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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콤 전체글ll조회 354l 3

(제목 미정)

 

 

 

제1막 2장

 

  

w. 이달콤

 
 
 
 
사랑에 빠지기는 쉽다. 사랑에 빠져 있기도 쉽다.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이므로, 하지만 한 사람 곁에 머물면서 그로부터 한결같은 사랑을 받기란 결코 쉽지 않다.
 
 
 
 
 
 
"수고들 했네. 앞으로 자주 모여 땀 흘리도록 해 보세."
 
 
성열이 유생들에게 말하고는 땀을 닦아내며 성규와 함께 제 처소로 들어선다.
 
 
"저하. 아까 백아대군께서 잠시 구경을 오셨습니다."
 
"그래? 뛰어다니느라 미처 못 봤구나. 또 혼자 부러워하다 중간에 빠져 나갔을테지?"
 
"예, 뒷뜰로 가셨습니다."
 
 
그래, 그 아이에겐 그런 것이 더 어울리지. 라고 성열은 생각했다.
 
궁중 사람들 중 마음 편히 마주보며 웃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성종이었다. 스무 살, 지금의 성종과 같은 한창 빛나는 나이에 성열은 나라의 왕세자라는 지위를 얻었다. 늘 원색적인 비난으로 서로를 헐뜯기 바쁜 조정을 지켜보며 저 더러운 곳에 발을 들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왔었다. 물론 제 바람대로 세자 자리를 제 손으로 내쳐버릴수도 있었다. 여론이란 것이 본래 조금만 흔들어 놓으면 뿌리채 흔들리기 마련이라, 고의로 몇번 사고만 쳐 주면 왕세자 자리는 절로 저를 비켜갔을 것이다.
 
허나 그리되면 그 자리는 제 아우인 성종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성열은 마냥 여리고 밝은 성종이 그런 짐을 지고서 그 맑은 모습을 잃어가는 것을 지켜볼 자신이 없었다. 그럴바엔 차라리 제 자신을 희생하는것이 나았다. 그래서 그는 역대 가장 우수하다는 극찬과 함께 왕세자 교육을 마쳤으며, 사고 한 번 치지 않고 나라가 원하는 인재상으로 곧게 자라왔다. 성규는 자유롭게 살고 싶어했던 성열이 이토록 숨막힌 생활을 선택한것이 늘 안타까웠다. 하루는 답답한 마음에 이런 말을 한 적도 있었다.
 
 
"저하, 저하께서 원하신다면 소신 언제든저하를 모시고 이 곳에서 벗어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성열은 뜻밖의 말에 잠시 당황하는 듯 보였으나 이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내저었었다.
 
 
"성종이에게 내 짐을 떠넘길 수 없지 않느냐. 그리고 뭐, 이 자리에도 나름대로 적응해가고 있으니."
 
 
여유로워 보이기까지 하는 성열의 표정에 성규는 그 이후로 그런 이야기는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그것이 제 주군의 뜻이라면, 마땅히 그것을 따르는것이 자신이 성열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윤식 대감이 오기 전에 성종이를 보고싶구나. 잠시 뒷뜰로 가자."
 
"예, 저하."
 
 
의복을 갈아입은 성열이 성규와 함께 뒷뜰로 향했다.
비단옷을 입은채 꽃밭에 주저앉아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는 성종과 그 옆에 쭈그리고 앉은 우현이 보였다. 제가 입은 의복이 얼마나 값비싼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은 듯 흙밭에 앉아 까르륵 웃어대는 모습에 성열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저 모습을 지켜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가까이 다가갔다.
몰래 다가서서는 일부러 성종의 위로 그늘을 드리운 채 섰다. 갑자기 진 그림자에 성종과 우현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형님!"
 
 
성종이 해맑게 웃으며 얼른 일어나 성열의 허리를 꼭 안았다. 저보다 한참 작은 성종을 내려다보며 머리를 슥슥 쓰다듬던 성열이 웃으며 물었다.
 
 
"여기서 뭘 하고 있었느냐."
 
"우현이와 돌 쌓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것 보십시오."
 
 
성종이 가리킨 곳에는 꽤나 앙증맞은 돌탑 하나가 있었다. 그마저도 너답다는 생각에 웃음을 터뜨린 성열이 다시금 부드러운 머릿결을 쓸어주었다.
 
 
"그래, 잘 놀고 있으니 다행이구나. 나는 곧 가봐야하니 우현이와 재밌게 놀거라."
 
"벌써 가십니까? 이제 오셔놓구..."
 
 
방금까지만 해도 맑았던 얼굴이 금세 실망으로 가득 찬다. 성열이 제 허리를 안은 손을 떼어내고는 허리를 숙여 눈높이를 맞췄다.
 
 
"곧 또 오마. 너무 서운해말거라."
 
"알았습니다..."
 
 
달래는 말투에 성종이 입을 삐죽거리면서도 대답한다. 마냥 어린아이 같은 모습에 연신 미소짓던 성열이 몸을 일으키곤 우현에게 잠시 인사를 건넨 뒤 제 처소 쪽으로 사라진다. 여전히 시무룩한 표정으로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성종이 이내 고개를 몇 번 내젓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웃어보이며 우현의 손을 잡아끈다.
 
 
"들어가서 쉬자, 우현아."
 
 
아직 어린 겉과 다르게 안은 벌써 다 커버린듯한 성종을 가만히 바라보던 우현이 성종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
 
 
 
차영은 수를 놓던 바늘을 반짇고리에 아무렇게나 박아넣었다. 무엇을 해도 흥이 나질 않고, 재미도 없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내명부이 주인인 중전이 마음대로 궁 밖을 돌아다니는 것도 눈치가 보였고, 그보다 자신을 바라보는 좋지 못한 시선이 싫어 대부분의 시간을 처소에서 보내니 생활이 무료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 입궁할때만 해도 다들 자신을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봤었다. 그랬던 제가 어찌 뒷방 신세가 되었는지 차영은 속상하기만 했다.
 
그녀는 현 임금 혁의 두 번째 정실이었다. 성열과 성종의 생모인 연선왕후가 성종을 낳자마자 세상을 뜬 후 15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새로이 간택된 중전인것이다. 아랑국에서 왕족 다음으로 부유한 세력가인 영의정 가문의 여식으로 제 가문과 아버지인 한영식 대감의 힘으로 중전의 자리에 올랐으나, 입궁한 지 5년이 넘도록 왕손을 만들지 못 해 집안이며 영의정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조정 대신들에게서도 따가운 시선을 받는 처지였다. 성열이나 성종은 워낙 어릴 때인지라 제 어미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거니와 본래 성품이 곧아 중전을 고깝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차영이 두 형제나 대비와 어울렸다간 집안 족보에서 내쳐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 안에서 수를 놓거나 몇 안 되는 제 동무들과 서신을 주고받는 일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녀의 아래에 있는 정 상궁이 그런 모습을 딱히 지켜보다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마마, 혹 점이라도 한 번 보시겠사옵니까? 궁 근방에 용한 점술가가 한 사람 있다 하던데..."
 
"점술가?"
 
 
그에 차영이 흥미를 보이자 조금 자신이 붙은 정 상궁이 말을 이었다.
 
 
"자강이라는 자이온데, 아랑국 사람은 아니라 하옵니다. 헌데 다녀온 이드라다 신통하다며 입소문이 나 양반, 서민을 가리지 않고 그 자에게 점을 보기 위해 줄을 설 정도라 하옵니다."
 
"자강? 자강이라... 그렇단 말이지..."
 
차영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한 번 불러보게나."
 
 
 
-
 
 
 
성열의 처소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 병사들의 위치까지 꼼꼼히 확인한 성규가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는 성열의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았다.
 
 
"소인은 문 밖에 있을터이니 언제라도..."
 
"필요하시면 부르십시오. 이럴 것 아니냐?"
 
 
장난스레 제 말투를 따라하는 성열에 성규 역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규 너는 열 살때 내 호위를 맡고 난 뒤로 매일 밤 한 자도 틀리지 않고 그 말을 하더구나."
 
"그것이 원칙인지라..."
 
"알았다, 알았어. 허나 하루쯤 빼먹는다거나 틀린다고 하여 죽을 죄를 짓는것은 아니지 않느냐."
 
 
성열이 씩 웃어보이고는 자리를 잡고 누우며 어서 가 보란 손짓을 한다. 성규가 가벼운 목례로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촛불을 끄고 조용히 문 밖으로 나선다. 다 확인했지만 한 바퀴 더 돌아볼까 하는 생각에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얼마 안 가 조용한 복도에서 궁녀들이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려 무언가 싶어 가까이 다가갔다.
 
 
"여기서 무엇들 하느냐."
 
"어머, 깜짝이야...윤겸님, 놀랐잖습니까..."
 
성규가 머쓱함에 살짝 웃어보이는것을 본 궁녀들이 잠시 얼굴을 붉힌다. 궁녀들 사이에서 성규와 우현은 가장 많이 거론되는 호위무사였다. 무술에 능한데다 외모마저 훤하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시간에 여기서 무슨 얘길 하는 것이냐."
 
"요새 저잣거리에 어떤 목걸이에 대해 신기한 소문이 돈다고 하여 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목걸이라니?"
 
"외국에서만 캘 수 있다는 보옥(寶玉) 으로 만든것이온데, 볼 때마다 빛깔이 달라진다 합니다. 그 목걸이를 몸에 지니고 다니면 위험이 그 자를 비켜간답니다."
 
"위험이 비켜간다...?"
 
"아마 부적의 일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저 소문일 뿐이니 믿을만한 것은 못 되지만 그 보옥이 아주 아름다운데다 그런 소문도 있으니 많이들 찾는다고 합니다."
 
"홍아, 정아! 어디있는게냐!"
 
복도 너머에서 들리는 상궁의 호령소리에 그네들은 인사도 제대로 못한 채 다급히 사라져버렸다.
성규는 천천히 처소 안을 돌아다니며 생각에 잠겼다.
 
 
'빛깔이 변하는 보옥...'
 
'내일은 저하께서 조금 쉬실 수 있는 날이니 한 시진 더 주무시도록 해야겠군...'
 
'목걸이...'
 
'아침 수라도 조금 늦게 들이라 일러야지...'
 
'우현이는 뭘 하고 있을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성규는 발걸음을 멈췄다. 요즘들어 자꾸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우현의 생각에 제 일에 집중을 못하는 것이 늘고 있었다. 그저 어린날의 호기심이겠거니 했던 마음이 동료 이상으로 발전해버린 것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마음을 내보인다는건 꿈꿀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저 평소처럼 대하고 있는데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자꾸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며 고개를 두어 번 내저은 성규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발을 옮긴다.
 
 
 
은은한 달빛이 처소 위를 비추는 고요한 밤이 그렇게 깊어갔다.
  
 
 
==============================================================================
 
너무 늦었죠...죄송합니다 ㅠ_ㅠ
삐쥐 찾는다고 며칠을 개고생했더니...이렇게나 늦어버렸네요 ㅠㅠ
또 길게 쓴다고 썼는데 짧은것 같기도 하고...그러네요...흑
저를 매우 치세요...(퍽)
 
아! 그리고 지난화에 신알신 해주신분들,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ㅠㅠ
요런 망작에도 관심 가져주셔서 저는 진짜 큰절이라도 올리고픈 마음...♥
 
오류 지적은 댓글로 살짝 부탁드려요.
2차 및 내용 수정, 작가명 삭제, 번역은 싫어요 뀨_뀨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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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헉 고전물... 자까님 완전 금손이시네여 잘보고가여!!
11년 전
이달콤
감사합니다 :)
11년 전
독자2
사소리에여!!! ..ㅠㅠ..기다렷어요ㅠㅠㅠ
고전물을 좋아하는지라...역시 재밋네요...다음화 기대되요!!

11년 전
이달콤
많이 늦었죠 ㅠㅠ 죄송해요 ㅠㅠ
11년 전
독자3
어잌후!!이럴좋은글이
11년 전
이달콤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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