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새벽시간
"저기..여기 혹시 근래에 검은 고양이 안..왔었나요?"
"검은 고양이요?잠시만요"
우리 지역에서 제일 가까운 유기동물보호소를 찾았다.환경이 조금 열악해보이는 그 곳으로 들어가 사무실로 보이는 컨테이너로 들어갔다.
파일을 이리저리 뒤적 거리며 리스트를 찾던 직원이 아! 하며 고개를 들었다.찾았어요?있어요?검은 고양이요..
근래에 검은 고양이가 딱 세마리 들어왔는데..애완 고양이 찾으러오셨어요?라고 묻는 직원에게 고개를 세게 끄덕 거렸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일주일전.유난히 날씨가 흐린 날이었다..전날 밤부터 오던 비가 다음날 오후까지 내렸던 날이었는데..
이상한 꿈을 꿨다.아주 기분 나쁜 꿈.뭔가 주위의 모든 것들이 하나 둘씩 나에게서 멀어진 느낌이었다.전에도 한번 꾼적있었던거 같은데,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익숙하게 침대 옆자리를 손으로 문지르자 손에 잡히는게 없어 눈이 번쩍 떠졌다.핸드폰 액정을 보자 아직 아침9시였다.종인이가 이렇게 일찍 일어날리는 없는데..
"종인아-"
"......."
"종인아,나 기분이 이상,..해.."
쇼파위에 드러누워 있거란 생각에 거실로 나갔더니만 쇼파위엔 아무도 없었다.뭐야 얘 어디갔어..더욱 더 나빠오는 기분에 인상을 찌푸리곤 화장실로 향했다.
종인아 너 여깄,없네.화장실에도 없고..항상 내가 기분이 안 좋다고 하면 달려와 어떻게든 괜찮아지게 풀어주려던 종인이었다.근데 오늘은..
아무리 집안 곳곳을 찾아도 종인이는 보이지 않았다.
"김종인 어딨어!!!"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져와 잠바도 걸치지 않고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갔다.자기가 어딜 나가고 싶을땐 내가 자고 있던 뭘하던 꼭 얘기를 하고 나가던 종인이었다.
근데 오늘은 아무말 없이,바보같은게 얘기라도 해줄 수 있었을..종인이를 찾아헤매며 뛰던 내 발걸음이 서서히 멈췄다.
언제 나간건지도 모르는데.새벽에 나간것일지 아침에 나간것일지 모르는데.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는데..
다시 덮쳐오는 나쁜 기분과 불안함에 울음이 터졌다.
깜둥이가 없어졌다
종인이가 없어졌다
-
"여기 이 세마리예요"
직원이 안내해준 곳으로가 각각 한 케이지에 있는 검은 고양이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이 고양이는 입이 하얀색이네 그럼 아닌데.두번째 고양이를 보자 깜둥이처럼 온몸이 까맣다,근데 눈이 노란색.너도 아니구나-세번째 고양이를 유심히 살펴보자 한숨이 저절로 터졌다.
다른건 다 똑같은데 눈 색깔까지 똑같은데.에메랄드 빛의 느낌이 나질 않았다.그리고 그 몽환적인 느낌도.깜둥이는 내가 쳐다보면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아니였다.
"원하시는 고양이 있으세요?"
"..아니요,찾으러 왔는데..없네요"
"잃어버리셨어요?"
"네..혼자 집문열고 나갔나봐요.."
네?다시 되묻는 직원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보호소를 걸어나왔다.
벌써 일주일째.중요한 약속빼고는 밤낮으로 계속 찾아다녔다.강의나 약속에서도 종인이 생각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건 다반사,그러다 집에 들어가면 눈물로 밤을 지새운다.
항상 집에 들어가면 깜둥이든 종인이든 반겨주는 사람이있었는데 지금은 텅 비어버린 집이 낯설어서 무서울 정도다.고양이도 없고 사람도 없었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본적은 한번도 없었다.종인이가 내 옆에서 없어질거란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없었다.내 고양이었으니까,내가 키우던..그래서 더 당황스럽고 혼자가 된것같아 너무 무서웠다.
종인아 어디서 뭐하고있어
고양이든 사람이든 다 괜찮으니까
빨리와,보고싶어
-
그렇게 나 안찾아다녀도 되는데 나는 계속 네 옆에 있는데..아,너는 내가 안보이니까 잘 모르겠구나-
곧 초승달이뜰 무렵,내 한쪽 손을 잡은체 잠이든 너를 내려다보았다.하루종일 피곤했던 것인지 오자마자 씻고는 그대로 곯아 떨어진 너였다.
당분간은 오늘이 너와의 마지막날이라 하루종일 같이 있고 싶었지만 바쁜일이있다고 미안하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나가는 너를 쉽게 잡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아 몇시간 얼굴은 못보는게 아쉽지만 내일되면 못 맡을 네 냄새 실컷 맡을래.잘 다녀와.기다릴게-
초승달이 다시 뜨기전에 빨리 집을 나가야했다.혹시나 집안에서 다시 변해버리면 나가질 못할테니 미리 밖으로 나가있기로 했다.
입에서 작은 한숨이 나왔다.내가 없을동안 혼자 있을 네가 제일 먼저 걱정이되었다.조금만 조금만 버텨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쓸어 보기도 하고 볼을 만져보기도 하다가 네 이마에 작게 입을 맞추곤 뒤돌아 보지도 않은체 집을 나왔다.
매일 밤낮동안 나를 찾아다니는 네가 너무 안쓰러웠다.밥은 잘 먹고 다니는건지 또 귀찮다고 컵라면만 잔뜩 사놓고는 먹고 있는건 아닌지..
그리고 밤늦게 네가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많아졌다.무서운 것인지 잔뜩 경계를 하며 집으로 걸어가는 네 뒤를 매번 천천히 따라갔다.네가 집에 잘 들어간걸 확인하고는 난 다시 커튼이 쳐져 있는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항상 창문 커튼을 잘 열던 너는 내가 나온 이후로 한번도 열지 않았다.
내 걱정 하지말지,나는 괜찮은데-
-
"어이구 딱 하네..요즘 길고양이들이 너무 많아서 죽는 수도 많다던데"
"그러게요.저번에도 길고양이 몇마리가 차에 치여서 죽었더라구요"
"근데 이 고양이도 치인건가?"
"글쎄요 그런것 같기도 하고.."
강의를 다 듣고 다시 집으로 오던 길이었다.집으로 들어가는 길목 앞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아주머니 두분께서 하시는 얘기를 얼핏 들어보니 길고양이가 차에 치였나보다.
동물의 시체를 잘 보지 못하는 나는 보지 않으려 애쓰며 사람들을 갈라질러 집 앞으로 무작정 걸어갔다.
근데 이 고양이 집고양이 아니야?목줄이 있는거 같은데?보라색깔.우뚝-서둘러 집으로 들어가려던 발걸음이 멈췄다.
..보라색깔.머릿속을 스쳐가는 보라색 목줄에 덜덜 떨려오는 두 손을 맞잡았다.제발 아니길 바라며,검은 고양이가 아니길 바라며 뒤돌아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는 고양이를 보자 그대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ONE- |
12:00AM- 죽은 사람 처럼 영영 깨어나지 않을 것 같이 병실 침대에 누워 있던 남자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천천히,아주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한 남자가 창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깜깜한 밤하늘에 노란색을 띄는 초승달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
새벽시간+암호닉 |
오,오랜만이죠..;;요즘 글쓰기가 힘들어요ㅠㅠ슬럼프인가.. 이게 뭐라고..막상쓸려고하면 생각도 안나서 그러다가 다시 왔어요 자주 올리고 싶은데,아무래도 시간때문에 자주 올리지를 못하겠더라구요ㅠㅠ 이러다가 언젠가는 연중..하ㅠㅠ.. 그리고 댓글에 걱정하시는 분이 많으시더라구요 종인이랑 헤어지지않아요..어떻게든 행쇼하게 해드릴게요 행쇼를 못한체로 끝낸다면 빙의글이 되지않겠죠.. 암호닉입니다!(혹시나 신청하셨는데 없으시면 말해주세요,새로신청하실분은 꼭말해주세요!) 징조님,구래서님,대박님,됴마됴님,쫑님,착한사람님,고구마님,별이님,몽구파파님,첨밀밀님,빡찬님,잘자요님,장부님, DDD님,뀨뀨님,오징어님,밀라나쿠르니코바님,삐딱이님,베이컨님,도경순대님,이봄님,밍밍님, :)님,배큥님,꿈이뤼21님,다시마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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