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효는 창가를 바라보며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닌 것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어젯밤 눈을 뜨면 새하얀 세상이 되어 있길 두 손을 모으고 간곡했건만.
길거리의 연인들도 재효의 마음과 같은지 꿈쩍도 하지 않는 하늘을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내년을 기약해야지, 뭐. 재효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김 서린 창문에 입김을 불고, 하늘이 꼭 보란 듯이 'NO 즐크'라고 적었다.
으. 추워. 재효는 붉어진 두 손을 꼭 감싸 쥐었다. 크리스마스인데 뭘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이었다. 누군가가 뒤에서 재효를 힘껏 안았다.
누구지.. 자신이 안길 정도면 자신과 체구가 비슷한 지호나 지훈일 것이다. 재효는 결심한 듯. 야, 표지훈. 뭐냐. 하고 팔꿈치로 툭 쳤다.
쪽.
재효는 볼에 닿인 부드러운 감촉에 화들짝 놀랬다. 그리고 들려오는 중저음의 목소리.
" 표지훈 아닌데. "
재효는 그제서야 눈 앞에 보이는 손에 크롬하츠 반지가 껴 있는 걸 보았다. 하하.. 괜히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뒤돌아본 순간 또다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히익. 하고 뒷걸음쳤다. 그 바람에 창문 틀에 앉혀진 꼴이 됐다.
입속으로 들어오는 달달함에 정신이 아찔했다.
" 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
" 흐으.. 놀랬잖아, 우지호. "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방금 받은 달달한 초콜릿 키스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 뭐 하고 있었어요? "
" 그냥.. 밖에 보면서 오늘 뭐 할지 생각하고 있었어. 오늘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으면 밖에서 신나게 놀려고 했는데... "
" 형. "
" 응? "
" 내가 마술 보여 줄까요?"
" 응..? 너 마ㅅ..... "
아까보다 더 깊게 들어오는 지호의 혀에 재효는 어쩔 줄 몰라 그저 가만히 있었다. 오랫동안 그렇게 초콜렛 같이 진한 키스를 나눈 후.
" 이게 왜.. 마술이야? "
지호는 지그시 웃으며 창밖을 가리켰다. 새하얀 눈이 차가운 겨울바람을 타고 내리고 있었다.
" 제 마술 어때요? "
우와... 눈이야.. 재효는 자신의 눈 앞에 내리는 새하얀 눈을 보며 어린 아이같이 활짝 웃었다.
어젯밤 간절한 기도가 통한 것일까, 아님 우지호가 정말로 마술을 부린 것일까. 생각하며 지호에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웃음을 보였다.
" 하여간 형은 어려요. "
헝클어진 재효의 머리를 쓱 쓸어 주면서 지호도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하얀 기억 내용이 부족한 것 같아서 재정비하려고 해요. 이번 주 안에 2편까지 꼭 올릴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ㅠㅠ 모두 모두 짘효랑 함께하는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