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단
-서로 매우 심하게 거리가 있거나 상반되는 것-
"주야"
"응, 영민아"
"너는 너무 솔직한 것 같아"
"그게 왜?"
"애들이 상처 받잖아"
"그치만 사실인 걸 그럼 영민아 넌 내가 한 말이 틀렸다고 생각해?"
"..."
"봐, 너도 같잖아 너도 똑같이 생각하면서 그렇게 말로 포장하지 마"
시간을 조금 돌려 상황을 설명해 보자면 복도를 지나가다 친구와 부딪혀 주의 옷에 마시던 음료가 쏟아진 것이다.
괜찮냐고 물어보는 친구의 대답에 아니, 괜찮지 않아 라며 단호하게 얘기하던 주가었고
그에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를 했지만 미안하다고 말해도 내 옷이 더러워지기 전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아 라고 말을 하고 가던 길을 가는 주가었다.
"주야"
"응"
"화났어?"
"음, 화났다기보단 짜증났는데 지금은 괜찮아"
"아니 그거 말고 내가 아까 그런 말 해서..."
"영민아"
"응, 주야"
"네가 뭘 잘 못 했는데?"
"어?"
"네가 그렇게 말해서 화난 거라면 나는 이미 너한테 나 지금 화났다고 얘기할 거야 그러니까 눈치 보지 마"
"응, 고마워"
"고마울 일도 많네 임영민"
"그나저나 너 옷은 어떡해?"
"빨아야지"
"지금 그 소리 하는 게 아니잖아 주야"
"그럼 무슨 소린데 영민아?"
주는 가까이 다가와 영민에게 눈을 맞추고 싱긋 웃으며 물어본다.
그에 영민은 얼굴이 살짝 빨개지며 한 발자국 물러나 말한다.
"옷 갈아 입어야지 주야 "
"얼굴 빨개졌다 임영민"
"아니야"
"그치만 진짜 빨간 걸"
"말 돌리지 마 여주"
"응, 옷은 체육복으로 갈아 입을게"
-
누군가 주를 본다면 이렇게 말 할 것이다.
쓸데 없이 솔직해
싸가지 없어
눈치 없어
라고
-
"저...영민아"
"응?"
한 여학생이 수줍은 얼굴을 하고 영민을 부른다.
"저기..."
"응"
"예전부터 많이 좋아했어 나랑 사귀자...!"
수줍어하던 얼굴은 어느덧 빨갛다 못해 토마토가 되었고
영민은 눈을 데굴 데굴 굴리며 고민하는가 싶더니 작게 끄덕인다.
"진짜? 진짜로? 영민아 고마워!!! 이따 쉬는 시간에 또 올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그녀를 보며 같이 손을 흔드는 영민이었다.
"영민아"
"응, 왜?"
"너 쟤 좋아해?"
"음..."
"쟤 좋아해?"
"아니..."
재촉하는 듯 다시 물어오는 주에 결국 아니라고 대답하는 영민이었다.
"근데 왜 고백 받아줬어?"
"미안해서..."
"응?"
"거절하기 미안해서"
"네 감정에 솔직해야지 영민아 항상 그렇게 피하면 어떡해"
"미안"
"나한테 미안할 게 아니라 걔한테 미안해야지 너 또 차일 때까지 기다릴 거잖아"
주가 말하는 것을 보니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나보다.
영민이 고백을 받는 일도, 아무런 감정이 없음에도 그 고백을 받아주는 일도, 결국 헤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일도 말이다.
-
"임영민 나 체육복 빌린다!"
"어? 어..."
영민의 대답이 수락일 것이라는 걸 아는 듯이 대답을 듣지고 않고 영민의 체육복을 챙겨 반을 나가는 남학생이었다.
"너 쟤랑 친해, 영민아?"
"어...별로?"
"화 안 나?"
"응 딱히"
"너 모르는 애한테 물건 빌려주는 거 안 좋아하잖아"
"나 괜찮아 다은아 상관없어"
"거짓말"
-
누군가 영민을 보면 이렇게 말 할 것이다.
착해
친절해
무슨 부탁이든 다 들어줘
라고
그리고 누군가 이 둘이 같이 있는 걸 본다면 이렇게 말 할 것이다.
둘이 완전 다른데 왜 같이 다니지?
성격이 완전 상반되는데?
양극과 음극을 보는 기분이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