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이 없는 창원에서 서울로 올라온 학연은 출근을 할때마다 지하철을 타는데 정말 스트레스다. 내가 서있는건지, 아니면 그냥 사람들사이에 껴있는건지.. 알수가 없다. 학연은곧 내려야하는데문보다 안쪽에 들어와있어서 사람들이 바글바글 있는쪽을 보니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학연은 아자! 속으로 기합을 넣고 '잠시만여, 조금 지나갈게요~' 이렇게 지나가는데 누군가가 학연의 손을 낚아챘다.
"와씨!! 깜짝이야!!"
"미쳤어요?"
"네? 아 저 내려야해요!"
"어딜가요!!"
교복을 입은 소년이 학연의 손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내려야 되는데!! 학연은 사람들 사이에 껴서 발버둥치는데 남자는 더욱더 세게 잡아끌었다. 문이 닫히고 지하철이 다음역을 향해 출발해버렸다.
"헐 대박!! 미쳤어요? 저 출근해야한다고요!!"
"엉덩이 만졌잖아요!!"
"네에??????!"
학연의 손을 낚아챈 소년의 주장에 학연은 깜짝 놀라 까무러칠뻔 했다. 지하철 안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학연은 그저 내려야 되는데... 내려야 되는데 라는 말을 반복했다. 결국 그 소년과 학연은 역무실에 나란히 앉았다. 학연은 계속 걸려오는 전화에 안절부절 못하는데 교복을 입은채로 새침하게 다리를 꼰채로 아무말 하지 않았다. 역무원 또한 남자끼리 이런일은 처음이라 어찌할바를 몰라 쩔쩔맸다.
"저 두분이 합의 하시는..."
"싫어요"
"이봐요... 학생!! 제가 언제 만졌어요?!!"
"이렇게 주물렀잖아요!! 당신이!"
"아놔, 제가 왜 남자 엉덩이를 만져요? 왜!!"
소년은 학연의 말을 들은채도 안하고 이렇게 만졌다는 둥, 이렇게 주물렀다는 둥... 역무원에게 구구절절 설명했고, 역무원은 알겠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결국 역무실로 경찰이 오고 학연은 좌절했다.
"이봐요, 저 진짜 출근해야해요... 그만 보내주세요"
"출근은 무슨 출근!"
"허, 참 하지도 않았는데!!"
"허참은 가족오락관이나 가서 찾으시고, 경찰아저씨 이 사람이 제 엉덩이 만졌어요! 확실하다구요!!"
"아저씨 진짜 이 학생 엉덩이 만졌어요?"
"안 만졌어요! 안 만졌다구요!!! 몇번을 말씀 드려요...네?"
"전 이만 학교를 가봐야 해서, 진짜 만졌거든요? 절대 풀어주지마세요! 아시겠죠?"
그렇게 소년은 역무실을 나가버렸고, 학연은 좌절했다.
*
결국 학연은 그날 출근을 하지 못하고 서에 가서 진술을 해야만 했다. 고소를 당하면 어렵게 얻은 직장을 잃는다. 그리고 성추행이라니... 정말 남사스러운 죄명을 얻게된다. 기필코 합의를 해야한다. 하지만 학연은 소년에 대해 아는것이라고는 이름과 다니는 학교뿐이였다.
학연은 다음날 병가를 내고 무작정 소년의 학교앞으로 찾아갔다. 하교시간이 되고 하나둘씩 교문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학연은 매의 눈으로 학생들의 이름표와 얼굴을 스캔했다. 입으로 정택운, 정택운... 소리를 내며 지켜보고 있는데 그때 그 소년이 자신을 옆을 스쳐 지나갔다.
"학생!!!"
이번에는 학연이 택운의 손목을 낚아챘다. 하지만 택운은 놀란 기색없이 끼고있던 이어폰을 빼고 '왜요?' 라고 물어왔다. 심드렁한 택운의 반응에 당황한것은 학연이였다. 그러니까... 어, 합의 해달라고 말해야하는데... 어버버 거리자 택운은 학연의 손을 훽, 뿌리치고 다시 걸어가버렸다.
멀어지는 택운을 다시 붙잡아, 근처 카페에 데려다 앉혔다. 여전히 무심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택운을 보고 되려 겁을 먹은 학연이 우물쭈물 거리다가 입을 어렵게 열었다.
"그러니까 합의..."
"싫다구요"
"학생! 너무한거 아니야? 솔직히 내가 엉덩이 만지지도 않았잖아!!!!"
합의를 거부하는 택운의 태도에 학연은 화가나서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 그러자 카페에 있던 사람들이 택운과 학연을 보고 웅성 거렸다. 택운은 앉으라고 손짓했다. 자랑도 아닌데 거 좀 조용히 말하시죠? 말에 학연은 씩씩거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좋아요, 합의해드리죠"
"정말이야, 학생???"
"제이름 아시는거 아니예요?"
"어.. 알아"
"그럼 이름불러요"
"어?"
"나랑 10번 데이트해주면 합의해줄게요"
"뭐어어어???"
택운의 어이없는 말에 학연은 다시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택운은 제발 좀 앉으라고요... 학연은 다시 한번 말해봐, 뭐라고? 택운은 다시 또박또박 학연에게 말해주었다.
"10번 데.이.트"
#한번 써봤어요^^
반응좋으면 또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