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새벽시간
잔잔하고도 조금은 차가운 바람이 부는 봄날.
거리엔 온통 벚꽃 나무들로 둘러싸여 분홍빛의 달콤한 분위기를 풍기고 거기에 맞춰 하나둘 봄을 타는 연인들이 분홍빛의 사랑을 더 하고 있었다.
이쁜 꽃무니의 원피스를 입고 위에 베이지색의 가디건을 걸치곤 공원으로 나왔다.역시 봄은 기분 좋은 계절이다.
"혹시 00씨세요?"
난 아직은 솔로가 좋은데.. 주위에서 보다 못한 친구 한명이 나에게 친한 선배를 소개시켜준다며 무작정 자리를 만들어버렸다.
몇번이나 안하겠다며 거절에 거절을 했지만 이제 봄인데 너도 봄날이나 좀 타보라며 타이르는 바람에 결국,지금 친구의 선배와 카페에 마주 앉아있다.
"날씨 좋죠?오늘은 특히 날씨가 좋네요."
"그렇네요- 날씨.좋아요"
공원 한쪽의 아늑한 카페 창가에 앉아 밖을 보곤 남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인상이 순둥순둥하게 좋아보이고,자상한 남자에 조금씩 마음이열려갔다.그래 어쩌면 여기서 새 시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커피마시고 벚꽃 구경하러 갈래요?"
네,좋아요.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시선을 창가로 옮겼다.벚꽃구경이라..너와는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것인데..
다시금 피어오르는 종인이의 생각에 작게 웃었다.그때 우리 집에서 자고 간 이후로 너는 아무 연락이없었다.전화도 문자도,날 찾아오지도 않았다.
잘 지내고 있길바래.이제는 그냥 너를 내 추억속의 그리운 사람으로만 남겨둘려해.
"......어?"
카페 창 밖의 저멀리 떨어진곳에서 서 있는 익숙한 실루엣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왜 그러세요? 작게 웃으며 나를 향해 되묻는 남자에게 뭐라 말하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창밖만 응시했다.
창밖을 지나가다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나와 눈이 마주친 다갈색머리의 남자는 나를 향해 싱긋 웃어보이곤 다시 제갈길을 가버렸다.
"..00씨?"
그저 멍해져머린 머릿속에 가만히 있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버렸다.잡을까,잡으러가야하나..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볼지 모르...
"뭐해,여기서.한참이나 찾았네-"
왼쪽손에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와 나긋한 목소리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고만 있자,너는 다시 한번 나를 향해 싱긋 웃고는 맞잡은 두손을 남자에게 보여준다.
"여자친구 찾으러 왔거든요.실례하겠습니다."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내 손을 끌어 카페를 나가는 종인이었다.나는 아무말 못하고 그저 따라갈뿐이었다.
정말,아주 오랜만에 보게 된 너는 예전 모습에서 달라진게 있다면 검은색에서 다갈색으로 바뀐 머리색.그리고 너는 여전히 잘생겼다.
"생각해보니까."
여전히 손을 잡은체 벚꽃이 가득한 길을 걷는중,발걸음이 천천히 멈춰섰다.생각해보니까
"너랑은 벚꽃구경 한번도 안했더라고"
응.그렇지 한번도 못했지..
어? 넌 분명히 기억을 하지 못할텐데,그런건 어떻게 알고 있었던거니..
그저 아무말없이 종인이를 올려다보자 살짝 어깨를 으쓱한다
그전에 있었던 일들,내가 뭐였었는지는 기억 안나.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은 나는 너와 하루하루를 같이 보냈었고,네가 밥을 먹을땐 항상 나는 멀리 떨어져 지켜보고있었고
침대에 누운체로 뚫어져라 너를 쳐다보고있었고,너와 나는 사랑하는 사이었다는것만 기억해.
다시 오겠다고 말해놓고 지금이 되서야 나타난거 미안해- 너한테 너무 미안해서 그랬어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이 이름도 모르고 기억이 없다고 말하는데 그걸 듣는 네 속이 타 들어갔을거 생각하니까…미안해서
"오늘 이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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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벽시간 입니다
정말정말 오랜만이죠..헤헿..
죄송해요 매번 온다고 한게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네요
안왔던 한동안 독자 몇분께서 절 찾는 댓글을 써주셨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이렇게 왔어요
암호닉은 다시 정리를 할려구요 그전까지 댓글달아주신 암호닉분들너무 감사합니다
혹시나 암호닉 그대로 하실 분들은 알려주시겠어요?
그럼 즐거운 추석 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