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밖에 모르던 내가 너를 보고 반해버린 건 참 우연이 아닌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지금까지도.
[EXO/김종인] 너를 좋아해도 되나요? ( 부제 : 772 )
오늘도, 참으로 재미없는 날이다. 체육 빼곤 수업 듣기도 싫고 이 화창한 날씨엔 밖에 나가서 놀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한숨을 푹, 쉬고 관심 밖이던 반 얘들을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다. 어차피 맨 뒷자리라서 쳐다봐도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한명 한명 쳐다보는데, 변백현은 수업 시작한지 1분도 안 짔는데 벌써 자고 있었고, 박찬열은 흘려내려오는 안경을 신경도 안쓰고 자고 있다.
저것들은 무슨, 맨날 자려 왔나. 그러던 중 내 눈에 띈 한 아이가 있다. 새초롬하고, 귀엽게 생긴 아이.
수업을 열심히 듣는 척 하다가 잠이 오는지 꾸벅, 하고 고개를 숙이고 다시 드는 순간 고개를 뒤돌다 나를 쳐다보고 화들짝 놀란다.
아마, 잠을 들켰는지 확인을 한 거 같았다. 귀엽네.
수업이 끝나고, 비글 2명이 나한테 와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계속 그 아이를 보았다.
쉬는 시간인데 뭘 그리 안절부절인지 휴대폰을 계속 보다가 또 다시 뒤를 돌아 나를 쳐다보는데 도경수랑 비슷한 눈 크기로 나를 쳐다보는데
왜 저렇게 귀여운지. 내 웃음이 변백현한테 들렸는지 나를 툭툭, 친다.
"왜?"
"야, 뭘 그렇게 보는데 웃어?"
"난 웃으면 안돼?"
"놉! 그게 아님, 그냥 너가 웃으면…."
"사.악.해"
벌떡, 일어나 변백현을 때릴려고 하자 어디론가 뛰어가는 변백현을 뒤쫓다가 그 아이 뒤로 숨어버리는 변백현.
"반장! 나 좀 숨겨줘!"
반장? 반장이라는 소리에 인상을 쓰며 쳐다보니, 흠칫 놀라서 나를 쳐다보는 꼴이란, 강아지가 주인한테 혼나는 꼴 같았다.
"반장, 뒤에 있는 변백현 좀…."
"어?, 어! 변백현 빨리 가."
"헐, 반장 나 버리는 거야? 그런거야?"
"시발, 변백현 빨리 나와라."
변백현의 등을 퍽퍽, 치며 가라는 반장의 행동이 귀여워 쳐다보다가 변백현이 흐음? 거리며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다가 선생님 오신다는 말에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변백현을 뒤로 한 채 자리에 앉았더니 변백현한테 카톡 한 개가 왔다.
[ 너 반장한테 관심 있어? ]
라는 문자에 아니. 라고 단답을 하니 자기 혼자 웃다가 선생님한테 걸려서 밖으로 쫓겨나갔다. 하지만 난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진짜 반장한테 관심이 있는 건가? 설마. 여자한테 흥미는 없는데, 아 남자한테도. 운동 뿐이니까. 드디어 대망의 체육시간이 다가오고 다른 얘들은 운동복을 갈아입었지만 나 혼자 뒤늦게 갈아입고 있는데 누가 뒷문을 열고 들어는 소리가 들려 상위 옷을 다 입고 뒤를 보니 반장이 시뻘게진 얼굴을 한 채 '미안!!'하고 소리치며 나가버린다. 이게 미안 할 상황인가. 주번한테 받은 열쇠로 문을 잠구고 있는데 반장이 언제 내 옆에 왔는지 '나한테 주고 가….' 하면서 손을 내미는데 손이 이상할 정도록 작다.
"반장 너, 손이 작다."
"…어?, 어…좀 작아."
앉아 있다가 일어선 키를 보니 많이 작다. 거의 내 얼굴 두배 정도의 키 차이가 나는 반장과 나. 그래서 내가 키가 몇이냐고 물어보자 '158….' 이라고 작게 말을 하고서 빠르게 반으로 들어가는 반장을 보며 내가 무슨 잘 못을 했나. 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반장의 모습에 흥미가 가는 나도 뭔가 묘하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체육을 하는데 처음으로 짝피구를 한다는 선생님의 말에 하나둘씩 짝을 이루는데 우리 반은 워낙 남자 수가 많아서 변백현 나 박찬열만 여자가 없었다. 백현은 자기가 그렇게 인기가 없었나 하면서 우울해 하고 있었고 박찬열은 내가 키가 크니까 하면서 자기위로 한다. 그러다가 저 멀리서 반에서 뭘 하고 오던 반장이 내려와 선생님꼐 물건을 주고 짝을 지으라는 말에 변백현이 반장한테 할래?라고 물었다. 아 씨발….
"야, 반장 나랑 해."
순간 모를 짜증이 나서, 반장의 팔목을 잡고 내 뒤로 숨겨버렸다. 그런 모습에 변백현은 또 다시 호오? 하면서 박찬열과 짝을 이루었다. 요리조리 피하고 있는 나를 따라서 하는 바람에 힘이 드는지 헤헥, 거리는 반장을 한번 볼려고 하다가 변백현이 이 쪽으로 볼을 던지는 바람에 그것도 하필이면 뒤로 던져 반장이 맞을 지도 모를 상황에 눈을 질끔 감고 빠르게 반장을 안고 감쌌다.
퍽, 소리와 함께 내가 대신 맞았고, 놀란 표정으로 반장이 괜찮냐고 계속 묻는 대답에 고개만 끄덕였고, 변백현을 한번 쳐다보니 메롱메롱하며 얄밉게 굴고 있다. 저걸 때릴 수도 없고 변백현한테 갈려고 헀는제 내 체육복을 꽉 쥐고서 미안한 표정을 짓는 반장을 보는데 갑자기 울먹거리며 '미안….' 이러는 반장을 보며 놀라서 허둥지둥거리며 괜찮다고 했는데 더욱 울먹거리는 반장 때문에 '어…어….' 이러고 있으니 언제 탈락이 되셨는지 내 옆에 와서 '헐, 역시 김종인 여자 울리는 건….' 이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변백현의 모습에 아오, 한 대 때리고 싶었는데 훌쩍, 거리는 반장 때문에 일단, 다른 곳에 있을까 라고 하면서 반장의 팔을 잡고 벤치에 앉았다.
"미안…청승맞게 울기나 하고…."
"…뭐, 아니야."
귀엽기도 했거든. 자치 체육복 옷 소매로 눈물을 닦는 반장의 모습에 귀여워서 입으로 '귀여워'라는 말이 나올까봐 딴 곳을 쳐다봤다. 자기 몸보다 더 큰 체육복을 입고 저렇게 행동을 하니 귀여워서 미치겠다.
"미안해, 나 때문에 탈락이나 되고…."
"괜찮아. 별 의미 없어."
"…근데, 종인아 너 나 싫어해?"
싫어해 보다, 종인아 라고 내 이름을 불린 그 말이 더욱더 놀라서 딴 곳을 쳐다보던 눈길을 반장에 갔다. 내 행동에 놀라 뒤로 주춤거리는 반장은 이내 웃음을 터트리며 막 웃는다.
"왜, 왜웃어…."
"맨날 무섭게 있던 네가 이러고 있으니까 귀여워서."
"…어?"
너가 더 귀여운데? 체육시간이 끝나는 종이 쳐서 벌떡 일어난 반장이 반에 가야지? 하면서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너무 좋았다. 그 때 알았다. 내가 반장한테 첫 눈에 반했구나. 운동 밖에 모르던 내가 반장한테 반했구나. 저런 눈빛이 나에게만 향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록 내가 반했구나.
"종인아?"
"어, 어! 가자. 반으로…."
.
"김종인~."
"김종인~."
"뭐야, 징그럽게 부르는 건데?"
한 동안 심적 혼란이 와서 가만히 책상에 얼굴을 파 묻고, 계속 눈은 반장만 쫓고 있다. 그러다가 변백현과 박찬열이 와서 내 앞에 있는 의자를 끌고 와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가 말인데, 내 친구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고 생각하거든?"
"그렇지 그렇지! 암, 그렇지."
"근데 그 내 친구가 김종인이라는 사실에 너무 놀랍단 말이야."
"그렇지! 암, 그렇고 말고."
"그래서 내 연애박사 변백현과 박찬열이 나서서 너에게 말을 해주러 왔다는 말씀."
저렇게 주절주절 이상한 이야기만 하다가 반장이 갑자기 누군가 부른다고 빨리 나가보라는 여자애의 말에 응? 하면서 나간다. 뭐지? 이 불길한 느낌은 뭘까. 라는 생각에 변백현과 박찬열이 뭐라고 하든 말든 상관 안쓰고 빠르게 일어나 그 쪽으로 향하고 말았다. 뒤를 졸졸 따라가는 내 모습이 참 우습지만, 걱정 반 느낌 반으로 가고 있는데 반장이 간 곳은 요즘 얘들이 고백장소로 유명한 음악실이었다. 음악실이 다른 곳으로 바꿔서 요즘 2층 음악실은 잘 쓰지 않는다. 근데 그 앞엔 수줍게 뭐라고 하는 남학생이 있고 무엇을 말하는지 반장을 놀란 표정으로 보고 있다. 뭐지, 뭘까 왜 불안하지. 그러다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나오는 반장에게 말을 걸었다.
"반장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얼굴이 뻘게져?"
"…어, 종인아…."
"지나가던 길인데, 반장이 보이길래."
"다 봤어?!"
"아니, 무슨 말? 고백하는 말?"
"어…어?"
봐라, 당황타는 거 봐라. 역시 내 직감은 틀리지 않았어. 시발 좇도 못생긴게 어디서 반장한테 들이대고 지랄이야. 너 다음에 만나면 죽는다. 네 얼굴 내 두눈 똑똑히 박아놨다. 두고보자. 내가 싱글벙글 웃다가 뒤를 쳐다보면서 그 남학생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종인아, 왜 무서운 표정을 지어?"
"…그럴 일이 있어."
"아, 그래?"
두고보자.
( 그 후에, 다른 반 축구대항전에서 그 남학생을 만났고, 김종인은 환상의 드리블로 그 녀석의 기를 죽였고 10 VS 0 이라는 경의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변백현과 박찬열은 저런 무서운 기세로 달리는 김종인을 보고 키득키득 웃을 뿐이고. )
.
반장을 보기만 하고 이야기만 한 게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을 때 였다. 아침바람도 쌀쌀하고 먹구름이 잔뜩 껴서 다행히 엄마가 아침에 우산을 가져가라는 말에 가져왔더니 괜찮네.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교문 앞에서 이리저리 손톱 꺠물고 있는 반장을 보고 우산이 없나 싶어 반장의 어깨를 툭툭, 쳤다.
"어, 종인아."
"우산 없어?"
"…어. 없어…."
"그럼 같이 쓰고 가자."
그래도 괜찮아? 하면서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반장의 표정을 보고 웃음을 참았다. 그렇게 기쁜 표정으로 나를 보면 어쩌자는 건지, 나와 완전히 반대편에 있는 반장의 집까지 걸어가는데 조잘조잘 말을 많이 하는 반장을 보고 신기하게 쳐다봤다. 반에 있으면 반장노릇만 하고 얘들과 이야기는 커녕, 공부만 하는 모습이 많았는데 이렇게 말도 많았다니 처음 알았다. 변백현이 반장과 작년에도 같은 반이었는데 행동패턴을 똑같지만 말은 진짜 많다고 했었다. ( 축구 대항전 이후로 변백현이 김종인한테 모든 정보를 공유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나를 보고 이야기 한다고 차가 오는지 몰랐는지 가만히 있는 반장 때문에 내가 빠르게 허리를 감싸서 차와 부딪치지 않게 했다. 차가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둘은 가만히 있었고, 두근두근 거리는 좋은 소리가 내 귓가에 울렸고 조심스럽게 반장을 내려다보니 반장이 시뻘게진 얼굴로 바닥을 쳐다보고 있다.
"이제 좀 나올까?"
빠르게 나오려고 하는데 비에 맞을까봐 내가 빠르게 우산을 그 쪽으로 보냈다. 이 추운 날씨에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다.
"반장."
"…어?"
"나 좋아해?"
"……어?"
"그럼 내가 너 좋아해도 될까?"
아무말 없던 반장은 멍하게 나를 봤고, 그런 눈빛을 보는 반장 때문에 고개를 돌리고 먼 곳을 바라보니
"응. 응!! 좋아해도 돼!"
"…응. 고마워."
사랑스러운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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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 50포인트를 쓰신분들 위한 설렘포인트 입니다.
요즘 ㅠㅠㅠㅠ너무 우울한것만 써서 제 마음도 너무 우울해진거 같아 이렇게 상큼한 설레임을 가득 담은 글을 드립니다!
까아아ㅏㅏㅏㅏㅏㅏㅏ 종인아ㅏㅏㅏㅏㅏㅏ나도 너 좋아해ㅐㅐㅐㅐㅐ
누가 널 안좋아하니ㅣㅣㅣㅣㅣㅣ예예예ㅖ예예예예ㅔㅖㅖㅖㅖㅖ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