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아 - 기억의 조각
상혁이에게 문자한통을 보내고 난 후, 넌 택시를 타서 엄마가 말해준 곳으로 갔어.
겉보기에도 좋아보이는 아파트였어. 넌 숨을 한 번 들이마쉬곤 아파트안으로 옮겨들어갔지.
'ㅇㅇ아파트 104동 1804호'
엘리베이터를 타서는 핸드폰만 바라봤어, 혹시 상혁이가 답장을 하지않을까, 아직도 안들어간건 아닌가, 전화를 해야하나? 하면서 고민만 했지.
그러다보니까 벌써 18층에 도착한거야.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가는데 차가운 기운이 훅 끼쳐와서 넌 몸을 부르르 떨었어. 난방기부터 돌리고 집을 둘러보는데 집이 어마어마한거야.
혼자 살건데 가족 넷은 거뜬히 살 수 있을만큼 넓은 집. 넌 한숨을 쉬었어, 넓은집에서 너 혼자사는거 되게 쓸쓸하거든.
넌 옷가지들이 담긴 가방을 현관에 세워놓곤 소파에 누워 눈을 가려버렸어. 상혁이의 굳은표정, 재환이의 애절한 눈빛, 붙잡는 손길들.
모든것이 너의 머리를 아프게만 만들었어.
상혁이는 너에게 잔뜩 화가 나선 아마 한참동안 너의 얼굴을 보려하지 않겠지.
"미치겠네." 넌 결국 핸드폰을 들어 상혁이에게 전화를 했어.
하지만 상혁이가 전화를 받지 않는거야. 넌 받을때까지 전화를 할 심산으로 전화를 계속했어.
한시간이 넘도록 받지않는 전화를 붙잡고 거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전화를 하는데 연락이 안되는거야.
넌 울컥해서 핸드폰을 저 멀리 던져버리며 소파에 누웠는데 머릿속이 더 어지러워져.
상혁이를 그냥 냅두자니, 거슬리고 걱정되고. 또 붙잡자니 감정 정리하려는 애 흔드는것같아서.
넌 한참을 고민한끝에 결정했어. 잠수를 타자고.
몸도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상혁이도 자연스럽게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고, 더이상 짝사랑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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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동안 넌 집안에서 생활했어. 장보러 나갈때만 나가는 정도?
재환이와 살았을때도 그렇게 많이 밖에 나가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안에서도 충분히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실제로 넌 참 많은 것들을 했어.
일주일은 책에 꽂혀서 일주일동안 미친듯이 책만 읽는다거나,
목도리짜는거에 꽂혀서 목도리를 짜기 시작하고, 우연히 알게된 신생아들을 위해 모자를 짜는것도 여러개 만들어보기도하고.
근데 아직 목도리는 완벽하게 만든게 없어. 실을 몇개를 버렸는지 몰라. 다 됐다싶으면 망치고 그래서 한 5개는 버린것같아.
넌 상혁이를 만나면 상혁이에게 줄지, 아니면 카페에서 일하고있을 원식이에게 줄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내가 쓸지.
뭐, 관계가 회복되면 재환이에게 목도리를 짜줄 수도 있고.
평화로운 삶이었어. 너가 바라는 삶. 신경 써야 할 것들도 없고, 머리아파해야 할 것도 없는 일상.
너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소파에 앉아 6번째 목도리를 짜기 시작하는데 누군가가 벨을 누르는거야.
넌 날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싶어서 문을 살짝 열고 빼꼼 고개를 내미는데 까만 정장을 멋드러지게 차려입은 남자가 서있는거야.
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향수냄새에 넌 설마. 하며 고개를 들었어.
"…뭐야..?"
재환이가 서있었어. 재환이도 당황했는지 눈만 깜빡이고 있었어. 그 모습을 보니까 알고 온 것 같지는 않은데.
넌 재환이를 올려다 보고, 재환이는 널 내려다 보고 있었어.
재환이가 손을 들어올리더니 어색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어.
"…앞으로 네 이웃이야. 바로 앞 집.
그러니까, 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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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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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ㅜㅜ
나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