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징들아 생각을 해봐.
"나 세훈이"
이런 문자가 오면 으레 우리는 초딩 동창 중에 세훈이가 있었나...?이런 거를 먼저 생각하지. 절대 이엑스오 오세훈을 떠올리진 않잖아?
게다가 뜬금포 문자 고백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신종 스팸이라 생각했어.
나 엑소엘인 거 대출 권유하는 김미영 팀장님이 아시기라도 한 건가ㅋㅋㅋㅋ하고 읽씹했지.
자칭 오세훈, 자칭 나 좋아하는 사람의 문자를 고이 씹고 나니 또 뭐 장문의 문자가 왔더라?
티켓팅 데이라 가뜩이나 예민한데 장문의 문자...짜증났지.
근데 내용은 더 가관이었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하십니까? 봄볕이 따사로운 날입니다"
이 첫문장을 읽자마자 이것도 스팸이구나 하고 코웃음을 쳤엌ㅋㅋㅋ
근데 문자 말미엨ㅋㅋㅋㅋㅋㅋㅋㅋ
"성이름씨의 초능력이 한국 초능력 관리청에 감지되었습니다. 초능력의 분류와 관리를 위해 간단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4월 19일까지 아래의주소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만일 특별한 사유없이 4월 19일까지 본 청을 방문하지 않으실 시 강제 소환됨을 알려드립니다."
와우내.
문자 읽고 진심 나 이랬음:
스팸의 다채로움에 경의를 표하며 이 문자 역시 읽씹했어.
세훈이 꿈 꾸고 나서는 기분이 너무 이상해서 사진도 포스터도 잘 안 보고 일상을 살았어.
물론
12일도 18일도 티켓팅 실패라 나는 정말 미쳐가고 있었지....
19일에서 20일 넘어 가는 자정을 취켓팅만 생각하고 있었어.
서버시간 페이지 보면서 11시 59분 57....58....59.....
12시!!!새로고침을 했는데 뭐가 안 바뀌더랔ㅋㅋㅋㅋ
그래서 2시 각인가...?하고 있을 때였어.
핵 더러운 내 방에 갑자기 웬 사람이 훅 나타나더니
"실례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손을 잡았어.
그러더니 세상이 다 돌아가는 어지러움을 느끼고 눈을 뜨니까 무슨 병원? 실험실? 같은 데에 왔더라.
우리 이씽이가 누워버리는, 럭키원 뮤비같은 공간이었어.ㅋㅋㅋ
공간이 이렇게 변한 걸 인지하고 내가 돌았나...?꿈인가...?싶었지만 어지러움에 올라오는 구토가 현실임을 알려주는 것 같았어ㅠㅜ
우선 주변에 있는 아무 쓰레기통 같은 거 찾아서 토를 한 차례 하고 고개를 드니, 한 의사가 날 빤히 보고 있더라구.
어깨가 무슨 태평양같은 전래 훈남 의사쌤이었어.
순간이동이고 나발이고 기분이 좋아지더군(답도 없는 얼빠라 ㅈㅅ)
"성이름 씨, 그러게 자기 발로 찾아왔으면 이렇게 강제 소환 당하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
"느에? 뭔 말씀이신지? 우선 여기가 어디고 그쪽 누구고 애인은 있으십니까?"
껄껄 웃으며 수작을 부렸지 ㅎㅎㅎ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나의 수작은 살포시 씹으시더라.
"저희 한국 초능력 관리청에서 성이름 씨의 초능력이 발현된 것을 감지했습니다. 이름 씨의 초능력이 정확히 어떤 것이고 어느 수준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곳에 모신 겁니다."
와..잘생겼지만 정신이 이상하시네..
"초능력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 큰 어른이 무슨 소리세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이름 씨, 저희는 국가 기관입니다. 허무맹랑한 소리 아니란 말입니다."
내가 여전히 어벙하고 뭔 소린지 모르겠는 표정을 짓자 그 의사인지 사이비인지 하는 남자는 인상을 조금 쓰더니
"성이름 씨, 당신의 초능력은 마인드 컨트롤, 지난 12일에 당신은 초능력을 이용해 엑소 오세훈에게 당신을 사랑하는 감정을 주입시켰습니다.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