 바닥에 드러누웠다.
오세훈은 소멸된 발음으로
"나는 게이다~게이..남자 좋아해.."
하고 뭐가 그렇게 자랑스러운지 피식피식 웃으면서 말했고
나는 맞아 나도 게이다 하고 맞장구 치면서 웃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멍멍이가 된 채 서로 껴안고 잠이 들었고
쓸데없이 오세훈은 자면서 옷을 훌렁훌렁 벗어댔다.보일러가 빵빵해서 덥긴 했다.
"아 벗지마앙.."
나는 잠결에 오세훈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치면서 말했고 오세훈은 몰라..하고 나를 껴안았다.
나는 술을 먹은 탓에 오세훈을 박찬열로 착각해, 오세훈의 목을 껴안았고 오세훈은 내 옷을.. 벗겼다.
그 다음은 나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생략하겠다.
그렇게 이상한 느낌에 눈을 뜬 나는 나체로 자고 있는 우리 둘을 보고 소리를 지르려다 입을 막았다.
그리고 오세훈이 깨기 전에 재빠르게 옷을 챙겨입고 집을 나왔고 곧바로 경수에게 연락했다.
나오라는 내 전화의 급하게 나온 경수는 내 얘기를 듣고선 큰 눈이 더 커져서 어..라는 말만 반복했고
나는 두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미치겠다 진짜 라는 말만 반복했었다.
그리고 3시간뒤 오세훈은 우리에게 있었던 일을 알아챘는지 문자 한 통을 보내왔다.
"미안 변백현"
시발.. 진짜 그 문자를 받았을때의 기분이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답장은 결국 보내지 못했고 박찬열에겐 대충 세훈이네 집에서 외박 좀 했다고 능청을 떨었지만
불안감 그리고 미칠듯한 죄책감에 휩싸인 그때와 지금, 원망스럽게도 시간은 평소와 같이 잘만 흐르고 있다.
그리고 이때를 회상하는 와중에도 주머니에서 울리는 내 휴대폰 액정에 뜨는 찬열♡ 을 보자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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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ㅠㅠ두시간만..?인가요 갑작스레 어두워진 글 분위기에 저도 적응을 못하고 몸이 가렵네요 증말..암호닉 신청은 해주시면 받구요!댓글 많이 부탁..드릴게요..★.. 부끄하네요..이번편은 그냥 심심풀이로 쓴 글이구요 다음편에는 본격적으로 네명의 이야기가!시작!될 것 같습니당 댓글 많이 부탁드릴게요ㅠㅠㅠㅠ헝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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