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선배님… 저… 선배 좋아해요.
그래서 뭐. 나 좋아하는 애가 한 둘 인 줄 아냐?
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1학년 여자애가 택운이한테 고백을 하는 사이 너는 콘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들어와.
"야, 너 나 좋아한댔지? 그럼 키스해봐."
너를 본 택운이는 보란듯이 여자애에게 키스를 퍼부어.
너는 콘 아이스크림을 바닥에 떨구고 자릴 나가.
니가 나가고 택운이는 여자애를 밀쳐내.
여자애는 얼굴이 빨개지고 좋아죽을라해.
그런 여자애를 보고 찡그리더니 야,꺼져. 라는 말을 하곤 읽던 신문에 눈을 돌려.
여자애가 가만히 있자 택운이가 버럭 화를 내
"꺼져. 안 꺼져? 꺼지라고."
"......."
택운이가 일어서서 자기 머리를 쓸어올려.
"니가 꺼질래? 내가 꺼질까?"
*
너는 충격이 가시질않아 점심시간인줄도모르고 멍때렸어.
그러다 누군가가 너 앞에 서있는걸 느끼고 고개를 들었어.
"어, 상혁아."
어릴때부터 친했던 친구의 동생 상혁이야.
"누나 왜 오늘 우리 줄에서 밥 안 받았어요?
누나 오리훈제 좋아해서 내가 메인메뉴 자리차지한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누나한테 많이 줄 자신 있었는데."
"나 밥 안 먹었어."
니 말에 상혁이의 길게 찢어진 눈이 동그래졌어.
"헐? 왜 그랬어요? 잠시만 기다려봐요."
이 말 하곤 어디론가 급하게 뛰어가는 상혁이 뒷모습을 멍하리 바라봤어.
곧 상혁이가 빵을 들고 뛰어와 너에게 건내.
"여기, 굶고 다니면 안돼요. 돈없어서 우유는 못샀어. 빵도 돈빌려서 산거야.
그니까 먹고 키커서 나한테 시집오세요 꼬맹이"
상혁이가 말도 안되는 오글거리는 말을 해
"까분다? 꼬맹이가 뭐야 나 너보다 나이많아"
상혁이가 니 머리에 손을 올려.
"아니 이렇게 작은데 어떻게 니가 누나야? 납득이 안돼."
"요즘 안 맞아서 정신 못차리지?"
상혁이랑 있으니까 아까 택운이일은 잊은 듯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