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매일 내가 등하교할때 타는 버스는 감사하게도 언제나 한가하다. 시간도 출퇴근 시간과 겹치지 않았고 학교가 외곽에 있던 덕분에 자리 쟁탈전도 벌일 필요 없을 뿐더러 오히려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한산한 버스에 올라타 내가 매일 앉는 맨 마지막에서 한칸 앞인 좌석 창가에 앉았다. 잠이 부족한 나는 평소처럼 앉자마자 졸음이 쏟아졌고 졸음 덕분에 무거워진 눈꺼풀을 여러 번 꿈뻑거리다 결국 잠을 이기지 못하고 창문에 머리를 기댄 채 잠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머리는 딱딱한 유리가 아닌 포근하고 좋은 향기가 나는, 부들부들한 어떤 것에 기대어있었다.
"으응, 냄새 좋다아."
나도 모르게 속으로 생각하던 말을 내뱉자 내 머리 위에서 낮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 웃는 소리?
"벌써 깼어? 아직 학교 가려면 멀었는데.."
웃음 소리에 놀라 번쩍 고개를 들어보니 같은 학교 선배인 진기 선배가 아이 같은 얼굴로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선배의 얼굴을 마주하자 괜히 얼굴이 화끈거리고 내 귓가에는 내 심장이 바로 옆에서 뛰고 있는 듯 쿵쾅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잠은 이미 달아났고 눈을 크게 뜬 채 선배와 눈을 맞춘 후에도 아무 말 못하고 바보같이 아.. 하고 어쩔줄 몰라하니 진기 선배는 웃으며 내 고개를 다시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만들었다.
"조금 더 자. 학교 도착하면 깨워줄게."
아이 같은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하는 진기선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결국 눈을 딱 감고서 얌전히 기대있었다. 그렇게 몇 분간 서로 아무 말 없이 얼마나 있었을까. 여전히 눈을 꼭 감고 선배의 어깨에 기대 있던 내 머리 위로 버스의 정적을 깨는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매일 봤으면 좋겠다."
이틀만인가요? 헤헤...
저도 고등학교 버스 등하교 했는데 저런 로맨스 상상만 했을 뿐 실현은 안 되더라고요.. 하하....
아 저번 체육대회 글 이어서 연애하는 이야기 쓰고 있어욤!
사실 단편으로만 생각했는데 뒷 이야기 부탁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뷰끄)
최대한 일찍 가져올게요 감쟈합니다! 오늘 건 너무 짧아서 구독료 없앴어요 헤헤 읽어주셔서 감사함다!
오늘도 안 생겨요.