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환이는 웃는 게 예쁘다. 그리고 재환이는 항상 웃고 있다. 물론 눈웃음만 짓고 있을 때와 입꼬리만 보기 좋게 올라가 있을 때도 포함이다. 그 중 제일 예쁜 건 눈과 입이 각자 할 일을 맡아서 활짝 펴진 미소를 만드는 것이다. 아, 잠들었을 때마저 입가에 포물선이 그려져 있는 것도, 웃고 있는 눈도 예쁘다. 생각해 보니 난 웃는 얼굴이 아닌 재환이를 마주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다른 표정을 한 재환이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아니, 미소를 지닌 재환이가 아니면 싫다. 상상조차 하기 싫다. 나는 그 미소가 좋다. 정말 좋아서 열 번 중 열 번은 죽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의 인연이 닿을 수 있는 끄트머리까지 이 아이가 나와 마주하여 웃어줬으면 좋겠다. 이건 나의 작은 바람이자 큰바람이다.
지금 재환이는 나를 보며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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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미소가 좋다.
정말 좋아서
열 번 중 열 번은 죽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희주-환상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