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새벽시간
"..오세훈,너 나한테 뭐 할말있지"
어..?
멍하니 커피잔만 만지작 거리던 세훈이 내 부름에 고개를 들었다.데이트 하자며 불러놓고는 지금 한시간째 카페에 앉아서 저러고 있다.우물쭈물하며 뭔가 말하려다말고,딴청을 피우는 너.딱 네가 할 말이 있을때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이었다.네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뭘까,얼핏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것같아 가슴이 미어져왔다.헤어지자..그만하자 라는 말일거 같았다
작게 한숨을 쉬고는 들고 있는 커피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다 놓았다.너도 내가 할말이 있다는걸 알아첸것 같았다.내가 말한다면 넌 어떻게 받아들일까.너의 반응이 어떨지 생각만해도 너무 무서웠다.어색하게 살짝 웃어보이고는 너를 쳐다봤다.좋지만은 않는 표정을 짓고 있는 너.그 표정에 다시 시무룩해졌다.너는 다른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게 분명했다.그렇게 된다면..우리는.
"할 말이 뭔데,빨리 해."
그냥 내가 지금 마음 꽉 다잡았을때 빨리 말하란말이야.아무런 상처도 받고 싶지 않으니까.테이블 밑으로 손을 숨겨 주먹을 움켜쥐었다.그렇게 뜸을 들인다면 내가 먼저 내쳐내야 할 수 밖에 없잖아,세훈아.애써 슬픈 표정을 숨기고는 너에게 시선을 맞췄다.넌 그런 나를 한번보고는 마른입술을 축이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나.만나는거 힘들지"
이별통보를 저 말로 시작하려나..내가 힘든거 알고 있었으면서,너는 꼭 그래야했을까?괜시리 눈물이 차오르고 세훈이 미워졌다.그래,일단 어디 한번 들어보자는 식으로 고개를 작게 끄덕거렸다.그런 내 작은 고갯짓을 본 너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덩달아 내 고개도 따라 숙여졌다.이때까지는 몰랐다.내가 세훈이에게 큰 상처를 줬는지
나 아파.많이 아파
작게들린 너의 목소리에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아프다니?많이 아프다니?어디가?왜?급하게 내뱉어진 내 말을 들은 너는 애꿎은 입술만 깨물었다.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다.갑자기 뜬금없이 아프다니?..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말에 머리가 아파왔다
해가 뜨고 나면 만나지 못하는 이유,내가 아파서.
미안해,솔직하게 말하지 못해서..너는 이런 내가 답답하고 미웠겠지,그치?그래도 괜찮아 내가 잘못한거니까.솔직히 지금 많이 두려워.내가 두려워한게 지금 이순간이었거든.돌아올 네 반응이 너무나 무서워서..나 실컷 욕해.너 혼자 외롭게 놔둬서 미안해.몇번이나 말을 하려 했어도..
"..나는,너 평생보고 싶거든.아주 오랫동안.근데 어떡해 햇빛보면 너 못보는데"
아,그래서 넌..그래서 너는-아무말도 하지 못했다.아니,나오지않았다.그저 살짝 열린 입술틈 사이로 울음이 터져나왔다.조금 더 세훈이를 이해하지 못한 내가 더 미워졌다.처음만난 날부터 지금까지 너는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오랫동안 혼자서 속으로 끙끙 거렸을 널 생각하자 마음이 아파왔다.저녁에 날 만날때면 그 누구보다 해맑게 웃었던 너의 모습,내 손을 꽉 잡고는 녹여주겠다며 호호 불어줬던 너.날 집으로 데려다줄때면 애써 웃던 네 모습이 떠올랐다
"미안해..미안해"
끝없이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을 거칠게 닦으며 널 쳐다보자 당황한듯한 네가 내 옆자리로 옮겨 앉았다.왜 울어,울지마.내 어깨를 끌어 당겨 앉고는 등을 살살 어루만져주는 너.그 느낌이 또 너무나 따뜻했다.
"..너 만나는거 힘들다고 해서 미안해"
"아니야,충분히 그럴만해.울지마"
울리려고 이런말한건 아니였단 말이야-
"다 울었어?"
아직도 눈물 자국이 선명한 너의 볼을 휴지로 닦아주자 훌쩍 거리며 작게 숨을 들이쉬었다.울지마.이쁜모습만 보여주겠다며.빨게진 눈과 코를 한체 나를 올려다보는 네가 너무 이쁘다,사랑스럽다.네가 나를 편하게 볼 수있게 허리를 숙여 시선을 맞춰주었다.작은 손으로 내 볼을 쓰다듬는 너의 손길에 안도했다.고마워.사랑해
"많이 아파?.."
아니,안아파 멀쩡해.네 앞에서는 난 멀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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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벽시간 입니다-
저번편에도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신알신 신청해주신 분들도 하트합니다!
자전거님,몽쉘님,뀨뀨님(암호닉맞나요?)타요님
그리고 비회원분과 독자 여섯분 감사드립니다!하트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