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 김용국이 고백을 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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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나한테 할 말 있어? "
" ...어? "
" 아니, 그냥 솔직히 말할게. 뭐 나한테 불만이라도 있어? "
운동장 옆 농구 골대가 있는 곳으로 김용국을 끌고 가 내가 꺼낸 말은 저거였다. 이렇게 물어봤는데 진짜 불만 있는 거 아니야? 한 대 맞으면 어떡하지. 김재환이랑 같이 나올걸, 조금 후회가 됐다. 눈동자를 굴리며 잠깐 생각하다 다시 김용국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원하는 대답은 내놓지도 않고 풀죽은 얼굴만 보여 준다. 얜 진짜 뭐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ㅡ거의 얼굴에 써져있는 정도였다ㅡ 뒷목을 잡기도 하고 몸을 비틀며 한참을 부산스럽게 꼼지락댄다. 삐딱하게 서서 눈을 자꾸만 피하는 김용국을 재촉하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빤히 쳐다봤다. 눈에 띄게 귀 끝이 빨개져 있었다. 뭐야, 얘 설마...
" 아니, 싫어하는 게 아니라... "
" 어, 거기! "
다급하게 소리를 지르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묵직하게 생긴 축구공이 하나 날라왔다. 아, X됐다. 그대로 날라온 공은 피할 새도 없이 내 얼굴에 꽂혔다. 그와중에 창피함을 느껴 넘어지지 않으려 비틀거리며 버티다가 더 우습게 자빠졌다. 솔직히 쪽팔림보다 아픔이 더 컸다. 밀려오는 아픔에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끙끙거렸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거 같다. 눈을 크게 뜨고 그대로 굳은 김용국은 멈칫 하더니 내게 달려와 상태를 살폈다. 큰 손이 얼굴을 감싸고 있던 내 손을 덮었고 얼굴을 확인하며 연신 괜찮냐는 말만 했다. 동시에 불꽃슛을 날린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애가 이쪽으로 뛰어왔다. 씹다 뱉은 람부탄 같이 생긴 게.
" 야, 괜찮지? 나 간다. "
뭐 씨X? 지금 쟤 그냥 가는 거냐?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공을 집어들어 다시 운동장으로 가려는 그 새끼의 뒤통수만 쳐다보고 있는데, 그렇게 보내나 싶었는데. 김용국이 벌떡 일어나 나를 부축해 일으켜 세우곤 람부탄 같은 놈의 어깨를 확 잡아서 돌려 세우는 게 아니겠는가. 덕분에 축구공은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놈의 얼굴엔 어디 찌질한 새끼가 나를 돌려 세워? 라는 말이 써져있었고 ㅡ키는 김용국이 더 커서 올려다 보느라 그렇게 위협적이진 않았다ㅡ 비꼬듯이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 뭐, 어쩌라고? "
" 제대로 가서 사과해. "
" 돌았냐? 뒤진 것도 아닌데 내가 왜? 괜찮다잖아 쟤가. "
김용국은 말이 별로 없는 편이 맞는 거 같았다. 말없이 그 애가 입은 축구 조끼를 잡아채 질질 끌고 내 앞까지 와 밀어세웠다. 꼴에 자존심은 있는지 당황한 표정을 감추고 어이없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김용국을 쳐다보자 김용국이 내쪽으로 턱짓을 했다. 사과해. 처음 보는 무서운 표정도 함께.
" ...야, 야 미안하다. 미안. "
" 아, 어... "
대충 대답을 해 주자 뭐라 혼자 중얼거리더니 축구공을 들고 그대로 달려갔다. 달려가는 그 애를 눈으로 쫓던 김용국은 시야 밖으로 멀어지자 다시 눈치보는 댕댕이의 얼굴을 하고 내게로 다가와 괜찮냐고 물었다. 손으로 자꾸만 얼굴을 만져대다가 저가 빤히 쳐다보자 파드득 놀라 손을 떼어낸다. 얼얼하던 얼굴은 가라앉아있었고, 다른 의미로 얼굴이 뜨거웠다. 찜질이라도 해야겠다.
아싸 김용국이 고백을 했다 B
보건실에 와 얼음주머니를 얼굴에 갔다 댔다가 차가워서 떼기를 반복했다. 괜히 주머니를 만지작거리고 괴롭혔다. 이게 다 한마디도 안하고 생각에 빠진 김용국 때문이었다. 할 말이 있으면 제발 빨리 하라고... 멍하니 침대만 응시하고 있던 김용국의 부스스한 정수리를 보고있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자신을 쳐다봐 화들짝 놀랐다. 아, 얼굴 또 빨개지겠네. 그러더니 하는 말이, 좋아해. 딱 세 글자다. 귀는 불타는 것마냥 빨개져있고 눈을 자꾸 도르륵 굴려댔다.
" 뭐, 뭐라고 용국아? "
" 나 너 좋아해. 그, 그래서 자꾸 쳐다본 거야. 미안해. "
" ...... "
" ...화났어? "
이 귀여운 놈을 어떻게 할까, 싶다가도 본인도 사람은 사람인지라 부끄러웠다. 언제 어떻게 내가 좋아졌는지 내 어디를 보고 좋아하는지도 궁금하고. 얼굴이 자꾸 빨개지는 게 신경 쓰였다. 치마 위에 덮힌 담요를 머리 끝까지 끌어올려 얼굴을 가렸다. 아, 어떡해. 존나 좋아.
*
따흐흑,,, 똥망도 이런 똥망글이 없네요...
급하게 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셨다면 제대로 맞추셨네요 흐흑
우리의 용국이를 이렇게 망친 저를 용서하세요...
아마(?) 이건 여기서 끝... 일 거예요 하핫
기회가 된다면 용국이 입장에서 쓴 것과 그 후 이야기를 에필로 가져올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