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은 어린나이에 왕위에 올라, 법흥왕과 옥진궁주사이에서 태어난 비대전군을 지지하는 자들에 의하여 목숨에 위협을 받는다. 이에 지소태후는 진흥을 서역에 보내어 숨어지내게 하고 10년뒤 진흥은 자신의 왕위를 되찾겠다며 신라로 돌아온다.
삼맥종/지뒤랑 어머니가 나를 증명해주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왕으로 안단 말이오. 신라 김씨 왕계의 유일한 성골 왕위 계승자. 삼맥종이 사라지만 신라에서 성골도 사라진다. 4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7세에 불안한 왕권을 물려받았다. 신라 최초의 대비 섭정체제. 손에 피를 묻히고 왕좌를 지킨 어머니 덕분에. 그러나 정작 자신의 자리는 없다. 지소는 어린 왕을 보호하기 위해 왕을 철저히 숨겼고 이때부터 삼맥종의 떠돌이 은폐생활은 시작된다. 7살 때부터 지금까지 소수의 궁인과 그의 곁을 항상 지키는 파오를 제외하고 얼굴을 본 이가 없다. 어렸을때 같이 놀았던 친척 또래 친구들이 있지만 얼굴마저 가물 가물하다. 이름 없는 왕이 어디 왕이라고... 못됐고 히스테릭하다. 소심하고 예민하고 배배꼬여서, 비아냥거리기 일쑤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가명도 ‘지뒤’. 어머니 지소를 향한 지독한 뒤통수라는 뜻이다. 그에게 왕좌란 온전히 지소의 것이었고 신국의 미래를 감당할 일도 없을 것 같았으니까. 삼맥종은 어머니, 지소태후의 마음을 어지럽히기 위해 화랑이 되기로 결심한다. 아니, 그는 살기 위해 위험천만하기만한 왕이라는 타이틀 대신 화랑이라는 안전한 신분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위화공의 먼 친척으로 개새랑, 아로와 같이 생활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던 그가 화랑안에서, 첫번째 백성이, 첫번째 신하가, 첫번째 친구가, 잊었던 가족이 생기기 시작한다.
숙명 어머니의 무관심 속에 외롭게 자라 남의 아픔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자신이 어떻게 위로받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외롭고 더 차갑다. 아마 둘이 오누이인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둘을 보고 싸가지로는 피를 못속인다 할만큼, 삼맥종만큼 못됬고 히스테릭하다. 네 감정이 궁금한게 아니야. 내 감정이 궁금한거지 화랑안에서 만난 개새랑에게 처음으로 호기심이라는 것이 생겼다. 그리고 그의 오누이 아로에게 친구가 되었고, 성골이라는 이유로 보지 않았던 세상을 보았다. 개새랑의 오누이가 그녀를 새세상으로 이끌어 주었다. 화랑 안에서 화랑만이 성장한 것이 아니었다. 숙명에게도 조금은 변할 용기를 주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숙부와 결혼했듯, 성골을 잇기 위해 오라버니 삼맥종과 혼인해야 하는 운명에서 벗어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