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 :모계 중심(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세습되는) 왕비족 "진골정통"에서 태어난 진골 남자. 진골정통의 수장 보현공주의 아들. 여자보다도 좋은 장신구를 들고 다니고 머리도 곱게 풀고 빗고 다닌다. 남색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어, 그에게 달려드는 사내들도 제법 있으나 오랫동안 익힌 무술로 가볍게 제압한다. 바람처럼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는게 아니라, 머무를 수 없는게 아닐까? 바람이 움직이지 않고 머뭄다면, 그건 바람이 아니니까. 왕비족으로 태어나 평생을 먹고 놀 수 있는 돈과 명예를 부여 받았다. 하지만 권력이 없고, 아무것도 할수 없다. 이곳에서 태어난 남자는 성골일 경우 왕비를 배출하기 위해 왕비족 성골과 결혼하고, 진골일 경우 골품을 가진 (왕비족이 아닌) 아버지 호적에 입적된다. 하지만 성골도 아니고, 아버지도 모르는 왕비족에서 태어난 남자아이. 골품 유지를 위해 결혼 할 수도 없고, 입적될 아버지도 없다. 사회적 지위를 가졌으나, 권력을 가질 수 없는 존재. 왕의 계통 이지만 진골에 이라 왕권을 탐할 일도 없고, 아버지가 없어 벼슬을 할 수도 없어 권력에 대해 초연하게 살았지만, 왕실과 왕경의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다. 속을 절대 내어 보이지 않고, 도리어 상대방을 꿰뚫어 보는 그. 그가 화랑에 들어온 이유 역시 아무도 모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아무것도 하면 안된다고 배운 그에게 화랑이라는 자리가 생겼다. 온전히 자신으로 서 있을 곳이 생겼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제 여울은 조금 자리를 잡아 보려고 한다.
한성 화랑도의 막내 화랑. 천사같이 맑은 얼굴을 가진 그는 따뜻하고 친근감이 있는 성격으로 어느 곳에서든 조화로운 관계를 추구한다. 그나마 상선방이 멀쩡한 이유가, 이 막내가 있어서 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라고. 그러나 엉뚱하고 호기심 많고 어떤 일에 몰입하면 아무 것도 안 보이고 아무 소리도 못 들을 정도로 집중한다. 화랑도가 점차 신국 미래의 주역으로 자리잡아 갈 무렵, 이 여린 소년에게 그 무엇보다 무겁고 괴로운, 가문의 짐이 지워진다. 이곳이 상선방이 아니라 지옥방이라 이거지? 화랑이 된 뒤, 한성은 화랑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동안 한성이 만난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람들.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른 사람들. 다친 자신을 위해 선뜻 신발을 내주는 사람. 여린 한성의 속내를 무심한 듯 툭툭 보듬어주는 사람. 겉으로는 세상 어느것 보다 강해보이면서 실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 속을 대놓고 들어내는 사람과 속을 꽁꽁 숨겨두는 사람. 나는 형들이 좋아. 한성은 동방생들의 다양한 면을 보았고, 골품을 넘어 동방생들에 대한 호감이 자기도 모르게 깊어진다. 그들을 친형처럼 의지하게 되는 한성. 스스로의 판단도 없이 어른들의 대리전에 끼어 있던 한성은 처음으로, 꿈이 생기고 이제 그들과 같이 홀로 서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