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기빛도 들어오지 않는 방에 오로지 침대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방문이 열리더니 큰키에 긴생머리를 하고있는여자가 다른 여자한명을 안고 들어온다. 여자는 품에 안고 잇던 여자를 침대에 내려놓더니 방문을 잠그고 나간다. 서너시간이 흐르자 여자가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본다.하지만 어둠에 익숙해지지 못한 눈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않는다.
"아으..머리야"
태연이 머리를 감싸고 어제있던일을 생각하고 있는 도중에 방문이 열리더니 서현이 쟁반에 물을 들고 들어온다. 서현은 웃으며 태연에게 걸어와 침대에 걸터앉으며 태연에게 물잔을 들려준다. 태연은 물잔을 받아들었지만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현을 바라보고만 있다.
"니가 왜 여기있어? 잠시만 여기어디야"
"오랜만이네요 언니"
"여기 어디냐고 어제 뭐한거야"
서현의 말을 무시하고 추궁만하는 태연덕분에 서현의 미간이 점점 찌푸려진다. 서현의 찌푸려진 미간을 발견한 태연이 잠시 주줌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현이 침대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걸어간다.
"어디가?"
당황한 태연이 서현에게 어디가느냐 물어봤지만 서현은 태연의 말을 무시한채 계속 걸어나간다.
"야!"
태연이 소리를 지르며 서현에게 달려가 서현의 팔목을 붙잡는다. 태연에게 붙잡힌 팔목을 물끄러미바라보다 서현이 태연의 손을 떼어내며 말한다.
"여기서 생각해봐요. 여기가 어딘지 내가 왜 언니를 여기에 가둬놨는지"
라고 말하며 서현은 방을 나선다. 서현은 방을 나서자마자 태연이 있는 방문을 잠군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태연이 방문을 열어보려 문고리를 돌려보지만 문고리는 밖에서 잠구는 형태였다. 태연은 아직 포기하지 못한듯 계속해서 문고리를 돌린다. 방안에서 들리는 태연의 소리와 문고리돌아가는 소리가 그치자 서현은 주방에서 식사를 준비하다말고 다시 태연이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이제 포기했어요?"
태연은 아예 서현과는 말을 섞지않을 모양인지 침대에 앉아서 서현을 째려보듯이 바라보고만 있다. 서현은 그런 태연에게 다가가 볼을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한다.
"지금 언니가 좋아하는 된장찌개 만들고있어요. 배고파도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요."
서현의 말을 듣고 어이없던 모양인지 자신의 볼을 쓰다듬고있는 서현의 손은 강하게 내치더니 서현을 지나쳐 방밖으로 걸어간다. 방밖으로 나가려는 태연을 서현이 잡아 침대로 던지듯이 내친다. 태연은 인상을 쓰며 서현에게 뭐라뭐라 하지만 서현은 무표정으로 태연을 내려다 보고만 있다.
"배안고픈가봐요 오늘은 그냥 나혼자 먹을께요 근데 끼니거르면 건강에 안좋아요."
서현은 말을 하고 방을 나선뒤 문을 잠군다. 방안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태연이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시작한다. 내가 왜 여기 있는거지? 내일 회사도 나가야하는데 쟤가 왜 나한테 이러는걸까 정훈씨가 나 찾으텐데.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손으로 더듬대며 무언갈 찾기 시작한다. 핸드폰 핸드폰이 내가 어제 어디다가놨지. 캄캄한 방안에서 힘겹게 핸드폰을 찾는 태연의 소리가 밖까지 들린 모양인지 서현이 큰소리로 외친다. 언니 혹시 핸드폰 찾는거면 그만둬요 어제 술집화장실에다가 버리고 왔으니까. 방 밖에서 들리는 서현의 말에 좌절한듯 태연은 다시 침대로가 베개를 끌어안은채로 앉는다. 두어시간이 흐르자 태연은 이젠 포기한건지 침대에 엎드려 잠을 자고있다. 태연이 잘있나 확인하러 들어온 서현은 태연이 잠든걸 보고선 방에들어와 태연의 자세를 똑바로해준뒤 목밑까지 이불을 꼼꼼히 덮어준다. 서현은 침대끄트머리에 살짝 앉더니 태연의 앞머리를 귀에 꽃아주며 말한다.
"그러게 그런사람은 왜 만났어요 나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