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네 생각을 읽었는지,
그가 네게 말해.
"이제 떠나셔야죠."
*
그 말에,
사실 서운했어.
인정하게 되지 않길 바랐는데.
그래,
너는
그를
좋아해.
*
네 혼인 준비로, 집안은 정신없고 어수선해.
여종에게 들은 얘기로는,
오늘 밤 함이 도착할거래.
너에게 남은 시간은,
이틀 뿐이야.
*
함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어.
이젠 정말 돌이킬 수 없을것 같아.
반듯하게 개켜진 네 혼례복을 보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아.
그도 네 혼례식 때문에 많이 바쁜지, 혼인을 앞둔 네 곁엔 여종 하나 뿐이지.
여종은 네 혼례준비 때문에 많이 시달렸는지, 계속 꾸벅꾸벅 졸더니 이내 곤히 잠들어 버려.
기름등잔 타는 소리조차 없는 고요한 방이 너를 답답하게 해.
너는 조용히 일어나 문이 있는 쪽으로 향해.
누구의 도움 없이 움직여본적이 없는 넌,
벽을 따라 걸으며 손끝에 문고리가 닿길 기다려.
차가운 문고리가 네 손에 닿자, 너는 망설임 없이 문을 열어.
차가운 공기가 네 얼굴을 스쳐.
그렇게 무언가에 홀린 듯 문 밖으로 걸어나가는데...
"아!"
문지방.
문지방을 잊고있었어.
그렇게 중심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지려는 순간,
"턱"
차가운 손이 네 팔을 붙잡아.
낯선 손에 너는 그 손의 주인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가 아니야.
낯선 손의 감촉이 너를 두렵게 해.
"괜찮소?"
낯선 목소리가 너를 두렵게 해.
**
함을 들고 온 함진아비와 그 일행이 돌아갔어.
네 앞에
낯선 그림자 하나를 남겨둔 채로.
ㅡ
암호닉
미리
문과생
윤아
리엔
키티
오파리
*암호닉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