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커플의 일상이란, 일곱 번째 일상
W. 야끼소바
"아, 민형아. 내 말 좀 들어봐."
"....."
"그니까 내가...."
"누나,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그게...."
이민형을 달래려 어깨에 손을 얹었지만 이민형은 그대로 뿌리치고는 입술을 쭉 내민다.
"사귄 지 얼마 안 됐으면 그렇다 칠 수 있는데!"
"....."
"진짜, 이민형이 뭐예요. 이민형이!"
번호. 전화번호. 그래, 그 전화번호.
처음 이민형의 번호를 저장했을 때의 이름을 여태껏 바꾸지 않고 있던 게 화근이었다. 딱딱하게 쓰여진 '이민형' 이 세 글자가 이민형의 심기를 꽤나 건드린 모양이었다.
"나는 누나 번호에 하트를 몇 개 붙여놨는지 알아요?"
"...."
"글자수 제한될 때까지 꽉 차게 붙여놨는데! 진짜 너무해요...."
"바꿀게, 바꿀게. 뭐라고 바꿀까? 응?"
"됐어요. 이제 와서 뭘 바꾼다고."
아까 전, 휴대폰이 없어진 것 같다며 이민형에게 내 폰으로 전화를 걸어보라 하는 게 아니었다. 화면에 띄워진 이름을 보자마자 굳어지는 이민형의 표정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이민형이 한 번 삐지면 얼마 가더라.... 까마득하던 예전 기억을 살려내 생각해보니 아마 적어도 일주일이었던 것... 같은데.....
"나 간다...!"
"잘 가든지 말든지..."
"진짜 미안해. 알았지?"
"알았어요."
알겠다 대답하는 이민형을 뒤로하고 아파트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층수가 바뀌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현관문을 열었다. 왜인지 모르게 몸이 찝찝하게 느껴져서 간단하게 샤워를 했다.
그러고는 휴대폰을 들어 이민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형아, 뭐 해?"
"저 민형이 아니라 이민형인데요. 이민형이라고 불러주실래요?"
얘 설마 지금 내가 자기 이름 이민형이라고 저장해놓은 것 때문에 이러는 거야?
"야, 너 설마..."
"저는 '야' 가 아니라 이민형인데요. 이민형이라고 불러주실래요?"
내가 미쳐.
---
"민형아."
"이민형인데요."
"그래, 이민형. 이거 잠시만 들어봐."
잠시만 들어달라며 내 휴대폰을 건네주었더니 입으로는 툴툴거리면서 손으로는 휴대폰을 받는 이민형이다. 그리고 이민형의 옷주머니에서 그의 휴대폰을 꺼냈다.
"누나 뭐 해요, 지금?"
"좀만 기다려봐"
이민형의 휴대폰에 나의 번호 11자리를 누르고 통화 연결 버튼을 눌렀다.
♬♪~♪♬♩♩~
내 휴대폰에서 벨소리가 울리는 것에 이민형이 깜짝 놀라 휴대폰 화면을 쳐다보고 감출 수 없이 올라가는 그의 광대가 눈에 띄었다. 잠시 동안 수줍게 웃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 이민형이 그대로 전화를 받았다. 그의 행동에 나도 전화기를 귀에 가져다 대었고, 수화기로는 익숙한 이민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뭐예요~"
"나 잘했지?"
"누가 이런 거 가르쳐줬어요. 나 완전 놀랐어."
"사랑해."
"이렇게 갑자기 훅 들어오면 어떡해요."
"그래서. 안 사랑한다고?"
"아니요, 내가 더 사랑한다고요."
그날 내 휴대폰 화면에 띄워져 있던 것은,
세상에서제일잘생기고제일귀엽고제일멋진내남자친구이민형너무너무너무사랑해
010-1999-0802
사실 오글거리는 거 참고 하느라 죽는 줄.
---
야근까지 하고 난 뒤의 늦은 시간이었다. 이민형을 데리고 근처 카페로 가 2인용 테이블에 마주 보고 앉았다. 마감시간이 다 되어가는 탓에 아르바이트생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지만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한 분위기가 딱 좋았다.
"여긴 왜 왔어요?"
"우리 여행 있잖아."
"아..."
"내가 생각해봤거든?"
"네."
"전주 어때? 전주! 한옥마을!"
"좋네요."
"대답에 영혼이 없는데?"
"헐 누나, 너무 좋아요!"
힘 없이 대답하는 이민형에 대답에 영혼이 없다 하자 곧바로 헤헤 웃으며 밝은 리액션을 하였다.
"우리 한옥마을 가면~"
"가면?"
"한복도 입고..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자!"
"결론은 역시 맛있는 거네요."
"여행에는 맛있는 게 빠지면 안 되는 법이야 원래."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몇 번 끄덕이며 말했더니 이민형이 푸흐흐 웃으며 내 볼을 두 손가락으로 꼬집는다.
"누나, 그냥 내가 오빠 하면 안 돼요?"
"뭐래. 차라리 야자타임을 해라."
"오~ 할래요?'
"해보든가."
"그럼 시작!"
둘이서 뭔 야자타임이야 하다가 얼떨결에 시작된 야자타임에 당황한 것도 잠시 바로 말을 걸어오는 이민형에 정신을 차렸다.
"시민아."
"..."
"시민아? 대답해야지!"
"네..."
"시민이 왜 이렇게 예뻐."
이민형과 함께 하는 야자타임은 방송에서 여러 번 보던 전형적인 야자타임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야자타임이라 하기에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낌과 동시에 이민형의 입에서 부끄러움을 주체할 수 없을 말들이 튀어나왔다.
"응? 시민이 뭐 먹고 이렇게 예뻐."
"...."
"시민이 너무 귀여워."
"...."
"시민아, 우리 같이 살래?"
오늘도 밤잠 설칠 것 같다.
---
"시민아~"
"...."
"시민아~?"
이민형 얘가 쌓인 게 있었는지, 재미가 들린 건지 야자타임을 한 건 분명 어제였는데 아직도 이렇게 반말을 시전하고 있다.
"너 이제 반말하려고 마음 먹었구나, 아예?"
"응, 시민아!"
"죽는다."
"네."
사랑스러운 사람, 그거 이민형.
***
오늘 BGM도 빼보고 사진도 다 빼보았는데 어떤가요... 이게 훨 낫나요...? 독방에서 사진이랑 BGM 때문에 몰입이 잘 안 될때가 있다는 글을 보아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ㅜㅜ
엔시티의 나잇나잇 첫 방송에서... 재현이가 제 사연을 읽어주었습니다..... 세상에... 재현아... 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 (자랑 맞습니다ㅋ)
제 생각에는 아마도 독자님들께서 제 글의 분량에 대한 것에 대해 엄청난 불만을 가지고 있으실 거라 예상됩니다 :( 사실은 '사내커플의 일상이란' 이라는 글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간단하게 진행되는 글이라서 분량이 많아지면 ( = 한 편에 존재하는 에피소드가 많아진다) 독자님들께서 더욱 혼란스러워 하실 것 같아요ㅜㅜ 말 그대로 하루하루의 '일상'을 풀어낸 글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ㅜㅜㅜㅜ 이런 개똥같은 분량에도 항상 좋게 봐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드려요♥♥♥♥♥♥♥♥
얼마 전에 올렸던 재현이 단편은 삭제했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오래 올리고 있으려 했던 글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내커플의 일상이란 메일링할 때 단편도 함께 텍파로 만들어서 보내드릴 계획이에요!
암호닉은 이번 편까지만 받고 당분간 받지 않을 예정입니다! 제일 최근 화에 [ ]와 함께 신청해주셔야 제가 확인이 가능합니다 :)
독자님 한 분의 제보로 이제야 발견한 것이지만 [투민형] 의 암호닉을 신청하신 분이 두 분이세요ㅜㅜ 두 분 중 먼저 이 글을 확인해주신 독자님께서는 다른 암호닉으로 바꿔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죄송해요ㅜㅜ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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