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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세븐틴 더보이즈 변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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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듯 장마는 어제 새벽, 아니 그전날의 늦은 저녁부터 시작되었다. 끊임없이 내리는 비를 보고 있자니 찬열은 왠지 기분이 나른해졌다. 비가 오니까 길거리에 사람도 없고 차들도 별로 없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그런 찬열을 보며 백현은 아무말 없이 냉수 한 잔을 들이켰다. 

 

 

 

 

 

 

 

찰칵- 

 

 

 

 

 

 

 

찬열이 베란다 밖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몇 번의 셔터 소리와 함께 카메라엔 비가 내리는 창 밖의 풍경이 담겨있었다.  

찬열에게 카메라는 버릴 수 없는 인생 같은 거였다. 유명한 사진 작가에서 정신병자로 한 순간에 망해버린 찬열의 삶에, 그럼에도 포기 할 수 없던게 사진을 찍는 것. 병실에 쳐박혀 하루종일 망가져버린 카메라 셔터만 만지작거리는 찬열에게 백현은 퇴원기념으로 새 카메라를 선물해줬었다. 아마 그 때가, 사고가 난 몇 개월 이내로 찬열이 처음 웃는걸 봤을거다. 

 

 

 

 

 

 

 

"이번엔 뭐 찍어?" 

 

 

 

 

 

 

 

백현이 묻는 말에도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저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는 찬열은 눈을 두 어번 깜빡거리고, 큰 숨을 세 네번 들이마셨다 내쉬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저기." 

 

 

 

 

 

 

 

찬열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엔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우산도 없이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그저 하늘을 향해 고개를 올린 채로 눈을 감고 있는 그 모습은 사람이 아닌 마네킹을 먼저 연상시켰다. 몇 분간 미동이 없는 모습. 정말로 마네킹이 아닐까- 하는 찰나에 그녀의 손가락이 까딱거렸다. 그래. 마네킹은 아니네. 

백현은 밤에 비를 맞고있는 여자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도 그럴게 이 동네가 원래 미친년놈들 동네인걸. 

 

 

 

 

 

 

 

* * * 

 

 

 

 

 

 

 

찬열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찬열은 비가 오는 날이 좋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비가 오는 밤이 좋았다. 물론 새벽은 더 좋다. 사람도 없고, 차도 없고, 무엇보다 조용하니까. 새벽에 혼자 앉아 베란다를 보고 있자면 어쩔 때는 태양보다 밝은 달빛이 베란다 창을 통해 은은하게 들어온다. 카메라를 들어 그 광경을 찍고 있자면 다시금 옛날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지금보다 젊었을 적의 창창하던 자신을.  

 

문득,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찬열은 아까부터 느끼던 미묘한 이질감을 알아챘다. 밖에서 비를 맞고 서 있는 한 여자. 언제부터 있었더라? 찬열은 그 여자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얀색 원피스가 다 젖도록 왠지 그 여자는 찬열이 생각한것 보다 훨씬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 있은듯 했다. 마네킹. 아니지, 인형 같았다. 찬열은 잠깐이지만 자신이 두근거렸음을 느꼈다. 찬열이 바라보고 있는 지금의 광경은 모든것이 완벅했다. 은은하게 내려오는 달빛과 맨발의 여자, 하얀색 원피스, 비. 그 어떠한 것들 모두가.  

찬열은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 앵글 가운데에 여자가 잡혔다.  

가끔씩 까딱거리는 손가락과, 미묘하게 움직이는 가슴.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 위 아래로 움직이는 목덜미가 찬열을 더욱 가슴 뛰게 했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가 카메라에 담겼다. 등 뒤에서 백현이 뭐라 물어보는 것 같았지만 찬열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눈을 몇번이나 깜빡이고 숨을 몇번이나 다시 쉬어봐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은 꿈이 아니며 나의 이 두근거림도 착각이 아니라고. 

 

 

 

 

 

 

 

"저기." 

 

 

 

 

 

 

 

백현아. 저기 저 여자는 누굴까. 누군데 날 이렇게 미치게 하는걸까. 한번도 이런적이 없었어. 여태껏, 단 한번도. 

백현은 찬열이 가리키는 베란다 밖 여자를 잠깐 보더니 이내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찬열은 아직도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대체 뭘까. 이 감정은. 심장이 쿵쿵대고 손이 떨리는 이 기분좋은 흥분은.  

 

찬열은 밤새 그 여자를 카메라에 담았다.  

 

텅 빈 방에 카메라 셔터 소리만이 울려펴지고, 퍼지고,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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