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여유롭고 편안한 시간들이 흐름. 전화는 종대랑 같이 있을때 잘 안 받고 밥도 종대랑 같이 먹고 병원도 같이가고 태교도 하고. 그러다보니 5개월. 이십주가 됨. 14~16주가 되면 사라진다던 입덧이 사라지지않아 고생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거의 없어져 다행임. 그러다가 시어머니와 아가씨께서 서울 나들이를 온다고 함. 이씽은 종대를 탐탁치 못한다는걸 모르니 우리집에서 그 기간동안 생활하라고 함. 물론 종대의 동의를 받고. 오는 날 당일, 기차를 타고 온 시어머니와 아가씨가 문을 열어주자 말자 피곤하다며 아무 방 문을 열고 들어감. 그때 이씽은 일을 나가 있어서 전혀 그 상황을 모름. 종대가 여기서 지내시면 된다고 손님방을 드리고는 쇼파에 앉아있음. 조금 아픈 허리에 배에 손 얹고 앉아있으니 새언니가 나와선 손님한테 대접안하냐며 비꼬음. 죄송하다며 허리짚고 일어나서 주스도 따르고 과일들도 자름. 이씽이 종대가 임신했단걸 안 순간 자기 가족들에게도 알렸다길래 임신했으면 그렇게 시키지는 않겠지 생각했는데, 완전히 틀려버림. 임신하던 말던 상관이 없나봄. 그러던 도중 아가씨가 말함. 종대씨, 아가씨라고 부르면 무슨 남자랑 소개팅하는 기분이에요. 새언니. 새언니라고 불러야 되나? 엄마, 새언니가 맞나? 새누나? 큭큭, 웃겨서는 정말… 종대씨, 새누나라고 불러봐요. 새누나. 그 말에 종대는 벙찜. 이건 나를 조롱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가씨의 말투와 말의 내용을 도가 지나침. 어쩌면 조롱하는게 맞다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며 애써 웃어 제가 어떻게 그래요…하며 말끝을 흐림. 아가씨가 다시 웃으며 엄마, 나도 이씽오빠같은 남편 가지고싶어. 라며 말하자 “ 잘난 남자들이 어디 넘어가겠니? 여우들이야 꼬시겠지. 새아가한테 어떻게 하면 남자를 꼬실 수 있는지 물어보렴. “ 하며 종대를 여우로 칭함. 여우라는 소리에 표정을 굳히곤 그들을 쳐다봄. 그 와중에 벨이 울림. 종대의 시아버지가 뒤늦게 올라오심. 문 앞엔 이씽이 서있었음. 그렇게 얘기도 나누고 밥도 먹다가 잘 시간이 됨. 이씽이 어머니와 아버지에겐 손님방을 내어주곤 잠시 고민을 하다 종대와 자신의 여동생에게 안방을 줌. 그런데 아가씨가 벌떡 화를 냄. 아무리 그래도 외갓남자인데 어떻게 같은 방을 쓰냐며 눈을 흘기고는 자기 혼자 방을 쓸거라며 손님방에서 캐리어를 빼 안방에 들어가버림. 이씽은 종대가 기분이 나쁠까봐 종대한테 다가가지만 종대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곤 맨 바닥에 누워버림. 이불을 가져왔다며 이씽이 종대를 일으켜세우고는 바닥에 이불을 깔고 덮을 이불 한 장을 더 덮어서는 베개까지 다 세팅해줌. 종대를 일으키려 손을 끌어당겼을때 종대가 힘없이 끌려나온게 마음에 걸림. 종대가 잠들었나 확인하고 잠자는 동생을 깨워서 혼냄. 네가 그러면 종대가 어떻겠냐고, 내사람한테 막 대하지 말라고. 커피쏟은것도 그냥 넘어간 착한 사람인데 왜그러냐며 종대는 나를 사랑하기때문에 너를 넘볼 애가 아니라며 혼낸 후 다음부턴 그러지말라며 타이름. 다시 거실로 돌아와서는 자고있는 종대의 배를 살살 쓰다듬고 헬쑥해진 볼도 쓰다듬음. 미안해서 짧게 뽀뽀한 후 눈을 감음. 아침에 일어나보니 종대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있음. 시간은 여섯시 반 밖에 되지 않았는데 빨리 일어나 한 손을 허리에 올리고 요리 하는 것을 보고 힘들까봐 옆에서 도와주려 함. 하지만 종대가 씻고 오라며 그게 도와주는 거라고 말함. 그말에 이씽은 웃으며 화장실에 들어감. 다 씻고 나오자 종대가 음식들을 식탁으로 나르고있음. 냄비를 잡고 옮기는 손목이 너무 부실해 보여서 부러지는 건 아닌가 생각을 하다 종대한테 다가감. 오늘 놀러가자. 태교도 하고, 데이트도 할겸. 응? 종대는 이씽이 가고싶어 하는 것 같아 가자고 함. 그렇게 가족끼리 다 놀러가게 됨. 공원을 갈 생각이어서 도시락도 같이 싸고 간식거리도 사오고 준비해서 레이의 차에 올라탐. 조수석에는 레이의 아버지가 앉으시고 뒷자리에 종대랑 아가씨, 시어머님이 앉게 됨. 종대는 홀 몸이 아닌데도 비좁은 공간에 있는 것 때문에 불편함. 다리도 팅팅 부었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음. 그냥 배만 쓰다듬다가 얘기 듣다가. 도착하자마자 바로 내려서 다리를 주무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아서 돗자리도 깔고 도시락도 꺼냄. 모든건 종대가… 시아버님과 레이는 주차를 하러 갔을 뿐.. ★☆ 손 끝 발 끝 열심히 주무르다가 레이가 오는 것을 보고 그쪽으로 달려가서 레이 옆에 딱 달라붙음. 풍경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다가 도시락을 먹음. 아가씨는 레이가 종대한테 음식을 주려고 하면 계속 자기도 달라며 다 빼앗아 먹음. 종대는 그냥 웃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놀 동안 종대랑 레이는 돗자리에 사이좋게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를 함. 레이가 종대 손이랑 다리 주물러주려고 하자 종대가 말림. 다 보신다고, 안해도된다고. 그래도 레이는 꿋꿋이 주무름. 종대가 계속 움찔거리니까 왜 그러냐며 레이가 물어봄. 아기가 계속 뱃속에서 움직인다고, 손 대면 움직이는게 느껴지기는 하는데 이 쪽 저 쪽 왔다갔다 움직이니까 깜짝 깜짝 놀람. 몇 주 전부터 계속 이랬다고 레이 목 끌어안고 가슴팍에 얼굴을 묻는데 또 몸을 움찔 떨음. 얼굴 감싸고 들어보니 눈이 빨개져있음. 너무 힘들다고 눈물이 방울지어 흐르는데 안쓰러워서 뚝 그치라며 눈을 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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