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연前戀]
낮은 중저음, 정말 조금만 더 다가오면 입술이 부딪혀버릴 것만 같은 거리, 지그시 내 눈을 누르듯이 내려보는 그의 눈. 모든것이. 이 모든게 나를 숨막히게 한다.
창가에 기대 뒤로 물러날 곳도 찾지 못한 내 팔은 그의 옷 앞자락을 살며시 쥐고 있고
나 혼자서만 억울하게도, 그는 이번에도 이 가까운 거리에서 여유롭게 미소를 짓는다. 무엇이 그렇게도 그를 여유롭게 하는 걸까?
이미 나와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이 모든일이 자신의 뜻대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
"중요하지..않습니까 마마.."
두근두근
미칠것만 같다. 귀까지 뜨겁고 뒤로 물러날 곳이 없다. 그는 얼굴선을 옆으로 비틀며 이제는 지독하게 낮은 목소리를 깔아 나를 조여온다.
"..그....정호씨...너무..가까운..데...하...압..."
그대로 다가왔다. 메마른듯한 그의 입술이 아이스크림을 베어물듯이 내 입술을 감싸안았다.숨을 쉴 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내가 달리 할 수 있는건
떨리는 손으로 그의 옷자락을 잡고 눈을 꽉 감고 있는 것 뿐이었다. 좀 더 깊이 원하는 듯 그의 혀가 살짝 살짝 내 입술을 건드리기 시작했고
꽃향기에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며 눈 앞만 몽롱해져갔다.
"숨..쉬십시오..마마.."
잠시 입술을 뗴고 그가 낮게 읊조렸다. 귀가 간지러웠다. 귀에 대고 직접 말하는 듯이 귀에 불이 붙은 것처럼 뜨겁고 부끄럽다.
그리고 이내 다시 내 입술을 취하는 그의 입술은 이제 내 감각기관 모든 것을 어지럽게 하는 듯하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고 입가에서 느껴지는 그의 마음이 나를 애절하게 떨리게 만든다. 눈이 감겨 아무것도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들려오는 그의 숨소리에 눈을 뜬 것처럼 그가 앞에 있는것이 보이는 듯 한 생각만이 든다.
"흐....."
쪽
"마치 예전 그때인것만 같아 저는 행복합니다 마마...기억나십니까?예전의 일들이"
나도 지금 이순간 알 수 없게도 떨리고 행복하지만 애석하게도 그가 말하는 '예전의 일들'이란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와 내가 사랑했던 기억을 말하는 걸까... 심장은 여지없이 쿵쾅거리고 미친듯이 뛰지만, 그리고 이것이 내가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전생인 지금에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여실히 알게 해주지만 내가 그를 어떻게 사랑하게 되었는지. 그는 여기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나는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다.
"...나지..않아요..기억이.."
".....괜찮습니다...아직 반나절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차차 기억을 되찾으십시오.."
"난..언제 현실로 돌아가는거에요 그럼..?"
".....돌아가고 싶으십니까.행복하지 않으십니까?이 곳이...내가....."
"..그.!!런건 아니에요!!그래도..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라는게 있는거고..나도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
"또 잊어버리시겠지요 나와의 추억들을, 나를 사랑했던 것을, 나는 한 없이 기억하고 있는데!!마마는 야속하게도 잊어버리시겠지요... 아무걱정없이... 싹 다_"
"......"
말하는 그의 눈이 흔들려보인다. 내 앞에 앉아있는 그를 마주하고 있자니 너무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
"내가 왜 마마를 이 곳으로 불러냈는지 이해하실 수 없으신겁니까..?"
"...나를....깨닫게..하려고..그런건가요.."
"단연 그것뿐만이겠습니까..마마는 지금 제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도. 어떻게 이렇게 불쑥 나타났다가 또 사라지는 지도 모르시잖습니까."
"그거야..기억 할 수 없으니.."
"그것이 이상하다는 겁니다. 기억하셔야 했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는데 왜 잊으신 건지 그것이....이상하다는 것입니다.....마마..."
나는 알 수 없어. 그와 함께 했던 기억이라는 것을 . 그리고 지금 그가 하는 이상한 말들을
"상궁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쉬고 있겠지요.."
"하..! 공주를 침소에 혼자 버려두고 마음 편히 쉰다라니...대체 어느나라에서 그런 풍습이 존재한단 말입니까! 밖을 한 번 봐주십시오."
처음엔 여유로워보이기만 했던 그가 점점 간절해져간다. 내가 몰라주는 것에 대해서..?내가 알아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하지만 나도 알고 싶고 그와의 기억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하아....이게 대체...다 ..."
내리다 공중에서 멈춰버린 눈송이들. 정원을 거닐던 상궁들도 걷던 채로 모두 정지해버렸다. 대체 이게....대체...
하루도 안되서 일어난 이런 일들에 대해서 면역이 잘 되지 않아, 눈을 감고 도리질을 해보았다.
"....야속하십니다 마마.."
"하..그게 아니고..난 정말!"
사라졌어. 순식간에. 그 한마디만을 남기고 마치 꿈속에서 본 것처럼 그렇게 사라졌다.
'잘 기억해내십시오 마마. 내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떻게 사랑했는지를. 잘 기억해내십시오 제발'
"마마_김상궁 쇤네 들어가옵니다_"
난...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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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뿅♥항상 응원해주시는 Koogle님♥♥♥♥♥진짜 항상 너무너무 고마워용!!오랜만에 왔는데도 계속 사랑을 주시다니ㅠㅠ!! 그리고 새로 암호닉 신청해주신 하늬님♥♥♥♥♥와진짜 칭찬받고 너무 좋아서 계속 계속 몇번이고 다시 봤어요ㅠㅠ완전과분한 칭찬!ㅎㅎ 마지막으로 암호닉 신청안해주셔도 간간히 댓글달아주시고 계속 봐주시는 분들 모두모두 스릉흔드♥
그리고 + 이거 배경상황 잘이해안될까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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