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새벽시간
"누나 여기요."
"어어!고마워 백현아"
"근데 갑자기 제 옷은 왜요?"
아 그게 사정이 좀 생겨서..어쨋든 고마워 백현아.내일 돌려줄게!네,누나 그럼 저 갈게요-
깜둥이,아니 종인이에게 입힐 옷이 없어 옷 몇벌 사러가려 하는데 막상 사이즈도 모르겠고 해서 데리고 나가려하다보니,하루종일 웃통을 벗고있는 종인이가 보였다.
그래..저렇게 하고 데려나가면 변태라는 소리를 들을까 싶어 아랫층 동생 백현이의 옷을 좀 빌렸다.
"걔지.그 개 같이 생긴애"
"개 같이 생긴 애라니!백현이지!"
아까부터 현관문으로 나와 백현이를 보려는 종인이였다.백현이가 좀 흰강아지 같이 생기긴 했어도 개 같이 생긴애가 뭐야 진짜.
팔뚝을 찰싹 때리고는 백현이의 옷을 몸에 대보았다.음..어느정도 맞을꺼 같은데,그래도 작을려나?
"백현인가 뭔가 걔랑 놀지마-"
고개를 들어 종인이를 올려다보자 또 지긋이 나를 쳐다본다.제발 그 눈빛 좀..
대충 고개를 끄덕 거리고는 백현이의 옷들을 종인이 품에 안겨주었다.방에 들어가서 갈아 입고와-
얼떨떨하게 옷을 받아든 종인이 방으로 들어가지않고 꼼짝 않는다.뭐해 들어가라니깐?
"어떻게 해?"
고양이라서 모르는거니..?한숨을 쉬고는 니트를 집어 들고는 머릿쪽을 종인이에게로 내밀자 고개를 숙여준다,그렇지 거기다 머리넣고.
여기다가 양팔 넣고.니트를 입은 종인이 아직 불편한건지 만지작 만지작 거리며 불편하다는듯 이리저리 팔을 움직인다
불편해?응,그냥 벗고가면 안돼?안돼안돼-가디건까지 입혀놓으니 제법 훈남티가 났다.얘 훈남이네 완전?어깨도 떡하니 벌어져 있고.
"바지는 혼자 갈아입을 수 있지?"
"응-기다려"
쇼파에 앉아 뭘 사서 입힐까 생각을 하고 있던 도중 종인이가 방안에서 걸어나왔다.오,바지핏도 좋네.다리가 길어서 그런가.모델같다.
저 정도면 정말 아무 옷이나 입혀도 괜찮을거 같았다.가자 깜둥아,백현이한테 신발도 빌렸어 그거 신고.
"걔꺼는 싫은데.."
"그런게 어딨어 신어 빨리!!"
-
"깜..아니,종인아 이거 입을래?"
편해보이는 티셔츠를 한벌 골라 종인이 몸에 대보았다.멍하니 졸린 표정으로 서 있던 종인이 뒷머리를 긁적긁적한다.왜 이거 싫어?
우리 집에 언제가?나 졸려..아,얘도 남자긴 남자인가 보다.남자들은 쇼핑을 그렇게 싫어한다던데..괜히 내가 시간을 많이 끈거 아닌가 싶어서 한숨이 나왔다.
그래도 집에서 편하게 입으려면 티셔츠 하나정도는 있어야되겠다 싶어서 구매를 했다
"네가 좋은거면 나도 좋아.그러니까 너가 좋아하는걸로 골라줘"
아무래도 종인이가 많이 졸려하는것 같아 매장을 나가려던 찰나 종인이 나를 붙잡았다.응?내가 좋아하는거?
고개를 천천히 끄덕 거리며 나를 다시 매장으로 이끄는 종인이에 직원이 살짝 웃었다.남자친구분이 여자친구분한테 되게 잘해주시나봐요-
네?아,아니..저 남자친구가 아니라,애완고양..뭐해,빨리하고 가자.변명을 하려고 입을 떼자 다시 나를 잡아끄는 종인이에 입을 다 물었다.
"............."
내가 골라준 옷을 다 입고 나온 종인이를 보자,기분이 묘해졌다.팔다리도 길어서 다 어울리고 한데..진짜 어깨도 넓어서 좋은데..
종인이에게 입혀준 옷 스타일이 내 미래의 남자친구에게 입혀보고 싶었던 스타일이었다.내가 줄곧 상상해왔던 그 모습과 너무 똑같았다
졸린 눈으로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는 종인이의 시선을 피하고는 서둘러 계산대 앞으로 갔다.계,계산해주세요..
"나 이거 입으면 너는 좋아?"
"..어?어,뭐..."
그래,그럼 이거 계속 입을게.살짝 웃고는 내 손을 따뜻하게 감싸잡는다.왠지 모르게 온몸이 더워지는 기분에 부채질을 해댔다.아 왜이렇게 더워-
-
"저 뒷좌석에 졸고 있는 오빠 있잖아.진짜 잘 생겼다"
집에가는 버스를 타자마자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는 바로 잠들어 버린 종인이에 혹시나 깨버릴까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저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중이었다
뒷문 앞에서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종인이에 대해 소곤소곤 얘기를 하는 여학생들에 왠지 모르게 뿌듯해졌다.얘가 내 고양이야-
..고양이..몇일전까지만 해도 고양이었지만,지금은 사람인데.그럼 뭐가 되는거지?펫?동거남?아?..
아주 깊게 잠들었는지 종인이의 머리가 내 어깨에서 떨어지려고 한다.조심히 볼을 잡아 다시 원상태로 돌려주자 살짝 미소짓는다.너 안자지?
잠꼬대였는지 다시 편한 인상을 지으며 내게 더욱 기대는 종인이었다.
이제는 사람이니까.너도 사람이기를 원했으니까.더 잘해줄게-
벌써 저녁이된건지 하늘이 점점 어두캄캄해졌다.집으로 가는 골목길을 단둘이 걷고있으니 뭔가 색달랐다.매번 나 혼자 다녔었는데..
아직 졸린지 눈을 한번 비빈 종인이가 나를 향해 웃고는 멀리 보이는 우리 집 창문을 가리켰다.
"내가 맨날 저기 앉아서 너 가는거 보고,너 올때까지 기다렸어"
"그래서 나도 뒤돌아서 너한테 손흔들었잖아-"
"응,그래서 더 좋았어"
하루종일 넌 창가에 앉아서 뭘 했을까-나를 많이 기다렸을 깜둥이 생각에 미안해졌다
그래도 외롭지 않았어.아무도 없는 집에서 내가 나갈땐 배웅해주는건 너였고,내가 돌아올때 반겨주는것도 너였으니까.
내 옆에서 걷고 있는 너를 쳐다보았다.이렇게 옆에서 걷고 싶었었는데-
너한텐 사소한것이라고 느껴지겠지만 나한테는 엄청 간절한 소원이었어.
이렇게 같이 걷는 것도 난 너무 좋아.오늘 처럼 하루종일 같이 있는것도 좋았어.네 어깨에 기대 자는것도 좋았어.그냥 전부 다-
아 배고프다..배고프지 종인아.하며 나를 올려다본다.너를 쳐다보느라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자 밥하기 싫다며 간단하면서도 맛있는걸 먹자는 너였다.
너 나 먹는거 많이봤을껄?컵라면 있잖아 이렇게 생긴거.그 물건을 묘사한다며 손짓을 하는 너가 귀여웠다
"그거 내가 버렸는데"
"뭐라고?!??"
"이제 그런거 못먹게 할거야.다 버릴거야"
나를 향해 싱긋웃고는 앞서 뛰어가 다시 나를 돌아보는 네가 오늘은 좀 얄밉다
안녕하세요 새벽시간입니다-
어제 글을 조금 써놨었는데 바로 자느라 오늘 다 쓰고는 올려요!
역시 댓글 막막막 기분좋게 달아주신 독자님들 정말 사랑해요♥
암호닉 입니다!!
구래서님,히로인님,고구마님,빡찬님,DDD님,오징어님,대박님,사이다님,밍밍님,징조님
까칠님,쫑님,별이님,첨밀밀님,패기님,됴마됴님!(혹시 암호닉이 안올라와있다면 꼭말해주세요!)
그리고 독자 세분 감사합니다!!
신알신과 새 암호닉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해요!
(혹시 다른 멤버로 빙의글 보고싶으신 분 있나요?다른 멤버들도 해볼려구요..없으면..소금소금.핳)
그럼 굿밤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