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파카와 (정)포뇨와 시골쥐와 홍건이의 학교 생활
"...아늑하네..."
광현은 포뇨...가 아니라 세운의 갑작스러운 말에 당황했다. 강의 시간을 착각해서 평소보다 40분이나 먼저 온 포...아니, 세운이었다. 아무도 없는 강의실, 얼마나 아늑하지 않니? 의자에 늘어져서 말하는 포, 아니..(너무 헷갈린다)(쓰니를 이해해주길)세운이의 모습이 일도 편안해 보이지 않는 것이 킬링파트였다.
...음, 그런 것 치고 하나도 안 편해 보이는데요 형. 차마 형에 대한 배려로 인해 표정과 말의 매치가 단 0.01%도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저 형은 왜 이 강의를 듣는걸까.. 그렇게 영어를 싫어하는 사람이...
순진한 시골쥐는 정포뇨가 수강신쳥하는 것이 귀찮아 남는 것을 했다는 사실을 몰랐다.(사실 알았어도 당연하다는 듯이 납득했을 것이다.)
기타(를 쳐도 무기력해보이지만)칠 때가 아니면 언제나 힘이 없는 포뇨에도 시골쥐는 마냥 좋았다. 그래도 재환이 형이랑 노래부를 때는 멋있는걸...
(앗 실수, 너무 닮아서 순간 착각했다. 이 사진이 아니니 빠르게 내리자)
"왜 이렇게 일찍왔어 둘다?"
"형 안녕하세요!"
"응응, 광현이 안녕? 그리고...음, 세운이는 아침에도 여전하구나."
"?"
뭔가 좋은 뜻은 아니었던 것 같았지만 입술을 떼서 말하는 것 조차 귀찮았던 세운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순간 초원에 온 줄 알았네...세운에게 있어 임영민 = 알파카는 공식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렇다.)(다만 그토록 착한 당사자가 알파카 닮았다는 소리를 싫어해서 안 하는 것 뿐)(세운과 영민은 서로를 포뇨-파카라고 부르지 않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홍건이는요?"
"ㅋㅋㅋㅋ그거 걔 앞에서는 말하지마..자기 이름 잃어버렸다고 얼마나 슬퍼하는 줄 알아?"
"..."
...자신의 뒤에서 울 것 같은 얼굴로 바라보는 홍건이를 눈치채지 못한 파카...(아..오늘 글 쓰기 너무 힘들다..여러분, 이렇게 닮은 꼴이 위험합니다.) 가 아니라 영민이는 무명이의 믿음을 배신하고 홍건이라고 칭하고 있었다. 음, 저기 파카형. 뒤에서 홍건이가 쳐다보는데...
"너무해... 왜 멀쩡한 이름을 납두고 자꾸 홍건이라고..."
"홍대~건대~...아 맞다, 그러고보니 홍건아."
"홍건이가 아니라 동현이라고..."
"그래 홍건아."
"..."
결국 홍건이는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포기하고 포뇨를 포뇨라고 부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 와중에 포뇨(하..포기)가 아닌 세운은 진심으로 궁금한 듯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입을 열었다.
너 왜, 우리 학교 왔어?
...어?
홍대 아니면 건대를 가지. 왜 우리 학교 왔냐고.
...아...세운이형..이번에는 광현이도 쉴드를 치지 못하고 탄식을 터뜨렸다. 세상에...파카의 표정이 한없이 굳어갔다. 하지만 둘은 포뇨(이제 포기하자.알아서 읽도록) 의 표정을 보고 더욱 놀랐다. 저거 개그가 아니라 진담이었어..?
'차라리 개그라고 해줘, 형..'
허나 안타깝게도, 포뇨의 정신세계는 마치 물 속을 혼자 떠돌아다니며 아늑함을 느끼는 물고기와 같았기 때문에(?) 광현과 영민은 이것이 진담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
"..."
"...저기, 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노골적으로 그런 표정은.."
홍건이는 누군가가 떠올랐다. 어쩐지 경영학과의 3학년 과대인 민현선배가 생각난다. 왜일까. 그 누구도 알 수 없었지만 순간 정포뇨를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은 문득 민현이 떠올랐다.
그래, 포뇨..아니, 세운아. 괜찮아, 너는 기타를 잘 치니까! 음, 그거면 된거지. (본인들이 만족하니 그냥 넘어가자.)
정포뇨의 정신세계를 다시 한 번 납득한, 어느 평화로운 강의 20분 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모두의 환멸남 그 황민현은
"이런 거 왜 찍어야 하는..."
"인증샷. 가서 지성이 형하고 재환이한테 자랑해야지."
3학년이나 되서는 아침부터 거하게 먹고 졸업을 앞둔 선배와 한 학년 후배에게 자랑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2. 신입생을 사랑하는 선배의 마음
그저,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일이었다.
"관린~ 애들아. 오늘은 내가 산다. 가자!"
"감...감사..합니다!"
관린은 매우 기뻤다. 점심값이 굳었기 때문이다. 선호랑 같이 먹어서 항상 밥 값이 부족했는데...! 어쩐지 한국에 오고나서 많이 변한 관린이었다.
같은 조였던 동호의 아량(?)으로 조원들은 모두 점심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돈이 조금 모자라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지만 동호는 무척이나 당황한 상황이었다. 카드도 안들고 왔고...보아하니 관린이가 좀 많이 먹은 모양이었다..그나저나, 이 녀석이 원래 이렇게 많이 먹었었나?
기껏 사겠다고 해놓고서 돈을 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동호는 매우 난감했다. 그리고 그 때...
"우후~ 점심이다 점심!!"
"아 이대휘 존나 산만해 ;;"
"응 그럼 너 혼자 굶어."
"...미안."
동호의 눈에, 어쩐지 익숙한 아이의 얼굴이 보였다. 그래, 안면이 있으니 몰래 가서 돈 좀 빌려달라고 하면...
그리고 동호는 최대한 다정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거기 잠깐만^^?"
"(흠칫)네...네?"
"혹시, 그 중에서 나 아는 사람 있지 않아?"
"어..."
1학년들 사이에 껴 있어서 티가 나지 않아 그렇지 성운은 나름 3학년이었다. 동호와 동갑이었다. 매우 당당한 포즈로 나서 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태현아..보고싶어...그리고 성운은 순순히 입을 열었다.
"아..네..대휘가 전에 봤다고 했..."
"!!!(이런 씨...)"
대휘는 원래 욕을 잘 안하는 (물론 본인 기준이다.) 애였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대휘는 그토록 좋아했던 성운이 원망스러워질려고 했다. 아니 선배도 같은 3학년 이면...!
그 때, 대휘가 동호와 눈이 마주쳤다.
...성운이 형 미안해. 내가 3학년이었어도 쫄았을거야.
그들은 지금, 동호가 얼마나 상냥한 표정으로 미안함을 담아 말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 신입생 환영인사가 있었을 때의 일이었다.
멀리서부터 포스가 엄청났는데, 가까이에서보니 더 그랬다. 대휘의 착각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 많은 사람들 중 하필 대휘와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던 것이다.
...혹시나 했는데, 진짜 나였구나...
"저기...진짜 미안한데. 돈 2만 원 정도만 빌려줄 수 있을까? 나중에 꼭 갚을게."
"아..."
안 빌려주면 지금 이 자리에서 세상을 하직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대휘는 사시나무 떨듯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나설 자신이 없던 사무엘은 곧 입을 열었다.
"그러면, 우리 중에 잘생긴 사람이 돈 빌려드리자"
그래,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두의 시선은 한 곳으로 향했다.
"..."
앗 실수. 이 쪽이 아니라.
"하! 그럼 나냐?"
...자칭 비주얼킹 딥다크에게로. 저 녀석은 왜 이럴때만 표정이 밝아질까. 알 수 없는 놈이야..
(물론 잘생긴 게 맞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구석에서 어둠을 일으키고 있던 진영의 표정이 밝아졌다.
결국, 진영의 지갑에서 2만 원이 사라졌고. 아무도 그를 신경써주지 않아 혼자서 빵을 먹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다...
이렇게, 오늘도 프듀대는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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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같은 00 01이 끝났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