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나타난 신인 솔로 가수 빅할매!'
'할매, 가요계 모든 차트 점령! 지금은 할매 열풍'
'오이지 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이 크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늘 배달된 뉴스를 대충 흝어본 뒤에 슬쩍 접었다.
음악이 쿵쾅대는 연습실, 바로 이 뉴스 속의 할매가 혼자서 춤 연습을 하고있다.
나도 엄연히 이 곳 오이지의 가수 빅뱅 승리이자 그녀의 선배로써 이 곳에 있었다.
"하아..."
할매가 춤추는 걸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아름다웠다. 마치 팔랑팔랑 나비가 춤을 추는것처럼.
나도 저렇게 춤에 빠져 정신없이 앞만보고 출 때가 있었는데, 초기의 나를 보는 듯하다.
집중하던 그녀가 결국 지쳤는지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쉬며 거울을 통해 나를 바라봤다.
"물 마시고 해."
가까이 다가가 미리 준비해 둔 물을 건네자 무언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받는 할매.
모기만한 목소리로 감사하다며 받고는 많이 목 말랐는지 벌컥벌컥 들이킨다.
"너 잘해."
"...네?"
물 마시는 할매를 빤히 쳐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뜬금없이 칭찬하자 눈을 크게 뜨는 그녀다.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하고...어....다...잘한다고."
"아, 네, 감사합니다."
원래 말이 없어 무표정하지만 그래도 기쁜 내색이 보이는 할매다.
항상 다른 사람하고 있을때는 장난도 곧잘치고 말도 많아보이지만 유독 나랑 있을때는
급격히 말수가 적어지고 내 눈도 잘 안마주치는 것이 느껴졌다.
"왜 내 문자에 답장 안해?"
"선배잖아요- 전....., 후배고."
딱 우리 관계는 거기까지라는 듯 딱딱한 얼굴로 선을 확 그어버리는 할매.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 골골거리며 지팡이를 짚고 연습실을 뛰쳐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